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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인 제 집들이 때 영화 황산벌 DVD를 빌려서 아내와 친구들과 함께 우리 집에서 봤습니다. 우선 사투리를 모르는 서울 친구들, 물론 저도 포함해서 처음 서두 부분이 사투리와 애드립, 욕설, 유명 연예인의 카메로 출연 따위에 재미가 있어서 많이 웃기더군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코미디 영화라기 보다는 킬링필드와 같은 전쟁의 잔혹함을 고발하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같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아주 꽝이었냐라는 말에는 노(No)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무엇보다도 코미디라고 예상을 하고 가서 보면 큰 실망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전쟁 잔혹 시사 코미디라고 이름을 붙여서 보신다면 실망을 하지 않을 겁니다.
전쟁이 미친 짓이라는 것을 김유신과 계백은 서로 이심전심을 알고 있었고, 서로에 대한 예우를 해주는 것이 좋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패자에 대한 예우가 그렇지 못하죠. 그리고 경상도 분들과 전라도분들이 보시면 배우들의 어설픈 사투리 때문에 짜증이 난다고 하네요. 아내는 경상도 여자인데 사투리가 영 시원찮다고 하네요.
영화는 꽤나 정치적인 요소를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현대의 우리모습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신라왕족보다는 당나라 관리직을 선호하는 왕자는 사대주의자로 외국 것이라면 출산마저도 무조건 선호하는 우리네 소수의 몰지각한 사람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고요. 마지막에 김유신 장군이 당나라 소정방 앞에서 큰 소리는 치지만 무력감을 느끼는 장면이 우리네 대통령과 서민들에 비유하고 싶더군요. 외세의 도움을 받는 것은 고맙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답례와 자존심까지 버려야 하는 실정을 보니까요. 김유신의 말을 통해서 정치와 전쟁이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새삼 또 배웠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한국 사회가 안정적이었다면 이 영화가 별반 아무런 생각을 주지는 못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요즘 시국(일본은 계속해서 망언을 해대고, 강남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정치인들은 썩을 대로 썩은 이 화려한(?) 한국의 현실)이 뒤숭숭하다보니까 영화에서도 그게 반영이 되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비록 어설펐지만 몇 몇의 영화(친구, 똥개, 황산벌, 가문의 영광, 선생 김봉두)를 통해서 저는 사투리가 정겹게 들리고, 서울 사람으로서 사투리에 대한 편견 따위가 많이 사라졌다고 봅니다.
인상에 남아서 극점을 만들어 냈던 장면을 뽑으라면, 계백 장군이 처자식을 죽이는 장면과 신라 장수가 계백의 목을 칠 때 김유신의 굳어지는 표정과 마지막에 소정방 앞에서 큰소리는 치는 김유신을 뽑고 싶네요.
참말로 <황산벌>을 본 소감이 거시기 하네요! (거시기 하다고 평가한 이유는 이 영화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극과 극의 평가를 내리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표현을 썼네요. 영화의 좋고 나쁨을 각자의 판단에 맡기라는 뜻에서 이렇게 씁니다.)
황산벌 보시면 안되는 사람: 지역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인이 되고픈 사람/ 경상도 사람을 이유 없이 극도로 싫어하는 전라도 사람/ 전라도 사람을 이유 없이 극도로 싫어하는 경상도 사람/ 사투리에 빠싹한 사람/ 무조건 황산벌은 코미디라고 생각하는 사람/ 수많은 전쟁 영화를 보면서 사람 죽는 장면을 보면서 눈 하나 깜빡 안 하는 사람.
* 거슬렸던 표현: 지역감정을 조장하기 위해서 김유신이 두 명의 병사에게 시킨 것으로, 한 병사가 다른 동료에게 "우리와 백제는 조상이 다르다, 씨가 다르다" 라고 비슷하게 했던 장면은 없었으면 좋았지 않나 싶네요, 아직도 지역감정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를 통합할 수 장면을 넣었으면 좋았을텐데요. 아무래도 저는 전라도 남자, 아내는 경상도 여자이다 보니까 저희 부부는 이런 표현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듯한 표현 등이 싫더군요.(물론 설정이 그렇게 되기는 불가함을 또 알고는 있네요.) 이 영화는 단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하기에는 그 이상의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황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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