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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던데, 마르셀 빠뇰은 꽤 오래 전 사람이다. '프랑스의 국민 소설가' 정도로 알고 있지만 그는 극작가로서 더 큰 족적을 남겼다는 게 정확한 평가겠다. 대략 빠뇰의 아들뻘쯤 되는 이브 로베르(그러니 이 역시 엄청 늙은 사람. 대략 10년 전쯤에 죽었다고 뉴스에 나온 걸로 기억한다)가, 그 빠뇰의 자서전을 화면에 옮긴 이 영화는, 노장 감독이 거의 칠순에 가까운 나이에 찍은, 서정성 가득한 촉촉하고 넉넉한 화면이 일품인 영화다.
우리 나라에서 이 영화를 당시에 즐겨 보고 기억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 개봉도 제법 늦게 이뤄졌는데, 왜 이런 좋은 영화를 이리 늦게 들여왔냐는 듯 성화도 만만치 않았다. 제목은 그 당시에도 이미 화제가 되었지만 한국식 개명이며, 원제는 La Gloire de mon père, 즉 '내 아버지의 영광' 정도겠다.
특히 아들에게 아버지란 존재가 끼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 도시가 아닌 벽지에서 전통적 가부장의 역할을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그대로) 수행하는 아버지란 언제나 독재자다. 하지만 그 영혼 안에는, 지난 시대의 시련과 역경을 이겨 내 온 남성의 강인한 생존 본능이 그대로 녹아 있다. 마르셀이 회상하는 아버지는 때로는 찌질하고 때로는 한심한 모습까지 다 들어 있지만, 그에게 있어 아버지는 자신의 존재를 형성해 준 창조주와도 같은 것이다. 아버지의 존재를 긍인하지 못하는 자식이란 언제나 불쌍하고 버림 받은 영혼일 수밖에 없다. 그 아버지가 어떤 아버지였든 간에 말이다. 제 숙제를 제가 해야지 어느 타인에게 미루겠는가? 상처건 뭐건 남에게 민폐를 끼칠 일이 아니라 제가 알아서 갈무리해야 한다. 마르셀에게 그 아버지가 가르쳐 준 가장 유효하고 강렬한 교훈이 바로 이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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