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라카미 류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라는 소설 한 권으로 머릿속에 각인된 작가다. 감수성이 가장 활발했던 이십 대 초반과 너무나 잘 어울리던 그 제목 때문에, 그래서 파격적인 내용보다는 뭔가 자유를 향한 몸짓이 마음에 더 와닿았던 인상적인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후로 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사실 그렇게 관심이 가는 건 아니었다. 그건 무라카미 류의 작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 어느덧 삼십 대가 된 나에게 바쁜 일상에 그의 다소 불편한 정서까지 껴안기가 버거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에세이는 삼십 대 싱글족인 나의 위치에서 가져야 할 연애관을 단단하게 다듬어준 고마운 말들로 가득했다. 아직 소울메이트는 못 만났지만 마음속에는 소녀적 연애에 대한 환상과 갈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점이나, 연애에 있어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칫 의존하기 쉬워지는 점, 연애를 하기 위해 서로 현실적으로 갖추고 노력해야 할 점 등 사회가 변한 만큼 연애를 대하는 태도 또한 성숙해져야 함을 깨달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동안은 연애에 대해 너무 관대하거나 또는 너무 쉽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연애를 한번 냉정하게 되짚어보고, 경제적이나 사회적인 현실에 맞는 연애를 찾는다면 더욱 멋지지 않을까! |
|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읽자면 머리가 아파진다. 그의 다양한 삶의 철학과 연애이야기에 내 생각도 더불어 많아져서라고 생각되지만, 읽을때마다 아픈 머리는 나로서는 어쩔수 없는 문제가 되고는 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보통 책을 통독하지만 정독하더라도 하루는 안걸리는편인데(한번 잡은 책은 끝까지 읽고 다른 일을 하는 성격)이 책은 도저히 그럴수 없어 한 단락 단락별로 하루를 쪼개 읽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머리는 과도한 생각의 용량에 터져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무라카미 류는 이 책에서 연애와 자신의 경제적 생활 그리고 도덕 및 욕망등 연애와 관련된 모든 사회, 문화와 연관지어서 세상을 설명하고 있다. 기생독신이라는 말을 쓰면서 홀로 부모님과 사는 독신을 비하하는가 하면 연애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하여 리스크와 코스트 그리고 이익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쉽게 인정할 수 없는 저자의 표현방식일수도 있다. 머리가 아파진다는 그 단순한 이유가 이유로 변화할 수 있어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지만 무라카미의 소설에서 지루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볼펜은 여전히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었다. 비록 몇 부분되지는 않았지만 연애라는 지루한 소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꺼내어 설명해준 부분도 (지겨웠으면서도)책에 몰입하게 해준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일본의 ‘차이를 동반한 다양성’중에서 연애의 가능성에 대해 썼다는 저자의 말도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비록 읽고나서는 왜 읽었는지와 괜찮다라는 생각이 반반이었지만 말이다. |
| 생일선물로 받은 책이다. 2월 11일에 받았으니 다 읽는데 정확하게 5개월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읽어나가면서 미디어서평, 독자서평, 서문, 표지후문등을 꼼꼼히 살펴서 읽어보았다. 왜? 제목이랑 내용이랑 일관성있게 매치되는 느낌을 못받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 사회에 만연한 '프리타'-ⓐ정식직업을 갖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소일하거나 ⓑ직업을 가질 생각을 하지 않고 부모님께 의존해서 집에서 빈둥거리는 백수-에 대한 질타와 미래없음에 대한 반복적인 주장이 눈에 띄었을 뿐이었다. 연애.. 하는데는 돈이 든다. 그 돈을 마련하려면 직업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직업이 없거나 가지려고 하지 않는 프리타에게는 연애할 자격이 없다. 머~ 이런 논조다. JMM이라는 경제관련 메일 매거진을 수년간 운영하는 저자답게 일본의 사회구조와 경제적인 면을 접목시켜 서술한 부분은 흥미로웠다. 연애를 단지 본인들간의 감정의 문제로 한정짓지 않는 폭넓은 안목이 부러웠다. 프리타에 대한 언급이 필요이상으로 많다. 서평등에는 다양한 삶의 조건을 가진 사람들의 연애를 서술하고 있다고 있으나 정작 그에 대해서는 논리가 충분히 전개되어 있지 않았다. 대여섯번정도 끊어서 읽어온 사람으로서 읽을때마다 '프리타는 미래가 없다'라는 반복적인 주장만 들릴 뿐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가장 안타까운 사항은 정작 '연애가 마지막 희망이다'에 대한 답변을 전혀 유추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현 일본사회에서 젊은이에게 요구되는 필수 조건으로 '자립'을 말하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전문직업-선생님-을 가진 작가 어머니를 예를 들며 여성이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여성도 자립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프리타는 대부분 남자들일 것이다. 여성도 경제적으로 자립을 하는데 남자들도 당연히 독립적인 사회개체로서 직업도 갖고 부모님에 의존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의도는 알겠다. 그러나 그것과 '연애'를 묶어 이야기하기에는 서론에 해당하는 '자립'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나는 본론을 듣고 싶었다. 한마디로 의도는 좋았고 여러가지 일본 사회구조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으나 정작 원했던 '연애'에 대한 해답은 전혀 얻을 수 없었던 책. 0쩜이다. --; 담에는 스탕달의 '연애론'에 도전한다. 11st July 2004, healthy/english summer vacation Donghw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