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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 [군주론]이 있다면, 동양에는 [한비자]가 있다.
"서양에 [군주론]이 있다면, 동양에는 [한비자]가 있다." 내용보기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기 전인 중국 주나라 시절의 정치제도는 분봉제도 이었다. 중앙에는 천자가 있고, 그 아래 제후들은 천자가 나누어 준 땅을 다스렸다. 또한 천자와 제후, 그리고 제후국의 각 대부들은 대부분 친족관계에 있었다. 그러기에 예(禮)와 형(形)이라는 규범만으로 유지가 가능하였다. 그러나 주왕조가 쇠퇴하면서 시작된 춘추전국시대에는 이러한 신분관계가 무너지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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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기 전인 중국 주나라 시절의 정치제도는 분봉제도 이었다. 중앙에는 천자가 있고, 그 아래 제후들은 천자가 나누어 준 땅을 다스렸다. 또한 천자와 제후, 그리고 제후국의 각 대부들은 대부분 친족관계에 있었다. 그러기에 예()와 형()이라는 규범만으로 유지가 가능하였다. 그러나 주왕조가 쇠퇴하면서 시작된 춘추전국시대에는 이러한 신분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패자(覇者)들이 나타나 각 제후국들의 맹주로 자처하기 시작하고, 힘으로 지배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제자백가들은 이들에게 패자가 되는 논리를 제시하기 시작하였으나, 대부분이 현실적이지 못하여 외면 당하였다. 오직 법가만이 진()나라의 지배사상으로 채택되어 춘추전국시대를 종결 짓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비자]를 흔히 동양의 [군주론] 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한비자]를 지은 한비를 동양의 마키아벨리라고 부르며, 군주의 권력유지를 위한 법치 리더십의 창시자로 본다. 그러나 법가는 한비가 [한비자]라는 책을 저술하기 이전에도 원래 세 갈래의 학파로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상앙이 백성들의 사익추구를 막고 나라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법()을 강조한 것과, 신하들이 내세우는 이론과 비판을 그들의 행동과 일치시키는 신불해의 술(), 그리고 군주만이 가지는 유일한 권세를 내세운 신도의 세()가 바로 그것이다. 한비는 이 세가지가 다 갖추어져서 시행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따라서 법은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도구, 즉 제왕의 도구로 생각했다. 이후 법가는 역대 군주들이 현실정치에 활용한 통치술의 이론적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한비가 말하는 법이란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법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이러한 법가의 대표격인 한비는 전국시대 한나라 귀족의 후예이다. 그는 이사와 함께 순자의 문하에서 학문을 배웠으며, 전국7웅중 가장 약한 나라였던 한나라 왕에게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통을 터뜨리며 쓴 책이 [한비자]라고 한다. 이 책을 본 진시황이 한비를 마음에 들어 하자, 그에게 왕의 총애를 빼앗길 것을 우려한 이사의 모함으로 죽임을 당하였다고 한다. 한비는 순자의 영향으로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래서 인간을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으로 법()을 제시하였다.

 

[한비자]는 원래 [한자]로 불리었으나 송나라 시절, 당나라 학자 한유를 한자라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 둘을 구별하기 위하여 [한비자]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한비자]가 몇 편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근거가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다만 원나라 때 발견된 [송건도본]에 따르면 55편으로 되어 있으며, 오늘날 전해지는 것도 55편이다. 그러나 이것이 모두 한비의 글인가 하는 점은 여전히 의문시 된다고 한다. 이 책은 [한비자]의 전편을 완역한 것은 아니다. 주요 편 32편만을 번역했지만, 한비의 사상을 이해하고 알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국시대 유세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더군다나 군주를 상대로 유세한다는 것은 때로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귀곡자]는 유세의 기술로 패합술(闔術)과 췌마술(揣摩術)을 들기도 했다. 한비 역시 난언(難言)편에서 모든 일은 군주의 결정에 따라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신하가 군주에게 의견을 제시할 때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세난(說難)편에서는 군주의 역린을 건드리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신하의 유세술이라는 [귀곡자]나 군주의 통치술이라는 [한비자]에서 똑같이 유세의 어려움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 시절 유세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한비는 [한비자]의 많은 편에서 군주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거꾸로 이야기하면 신하가 해서는 안 되는 일 이기도 하다. 신하들이 군주의 생각을 알 수 없게 하기 위해 허정(虛靜: 마음이 비어 조용한 상태)을 군주가 지켜야 하는 도리로 제시하고 있으며, 신하들을 다스리는 두가지 도구로써 상과 벌을 들고 있다. 법을 어긴 자에게는 벌을 주고, 법을 잘 지킨 사람에게는 상을 줘야 하지만, 상을 함부로 주지 말고 벌은 반드시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인재등용은 법률에 따라서 해야 하며, 총애하는 신하라도 그 분수에 맞는 봉록과 권한만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총애하는 신하의 권세와 지위를 자신보다 높게 하면 법이 문란해지고 군주의 신변이 위태로워 진다고 보았으며, 신하는 권위를 만들어서도, 이익을 만들어서도 안되며 오로지 군주의 뜻만을 좇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한비자]의 대표적인 편으로 고분(孤憤)과 오두(五蠹)를 꼽았다. 고분은 자신의 주장을 알아주는 이가 없어 홀로 울분에 가득 찬 마음을 터트린다는 말로, 진시황도 이 글을 읽고서 감탄했다고 한다. 또한 오두는 다섯 마리의 좀 벌레란 뜻으로 한비는 오두를 힘으로 없애야 나라를 강하고 부유하게 다스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오두란 인의도덕의 정치를 주장하는 유가, 세객과 종횡가, 사사로운 무력으로 나라 질서를 해치는 유협, 공권력에 의지해 병역이나 조세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는 권문귀족, 그리고 농민들의 이익을 빼앗는 상공인을 꼽았다. 한비는 신하에게 이로운 것은 군주에게 해롭고, 군주에게 이로운 것은 신하에게 해롭다고 하였다. 현대와 직접적으로 비교한다는 것은 맞지 않지만, 현대에 사는 우리가 군주를 국가로 보았을 때, 우리에게도 분명히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비는 군주의 재난은 사람을 믿는 데서 시작되며, 따라서 오직 법률로만 다스릴 것을 말 하였다. 군주가 동정하는 마음이 있으면 허물 있는 자를 처벌하지 못하고, 베풀기를 좋아하면 공을 세우기도 전에 상을 주며, 이는 신하들의 권세를 높이어 궁극적으로는 나라를 망하게 이른다고 보았다. 형벌은 백성들이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것이지만, 거꾸로 그들의 간악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진시황은 법가를 통치이념으로 삼아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군주만을 위한 통치술 이었기에 천하를 통일한 진이 그토록 쉽게, 허무하게 단명에 그쳤는지도 모른다.

 

한비는 [한비자]에서 극도의 인간 불신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오로지 통치자의 세위(勢位: 권세와 지위)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있다. 그에게 신하란, 또는 백성이란 자기가 맡은 일만 하면 되는 국가의 부속품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그가 살았던 시기가 전국시대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나라가 무너지고, 새로운 나라가 새로이 세워지는 때, 군주의 힘은 곧 국가의 힘이었다. 그러기에 군주가 믿을 것은 오직 자신뿐 이었으리라. 현대에도 수많은 국가가 법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한비가 [한비자]에서 얘기했던 법치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한비가 주장했던 법치가 오히려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른다. 군주는 무엇보다도 법을 분명하게 밝히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던 한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난무하는 현대에도 여전히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k*****1 2011.12.07. 신고 공감 8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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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마키아벨리+동양의 이솝=한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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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상식문제부터. 제갈량이 죽으면서 후주 유선에게 읽도록 권한 책은? 답은 [한비자]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라 일컬어지는 한비(韓非:BC 280?∼BC 233)는 전국시대 말기 법가사상의 집대성자다. 한나라의 공자 출신인 한비는 어려서부터 말을 더듬었지만 문필은 출중했다. 한비의 《고분》과 《오두五蠹》를 읽고 나서 진시황이 「그와 더불어 노닐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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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상식문제부터. 제갈량이 죽으면서 후주 유선에게 읽도록 권한 책은? 답은 [한비자]. ‘동양의 마키아벨리라 일컬어지는 한비(韓非:BC 280?BC 233)는 전국시대 말기 법가사상의 집대성자다. 한나라의 공자 출신인 한비는 어려서부터 말을 더듬었지만 문필은 출중했다. 한비의 《고분》과 《오두五蠹》를 읽고 나서 진시황이 「그와 더불어 노닐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극찬을 남길 정도로 빼어났다. 오늘날 한비의 학설은 법가라는 정치사상 자체보다는 리더십이라는 기업경영과 인간경영 측면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법가의 세는 현실주의적 정치관점에서 국가란 큰 조직의 경영을 다루고, 술은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인간관계의 경영을 다루고 있다. 이처럼 조직관리와 인맥관리란 측면에서 한비의 실용적인 사상이 재조명 받고 있다.

 

[한비자]일단 [도덕경][장자]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도덕경]의 도가사상은 《해로解老》 와 《유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장자]의 교훈적인 이야기와 서사의 재미는《설림說林》《내저설內儲》《외저설》등에서 찾을 수 있다. 한비는 중국단편소설의 비조로 알려질 만큼 [한비자]에는 '맛난 이야기'가 많다. 역린逆鱗, 화씨벽和氏璧, 자상모순自相矛盾, 수주대토守株待, 남우충수濫竽充數, 삭족적리削足適履 등 다양한 고사성어가 이를 증명한다. 하나의 고사성어가 한 편의 이야기이다. 처음[한비자]를 접하는 이들은 이야기성과 역사성이 풍부한 편장에 흥미를 보이게 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철학과 사상적 색채가 진한 편장들 위주로 읽게 된다. 개인적으로 《망징》과《해로》를 추천한다.

 

김원중이 국역한[한비자]는 아쉽게도 완역이 아니다. 55편 가운데 중요한 편장을 선별하여 35편만을 번역했다. 가령 제1편《초견진》과2편《존한》을 빼고3편인《난언》부터 시작하여49편《오두》로 끝난다. 이 가운데 8편《양권》29편《대체》그리고 《오두》를 제외한 36편 이하55편까지의 편장들이 누락되었다. 40편《난세》를 생략하여 한비의 정치사상을 반토막내고, 50편《현학》을 생략하여 유가에 대한 비판을 엿볼 수 없게 만들었다.

 

춘추시대는 유가의 덕을 전국시대는 법가의 힘을 숭상했다. 유가는 요순 같은 성현을 이상적인 인격상으로 간주하고, 법가는 공명정대한 패왕을 이상적인 인격상으로 간주했다. 법가가 이상시하는 인간상은 계급에 따라 세가지 유형이 있다. 위로는 공명정대한 법률에 의거해 통치하는 패왕, 중간은 이윤, 관중, 상앙 같이 제왕술에 통달한 법술지사, 아래로는 평시에는 농사를 전시에는 병사가 되어 싸우는 농민전사이다. 한비는 역사발전을 상고—중세—당금 세 단계로 구분하고, 상고시기에는 도덕으로, 중세시기에는 지모로, 현대에는 기력으로 경쟁한다고 보았다. 전국시대는 전란이 끊이지 않고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격차가 극심한 시대. 이런 부조리한 환경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인식을 본격화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전국시대에는 성선설, 성악설 같은 각종 인성론이 대두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한비의 인성론은 '인성자연론'이라 불리는데, 인간의 본성이 편안함과 이익을 좋아하고 위험과 재해를 싫어함을 강조한다. 호리好利,귀인貴因,자위自이 세 가지에 기반하여 공리주의적 인간관을 전개했다. 법률제도의 인성적 기초도 바로 흥리제폐興利除弊이다.

 

반대로 한비가 비판한 인물들을 살펴보자. 우선적인 비판대상은 영주귀족과 대관료지주계급이다. 이들은 중인重人, 중용지신重用之臣이란 말로 자주 비판당한다. 두번째로 《오두》에서 사회의 기생충으로 간주된 다섯 종류의 사회집단을 들 수 있다. 인의 도덕정치를 주장하는 유가언론으로 나라의 국익을 해치는 세객과 종횡가, 사사로운 무력으로 나라의 질서를 해치는 협객, 공권력에 의지해 병역이나 조세의 부담으로 벗어나는 권문귀족, 농민들의 이익을 빼앗는 상공업자가 그러하다. 세번째로 혹세무민하는 무당, 점쟁이, 광대, 유랑민 등이 있다.

 

위대한 사상가의 학설은 다면적이고 입체적이다. 항상 진보적인 면과 보수적인 면이 공존하고 있다. 한비자도 그러하다. 한비의 진보적인 면은 공명정대함을 제1원칙으로 한다는 점과 인기에 영합하는 대중독재를 제어한 측면을 들 수 있다. 그는 법의 공명정대함을 거울과 저울의 비유를 들어 말한 적이 있다. 가령 거울은 흔들림 없이 맑은 상태를 보존해야 아름다움과 더러움을 비교해 낼 수 있으며, 저울은 흔들림 없이 정확함을 유지해야만 가벼움과 무거움을 그대로 잴 수 있다며 법의 정의를 강조한다. 또한 인재를 등용할 때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측면을 배제하고 업적과 실력에 의거한 공정한 인재등용을 강조한다.

 

반대로, 한비자 사상의 한계점도 명백히 드러난다. 먼저 당대 봉건적 사상의 울타리를 넘지 못했다. 중소지주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영주귀족과 대관료지주계급을 적으로 삼아 논술할 뿐 관리와 민중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다음으로 군주의 절대권력을 핵심에 놓는 전제군주제를 지향하지만 독재나 형벌의 남용을 방지하는 예방책을 소홀히했다. 입법의 권한을 군주 일인에게 귀속시켜 악법과 허점의 발생을 방지할 대비책이 미비하다. 세번째 한계는 윤리학적 모델을 전혀 취하지 않는 반인문주의 문화론이다. 학자의 정치참여를 배제시키고 언론을 통제하는 비민주적인 문화이론을 전개한다. 마지막으로 중농주의 경제관에서 오는 한계점이 있다. 사실 공리주의 시각에서 본다면 중상주의가 좀더 발전지향적인데 농사와 전쟁에만 신경이 집중되어 경제활동의 보다 큰 비전을 열지 못했다.

이달의 사락 z***a 2010.12.14.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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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동양의 제왕학, 한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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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는 동양의 마키아벨리에 비견된다. 군주의 권력을 유지하고 사람을 통제하며 신하들에게 권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가장 많이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법치와 권세를 통해 군주가 신하를 좌지우지하는 통치술이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본 전통적 유가의 관점과는 달리 인간은 본성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시각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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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동양의 마키아벨리에 비견된다. 군주의 권력을 유지하고 사람을 통제하며 신하들에게 권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가장 많이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법치와 권세를 통해 군주가 신하를 좌지우지하는 통치술이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본 전통적 유가의 관점과는 달리 인간은 본성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시각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상과 벌이라는 당근과 채찍으로 세상을 다스려야 한다는 한비자의 냉혹한 법치주의에 선뜻 공감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한비의 법치주의가 절대적인 통치권력을 확립하는데 중점을 두고, 일반 백성의 복리증진에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도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이런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비자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춘추전국시대 대부분의 제자백가 사상들은 복고적 역사관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유가, 도가, 묵가의 대표적 사상들은 고대의 권위있는 성인을 내세워 자기들의 학설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한비는 <고두>편에서 역사는 진화하므로 시대적 환경의 변화에 순응하여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보았다. 한비는 전국시대 국제관계는 철저하게 실력에 의지하는 약육강식의 세계이므로 나라의 멸망을 피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법집행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한비자에게 있어서 인의에 바탕을 둔 유가사상은 당시 사회에서 실현불가능한 일로 유가를 따르는 것은 마치 그루터기를 지키며 다시 토끼 얻기를 바라는 '수주대토'의 행동이라고 비난한다.

한비자에는 이러한 사상을 반영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한비자를 읽고 있으면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듣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사성어인 역린(逆鱗), 화씨벽(和氏璧), 자상모순(自相矛盾), 수주대토(守株待兔)의 이야기를 접하는 재미가 있다. 촌철살인의 일화들도 소개된다. 내저설 하편에 소개된 일화를 살펴보자. 무리한 욕심을 자제하는 아내의 현명함(?)이 돋보인다.

위나라의 한 부부가 기도를 드리는데, 축원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공짜로 베 백 필을 얻게 해 주십시오." 그 남편이 말했다. "어찌해서 조금 바라오?" 그녀는 대답했다. "이보다 많으면 당신이 첩을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397쪽)

오늘날 우리들에게 한비자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제왕학 이론에 불과하니까 일상생활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을 것일까?  한비자를 경쟁과 혼돈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이라는 측면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 우리들의 삶도 무한경쟁의 상황에서 개인적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는 한비자의 전국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온정적 인간관계보다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경쟁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지 않는가? 먼저 나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다만 그 한계를 인식하면서 살아가면 어떨까 싶다. 법가사상으로 진나라 통일에 기여한 상앙, 이사, 한비 모두 법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는 역사적 교훈을 말이다.



c******4 2011.06.26. 신고 공감 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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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마저 명쾌히 해석하는 한비자의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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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편 ‘노자’를 해석하다.   한비자는 법가로 유명한 중국의 사상가이다. 그의 명확하고 단호한 가르침은 난해함 없이 시원스럽게 다가온다. 그런 그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노자의 사상을 다뤘다.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노자의 사상을 쉽게 해석한 그의 탁월함이 엿보인다.   재앙이란 복이 기대는 곳이다.   1. (내용) 사람은 재앙을 당하면 마음이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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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편 ‘노자’를 해석하다.

 

한비자는 법가로 유명한 중국의 사상가이다. 그의 명확하고 단호한 가르침은 난해함 없이 시원스럽게 다가온다. 그런 그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노자의 사상을 다뤘다.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노자의 사상을 쉽게 해석한 그의 탁월함이 엿보인다.

 


재앙이란 복이 기대는 곳이다.

 

1.

(내용)

사람은 재앙을 당하면 마음이 두려워지고, 마음이 두려워지면 행동이 단정해지며, 행동이 단정해지면 재앙과 화가 없게 되고, 재앙과 화가 없으면 천수를 다하게 된다. 행동이 단정하면 생각이 무르익고, 생각이 무르익으면 사물의 이치를 얻게 되고, 사물의 이치를 얻게 되면 반드시 공을 이루게 된다. 천수를 다하면 온전하게 장수할 것이며, 반드시 공을 이루면 부유하고 귀해질 것이다. 온전하게 장수하고 부유하고 귀한 것을 ‘복’이라고 한다. 복은 본래 재앙이 있는 곳에서 생긴다. 그래서 ‘재앙이란 복이 기대는 곳이다’라고 한 것이다.

도리에 따라서 일을 하는 자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 없다. 크게는 천자와 제후의 권세와 존경을 이룰 수 있고, 작게는 경이나 재상 또는 장군의 상과 봉록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의견)

복과 재앙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 연결되어 순환한다. 복이 있으면 재앙이 있고, 재앙이 있으면 복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다시 복으로 돌아가는 길은 무엇인가? 바로 도리에 따라 일을 처리는 하는 것이다.

 

2.

(내용)

총명하고 지혜로운 것은 타고난 것이며, 움직이고 멈추며 사고하는 것은 인위적인 것이다. 사람이란 하늘로부터 받은 시각으로 만물을 보고, 하늘로부터 받은 청각으로 듣고, 하늘로부터 받은 지혜에 의지해 사고한다.

 

(의견)

그러면 도리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게서 받은 것에 따라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비자는 법가의 일들도 하늘에 의존해 처리하자고 말하는 것인가?

 

3.

(내용)

‘노자’에서 ‘사람을 다스린다’고 한 것은 움직임과 고요함을 알맞게 조절해 사고의 낭비를 줄이는 것이고, ‘하늘을 섬긴다’고 한 것은 청력과 시력을 끝까지 써버리지 않고 지식을 고갈시키지 않는 것이다. 진실로 지나치게 다 써버리면 정신을 많이 낭비하게 되고, 정신을 많이 낭비하면 맹인, 귀머거리, 미치광이와 같은 재앙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그것을 아껴 써야 하는 것이다. 아낀다는 것은 곧 그 정신을 아끼고 그 지식을 아끼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는 아끼는 것만 한 것이 없다’고 했다.

 

중략...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아는 자는 생각이 고요하고, 하늘을 섬길 줄 아는 사람은 이목구비가 잘 통한다. 생각이 고요하면 원래의 고유한 덕을 잃지 않을 것이고, 이목구비가 막힘이 없으면 조화로운 기운이 나날이 들어올 것이다. 그래서 ‘부단히 덕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의견)

무엇을 아껴야 한다는 것일까? 사람은 하늘의 주는 것을 받아서 일을 처리해야 하므로 우리의 몸이, 우리의 정신이, 우리의 물질이 하늘이 주는 것을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낭비하지 않고, 아낌으로써 준비한다면, 고요함을 통해 조화로운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s********g 2011.06.02.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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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 가혹하기 짝이 없는 법가사상, 읽으며 내내 불편했다.
"[한비자] : 가혹하기 짝이 없는 법가사상, 읽으며 내내 불편했다." 내용보기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불편함이 느껴졌다. 춘추전국시대의 여러 사상 중 법가사상에 대해서도 단편적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막상 한비자를 읽고 나니(완역판인줄 알았는데 완역판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원전의 대부분을 담고 있다) 내가 까칠해서인지도 모르지만, 상당한 거부감이 느껴졌다. 통치자들 입장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주 가혹한 통치가 되지 않았을
"[한비자] : 가혹하기 짝이 없는 법가사상, 읽으며 내내 불편했다." 내용보기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불편함이 느껴졌다. 춘추전국시대의 여러 사상 중 법가사상에 대해서도 단편적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막상 한비자를 읽고 나니(완역판인줄 알았는데 완역판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원전의 대부분을 담고 있다) 내가 까칠해서인지도 모르지만, 상당한 거부감이 느껴졌다. 통치자들 입장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주 가혹한 통치가 되지 않았을까. 길에 재를 버리는 것 같은, 오늘날 같으면 경범죄 정도로 기껏해야 벌금 정도로 끝날만한 크지 않은 죄에도 가혹한 형벌로 다스리니 아마 당대의 사람들은 살얼음판을 걷듯 살아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형벌 중에도 잔혹한 것이 많아서, 발꿈치를 베거나 손을 자르는 등 평생 장애가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살인 등의 강력범죄자에게 가해진 형벌이 아니라 그다지 크지 않은 죄로 그런 형벌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한비는 한 술 더 떠서, 가벼운 죄를 강하게 처벌하면 사람들은 큰 죄를 짓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이게 어딜 봐서 진보적이고 현실적인 정치 이론이라는 것인가? 대학, 중용, 논어, 맹자를 읽을 때는 느껴지지 않던 뭔가 불편하고 씁쓸한 느낌이 강하다. 

 

 

j******m 2011.01.20.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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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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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어 발음인 차이나는 중국을 처움 통일한 진시황의 진나라에서 유래했다.   처음으로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새로운 통치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우연히 읽게된 한비의 책에 큰 감명을 받았다.     한비자는 진나라의 기틀을 다진 상앙의 법치 사상과 그외 다른 통치술을 합하여   법가 사상을 확립했다.   한비자의 이러한 사상은 오늘날까지 중국의 통치 이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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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어 발음인 차이나는 중국을 처움 통일한 진시황의 진나라에서 유래했다.

 

처음으로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새로운 통치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우연히 읽게된 한비의 책에 큰 감명을 받았다.

 

 

한비자는 진나라의 기틀을 다진 상앙의 법치 사상과 그외 다른 통치술을 합하여

 

법가 사상을 확립했다.

 

한비자의 이러한 사상은 오늘날까지 중국의 통치 이념이 되고 있다.

 

12억명의 많은 인구가 존재하는 중국에서 인간의 선함을 믿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유가나 법가 사상으로 국가를 운영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비자의 중요한 부분들을 번역한 책이다. 완역이 아니지만 그리 실망할 필요 없다.

 

대부분의 고전과 같이 이 책도 원저작자인 한비가 쓰고 후학들이 살을 덧붙여 책이 완성되었다.

 

따라서 필요 없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생략했다.

 

 

이 책은 군주 그리고 신하가 행하여야 할 행동들을 우화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이 흥미롭고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직을 경영할 경영자나 혹은

 

밑에서 일해야하는 노동자가 대부분인 현대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한가지 아쉽게도 군주와 신하의 도리를 잘 알고 있었던 한비자는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친구인 이사의 모함에 죽음을 당한 것이다. 자신에게 우호적이었던 진시황도

 

한비자를 그냥 없애버렸으니 아이러니다.

 

 

한비자는 군주와 신하의 역할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친구를 사귀거나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 확실하다.

 

 

그동안 고전으로 논어나 노자가 유행 했는데 고전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한비자를

 

추천하고 싶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책이다.

 

 

 

YES마니아 : 골드 y***2 2015.04.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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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법의 정신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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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도화선이 돼 지금 대한민국은 너나 할 것 없이 법 때문에 난리다. 공정성을 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는 지금,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한비자>다.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은 소국을 통일하고 제일 먼저 도량형과 문자를 통일한다. 그리고 하나의 강력한 왕권 국가를 완성하기 위해 법으로서 나라를 다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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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도화선이 돼 지금 대한민국은 너나 할 것 없이 법 때문에 난리다.

공정성을 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는 지금,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한비자>다.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은 소국을 통일하고 제일 먼저 도량형과 문자를 통일한다. 그리고 하나의 강력한 왕권 국가를 완성하기 위해 법으로서 나라를 다스리고자 했다. 그리고 법가를 설파한 한비를 가까이 둔다. 언제나 원리원칙으로 세상을 가르고 법으로서 세상을 다스리고자 했던 한비의 강직한 이론이 진시황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진시황은 한비를 역적으로 몰아간다. 예외를 두지 않는 한비의 법가를 따르기엔 진시황 자신의 사욕이 너무나 컸던 이유였다.

어렸을 때 쉽게 풀이된 한비자를 읽으면서 나는 '법'보다는 '법'이라는 원칙이 늘 잊지 않고 생각해야 하는 인간이라는 화두에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는 한비자라 이번에는 천천히 그 뜻을 새기며 읽어나갈 생각이다.

 

k******o 2012.03.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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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만능주의 혹은 정치적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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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동양 고전 중에 한비자는 잘 읽지 않는다.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 읽고 마음이 맑아 지고 반성하기 위해 읽는 데, 내용이 대부분 살벌한 정치적 삶에 대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일단 남을 믿지 말아라, 같은 이야기들.   하지만, 잘 따져 보면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대부분의 책이 그렇다. 장자를 보라. 결국, 조심해라, 조심해라, 로 귀결되지 않는가. 까딱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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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동양 고전 중에 한비자는 잘 읽지 않는다.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 읽고 마음이 맑아 지고 반성하기 위해 읽는 데, 내용이 대부분 살벌한 정치적 삶에 대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일단 남을 믿지 말아라, 같은 이야기들.

 

하지만, 잘 따져 보면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대부분의 책이 그렇다. 장자를 보라. 결국, 조심해라, 조심해라, 로 귀결되지 않는가. 까딱 잘 못 하면 목이 날아가는 상황에서 최우선 과제는 어떻게든 일단 목숨은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 조심하고 조심하는 것 밖에 달리 어떤 방법이 있겠는가. 장자의 말대로 마치 얇은 얼음 위를 걸어 가는 것처럼 사는 방법 이외에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다만, 다른 점은 방법론적인 문제다.

 

한 가지 더. 위와 같은 배경에서 나온 책이라면 텍스트를 곧이 곧대로 읽기 보다는, 조금 적극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책 대로 살다 보면 어디 산 속에 토굴 파 놓고 사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더. 한비자는 철저하게 군주를 위해 쓰여진 책 같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쓴 책이다. 다만, 거기서 일반 독자들도 충분히 새겨 들을 얘기들이 있기 때문이 여전히 고전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그 새겨 들을 이야기들이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지금 까지 다른 책들에 비해 덜 읽혀 졌지 않았을까.

 

이제야 본론으로 들어 간다. 다른 책, 논어나 맹자, 장자나 도덕경에 비하면 정말 재미가 없다. 개인차라고? 글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무도 믿지 마라. 아 여기서 중도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믿고 쓸 사람과 안 쓸 사람을 구별하라. 어떻게? 직관에 의해서? 아니. 엄격한 규칙에 의해. 규칙을 분명히 정해 놓고 상벌을 가하면 믿고 쓸 사람과 안 쓸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

 

책이 대체적으로 일방적인 법 만능주의인데 약간의 뉘앙스의 차이는 있다. 왜 법인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 책의 주 독자는 군주이고, 군주 자신이 법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 백성들은? 또 수 많은 백성들을 일일이 자상하게 고려하며 정치를 하려면 죽도 밥도 안 된다. 그럴 때 제일 유용한 게 법대로이다. 군주의 입장에서.

 

권력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감시하고 의심해야 한다. 법대로 하면 모든 게 절로 된다고? ㅋ 그 법은 누굴 위한 법인가.

 

책을 지나치게 삐딱하게 읽었는 지도 모르겠다. 책 중간 중간에 초기 소설의 모습을 지닌 글들이 보이기도 하고, 법가의 철학적인 면, 장자와의 공통점도 보인다. 자세히 읽으면, 흥미로워 할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엘리트 들에게는 마음에 들지 모르나, 나 같은 잡배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책이었다. 법대로란 말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모순이다. 자기에게 맞으면 현실이고 그렇지 않으면 이상이기 때문이다. 안 그런 책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YES마니아 : 골드 g********m 2010.12.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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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에서 배울 수 있었던 통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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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배경은 춘추전국시대의 한비라는 인물이 자신의 사상(=통치철학)을 실현시키고 싶어 했다. 한비뿐만이 아니라 춘추전국시대에는 많은 사상가들이 자신의 통치철학을 실현시키고 싶어 했다. 그렇게 하여 자신의 사상이 옳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함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비의 견해는 자신의 고국인 한나라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끝내 진의 공격을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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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배경은 춘추전국시대의 한비라는 인물이 자신의 사상(=통치철학)을 실현시키고 싶어 했다. 한비뿐만이 아니라 춘추전국시대에는 많은 사상가들이 자신의 통치철학을 실현시키고 싶어 했다. 그렇게 하여 자신의 사상이 옳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함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비의 견해는 자신의 고국인 한나라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끝내 진의 공격을 받자 한비는 화평의 사신(조선시대 때 일어났던 청나라와의 전쟁 -병자호란- 을 통해 끌려간 세자와 조선의 신하들)을 통해 끌려간 우리의 조상님들이 생각이 난다.)으로 진나라로 가게 되었다. 시황제는 한비를 보자 크게 기뻐했으나 이를 시기한 이사가 참언(“한비는 나쁜 녀석이에요 저 녀석 말 믿지 마세요!”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을 했다. 결국 한비는 도망갈 사이도 없이 붙들려 시황제가 내린 독약을 마시고 죽었다.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유명한 철학자 한 분을 소개해드리겠다. 그리스 철학자 “너 자신을 알라” 라고 외친 소크라테스가 그 분이다. 이 분 뭘 잘못했는지 감옥에서 독약 마시고 죽었다. 아마 이 때 이야기했던 것이 “악법도 법이다.” 라고 했던가. 한비소크라테스법(= Law) 되게 좋아했다. 한비가 남긴 저저로는 『한비자』를 남겼다.


이사와 한비 - ① : 이사는 잘 모르겠지만 한비는 한의 왕족이었다고 한다. 이사가 간지에 뛰어난 변설가인 반면 한비는 말더듬이였다고 한다. 두뇌가 명석하여, 학자로서는 이사가 한비의 뒤 발꿈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쉬운 말로 한비가 전교에서 1등할 때 이사는 전교에서 50등 했다고 보면 된다. 전교에서 1등과 50등은 하늘과 땅차이라고 누가 이야기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세상은 공평했다. 한비는 말을 더듬더듬 하는 말더듬이고(말 듣는 사람이 답답해했을 것이다), 이사는 말을 함에 있어서 청산유수처럼 잘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변설가라고 할 수 있음. 그런 사람에게 시기를 받았으니 시황제가 홀딱 넘어갔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황제가 그렇게 한비에게 독약을 주고는 나중에 후회했다고 했지만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버린 한비를 되살릴 방법은 없었던 것이다. 만약 한비가 살아서 시황제를 모시고 그 다음 왕까지 보필했다면? 진시황이 세운 통일왕조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졌을까.

변설가 : 말재주가 있는 사람. (국립국어원 사전 참조)


이사와 한비 - ② : 이사와 한비는 *순자에게서 같이 배운 제자 관계였다. 이런 관계를 유식한 말로 동문수학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순자는 누구냐? 순자는 순한 사람이 아니라 유명한 중국의 사상가라고 할 수 있다. 한비의 법가사상의 토대는 순자의 성악설이라고 할 수 있다. 성악설이라는 것은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악하므로 선(善) 행위는 후천적 습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보는 학설이다. 다시 이사와 한비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사가 먼저 진시황제의 밑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이름을 떨치려고 했다. 그런데 시황제는 뒤에 들어온 한비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이사는 한비가 명석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진시황제가 한비의 「고분」「오두」편을 읽고서는 “이 사람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구나!”고까지 감탄하는 소리를 들었다면 이사의 입장에서는 한비를 죽이고 싶어 했을 것이다. 이사의 마음을 솔직히 들어보면 이러했을 것이다. “굴러들어온 돌(한비)이 박힌 돌(이사) 빼내려고 하네!”

아무튼, 한비로서는 이사를 만난 것은 악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순자 : 중국 전국 시대 조나라의 사상가(?B.C.298~?B.C.238). 이름은 황(況). 예의로써 사람의 성질을 교정할 것을 주장하고 맹자의 성선설에 대하여 성악설을 제창하였다. - (국립국어원 사전 참조)


개정판 서문을 읽고서 : 제갈량이 죽으면서 후주 유선에게 읽도록 한 책이 한비가 지은 『한비자』였다는 말이 있다. 이는 법치와 권세, 術(술) 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국가를 이끌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후주 유선은 그럴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정치에는 관심도 없는 인물로 *모든 정사를 신하들에게 맡기다가 위에 항복한 인물이다.

* 권력상실의 다섯 요인- [p. 55 참조] - 을 살펴보면 위나라에게 항복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권력상실의 다섯 요인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한비의 내용을 살펴보면 군주가 자신이 직접 국정을 돌보는 수고로움이 싫어서 신하들에게 정사를 대신 처리하게 한다면(후주 유선처럼) 이는 바로 권력을 신하들에게 넘겨주게 되는 것이고 이는 군주가 피살되거나 위협을 받게 될 징조라고 하였다. - [p. 178 참조 ] - 군주가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 내용 중에서


내용에 대해서 :

이 책 『한비자』는 총 32편의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 32편의 내용 중에 수주대토라는 이야기는 한비자의 오두(五蠹) 편에 실려 있다. 이 오두(五蠹)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누구나 알 고 있는 “수주대토” 이야기가 들어 있기도 하지만 진시황제가 오두(五蠹) 편을 읽고서 이 사람(=한비)을 만나기를 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내용은 이사와 한비 - ② 에 자세히 기술해 놓았고 책의 날개부분에도 기술되어 있다그러면 오두란 무슨 뜻인지 궁금해 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오두란 두(蠹) 라는 한자를 보면 뜻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벌레 두 마리가 밑에 숨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오두란 나무를 갉아먹는 다섯 종류의 좀벌레라는 뜻이다.” 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여기서 좀벌레란 나라를 갉아먹어 황폐하게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도 한비의 통치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구성 :

목차 다음에 해제 부분이 있다. 그 다음부터 각 편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각 편에 대한 전체 설명이 나온 후에 본문내용이 따라 나온다. 본문 내용은 어려운 용어의 이론서가 아닌 이야기형식으로 되어 있기에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내저설 상편, 내저설 하편 내용의 구성을 보면 하나의 이야기가 나오고 “*일설에는”, “*일설에는 이런 말이 있다.” 라는 말이 나오면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모든 이야기가 그런 형식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서 이 말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설이라는 말의 뜻이 어떤 주장이나 학설이라는 뜻이기에 그 이야기까지 자세히 읽어보면 한비자의 내용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 : 해제 부분을 비롯하여  각 편에 들어가기 전의  저자의 전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본문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기가 편했다.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 :  간혹 보이는 어려운 용어와 긴 문장의 번역문장이 보인다는 점이다. 나에게만 어려운 용어였다면 이 점은 넘어가더라도  번역에 있어서 긴 문장이 아닌 짧은 문장으로 번역이 불가능했을까? 라는 의문이 남는다. 글을 쓰는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긴 문장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가능하다면 짧은 문장으로 번역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p********p 2010.12.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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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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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넘게 사무실 책상위에 있던 책을 오늘 마저 읽었다.이 두꺼운 책을 주문할 때에는 '권력의 기술'을 읽고서 감동했던 한비의 사상을 좀더 세밀하게 알고 싶어서였는데..이렇게 오래 걸린 것은 고전이란 것이 원래 현대인의 독서행태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과거체라서 그런지 의역을 했다고 해도 술술 읽히지 않았던 까닭이다.대부분의 명작 고전은 원작 그대로 읽기엔 힘든 법.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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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넘게 사무실 책상위에 있던 책을 오늘 마저 읽었다.
이 두꺼운 책을 주문할 때에는 '권력의 기술'을 읽고서 감동했던 한비의 사상을 좀더 세밀하게 알고 싶어서였는데..이렇게 오래 걸린 것은 고전이란 것이 원래 현대인의 독서행태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과거체라서 그런지 의역을 했다고 해도 술술 읽히지 않았던 까닭이다.
대부분의 명작 고전은 원작 그대로 읽기엔 힘든 법.
법가 사상을 제대로 알 수 있으리란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지만
누군가를 거쳐서 읽기 보다 직접 원작을 대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감춰야겠다.
물론 이 책도 한비자 원작 전문을 번역한 게 아니란 점은 걸린다.
그래도 혹시 법가 사상을 알려고 하는 이들에겐 귀한 책이니 도전해보기를...
YES마니아 : 로얄 j******6 2010.12.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