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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 강판권 지성사/2010.10.4. sanbaram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세기>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인문학의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공부론, 나무세기’에서는 저자의 모교인 계명대학교에 근무하면서 교정의 나무를 세며 나무의 본질에 대한 것을 인문학적으로 정립한 과정을 말한다. 2부 ‘각각의 사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나무 읽기’는 개별 나무에 대한 의문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역사적인 기록에 나타난 인문학적 사실들과 나무의 관계를 하나하나 풀어간다. 3부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에서는 저자의 나무 인문학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나는 아름다운 세상은 사람들이 나무처럼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무처럼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나무처럼 산다는 것은 평등하게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무는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볕 그리고 공기와 비를 더불어 나누며 산다. 모든 나무들은 자기만의 개성,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간다. 남녀의 차별도 그 어떤 차별도 없는, 모두 하나의 평등한 존재일 뿐이다. 물론 식물의 삶도 인간 이상으로 치열하지만, 그 치열성은 생존을 위한 것이지 결코 그 선을 넘지 않는다. 인간을 뺀 모든 동물과 식물이 거의 동일한 법칙 하에 살아간다. 그런데 오직 인간만이 자연의 법칙을 어기고 있다.(p.252)” “성리학자들이 추구한 격물치지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각각의 물(物)에 이르러 이치를 깨닫는 방식이다. 내가 선택한 방법도 바로 이런 것이었다. 내가 학생들에게 나무를 세게 한 것은 격물치지를 직접 실천토록 한 것이다. 성리학적 격물치지는 점진적인 공부이다. 성리학자들이 추구한 또 다른 공부는 가까이 있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성리학자들이 <근사록(近思錄)>을 애지중지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p.19)” 이렇게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의 마음으로 나무인문학을 하기로 결심하고, 저자는 학교 교정의 나무세기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도 과제로 내 주어 성리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며 함께 실천하며 사물의 본질을 보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달 속의 계수나무의 실체가 궁금하여 찾아보는 과정을 말하면서 “사실 계림의 계수나무는 흔히 우리가 모계(牡桂, 자계(紫桂), 대계(大桂), 계피(桂皮), 옥계(玉桂), 강계(糠桂) 등으로 부르는 육계(肉桂)이다. 육계는 계림을 비롯한 운남 등지에서 생산되는 주요한 한약재로 우리나라에서는 자라지 않기 때문에 전량 수입하고 있다. 전통 음료인 수정과의 향을 내는 데 사용하는 계피가 바로 육계의 껍질이다.(p.49)” 녹나무과의 계수나무를 육계라 부르는 이유는 껍질이 고기처럼 두껍기 때문이다. 초여름에 꽃피고 가을에 나무껍질을 채집하는 계수나무가 육계라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중국이 자랑하는 한약재임을 감안하면 중국인이 왜 달의 나무를 계수나무라고 생각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계림과 운남 등에서 생산되는 계피는 인접한 베트남 등지에서 생산된 것보다 품질도 우수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계수나무가 궁금하다? 그러면 찾아보시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공자가 본격적으로 제자를 가르친 것은 그의 나이 68세 때였다. 그는 50세에 죄수를 관리하는 직책인 대사구(大司寇)로 노나라 정치에 참여하였으나, 당시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삼환씨와의 견해 차이로 사임한 뒤, 위, 조, 진, 채, 초, 등 여러 나라를 14년 동안 돌아다녔다. “68세 때 고향인 노나라로 돌아온 공자가 행단에서 제자를 가르친 기간은 73세의 나이로 죽기까지 약 오 년 남짓하다. 행단에서 공자에게 배운 제자들이 얼마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해오는 말로는 삼천 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 몰락한 귀족, 농민과 상인 자손, 사인(士人) 계층 등이었으니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 보면 공자에게 직접 배운 제자가 삼천 명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자의 제자는 대개 백여 명 정도였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p.74)” 『사기』의 <중니열전>에 따르면 그들 중에서도 육예인 예, 악, 어, 사, 서, 수에 뛰어난 자는 72명이었다. 그들 가운데 30대 초반에 공자보다 먼저 죽은 안연을 비롯한 열 명, 즉 공문십철(孔門十哲)이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 말하는 행단이 살구나무 밑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나무로 해석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여러 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살구나무 이름의 유래와 약성 등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논어>에 나오는 송백은 소나무와 잣나무인가, 아니면 측백나무인가? 라는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측백나무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 나무가 측백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유는 모든 나무들이 햇빛을 쫓아 동쪽으로 향하는데 이 나무만은 서쪽을 향해 자라기 때문이다. 따라서 측은 서쪽으로 기울었다는 뜻이고, 백은 나무가 희다는 뜻이 아니라 흰 방향 즉 서쪽으로 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p.95)” 한방에서는 정유와 히노키올을 함유하고 있는 측백나무의 잎을 지혈제로 사용한다. 측백나무의 씨는 식은땀이 나거나 신경쇠약, 신체허약증, 불면증에 이용된다. 민간에서는 측백나무를 각혈, 백일해, 소아 경풍, 심장병, 방광염 등에 이용했다. 사람들이 정력에 좋다고 한 부분은 이 나무의 씨다. 정력제로서의 측백나무 효능에 대한 믿음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이 나무를 먹으면 부로장생 한다고 생각했다. <한서>의 ‘서역전’은 동서간의 물자교류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때 들여온 포도와 거여목 등을 별궁에서 재배하기도 했다. “중국의 식물 이름 가운데 ‘호(胡).자가 들어 있는 식물, 즉 호마(胡麻: 참깨), 호과(胡瓜:오이), 호두(胡頭:땅콩), 호혁(마늘), 호도(胡桃:호두), 호유(胡荽:완두), 호라복(胡蘿蔔:당근) 등은 대부분 이 시기에 들어온 것이다.(p.108)” 이런 것으로 볼 때 천안의 명물로 자리 잡은 호두 또한 실크로드를 타고 들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 호두라고 하면 땅콩을 지칭하며, 호도라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늘도 서역에서 들어왔다는 것을 여기서 알 수 있었다. “향나무는 해마다 색깔을 달리한다. 즉 초록색으로 태어나서 이년 뒤 붉은 갈색으로, 또 일 년 뒤엔 진한 갈색으로, 나이를 더 먹으면 흑갈색으로 성장하는 특징이 있다. 15년쯤 지나면 향나무는 자신의 색깔을 완성했다는 표시로 줄기의 껍질을 세로로 조각조각 벗는다. 어린 향나무의 잎은 끝이 바늘처럼 뾰족하지만, 오 년이 넘은 나무는 비늘처럼 포개진 잎이 얼굴을 문질러도 아프기는커녕 감미로울 만큼 부드럽다.(p.120)” 이런 향나무를 참향나무라 한다. 요즘 공원이나 큰 정원에서 자주 보는 향나무는 오사카(大阪)의 지명에서 유래한 ‘가이스카(패총)’향나무다. 조경업자들이 모양을 만들기 좋은 나무라고 많이 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둥근향나무, 금반향나무, 눈향나무, 뚝향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향나무가 있어 탁한 공기를 정화해 주고 있다. “경상북도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이 6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는 이유가 바로 건물을 지은 후 침향을 피웠기 때문이며, 무량수전의 단청이 아직 남아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한다. 이는 침향을 피울 때 나온 향 입자가 물감에 달라붙어 변질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p.127)” 침향이란 향나무를 묻어두는 것을 말한다. 향나무를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뻘에 묻으면 짧게는 오십 년, 길게는 천년 동안 그대로 놓아둔다. 그 동안 향나무의 몸체는 모두 없어지고 향이 스며 된 나무즙만 남는다. 이 나무즙에서는 그냥 두면 향나무 같은 진한 향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불을 붙이면 신비로운 향내가 난다. 또 쇠만큼이나 단단해서 천만년의 세월이 흘러도 벌레가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 침향에는 독특한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애국가에 나오는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나무다. 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뜻에서 ‘솔’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속이 누런 창자라는 뜻의 황장(黃腸)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지를 황장봉산으로 삼았다. 울진 소광리, 문경 동로면 명전리, 영월군 수주면 두산2리, 인제군 북면 한계리, 치악산 구룡사 입구, 팔공산 동화사 근처 등에는 그곳이 황장봉산임을 나타내는 표석이 아직도 남아있다.(p.233)” 이런 보호 정책 때문에 아직도 산에 소나무가 많이 자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보호 정책이 없었다면 소나무는 극히 일부만 남아있을 것이다. 또한 소나무는 한국 건축의 특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특징은 온돌과 마루의 결합이며, 실과 허의 변증법이다. 온돌이 따듯함을 추구한다면 마루는 시원함을 추구한다. 이렇게 저자는 곳곳에 인문학적 사실을 나무에 접목하여 설명하고 있다. 옛 사람들이 벽오동을 좋아하고 즐겨 심은 것은 이 나무로 거문고를 만들거나, 열매인 오동자(梧桐子)로 위통을 치료하고, 구더기를 잡는 살충제로 쓰기 위해서만은 아니였다. “벽오동은 나무가 깨끗하고 푸를 뿐 아니라 곧게 자라기 때문에 선비의 정신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벽오동은 옛 사람들이 상상 속의 상서로운 새인 봉황이 이 나무에만 둥지를 튼다고 생각했을 만큼 남다른 기상을 가지고 있다.(p.246)” 오동과 벽오동은 비슷하게 생겨서 이름도 형제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전혀 다른 종의 나무라고 한다. 과거의 인문학은 나무로 지은 집을 이야기하면서 나무에도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의 인문학은 나무는 언급도 하지 않는다. 나무와 사람, 그리고 정신을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나무로 역사를 읽고, 나무로 역사를 쓰기로 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주변의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인문학과 나무가 어떻게 융합되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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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학자의 나무세기>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인문학의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공부론, 나무세기’에서는 저자의 모교인 계명대학교에 근무하면서 교정의 나무를 세며 나무의 본질에 대한 것을 인문학적으로 정립한 과정을 말한다. 2부 ‘각각의 사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나무 읽기’는 개별 나무에 대한 의문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역사적인 기록에 나타난 인문학적 사실들과 나무의 관계를 하나하나 풀어간다. 3부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에서는 저자의 나무 인문학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나는 아름다운 세상은 사람들이 나무처럼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무처럼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나무처럼 산다는 것은 평등하게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무는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볕 그리고 공기와 비를 더불어 나누며 산다. 모든 나무들은 자기만의 개성,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간다. 남녀의 차별도 그 어떤 차별도 없는, 모두 하나의 평등한 존재일 뿐이다. 물론 식물의 삶도 인간 이상으로 치열하지만, 그 치열성은 생존을 위한 것이지 결코 그 선을 넘지 않는다. 인간을 뺀 모든 동물과 식물이 거의 동일한 법칙 하에 살아간다. 그런데 오직 인간만이 자연의 법칙을 어기고 있다.(p.252)” “성리학자들이 추구한 격물치지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각각의 물(物)에 이르러 이치를 깨닫는 방식이다. 내가 선택한 방법도 바로 이런 것이었다. 내가 학생들에게 나무를 세게 한 것은 격물치지를 직접 실천토록 한 것이다. 성리학적 격물치지는 점진적인 공부이다. 성리학자들이 추구한 또 다른 공부는 가까이 있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성리학자들이 <근사록(近思錄)>을 애지중지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p.19)” 이렇게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의 마음으로 나무인문학을 하기로 결심하고, 저자는 학교 교정의 나무세기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도 과제로 내 주어 성리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며 함께 실천하며 사물의 본질을 보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달 속의 계수나무의 실체가 궁금하여 찾아보는 과정을 말하면서 “사실 계림의 계수나무는 흔히 우리가 모계(牡桂, 자계(紫桂), 대계(大桂), 계피(桂皮), 옥계(玉桂), 강계(糠桂) 등으로 부르는 육계(肉桂)이다. 육계는 계림을 비롯한 운남 등지에서 생산되는 주요한 한약재로 우리나라에서는 자라지 않기 때문에 전량 수입하고 있다. 전통 음료인 수정과의 향을 내는 데 사용하는 계피가 바로 육계의 껍질이다.(p.49)” 녹나무과의 계수나무를 육계라 부르는 이유는 껍질이 고기처럼 두껍기 때문이다. 초여름에 꽃피고 가을에 나무껍질을 채집하는 계수나무가 육계라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중국이 자랑하는 한약재임을 감안하면 중국인이 왜 달의 나무를 계수나무라고 생각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계림과 운남 등에서 생산되는 계피는 인접한 베트남 등지에서 생산된 것보다 품질도 우수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계수나무가 궁금하다? 그러면 찾아보시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