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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로 사랑하기 라는 챕터가 가장 좋았다
* 그러나 책이 살아 있다는 것을 정말로 실감하는 것은 책갈피의 사방이 모두 짙게 변색되면서 안으로 안으로 서서히 젖어드는 장면에 있다. 수십 년 동안 책꽂이에 꽂혀져 한 번도 펼쳐지지 못했던 그 책들, 그 종이들 사이의 빈틈으로 빛과 공기의 작은 입자들이 드나들며 그려낸 그 얼룩은 나도 모르는 사이 그 몸에 서서히 익어가고, 늙어가고 있었음을 증거한다.
* 어떤 때는 책의 물질적 존재감이 주는 사랑스러움 때문에 책을 사기도 한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정신의 지층들. 탁자 위에 책 한 권이 놓여 있을 때와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방 안의 표정은 너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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