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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국민 배우 아미타브 바챤 Amitabh Bachchan과 라니 무케르지 Rani Mukherjee 가 빛나는, 감동의 드라마이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 Sanjay Leela Bhansali 감독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데브다스 Devdas, 사와리야 Saawariya 등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헬렌켈러의 감동을 능가하는 인간 드라마. 단지 한 아이의 극복기가 아니다. 그녀는 큰 아이의 또 다른 인도자(선생님)가 된다. 맹인소녀 미셸은 자신의 신세를 비관하고, 세상과 담을 쌓아 나간다. 특수교사 사하이를 만나면서, 소녀와 선생님은 지칠 줄 모르는 밀고, 당기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후 그녀가 역경을 딛고 대학을 졸업한다.이에 반해 사하이 선생님은 치매로 세상을 점점 잃어 버리고, 마침내 그녀를 떠난다. 하지만, 이것이 새로운 시작이다. 그녀는 선생님의 선생님이 되어 그를 가르치고 도와준다. 그에게서 배운 교육으로, 삶에서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과연 이들이 만나지 못했다면, 이런 눈물샘을 자극하는 스토리는 없었겠지요. 만약에 여주인공이 부자가 아니었다면, 선생님이 속물이었다면, 아니 참을성이 없었다면 이런 슬프고도 아름다운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인도영화 같지 않은 인도영화. 인도영화라고 하면, 꼭 중간에 남자주인공, 여자주인공이 많은 사람들과, 춤추고 노래한다. 인도영화에서 거의 공식화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투자를 하는 인도 자본이 춤과 노래가 없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인도에서 중요한 흥행요소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잘 전개되다 갑자기 흐름 끊고 나오는 춤과 노래는 좋은 인도영화를 망치는 요소인지도 모른다. 이 블랙에서는 이 요소들을 제거해 버렸기에, 더 완성도가 높은 완성된 드라마가 된 것 같다. 인도영화를 접해보고 싶은 분들 추운 겨울에 따뜻한 영화 한 편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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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첸 카이거 감독이 1991년에 만든 중국 영화 <현위의 인생 邊走邊唱 Life on a String>에, 눈이 먼 사람이 1,000개의 줄이 끊어져야 제 눈을 뜰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죽으라고 가락을 읊으며 줄이 다 끊어지길 기다리는 대목이 나온다. 그렇게 한 까닭은 앞이 보이지 않는 세상은 너무나 살기가 힘들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런데 눈도 보이지 않고, 게다가 귀도 듣기지 않아 말까지 제대로 할 수 없다면 그는 어떻게 살아갈까? 캄캄한 밤길을 걷는 듯, 늘 삶이 캄캄하기만 한데 무슨 즐거움이 있을까? 이렇게 삶이 캄캄하기만 한데도 빛이 되어줄 스승을 만나 바뀌는 삶을 이야기한 영화가 있다. 바로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이 2005년에 만든 인디아 영화 <블랙 Black>이다.
늘 '쌈박한 영화'를 골라 보자고 하는 아내와 같이 보았는데, 몇 번이나 눈물이 나왔다. 울지 않으려 애썼지만 쓸모가 없었다. 그냥 주르륵 흘러나오는 걸 어쩌랴.
2. 여덟 살인 영국계 인디아 사람인 미셀 맥날리(아예샤 카푸르)는 막무가내로 사는 계집아이다. 두 살 때부터 보지도 듣지도 못한 채 자랐으니 마음 속에 응어리진 게 많은 탓이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 옮겨 다니면서 손으로 집어 먹으며 어지럽혀도 엄마인 캐시 맥날리(쉐나즈 파텔)나 아버지 폴 맥날리(드리티먼 카터지)는 불쌍하다고 너그럽게 넘어간다.
그렇지만 새로 미셀을 가르치려 온 데브라지 사하이 선생(아미타브 밧찬)은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이렇게 키우면 버릇이 나빠집니다...불쌍하다고 내버려두면 아무것도 못 배워요. 제 자리에 앉아 밥을 먹도록 가르쳐야 합니다...모두 나가세요..."
첫날부터 아이와 선생이 크게 한 판 붙는다. 어느 누구도 만만치가 않다. 미셀은 가슴 속에 세상에 대한 미움과 시샘 따위가 자리 잡아 걷잡을 수 없는 아이고, 사하이 선생은 특수학교에서 서른 해를 가르쳤지만 제대로 배우는 아이가 없어 지친 사내지만, 그 학교를 떠났으니 돈을 벌어야 하고 제 뜻을 펼 자리를 찾고 있었던 터라 가만히 있지 않는다.
신의 미완성품 미셀과 전투에 지친 용사 사하이의 만남은 밥상 위 그릇들이 뒤집혀 엎어지고 아이가 넘어져 헉헉 거려야 끝나는 싸움이다.
3. 아예 가르치는 방을 싹 다 비우고 미셀이 모든 것을 새로 느끼도록 하는데, 아이지만 속에서 올라오는 성이 적지 않은 탓에 사하이 선생도 갈수록 지친다.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말도 안 되는 미셀한테, 손바닥에 글씨를 써주면서 소리를 들려주고, 제가 말하는 소리를 느끼게 하려고 미셀의 손을 제 입술에 갖다대고 말하는 사하이 선생.
그런데 미셀은 깨닫지를 못한다. 말이 무엇이며, 낱말이 어떤 것을 가르키는지... 물건이나 사람과 그 낱말을 엮어 생각할 줄을 알아야 하는데, 따로 놀고 있어 가르쳐도 사람만 잡는다.
이제는 손을 들고 이 집을 떠나야 할 때 미셀이 밥상 위에 있는 먹을거리를 흩뿌리는 걸 보면서 사하이 선생은 또 다시 미셀을 혼내주려 분수가에 데려가 물에 빠뜨린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물을 두려워 하던 미셀이 물이 떨어지는 걸 느끼면서 사하이 선생을 찾는다. 이게 뭔지를 알려달라며...이제야 깨달음이 온 것이다. 엄마가 누구인지, 아빠가 누구인지... 세상을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망나니에서 이제 무엇이든 배우고 싶은 아이가 된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나도 눈물을 한 방울 뿌렸다.
4. 어른이 된 미셀(라니 무케르지)이 사하이 선생의 도움으로 세상을 하나씩 알아가는 이야기가 한 줄기라면, 사하이 선생이 늙어가면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세상을 하나씩 잃어가는 이야기가 다른 줄기로 나온다.
삶은 두 가지를 같이 주지 않는가 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일까? 미셀과 사하이 선생이 같이 즐기는 삶은 주어지지 않는다. 미셀의 캄캄한 삶에 사하이 선생이 한 줄기 빛을 뿌린 뒤 미셀은 차츰 햇빛을 보게 되지만, 늙으면 어쩔 수 없이 병들고 죽어야 하듯이 사하이 선생도 삶을 거스를 수가 없다.
이젠 미셀이 사하이 선생의 지팡이가 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 길은 사하이 선생이 미셀을 가르치며 걸어온 길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래도 미셀은 내버려 둘 수가 없다. 사하이 선생의 가르침 때문이겠지. "내가 미셀에게 가르치지 않은 단 하나의 낱말은 '불가능'입니다"
보면서 눈물이 저절로 나오는 대목은 몇 있었다. 아우인 새라(난데이너 센)가 시집가기 앞서 피붙이들이 모여 같이 저녁을 먹는데, 새라는 언니 미셀 때문에 사랑을 못받아 섭섭했다는 말을 하자, 사하이 선생이 미셀이 새라한테 주는 글을 읽을 때, 가슴이 울컥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또 새라는 옆지기 마이크와 입술에 입맞춤을 한다는 걸 듣고, 그게 어떤 건지 모르고 저는 죽을 때까지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미셀이 늙은 사하이 선생한테 딱 한 번만 입맞춤을 해달라고 매달릴 때다. 참 애닯다.
5. 어린 미셀부터 젊은 미셀까지 가르치며 길을 이끌어주는 사하이 선생으로 나온 아미타브 밧찬은 인디아의 알 파치노라 할까. 배속에서 나오는 우렁찬 목소리나 늙은이 노릇을 꼭 들어맞게 하는 걸 보면.
여덟 살의 어린 미셀을 맡은 아예샤 카푸르의 연기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비록 열두 살 때 한 연기지만, 어른 뺨치는 솜씨다. 그저 놀랍다. 고개를 옆으로 반쯤 기울이고 눈을 희번득거리며 사하이 선생을 쳐다볼 때는 영화가 아닌 듯 느껴졌다.
어른 미셀 노릇을 한 라니 무케르지의 연기도 좋았다. 제가 다니는 대학으로 갈 때 뒤뚱대는 팔자 걸음으로 걸어가는 모습은 배우가 아닌 듯이 보였다. 그렇지만 노래를 부를 때 무대에 올라가 노래쟁이의 입술을 만지며 춤을 추는 모습은 보기에 좋다 하여도 조금 지나쳤다. 이 대목은 뺐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세 사람의 연기가 너무 좋은 건 어쩌면 감독의 솜씨가 좋아서 그럴 것이다. 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 영화에 어울리도록 감독이 잘 엮지 못하면 볼품이 없는 영화가 되기 때문.
6. 가슴이 뭉클해지고 이렇게 몸에 아무런 탈이 없이 사는 내가 마냥 기쁘게 느껴지는 영화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세상을 미워하고 힘들어하면서 스스로 목숨이라도 끊을 수 있는 미셀이 그렇게 하지 않고 삶을 보람되고 뜻깊게 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 더없이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보였다. 그래서 119분이 하나도 지겹지 않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미셀은 잘 사는 집에 태어났기 때문에 사하이 선생을 사서 좋은 가르침을 받고 캄캄한 삶에서 헤쳐나왔다. 그런데 돈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자꾸 났다.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도록 나라가 해줄까? 아니면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돈을 내줘서 해줄까? 내 뜻과 다르게 힘든 모습으로 태어난 사람들을 나라가 보살피지 않으면 그 나라는 있으나 마나다.
나온지 오래 되지 않은 영화라 디브이디는 깔끔하다. 화면도 좋고 소리도 깨끗하다. 13,500원인데 덤으로는 예고편밖에 없어 아쉽기는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