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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에 모 채널에서 이걸 틀어주길래 간만에 감상했다. 억눌린 남성들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 요만한 킬링타임물이 없다고도 하지만 글쎄. 쌓인 게 있으면 언제나 정공법으로 풀어야지 무슨 대용품을 찾다간 정신에 더 병이 날 수도 있다는 게 지론인지라. 이 영화를 편성한 이가 그만한 사려를 거쳤는지는 의문이지만 요즘 핫한 뉴스 키워드인 '앵그리 화
"람보 2" 내용보기

휴일 아침에 모 채널에서 이걸 틀어주길래 간만에 감상했다. 억눌린 남성들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 요만한 킬링타임물이 없다고도 하지만 글쎄. 쌓인 게 있으면 언제나 정공법으로 풀어야지 무슨 대용품을 찾다간 정신에 더 병이 날 수도 있다는 게 지론인지라. 이 영화를 편성한 이가 그만한 사려를 거쳤는지는 의문이지만 요즘 핫한 뉴스 키워드인 '앵그리 화이트'의 정서 기저를 대변하는 데 이 작은 최상의 자격을 갖춘 터여서, 이런 점에서 보면 시의적절...까지는 안 가도 대단히 (국제)시사적인 방영이고 편성일 수 있다. 다만, 오스트리아 대선 재선거(대선도 재선거를 한다는 게 참~)는 극우파 후보의 패배로 끝났(다고 뉴스가 나오고 있)고, 몇 시간 뒤에 결과가 나올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도 (지난 몇 달 간에 걸친 앵글로색슨들의 반동과는 달리) 일반의 예상을 비껴가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영화는 어렸을 때 보고서도 느낀 거지만 사운드 녹음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대사(많지도 않지만) 중 많은 부분이 꽤 에코잉되는 게 특이한 느낌을 준다. 스탤론의 비장하면서도 아직은 젊은 티가 가시지 않은, 절망과 억울함과 체념과 정의로운 분노가 서린 표정이, 웅웅 울리는 대사(연기)와 겹쳐(사실 스탤론은 쓸데없이 목소리를 깔아제끼는 습관이 있어 예전 비어클을 지금 보면 뭐하러 저러나 싶은 생경함을 관객에게 안김) 정말 지구의 운명과 정의의 존폐를 놓고 아마게돈이라도 벌이는 양 긴장을 유발한다.

이 영화보다 몇 년 전 만들어진 <지옥의 7인>(진 해크먼, 프레드 워드[내가 자주 이야기하는 레모 윌리엄스라든가 북회귀선에서 헨리 밀러로 나온 그사람] 주연), 유명한 <디어 헌터> 등이 모두 '지옥에서 돌아오지 못한, 우리가 귀환시켜야만 하는 전우들'을 되찾아 오려는 게 주된 모티브다. 이 작품은 그런 시도, 기획들에서 군더더기 잡소리 감상 딴짓을 몽땅 제거하고, '지금 본질이 뭔데?'를 외치며.. 보는 니들이 딱 가려운 데만 박박 긁고 치우겠다는 듯 화끈한 진행과 구성으로 큰 호응을 모은 게 성공 비결인데, 전 2작과 이걸 대조해 보면 1970년대와 80년대의 대세와 개성이 어떻게 다른지 아주 극명하게 드러난다. 참고로 이 작 말고 그 전편(한국식으로 '람보 1')은 내가 누누이 말하듯 좌파색채가 완연한데(원작 소설도 마찬가지), 그 감독이 저 <지옥의 7인>도 연출한 사람이다.

영화 시작할 때 보면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표표히 헬기 몇 대가 공중을 유영하는 씬이 있는데, 두말이 필요없는 코폴라의 명작 <지옥의 묵시록>에서의 그 전설적인 샷을 (뇌 없이) 모방한 것이다(그러면서 정치적 색깔은 정반대니 이건 뭐). 이것 말고 또 생각없이 그저 멋있어 보인다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따라한 짓의 대표적 예로는 (공교롭게도 둘 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인데) <아파치(한국어 번역 제목 기준)>와 <더 록>이 있다. 주류 대형 기획이 배당된 미국 감독들도 이런 짓을 하는 걸 보면 참.

s****o 2023.11.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