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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을 보기도 전에 제목에 이미 반해버린 시집이었다. '거물들의 춤' 여기서 거물은 누구를 말하고 춤은 어떤 의미일까. 골목에도 골목을 통괄하는 거물이 있고 세상에도 세상을 휘어잡는 거물이 있다. 즐거움에도 춤이 있고 슬픔에도 춤이 있고 의식에도 춤이 필요하다. 제목 하나로 그런 생각을 꺼내볼 수 있었다. 헤밍웨이 특유의 문체는 이미 드러난 셈이었다. 본문에서 드러나는 냉소적인 면과 짧고 간결한 문체는 현대인이자 격동과 죽음이 시시각각 일어나는 세계를 겪은 사람답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풍부한 감정과 낭만적인 무언가, 그런 것들은 이미 죽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는 이미 감정은 늦고 총알은 감정보다 빠른 시대가 되었다. 그림 대신 사진이 있고 말 대신 차가 있고 칼 대신 총이 있는 시대. 헤밍웨이는 그 한복판에 있었다. 종교도 없고 명예도 없는 땅. 왕들은 자리를 잃었고 국가와 사상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거물들의 춤'의 이미지에 향수가 없고 대신 탁한 하늘만 있는 것은 그런 이유이다. '거물들의 춤'이 계속되고 있고 시대는 아직 거기에서 변하지 않았으며 지혜 대신 열광적인 사상 투쟁이 뒤엎였던 때가 아직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거물들의 춤'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의 시집이라기 보단 21세기 미리 관찰하는 20세기의 현미경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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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가 그리고자 했던 것은 미화된 숭고함이 아닌 처절한 현실,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였다. 그렇기 때문에 헤밍웨이에게 전쟁은 매력적인 소재일 수밖에 없었다. 전쟁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진실, 즉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헤밍웨이는 평생 전쟁터를 쫓아다녔고 투우장을 즐겨찾았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 앞에 서면 두려움을 느낀다. 동시에 어느 때보다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면 가식을 벗고 정직해질 수 있다. - 옮긴이의 글 [사실보다 더 진실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