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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대학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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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무려 십 이 년의 시간을 투자해야 입학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혹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는 과정으로써의 학교 생활이 아닌, 대학을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출구 정도로 초.중.고등학교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성적이 좋은 학생을 가리켜, 어른들은 서울대학교에 가라고 흔히 말한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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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무려 십 이 년의 시간을 투자해야 입학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혹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는 과정으로써의 학교 생활이 아닌, 대학을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출구 정도로 초.중.고등학교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성적이 좋은 학생을 가리켜, 어른들은 서울대학교에 가라고 흔히 말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의 특성이나 재능은 묵살한 채 그저 서울대학교에 가면 출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다. 이것은 서울대학교에 가라고 말하는, 혹은 그러한 말을 듣고 좋아라 하는 한 인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편협한 사고, 고정된 인식의 문제이다. 타인과 경쟁해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신념은 사교육비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 되었으며, 그것의 발현은 나 하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이다. 고정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룩해 낸 사회 안에서 획일화된 교육을 받고 자란 청소년들에게는 자유도 없고, 시험 답안 이외에는 선택의 문제가 주어진 적도 없으며, 그저 막연하게 장래희망을 대학으로만 국한시켜 생각하는 오류까지 낳을 수 있다. 때문에 청소년들이 대학에 와서 만들어나가는 문화라는 것은 지극히 획일화된 사고의 연속이거나 자유가 아닌 방종인 경우가 허다하다. 학창시절 청소년들이 접했던 문화는 극히 제한된 공간 안에서 주어진 틀에 짜 맞추어 학습하는 일련의 습득이었다. 예를 들어 문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시나 소설의 다면적인 해석은 수학능력 시험의 언어 영역에서 1-2점을 깎이는 결과만을 빚어낸다. 방과 후 일률적으로 남아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에게 연극이나 음악회는 한낱 꿈이다. 거대한 권력체계 안에서 반기를 든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최종학력 고졸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준다.(이에는 다소간의 설명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언젠가 사이트에서 이러한 글귀를 본 적이 있다. ‘대학생은 고졸 엔지니어와 대화도 나눌 수 없는가?’ 전기 공사를 하는 고졸 사원이 한 여대생에게 일대일 대화를 신청했는데, 그 여대생은 상대방의 학력이 고졸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대화창을 닫았다고 한다. 이는 학력 위주 사회의 단면이며 우리 인식의 편협함을 너무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때문에 청소년들이 억압을 감수해야함은 당연한 노릇이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함으로써 비롯된 억압은 주체성 없는 인간을 생산해낸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 대답할 수 없는 청소년들이 성적에 맞춰 가는 대학은 대. 학. 이라는 두 글자의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학에서의 자유는 방종이 될 수밖에 없으며, 체계적이지 못하다. 우리에게는 통키타를 치면서 포크송이니 민중가요를 부른 기억이 전무후무하다. 그보다는 비인간적인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가 이야기하는 대학문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학생의 눈을 가려놓고 남학생의 몸에 붙은 테잎을 떼어내는 게임이 등장하는가 하면, 수십 여명이 하나의 새우깡을 녹여 먹는다든가, 선배라는 이유로 조직의 우두머리처럼 막무가내로 극기훈련을 시키는 예 등을 우리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반인륜적 행태가 만연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과거의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혹은 벗어나야만 한다는 분출 욕구가 의무화되면서 한 발짝씩 퇴보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얼마 전, 칠 팔십 년대의 대학생들과 00학번 이하 대학생들을 비교해 놓은 설문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과거, 대학을 추억과 낭만의 공간으로 생각하던 우리 부모님 세대와 달리, 요즘의 학생들은 대학을 단순히 학점을 취득하고 졸업장을 받는 기관으로 여긴다는 세태를 풍자하는 내용의 설문이었다. 본인은 이를 보고 무척이나 서글픈 기분에 휩싸인 적이 있다. 대학 동아리보다는 컴퓨터의 동호회에 가입해, 어떠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가운데 놀고 싶어 하는 요즘 신세대들의 문화에는 훗날 추억이라 명명할 기억보다는 기계적이고 가식적인, 인간조차 기계의 부속품 정도로 여기는 사고가 뿌리깊게 박혀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미팅보다는 컴퓨터상의 만남(소위 말하는 번개)이 더욱 익숙한 요즘 신세대들에게 대학이란 지식과 문화의 소산이라기보다는 ‘대학만 가면 다 되는 줄 알았더니, 뭐가 이래?’ 라는 식의 불평불만을 불러일으키는 집합체 정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과거보다 냉혈한 인간을 생산해낼 수 있는 제도 아래의 대학은 사전상의 의미조차도 구축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비뚤어진 대학문화는 어느 한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그것에는 시대도 개입되고, 획일화된 교육을 강요할 수밖에 없는 비정한 사회도 개입되며, 우리 몸과 마음에 익숙한 이기주의 역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명제로 작용한다. 무수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잘못된 요소들은 대학을 대학처럼 보이지 않게, 혹은 느끼지 못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이 옥죄어만 든다. 이 땅의 대학문화는 그래서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문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의 지식인들은 퇴폐적이며 나 아닌 타인에게 가학적인 자세로 응대한다. 다 같이 시계 태엽을 십 년 전으로만 돌린다면, 현재 그 자취를 감추어버린 낭만이 슬그머니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생각하며 괜한 향수에 젖어본다. 다가올 대학문화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d*******s 2004.05.08. 신고 공감 9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