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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낮선 작가 이다 . 어떤경로에 내가 이작가 책을 사게 된것인지 모르겠다. 며칠 전 읽을 책을 찾다가 책꽂이 구석에서 발견했다. 중국작가 웬지 이름부터 어색한것이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부터 앞서게 되었다. 그러나 선택해서 빨리 알게 되면 결과에 더 궁금해 하지 않을테니 어서 읽어버리자 하는 심정으로 펼치게 되었다.
14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책이다. 때론 유쾌하고 , 어떤것은 무섭고, 의미심장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숨겨진 보물같은 책이었다. 어떻게 한사람의 작가의 머리속에서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을까? 라는 찬탄이 나왔다. 대표적 이야기 (다리 위 미친 여자) 는 변화의 시기 중국 , 농촌에서 점점 도시화로 인해 변해 가는 세상속에서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른 변화를 미친여자라는 두명의 여자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의 아름다움만을 추구 하고 세상이 변해가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 - 계절에 상관없이 하얀색 치파오를 입고 항상 다리위를 배회하는 다리 위 미친 여자 겉으로 보기에 미치지는 않았지만 치파오에 대한 탐욕으로 정신이 혼미한 보건소 여의사 여기에 다리위 미친 여자의 물건을 탐내는 사오싱 할멈 이세명이 주 등장인물이다. 그들은 변해 가는 중국의 사회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세상이 변해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것이 옳다고 여기다가 사람들에게 미친 취급을 받는 사람들, 변해가는 세상에 출세나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남을 이용하는 사람들 어중간한 위치에서 눈치만 보다가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붙으려는 기회주의자들 이것이 다리위 미친 여자들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통해 쑤퉁 작가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다리위 미친여자를 이용해서 이쁜 치파오를 가지고 싶었던 여의사의 작은 행동으로 인해 더이상 다리위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지 못하고 정신병원을로 끌려가는 마지막 결말에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행동들이 아주 다른 결과를 가져 올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 토요일) 이라는 단편에서는 적절한 친구간의 거리는 어디까지 일까? 상식의 범주에서 벗어나 친구가 된 그들 -라오치와 샤오멍 부부의 이야기가 배꼽을 잡는다. 샤오멍은 라오치와 기차에서 승객으로 만나 수다를 떨다가 샤오멍의 무거운 짐을 라오치가 집까지 들어주면서 샤오멍부부의 토요일 친구가 되었다.
" 세상에는 매일같이 철로 위를 나는 듯 달리는 수없이 많은 기차가 있고, 그 기차 안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엉덩이를 맞대고 앉아 길동무가 된다. 그러나 차를 타고 오가며 만난 길동무가 진짜 친구가 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오가다 만난 사람들은 만남처럼 결국 쉽게 헤어지는 법이다. "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고 느끼면서 샤오멍부부는 라오치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그리고 그의 방문을 즐기게 된다. 나중에는 라오치가 샤오멍의 직장문제까지 해결해주면서 샤오멍 부부와 한결 더 가깝게 되어 토요일 하루종일은 같이 있게 된다. 너무빨리 가까워지만큼 실증도 더 빨리 오게 되는 걸까? 직장이직의 도움에 감사로 라오치에게 준 면도기가 첫 발단이 된다. 집에 가져가지 않고 샤오멍 부부집에 놔두고 토요일에 방문해서 면도기를 쓰는 그소리, 그소리에 샤오멍 부인은 질겁을 하면서 듣기 싫어한다. 면도기 소리가 아니라 라오치가 싫었던 것이다. 그를 피해 그가 오는날 말도 없이 외출하거나, 그가 오기로 한 날 집안에서 소리내지 않고 숨어있기등으로 라오치와의 관계를 끊어 버리는 부부들 읽으면서 너무나 웃음이 나왔다. 어쩜 이리 유치하고 어쩜 이리 대놓고 인간의 유치한 행동을 묘사했을까? 싶을정도로 말이다.
우리는 가끔 남들에게 말하기 어렵거나 곤란한 이야기를 하게 될때 지나보면 왜 그랬을까 ? 싶을 정도로 유치한 행동을 하게 된다. 그순간을 모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만 생각되기 때문이다. 몇년전 부터 신입사원으로 들어오거나, 부서에 새로 사람이 들어오면 아침에 출근했다가 점심때 말도 없이 사라지거나, 외출하는 척 하면서 사라져 버린다는 이야기를 주위사람들에게 듣는다. 이처럼 우리는 점점 우리의 행동에 정확히 말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용기까지도 잃어버려 가는 것 같다. 예의 ,도덕, 빨리 변하는 사회에서는 중요한것이 아닌 결과로 만 인정받는 세상이 되어 가기 때문일까? 조금은 씁쓸하면서 쓴웃음이 난다.
이처럼 쑤퉁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수 있는 이야기들에 재미난 어휘와 문장을 통해 단편드라마를 보는것 처럼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 때론 공포, 해학, 사랑,정치 모든것을 14편의 단편에 응결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 발전되고 있는 나라 속에서 그정체성의 혼돈을 겪고 있는 중국인의 사상 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는 변화되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인것 같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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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언제나 세 가지 때문에 힘이 든다고 토로한다. 하나는 업무 때문에, 또 하나는 인간관계 때문에, 마지막 하나는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든 확보하는 문제 때문이다. 한 가지 의아한 것은 어떤 사람도 연봉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돈보다 자신이 매일 매일 직면하는 문제에 더 민감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난 이 세 가지 중에서도 세 번째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왜냐하면 1년 동안 나도 이 문제때문에 적잖이 골치를 앓았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도 그랬지만 지금도 언제나 고민을 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온전한 시간을 늘릴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출퇴근 시간을 100% 활용하는 것이다. 평균 출퇴근 시간을 보면 왕복 2시간~3시간 정도가 나온다. 하루 24시간에 3시간이면 1/8에 해당하는 시간이며 1년(주말 포함)으로 계산하면 45.6일이 나온다. 다시 쉽게 수치로 나타내면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산출된다.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면 일본어 기초를 터득할 수 있는 시간이며 컴퓨터 자격증인 MOS를 딸 수 있는 시간이고 2시간짜리 영화를 547편 볼 수 있는 시간이다. 허투로 생각하고 흘려버린 시간을 모아 보니 상상 이상으로 엄청난 시간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쌓이면 이렇게 상상을 뛰어넘는 시간이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신이 알게 모르게 버린 시간만 모아도 이 정도라는 사실이. 개개인마다 다르기에 나는 출퇴근 시간을 뽑아서 얘기하려 한다. 사실 출퇴근길에 함께 하기에 책만큼 유용한 물건은 없는 것 같다. 휴대하기 쉬워서 언제든 꺼내 볼 수 있으니까.300페이지짜리 책 한 권을 읽는데 6시간이라 계산해보자. 1년이면 300페이지 책을 182.5권을 읽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회사에서 대화를 해도 어디서든 전혀 꿀리지 않을 수치다. 직장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이 당신을 우러러볼 것이다. 어떤가? 당신도 모르게 흘려버린 시간, 한번 유용하게 쓰는 것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좋고 잘 접하지 않았던 사람도 좋다. 먼저 짧고 재미가 있으며 이야기가 딱딱 떨어지는 책, 나는 <다리 위 미친 여자>를 추천한다. 총 14편의 단편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하루 출퇴근 할 때 4편씩 4일이면 충분히 이 책 한 권을 볼 수 있다. 처음으로 추천하는 책으로 <다리 위 미친 여자>를 고른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흐름을 놓칠 수 있는 과는 달리, 이 책은 간단히 파악하는 플롯이라 흐름 끊길 염려없이 술술 읽힌다. 짧은 시간에 한 편의 단편을 다 읽을 수 있는 장점과 기억할 수 있을 만큼의 내용이 들어 있다.
<다리 위 미친여자> 중국의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은 한 여성이 등장한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여자다. 그런 그녀를 보고 동네사람들은 미친 여자라 부른다. 그러나 멋쟁이로 소문난 한 여성은 그녀의 치파오에 눈이 멀어 똑같은 치파오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필요한 건 뭘까? 바로 똑같은 샘플이다. 멋쟁이 여성은 미친 여자를 꼬여 수선집으로 데려가 치파오를 벗긴다. 그런데 가만, 그녀가 미쳤다는 것은 단순히 아무도 입지 않는 치파오를 입었다는 것뿐이다. 진정 그녀는 미친 여자일까?
<토요일> 평범한 부부의 집에 토요일만 되면 남편의 친구가 집으로 찾아온다. 마땅히 하는 것도 없이 수다를 떨고 텔레비전을 본다. 그렇다고 부부와 그 친구가 친한가? 딱히 그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하필 토요일에만 찾아오는 그 친구에게 아무 말 할 수 없는 것은 그 친구가 남편의 승진을 도와줬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승진을 그 친구 한마디로 다음날 바로 전보다 편하고 좋은 자리로 승진했던 것이다. 이런 고마움에 항상 토요일에 오는 친구를 잘 대해줬지만 주말이라는 황금같은 시간, 토요일 하루를 모조리 빼앗아가는 그 친구에게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 과연 은혜를 원수로 갚을까?
<술자리> 인간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어릴 적 친했던 고향 친구 세 명이 술자리에 모였다. 한 명은 박사, 한 명은 갑부, 또 한 명은 그냥 평범한 놈. 박사는 정말 술자리에 오기 싫어 몇 번을 거절했지만 어쩌다 보니 오게 됐다. 정말 오기 싫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갑부라는 놈이 옛날에 얼마나 박사를 괴롭혔던지 상상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명한 박사가 되고 나니 친구들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고 특히 갑부라는 놈은 아주 왕처럼 떠받드는 것이 아닌가. 그런 황공한 대접에도 마음이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술을 마시게 만드는 갑부놈. 결국 박사는 취해버리고 필름은 딱 거기서 끊기고 말았다. 그런데 다음날 한쪽 뺨이 너무 아픈나머지 기억을 더듬고 퍼즐을 맞춰 겨우 찾아낸 단서에는...누가 그의 뺨을 때렸을까? 그의 망상일까? 아니면 현실일까?
<거대한 아기> 아주 용하다는 한약사가 있었다. 아들 낳는 한약을 조재하는 약사로 이름을 날려 여자들에게는 아주 유명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등치 크고 아주 못생긴 여자가 다짜고짜 남자아이 낳는 약을 달라고 떼를 썼다.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화들짝 놀란 한의사가 자기도 모르게 "애를 가질 수 있는 남자는 있는가?"라고 물어버렸다. 그정도로 남자가 다가갈 수 없을 정도의 미모(?)의 여성이었던 것이다. 복수를 위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그녀가 막무가내로 떼를 쓰자 그녀에게 겁을 잔뜩 집어먹은 한의사는 그만 한약을 주고 만다. 몇 달 후 흉흉한 소문이 마음 전체에 퍼지는데, 그 소문이란 이렇다. 악마같은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 아이가 다른집 아이들의 엄지손가락을 물어 뜯는다는 것이다. 뭔가 마음이 찜찜한 그 한의사는 설마 하는 마음에 그 소문의 진원지인 악마같은 아이가 사는 곳으로 찾아가는데.......
누군가 그랬다. 로또에 맞고 싶으면 먼저 로또를 사라고. 어떤 일이든 행동을 해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술자리도 결국 술 한 잔부터 시작된 것이다. 죽을 때까지 우리의 하루는 24시간이다. 우선 자신의 시간을 확보하고 아이폰에 들어간 동영상은 졸릴 때 2배속으로 보고 텅텅 빈 가방에 책 한 권을 넣어보자. 시작이 반이다. 이 한 권의 책이 당신의 인생, 나아가 당신 아이들의 인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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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리교로 간다는 말은 당연히 다리 위가 아니라 다리 아래로 간다는 뜻이었다. 이는 아주 단순한 수사법이므로 배울 만큼 배운 여러분이라면 알아듣지 못할 리가 없을 것이다."
다리 위 미친여자? 너무 과격한 제목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읽고 싶은 강렬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중요한건,읽고 난 후 였다. 누가 정말 미친거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무서운(?) 질문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배운 여러분이라면..단순한 수사법을 모를릴 없다는...말의 여운과 함께말이다. 읽는동안은 오로지 보여지는 미친여자에 주목했다. 그런데 작가는 놀랍게도 이 짧은 단편에 기막힌 반전과,무서운 암시를 주고 있었던거다. 어쩌면 임상학적으로 미친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맹목적으로 무엇인가에 집착하려 하는 추이원친같은 사람이 미친것 아닌가? 라고. 고로,누가 누구에게 함부로 미쳤 말할수 있겠는가...
오랜만에 쑤퉁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읽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타고난 이야기꾼 쑤퉁이었음을 증명해준 단편집이었다. 이 책은 총 14편이 수록된 단편집이다. 얼마전 국내유명작가의 실망스러운 단편집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후회가 있었던가? 자고로 단편이라 하면 짧은 시간 속에 강렬한 반전의 메세지가 포인트 아니던가.. 이번 쑤퉁의 단편집은 거의 완벽하다고 본다. 소름돋는 스릴러가 아닌 내용으로도 소름 돋을 정도의 반전과 강렬함이 있었으니까.물론 예외적인 단편도 있었지만 말이다.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한 이유는 다리 위 미친 여자와 함께 토요일,좀도둑,의식의 완성,슬픔의 춤,하트 퀸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시간 될때 언제든 놀러 와요. 물론 입에 발린 인사말이었다"(토요일 중에서) 어른이 될수록 사회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일수록 우린 친구가 되기가 싶지 않다. 또한 입서비스같은 말을 참 많이 한다. 만약,매주 당신이 토요일마다 오는 것이 불편했다면,솔직하게 말했으면 더 좋았을텐데,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배운사람들은 이게 문제라니까..라는 라오치의 말은,배운 사람들은 왜 솔직하지 못할까? 뭐 이런 느낌으로 전달되기도 했으니까. 당신에게 싫다는 말을 하는것 조차 교양(?)없는 이라고 생각했을까.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기차에서 서로 낯을 익히지만 그들은 기차에서 내리면 등을 돌리고 낯선 사람이 된다."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배려는,솔직함이 아닐까 생각했다.그렇기때문에 어려운 것일게다.솔직함과 직설적임은 분명 다르니까.
쑤퉁의 이번 단편집은 여러면에서 매력적이었다. 제목에서 느껴진 것과 다른 느낌의 이야기와 주제들이 그렇고. 읽는 동안에 보이지 않았던 대상이나 감정이 읽고 난후에 달라진다는 점이 그렇다. 그런가하면 하트 퀸처럼 제목에선 그저 카드이야기이겠거니 라고 생각했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중국의 역사에 대한 비판과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단편집임에도 불구하고,다음엔 어떤 이야기를 썼을까,궁금해서 한달음에 읽어버렸다.
역시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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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퉁의 소설은 처음이다. 무려 14개의 단편 소설이 수록된 소설집이다. 표제작인 <다리 위 미친 여자>는 말 그대로 미친 여자가 등장한다. 다리를 배경으로한 또다른 소설 <물귀신>의 소녀도 언뜻 보면 미친 듯 보인다. 다리 위 여자로 돌아가면, 혁명의 시대에 금기된 아름다움을 쫓는 여자다. 하얀 벨벳 치파오를 입고 부채를 든 여인이라, 매혹적이지 않은가. 물론 그녀가 미치지 않았다면 말이다. 모두가 그녀를 미쳤다고 하지만 그녀의 치파오에 미친 여자가 있었으니 그녀는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였다. 의사는 미친 여자의 치파오가 탐이 났다. 그러니까 단편엔 미친 여자가 둘인 것이다. 아름다움에 미친 두 여자의 대결, 그 끝은 씁쓸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지난 과거를 회상하거나 혼란스러운 현재를 살고 있었다. 문화혁명이 있던 1967년을 소년이거나 소녀이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아련한 추억을 불러오기도 했다. 친구가 훔친 빨간색 장난감 기차를 갖고 싶었던 소년이 친구를 고자질하고 빨간 기차를 손에 넣은 <좀도둑>, 장난 삼아 돌을 던진 일로 황당하게 살인 사건에 휘말린 중학교 3학년 소년의 이야기 <8월의 일기>, 학교 대강당에 올릴 ‘붉은 어린이’ 공연을 연습하던 춤을 사랑하던 소년이 좋아하는 소녀을 추억하며 들려주는 <슬픔의 춤>이 그러하다. 혁명이니, 영웅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절, 그저 놀이에 빠져드는 순수하고 철이 없던 시절이다.
과거를 추억하며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가 있었다면 어른이 된 지금의 모습을 그린 <술자리>,<대기 압력>,<집으로 가는 길>도 흥미롭다. 함께 장난치고 까불던 동창들의 명절 모임, 누군가는 사장이 되고 누구가는 박사가 되어 나타난 <술자리>. 맘에 들지 않지만 동창의 성공담을 들어줘야 하고 술에 취한 보기 흉한 모습도 봐야 한다. 추억이 있던 도시에서 마주한 철거중인 모교에서 보내는 하루 밤 이야기 <대기 압력>, 불현듯 옛 날에 살았던 곳을 아들과 함께 찾아나서는 <집으로 가는 길>에서 어떤 그리움과 마주한다. 나고 자란 고향, 지겨웠던 학창시절, 그리고 친구들.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고 싶었던 자리일까. 그러나 그들을 반기는 것은 쓸쓸함 뿐이었다.
이런 소설도 있다. 교통사고를 목격한 트럭 운전사가 잠시 쉬려고 단골 마을에 들어오며 벌어지는 이야기 <수양버들골>, 귀신 잡기 풍속을 재현하는 민속학자의 기이한 경험을 다룬 <의식의 완성>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연결된다. 교통사고로 시작된 이야기가 귀신 이야기로 끝을 맺은 듯했다.
책을 덮고 나니, 과식을 한 기분이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맛이다. 너무 달콤해서 자꾸 생각나는 단편이 있는가 하면, 쓰다 못해 뱉어버리고 싶은 단편도 있었고, 무슨 맛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단편도 있었다. 단편이 아닌『쌀』이나 『눈물』같은 장편을 만났으면 어땠을까. 그렇다고 아주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기발하며 놀라웠고, 반대로 슬프고 잔잔한 여운이 남기도 했다. 쑤퉁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오묘한 맛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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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사를 보니 한 아이돌 가수가 치파오를 입은 모습이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자연스레 쑤퉁의 『다리 위 미친 여자』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여자가 치파오 때문에 싸우는 사건을 지켜보았으니 어찌 인식되지 않았겠는가. 아이돌 가수가 입은 섹시한 치파오는 아닐지라도, 그 치파오를 뺏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는 것만은 책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미친 여자는 하얀 벨벳 치파오를 입고 다리 위에서 딸을 기다렸다. 그러나 ‘꽃을 기다리는데 나비가 먼저 온다’(21쪽)는 말처럼 기다리는 딸은 오지 않고 보건소 의사가 다가와 그녀가 입고 있던 치파오에 반한다. 결국 의사의 꼬임에 넘어가 미친 여자는 양복점에 가서 자신의 치파오의 본을 뜨게 된다. 하지만 치파오에 집착한 두 여자 사이에서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으로 인해 미친 여자의 운명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뻗어나간다. 치파오를 입은 미친 여자, 그리고 그 치파오를 갖고 싶어 하는 의사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름다움을 사로잡고 싶어 탐닉할 수 없는 욕망을 소유하려 했던 그녀들. 판이하게 다른 그녀들의 운명을 보면서 씁쓸할 욕망의 이면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에는 총 14편의 단편이 등장한다. 『다리 위 미친 여자』는 국내에 소개되는 쑤퉁의 첫 단편집으로, 장편소설의 작가로 인식되어 있는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써왔던 단편들을 저자가 직접 골라 엮은 만큼 자신의 단편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14편의 단편들은 모두 색다른 분위기와 재미, 근현대로 바뀌는 중국의 혼란과 시민들의 정서 등을 드러내며 단편 하나하나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잊히지 않고 기억 속에 맴도는 단편들이 있다. 『토요일』은 기차에서 만난 라오치와 샤오멍의 특별한 우정에 대해 말하는 듯하다, 토요일마다 찾아오는 라오치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흘러간다. 눈치 없는 라오치는 샤오멍 부부의 주말을 계속 방해했고, 결국 그들은 모르는 척 하는 사이로까지 변하게 된다. 샤오멍의 아내가 라오치가 면도하는 소리를 싫어했던 부분부터 어긋나면서 저자는 이 단편을 통해 일상의 흐름,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술자리』는 성공한 학자 바오칭이 명절을 지내러 고향에 갔다가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깡패와의 곤욕스런 술자리를 갖는 이야기다.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거나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수만은 없는데, 바오칭은 이 술자리로 인해 그런 이미지를 더 굳히고 만다.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불쾌한 끈적끈적함이 기억에 자리한 단편인 만큼 씁쓸함이 짙었다.
고향에 대한 단편은 이 외에도 『대기 압력』 『집으로 가는 5월』과 연관시킬 수 있다. 『대기 압력』은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샤오멍이 너무 변해버린 모습에 당황하고 있을 때, 중학교 시절 물리 선생님의 언변에 속아 허름한 숙소에 묵게 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물리 선생님은 삐끼였고, 끝내 샤오멍은 알은체를 하지 않았지만 결코 좋은 추억을 만들지는 못하고 쓸쓸히 고향을 떠난다. 『집으로 가는 5월』은 폐허가 된 고향을 찾아가는 한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향을 추억하려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에게 짜증이 잔뜩 난 아들 사이에 '오단 서랍장' 이 매개물로 드러나지만, 결국 그 서랍장도 그들이 마주한 고향처럼 버려지고 만다.
이렇듯 쑤퉁의 단편을 읽고 있노라면 한바탕 꿈을 꾸고 난 것 같은, 옛날이야기를 깊은 밤에 들은 생경함이 묻어난다. 어릴 적 추억, 고향, 흘러간 세월들과 바래지는 이야기들이 맞물려 드러나서인지 공허함이 단편이 끝날 때마다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이 우울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쑤퉁의 단편을 읽는다는 즐거움, 도시화로 인해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히려 맛깔스럽게 펼쳐지고 있었다. 옮긴이는 '단편소설은 기발한 사건이나 기막힌 반전을 필요로 한다. 짧은 글 안에 인생을 담기 위해서는 인간의 삶을 꿰뚫는 통찰력과 작가의 인생관을 한눈에 보여줄 의미심장하지만 찰나적인 사건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편소설은 한편의 시에 더 가깝다.'고 말하고 있다. 옮긴이의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칫 장편소설 작가로 인식하고 단편의 존재를 지나쳐 버릴 수도 있었던 쑤퉁의 단편소설을 이렇게 만날 수 있어 너무 반가웠다. 정말 오랜만에 단편의 매력에 푹 빠져 달게 읽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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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열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쑤퉁의 소설집이다. 처음 쑤퉁이란 작가를 만난 것도 사실 소설집이었다. 그때는 이 작가의 작품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그 매력을 알게 된 것은 장편이었다. 어느 문학 카페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그의 작품에 대한 호평을 보고 쌓여있던 마일리지로 몇 권을 샀다. 장편소설은 중단편과 달리 읽는 재미가 있었다. 아마 그때부터 쑤퉁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 조금씩 무너진 것 같다. 그리고 그 당시는 중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주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었다. 열네 편.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언제나처럼 모든 단편이 마음에 든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표제작 <다리 위 미친 여자>, <토요일>, <좀도둑>, <슬픔의 춤>, <대기 압력> 등이다. 이 작품들이 좋았던 것은 개인적 경험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리 위 미친 여자>에선 정말 미친 여자와 하나의 물건에 빠진 여자의 신경전과 파국이 마음에 들었고, 그렇게 하나의 물건에 빠진 사람의 심리에 공감을 했기 때문이다. 약간 정신이 나간 그녀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노가 일었고, 그녀가 보여준 마지막 몸부림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현대인의 무관심과 남의 일이란 사고가 그대로 드러나 가슴이 아팠다. <토요일>을 읽으면서 그들을 도와준 사람을 서서히 배척하는 행동에 깜짝 놀랐다. 놀란 것은 그 행동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속에서 내가 겪은 일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둘 모두였는데 나의 이기심이 살짝 부끄러워졌다. <좀도둑>은 어릴 때 돈 많은 친구들의 장남감이나 도구들에 가졌던 부러움과 가슴 한 곳에 꿈틀거렸던 욕심이 되살아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슬픔의 춤>은 추억과 현실 속에 드러난 옛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어릴 때 경험했던 일들이 현재 속에서 흥미롭게 펼쳐지고, 그 후일담이 삶의 모순을 보여주는 것 같다. <대기 압력>은 나라면 어떻게 그 선생을 대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과거의 추억과 현실의 대비가 만들어내는 장면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수양버들골>은 자동차 사고가 과연 누구의 것인지 의문이 생겼고, <의식의 완성>은 현실과 환상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궁금하다. <거대한 아기>의 실체가 허구인지 아니면 상상력의 결과물인지 호기심을 자극하며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술자리>가 만들어내는 욕망과 질투의 감정들은 은연중에 가슴 한 곳으로 파고들고, <신녀봉>을 앞두고 사라진 두 남녀와 한 남자가 마지막에 보여준 기묘한 미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8월의 일기>가 과연 나의 어린 시절 방학 숙제와 닮은 듯하면서도 너무 다른 모습에 놀란다. 하나의 미망에 사로잡힌 소녀의 행동과 심리가 긴장감을 주는 것이 <물귀신>이고, <하트 퀸>에 대한 집착은 <좀도둑>의 에피소드를 연상하게 만든다. <집으로 가는 5월> 역시 과거와 물건에 대한 집착을 다루는데 나의 모습이 조금씩 보여 놀랐다. 중국 현대의 삶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환상을 교차시키는 그의 재능이 이번 단편집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이 많은 것은 그 속에 우리의 삶과 비슷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고, 낯설었던 것은 다른 문화 탓일 것이다. 과거를 이야기할 때 특히 문화의 차이를 많이 경험하는데 이것은 자본주의화 이후 세계인들의 삶이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읽는 재미는 곳곳에 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직은 개인의 취향 탓으로 완전한 재미를 누리기 힘들다. 아직은 그의 장편이 더 나의 호흡과 맞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