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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빌(Alphaville,1969)' 감독 : 장 뤽 고다르 출연 : 에디 콘스탄틴, 안나 카리나 사립탐정 레미 코숑은 실종된 과학자를 찾기 위해 신문기자로 신분을 위장하고 미래도시 알파빌에 도착한다. 강력한 수퍼컴퓨터 알파60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알파빌의 주민들은 모두 세뇌를 당해 논리에 의한 사고만을 할 수 있을 뿐,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레미 코숑은 알파 컴퓨터의 개발자인 폰 브라운 박사의 딸 나타샤에 의해 알파빌을 안내받게 되는데, 사실 레미 코숑의 비밀임무는 박사를 제거 혹은 체포하는 것이다. 나타샤는 이 사실을 모르는 채 레미 코숑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지만, 컴퓨터에 의해 감정을 통제당하는 그녀는 이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임을 깨닫지 못한다.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시인 폴 엘뤼아르의 작품 “고통의 도시”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독특한 SF 영화. 특별한 특수효과나 미래적인 세트를 사용하지 않고 60년대의 파리를 그대로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다르의 고감도 필름을 사용한 라울 쿠타르의 촬영과 고다르의 명민한 연출은 미지의 미래도시가 지닌 비밀스럽고 어두운 분위기를 매우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고다르 스스로 필름누아르의 영향 하에 만들어진 영화라 고백한 작품으로, 주인공 레미 코숑은 그 어떤 영화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가장 독창적인 탐정 중 한 명이다. 사랑에 대한 탐구를 보여주는 고다르의 가장 감동적인 영화 중 한 편인 동시에, 안나 카리나가 가장 매혹적으로 그려진 영화이기도 하다. --------------- 난해한 작가주의 프랑스 영화의 전형을 보는 듯한. 어두운 파리의 구식 건물과 총소리, 자동차 추격전, 환상 상태의 사람들, 그 사이를 뚫고 간간이 '알파60'(도시를 지배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온갖 사유를 하는 듯 하지만 공허하고 기계로서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제거해야만 했기에 신경안정제를 먹도록 한 컴퓨터의 목소리는 노쇠한 듯 가라 앉아 있고 탁하며 나른하다. 그런 컴퓨터와 싸우기 위해, 그리고 그 도시를 만든 폰 브라운 교수를 죽이기 위해 알파빌로 찾아온 탐정 레미 코숑의 활약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 긴박감도, 공감대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게 흠이지만 다만 한 가지 안나 카레나의 매력적인 자태만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한 가지 흥미로운 장면은 아내가 죽을 때 눈물을 흘린 남자를 처형하는 장면이다. 눈물, 사랑의 감정, '왜'라고 묻는 것 따위가 금지된 사회에서 눈물을 흘린 남자는 당연히 처형감이다. 실내 수영장에서 남자를 총으로 쏘아 물에 떨어뜨리고 수영복을 입은 여자들이 차례로 물 속으로 뛰어들어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남자를 칼로 난도질한다. 그리고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그 장면을 내려다 보며 박수를 친다. 마치 스포츠나 예술 공연을 지켜보는 것처럼. '왜'라고 물을 수 있는 호기심과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측은지심, 진정한 '사랑'이 아닌 육욕만 남은 사람들, 부조리를 인식하는 능력이 사라진 인간들은 이미 인간의 자격을 상실한 상태로 보인다. 도시는 언제나 어둡고 건조하고 냉랭하며 경직되어 있다. 이것은 분명 가상 속의 도시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들이 스스로 점점 그렇게 변모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기계가 능동적으로 인간을 지배하지 않아도 인간은 차라리 그런 기계에 의존하는 편이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으니까. 영화의 마지막, 쿠숑은 폰 브라운 교수의 딸 나타샤를 데리고 알파빌을 빠져 나온다. 이 엔딩을 비롯하여 '사랑'의 감정의 중요성을 직설적으로 설파하는 장면이 난해한 영화의 전체 구성을 비집고 몇 번쯤 선명하게 드러날 때 고다르의 낭만주의적 감수성이 엿보인다. 조금 낯뜨겁기도 하지만 그나마도 없었다면 정말 끝까지 보기 힘들었을 것 같다는;; 비교 영화
감정이 금지된 미래 사회 : 커트 위머 '이퀼리브리엄'(2002) / 조지 루카스 'THX-1138'(1970) 인간을 위협하는 슈퍼컴퓨터 : 스탠리 큐브릭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 특정 도시에 흘러든 외부인 : 게리 로스 '플레전트빌' (1998) / 라스 폰 트리에 '도그빌' (2003) 관련글 2008/08/02 - [신씨는 공부중] - [펌] 아케이드, 사람들의 내면을 통찰하다! 2008/02/20 - [신씨의 문화생활/영화] - 영화 '도그빌' - 친절한 니콜씨 2008/08/04 - [신씨의 문화생활/영화] - 영화 'THX-1138' 2008/08/04 - [신씨의 문화생활/영화] - 영화 '플레전트빌' - 욕망과 컬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