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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아프던 어느 밤, 나는 간절히 빌었다. 부디 죽을 만큼 아프지 않기를…이 아닌, 부디 죽고 싶을 만큼 아프지 않기를……. 안 그래도 의지박약인 내가 그렇게 많이 아프면 그나마 버티던 얇디 얇은 내 삶에 대한 인내심의 끈이 뚝- 끊겨버릴 것만 같아, 나는 내가 부를 수 있는 아빠와 지원 오빠를 간절히 부르고 빌면서 밤을 지새웠다. 어제보단 나아지겠지라는 나의 소망과는 달리 그 다음날의 아침은 점점 더 심해져 같이 사는 언니에게 나는 다급하게 엄마에게 데려다 달라고 했다. 이쯤되면 몸보다 마음이 문제인 거다. 하지만 밤새 구부리고 있었던 지라 몸이 ㄱ자로 굳어서 반듯하게 서지를 못하니 걱정된 가족들은 병원부터 데려갔다. 한의원, 내과, 종합병원, 그리고 입원. 모든 의사 선생님들은 급성 위경련과 장염이라고 입원을 해야 빨리 낫는다고 입원을 권했지만 나는 입원한 지 몇 시간도 채 안 되서 엄마를 찾았다. 급한 게 가시고 정신이 차려지니 엄마밖에 생각이 안 났다. 우울증약도 신경안정제도 수면제를 먹어도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고 덜덜 떨리던 몸이, 엄마가 곧 출발한다는 소리에 서서히 잦아들었다. 엄마가 막 도착했을 땐 조금 꾸벅 졸았을 정도로 나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울언니 노래하는 낼 모레 사십~서른일곱의 나는 여전히 엄마가 젤 큰 안정제였다. 살아내느라 일하느라 깜빡 깜빡하고 살다가 이렇게 한 번씩 크게 탈이 나면 정말이지 엄마밖에 생각이 안난다. 엄마의 따뜻한 손이 눈물이 펑펑 날 정도로 그리워진다. 차로 20분 거리에 사는데도.. 나는 엄마가 그렇게도 참 절실했다. 그래서 아직은 다행이다. 엄마가 계셔서.. 정말 다행이고 다행이고 또 다행이다.
늘 입에 달고 다니던 '이번 생은 글렀어.' …글렀다고 생각한 결정적인 순간에도 내 곁에는 안정제 같은 엄마가 있었고 든든한 언니와 오빠가 있었다. 항상 곁에 있어서 별일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내 사람들이 이번주에는 참 크게 별일로 느껴졌다.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나로 서 있을 수 있게, 단단한 땅이자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 고마운 사람들.. 늘 곁에 있어서 당연하게 느껴졌었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자꾸 깜빡하고 또 되새기고 한다. 어젯밤은.. 이 고마운 사람들로 마음에 별일이 가득했었다.
p.32 그런 생각이 든다. 상처받은 마음들도 이 흐릿해지는 상처와 마찬가지일까, 하는. 상처가 아물어 작고 작은 흉으로 남을 때까지 조심조심 또 애써 관심을 가져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마음이라는 이 예민한 친구는 자꾸 자신이 받은 상처가 아프다며 걸핏하면 상처를 상기시키는데, 이를 모른 척하며 살아간다면 마음속 한 켠 허한 구멍이 하나 생기게 될 텐데…. 돌아보면 여기저기에 푹푹 파인 구멍들이 어느새 커져서 나도 모르는 새 그 구멍 속에 갇히게 되더라는. 그렇게 방관하지 말자. '난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지?' 스쳐 지나는 잔상 같은 생각들…. 스며드는 무기력감, 지루함 그리고 반복되는 것들에 대한 권태감 들이 쉬이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긴급하게 신호를 보내는 줄 알아채기를…. p.73 나는 나를 아직잘 모르나 보다. 내 인생을 자꾸 망설이기만 하고 있다. p.90 아무래도 좋다. 이미 지난 일인 것을 어쩌겠는가. 사람이란 항상 후회를 하며 자신을 고양하는 동물들이 아니었나. 이런 일을 겪고 나면, 그래 다음부터는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다 싶고, 또 조심하거나 되도록 피해가거나 하자는 다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곤 괜찮다, 괜찮다 다독여주는 것이다. 조금은 부끄럽지만 '괜찮다'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왜인지 정말로 마음이 조금 침착해지면서 용기를 얻는 기분이다. p.115 "좋다가 싫을 때가 종종 있지. 그렇게 될 때 '싫을 때'의 감정이 너무 커져버리면 '좋은 때'를 잊게 되는 것 같아. 그렇게 잊어버린 거, 잃어버린 게 너무 많다는 기분이야. 그래서 자꾸 지쳐. 난 이제 좀 안정되고 싶어. 안정된 느낌이 어떤 건지 느껴보고 싶어." p.185 언제가 되어야 힘들지 않은 세상이 올까? '이번 생은 글렀어.'라는 문장이 유행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에 대해 희망을 갖지 않는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표현. 다만 나는 바랄 뿐이다. 이런 자조를 '글렀다' 생각한 이번 생에도 머지않아 반짝이고 빛나는 희망의 순간이 찾아오기를, 그리고 그 작은 바람과 희망들 덕에 '이번 생은 그래도 살 만하네.'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말이다. p.222 언젠가 항상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을 때부터 조금식 인정하기 시작했다. 반듯하게만 살 수 없다는, 휘청거릴 수도 있다는 사실. 이것이 모두 내 것이라면 원하는 것을 조금 더 천천히 탐구하고 싶다고. 나를 성찰하고 어디에 가더라도 좋은 이야기는 언제든 나눌 준비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 인생에 존재하는 작은 행복의 연속들이 모여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이 내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p.238 "항상 고민 돼. 할 때마다 두렵고 이렇게 하면 맞는 건가? 뭐 터득하는 건 무조건 해보는 수밖에 없겠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혼자 대답하는 나에게 그녀는 불숙 대답을 해주었다. "무조건 해 보고 잘됐잖아? 정답인지 아닌지는 네가 판단하면 되는 거야." 머리를 띵 맞은 것 같았다. 이것저것 생각해보는 것의 해답은 결국 행동하는 것이었고 그것마저 내가 판단하면 된다는 일이었기에. 옳고 그름까지 내가 판단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아, 그럴 수도 있겠다. 끝까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될 일이겠구나. 마침표를 누군가에게 맡기지 않고 자신이 마침표를 찍어보는 일도 중요한 것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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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정말 재밌게 읽거나 감명읽게 읽은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읽을 때마다 그 때의 내 감정에따라 느껴지는 것들이 달라지기도하기 때문이다. 북클러버에 선정되면서 오랜만에 다시 "별일 아닌 것들로 별일이 됐던 어느 밤" 책을 꺼내게 되었다. 이 책은 엄청 예전에 사람들에 치여 힘들었을 때, 취업을하지 못해 힘들었을 때 굉장히 위로를 받곤 했던 책이다. 처음에는 제목과 책 표지를 보고 너무 끌려서 사게 되었던 책이었다. 근데 읽을 수록 공감이 되기도 하고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이 사람은 이런 삶을 살았구나 이런 감정을 갖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굉장히 나와 비슷한 점도 많고 나만 이런 감정들에 힘들어하는게 아님을 위로받는 느낌이어서 안심이 되고 좋았다. 책에 들어있는 작가님의 그림과 짧은 문구들을 보면 편안해 지기도하고 속이 시원해지기도하며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그림과 어우러지는 짧은 문구들이 너무나 와닿을 때도 많았고 느껴지는 그런 것들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너무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았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참 그 사이에서 아둥바둥하며 살았고 그저 정말 상처 많이 받고 살았구나를 느껴왔었다면 이번에 읽었을 때는 그래 이런일도 있었지 하며 별거 아니였다 별거 아닐거다 그때 잘 버텼다 하며 위로가 되는 것 같다. 과거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고 상대보다는 나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야 함을 누구보다 중요하다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삶에 지쳐서 힘들고 지칠때마다 포기하지않고 한번씩 나에게 믿음을 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우리는 모두 남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단단한 그런 시간들이 때떄로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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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랑 갔던 한 카페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해서 읽었어요. 밖에 눈 내리며 꽤 추운 겨울이였는데, 아인슈페너 한잔에 작가님 책 읽으니 마음이 뭔가 따뜻해지더라구요. 저희 둘, 이 책에 한참을 푹 빠져버린거있죠 ? :) 이 책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나도 이렇게 한적이 있던 것 같은 상상도 되구요. 책에 담긴내용들은 일상에있는 이야기들로 저를 위로해주네요. 그리고 제가 마음 속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인데, 마치 작가님이 제 얘기를 해주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렇게 작가님 책에 한참을 빠진 후에, SNS를 통해 작가님이 서촌의 한 카페에서 전시회 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저희는 주말이 되자마자 찾아갔어요! :)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녹아내린 그림들을 볼 수 있어서 정말좋았습니다! 저희들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기억할 수 있는 멋진 책, 쓰고 그려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