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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에 관한 사실적인 그림책을 찾던 중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유명한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글보다는 그림에 우선점을 두었다. 섬진강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나레이터' 역할을 하는 쉬리를 통해 보여준다. 섬진강 진메 마을 사람들은 쉬리를 '가새피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쉬리'도 아름다운 울림을 가진 이름인데 '가새피리'도 이에 못지 않다. 아마 3040세대라면 동명의 한국영화 때문에 한참 '쉬리'를 인터넷 검색해보던 시기가 있었을 것이다. "이제부터 나는 내가 사는 강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고기를 잡는지 그 이야기를 할 거야. 슬픈 일이지만, 정말 슬픈 일이지만,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일은 생태계의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해. 나도 생명이 있는 곤충이나 다른 작은 고기를 잡아먹고 사니까 말이야.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생명이 생명을 잡아먹는 일도 지구를 살리는 일이야."(10쪽) 간혹 물고기의 관점이 아닌 섬진강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변주되기도 한다. 사계절 가운데 유독 가을 풍경을 서술할 때 특히 그랬다. 다슬기 국 요리를 쉬리가 소개한다는 것이 좀 생뚱맞았다. 특히 '생명이 생명을 잡아먹는 일도 지구를 살리는 일이야'라는 급진적인 주장 때문에, 낚시나 통발 때문에 친구와 지인들이 잡히는 장면이 소개될 때면 '철학자 쉬리'가 과연 어떤 느낌이 들지 걱정이 되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섬진강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만들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족을 달자면, 취미는 그자체로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래도 생명을 해치는 낚시와 사냥에 대해선 반감이 든다. 낚시와 사냥의 낭만과 흥분을 아예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살뜰한 취미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진메 마을 아이들에게도 권해 본다. 물고기에 관해서 문외한인지라 섬진강에 산다는 그 많은 물고기들 가운데 그나마 머릿속에서 그려볼 수 있는 물고기는 잉어와 붕어, 쉬리, 메기, 가물치 정도였다. 밀어나 참마자, 납자루, 꺽지 같은 이름은 처음 들어 보았다. 그런데 그림이 좀 요즘 농촌이라기보다는 한창 새마을 운동이 벌어지던 시기의 농촌 같아 보인다. 삽화의 색채나 풍광은 전원적이고 포근한 느낌이 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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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일이야 - 섬진강의 사계절 / 김용택 글 / 구서보 그림 / 정원 만듦 / 자주보라 / 2019.07.15 (초판 2017.07.01)
책을 읽기 전
섬진강 시인 김용택 작가님의 글이네요. 제목이 재미있어요. 신기한 일은 어떤 일일지 궁금해지네요. 한 장소를 계절별로 만나는 매력도 기대돼요.
줄거리
목차
봄 물고기가 사는 강 … 6 / 봄이 왔어 … 12 / 내 친구들 … 16 / 징검다리에서 … 20 / 어떻든 봄이야 … 24
여름 통발에 갇혔다가 탈출하다 … 26 / 가물치 … 32 / 밀어라는 아주 작은 고기 … 36 / 큰물 … 42 한여름의 수난 … 46 / 다슬기들 … 52
가을 참게 … 58 / 가제를 줍다 … 62
겨울 또, 통발 … 68 / 돌을 두드려 패서 고기들을 잡다 … 74 / 다시 온 봄날에 … 82
물고기가 사는 강
나는 쉬리야.
봄 / 내 친구들
섬진강에는 내 친구들이 많아. 붕어, 잉어, 쏘가리, 뱀장어, 동자개, 임실 납자루, 꺽지, 은어, 동사리..... 다 내 친구들이야. 내 친구들이 아무 데나 사는 것 같아도 다 각자 그곳에 사는 이유가 있어.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듯이 내 친구들도 살기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살지. 야! 봄이야. 봄이라고! 나와, 다 나오라고. 떼를 지어 나오라고.
여름 / 한여름의 수난
아이들이 목욕을 하다가 심심하면 또 돌 속에 숨은 고기들을 잡지. 고기들이 들어가 살기 좋은 납작한 돌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거야. 그러면 가만히 놀고 있던 물고기들이 아이들 손에 잡히는 거지.
가을 / 가제를 줍다
가을에 비가 부슬부슬 내려 빈 논에도 물이 고이면 가재들이 논으로 들어가는 거야. 사람들이 주전자에 마치 알밤을 줍듯이 가재를 주워 담는 거야. 사람들은 가재 잡으러 가자, 그러는 게 아니고, 주전자를 하나씩 들고, "어이. 가재 주우러 가자." 그러는 거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날 아침에 말이야.
겨울 / 돌을 두르려 패서 고기들을 잡다
강물에 비친 앞산 보리 색깔이 달라졌어. 봄이야. 또 봄, 봄이 올 거야.
책을 읽고
아이들이 강물에서 놀고 사람들이 강물을 먹으며 살 때 일이니까 ‘참 신기한 일이야’
제목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의미가 있었군요. 무슨 일이 신기할지 궁금했거든요. 물고기 쉬리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책장을 넘겨 글을 따라 읽다 보면 경험해 보지 않는 이 모든 일들이 신기하기만 하네요.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쉬리의 이야기에 즐겁고 행복한 추억의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지금까지 들려준 건 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야. 이건 다 내가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지. 나는 지금 섬진강에 있어. 섬진강은 아직도 물이 맑아서 사람들은 섬진강은 살아 있다고 해. 하지만 그 말을 다 믿지는 마. 그건 아주 오래전 이야기일 뿐이니까. 아이들이 강물에서 놀고 사람들이 강물을 먹으며 살 때 일이니까 정말 오래전 일이야.'
이 페이지의 이야기에 내가 얼마나 환상 속에서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평화로운 꿈을 꾸고 있었던 거예요. 페이지를 읽고 나니 슬프고, 안타깝고, 반전에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이네요. 희망이 보이지 않다는 저에게 물고기 쉬리는 '아직은' 다 잃은 게 아니라고 이야기해요.
'아직은 그렇게 봄이 오는 걸 알 수 있어.'
- 강에 관한 그림책 -
강아, 너는 누구야? / 모티카 바이세나비시엔 / 발테르 스트룀베리 역 / 그레이트북스 닭님의 전설 / 이상권 글 / 김혜정 그림 / 웅진주니어 강변 살자 / 박찬희 글 / 정림 그림 / 책고래출판사 강(A River) / 마크 마티 / 키즈엠 초록 강물을 떠나며 / 유다정 글 / 이명애 그림 / 미래아이 강물이 이야기 / 카트린 르파주 / 권지현 역 / 머스트비 섬진강 그림여행 / 오치근, 오은별 / 소년한길(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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