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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R.I.P.』는 배트맨 코믹스 담당 작가 가운데 역대급으로 꼽히는 그랜트 모리슨의 두 번째 배트맨 이야기이다. DC 유니버스에 통달했다고 알려진 그의 배트맨 스토리는 기존의 설정과 배경, 캐릭터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짜 맞춰진 거대한 퍼즐 같은 인상을 준다. 자신이 퍼즐 조각을 얼마나 맞출 수 있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그림이 달라지는 것이다. |
| 순서를 뒤죽박죽 읽다 보니 메인 빌런인 닥터 허트의 정체를 이미 아는 상태로 보게 됐다. 닥터 허트 자신의 능력보다는 조잡한 빌런 무리를 거느리고 숫자로 밀어붙인다는 느낌이 강해 개인적으로는 그닥 매력을 못 느끼는 캐릭터였다. 몇 작품에 걸쳐 시리즈를 이끌고 가기에는 존재감이 없어 보였는데, 그래도 R.I.P.에서는 배트맨의 정신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옮긴이의 상세주석이 첨부되어 있기는 하지만 오래된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아야 겨우 이해되는 상징들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