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의 보고있던 책을 빌려서 우연히 읽게 된 책이다. 제목이 뭐 이래? 싶었는데 난감한 제목답게 책 내용도 꽤나 난감했다. 열개 정도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옴니버스인데 한마디로 말해서 전부 바람직하지 못한 애정관계가 소재라고 할 수 잇다. 주인공들은 거의 다 30대 아님 40대이다. 뭐랄까 뭔가 청춘의 두근거림과 순수함, 그리고 열정에서 한발짝, 아니 어쩌면 저만치 멀어져버린 그들에게서 사랑이란 과연 어떤 의미인지를 너무나 잔인(!)하게 보여준다고나 할까! 그리고 한마디로 말해서 이 책은 매우 재미있다. 책표지를 넘긴 후 한번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마지막장까지 읽어버렸으니까. 모든 단편이 매우 다양하며 또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으며 그만큼 솔직한 인간적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펼쳐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아주 잠시나마 이 세상에서 과연 사랑을 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 사랑이란 게 있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소설에서는 이런 책이 나올 수 없으리라고 본다 이토록이나 솔직한 책은 역시 일본에서나 가능한 게 아닐까 싶었다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20대 후반, 혹은 30대에게 절대적으로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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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지 않던 10여 년 전에 읽은데다 한두 줄 내외의 짧은 메모 외엔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작품이지만 당시 꽤 강렬한 인상을 받아서 언젠가는 꼭 한 번 다시 읽으려고 다짐했던 하야시 마리코의 단편집 '첫날밤'입니다. 다시 읽기 전까지만 해도 수록작 모두 ‘첫날밤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라고 단정했는데, 실은 ‘첫날밤’이란 제목은 11편의 수록작 가운데 한 편의 제목일 뿐입니다. 유일하게 줄거리를 기억하고 있던 그 작품의 인상이 너무 강했던 탓에 아마도 ‘이런저런 사연이 깃든 첫날밤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은 단편집이라 지레 여겼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불륜에 빠진 중년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꽤 파격적인 내용도 있고 애잔한 이야기도 있는 반면 블랙코미디 풍으로 불륜을 다룬 작품도 포함돼있습니다. 사랑 이야기에 관한 한 정갈하든 격정적이든 해피엔딩이 기약된 전형적 스토리보다는 평범한 인물들이 주고받는 일그러지고 비틀린 감정과 그에 어울리는 씁쓸하거나 비극적인 엔딩에 더 관심이 가는 취향이라 그런지 저에겐 별 다섯 개도 모자랄 정도로 애정 덩어리인 단편집입니다.
11편의 수록작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몇 편만 간략히 요약해보면,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남겼던 불륜이 오랜 시간이 지나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아이러니(‘애완동물가게의 스캔들’), 아슬아슬하게 감춰온 불륜의 비밀이 뜻밖의 반전을 맞이하는 씁쓸한 이야기(‘잘 다녀오셨어요?’), 전쟁미망인인 올케에게 남편을 빌려줘야 했던 시누이의 회한, 그리고 처녀의 몸으로 자궁을 들어내야 하는 40대 딸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아버지의 위험한 결심 등 패륜 혹은 그에 가까운 부도덕한 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어쩐지 짠하고 애틋하게 읽히는 이야기(‘눈 소리’, ‘첫날밤’), 39살에 가슴 설레는 사랑을 다시금 일깨워준 불륜의 행복감에 도취됐다가 갑작스레 비참한 현실로 내동댕이쳐지는 평범한 주부의 이야기(‘봄 바다로’) 등입니다.
292페이지에 수록된 단편이 11편이니 평균 30페이지 안팎의 짧은 분량에 불과하지만 간결하고 선명한 감정 묘사와 공감률 100%의 캐릭터 덕분에 이야기의 밀도는 어지간한 장편보다 높고 농밀합니다. 특히 거의 모든 수록작에서 다루고 있는 다채로운 색깔의 불륜의 향연은 그만큼 여러 가지 감정과 여운을 만끽하게 하는데, 지극히 통속적이고 때론 불쾌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이긴 해도 오히려 선남선녀의 뻔한 해피엔딩 멜로보다 더 현실감 있고 깊이 이입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역시 사실입니다.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졌거나 그런 쪽으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하야시 마리코의 '첫날밤'입니다. |
| 하야시 마리코의 이력을 보면 카피라이터에서 시작하여 수필가, 소설가가 되었고, 1986년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후로 일본 대중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의 작품으로는 이 ‘첫날밤’을 유일하게 읽었는데, 여기에 나오는 많은 여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쇼킹함과 거부감, 감탄을 동시에 느꼈다. 이 책에는 애완동물 가게의 스캔들, 귀향, 의식, 눈 소리, 젊은 여자에게는 없는 것, 첫날밤, 단 한 번의 메시지, 잘 다녀오셨어요?, 누이동생, 봄 바다로, 비밀의 11개 단편이 묶여 있고, 모든 작품을 통해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하지 않고 있는 다양한 여자들의 모습이 묘사된다. 혼자 사는 나이 든 여자 (젊은 여자에게는 없는 것, 첫날밤, 누이동생),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를 맺었던 처녀 (애완동물 가게의 스캔들, 귀향),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를 맺는 유부녀 (단 한 번의 메시지, 잘 다녀오셨어요?, 봄 바다로, 비밀), 아이 딸린 이혼남과 결혼한 처녀 (의식),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홀로 된 새언니에게 남편을 빌려주어야 했던 여자 (눈 소리) 등이다. 우리 나라보다 성문화가 개방된 일본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소설이니까 극단적인 소재를 고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상당히 자극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그들의 입장을 수긍할 수는 없었으나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추잡하다거나 경박하다는 느낌을 최소한으로 받을 수 있었다. 주인공과 얽혀있는 주변 사람들의 묘사는 시간가는 줄 모르게 책장을 넘길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책을 덮으면서 ‘아름답고도 두려운 극한의 사랑 방식’이라는 책 표지의 설명과 같은 뒷맛을 느끼지 못한 이유는, 사랑이라는 것이 아주 가벼운 한 때의 감정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은 가장 극적인 장면에서 끝난다. 에필로그가 있다면 절반 이상의 가정은 파탄이 날 것이고, 혼자 사는 사람들은 그대로 쓸쓸히 노년을 맞을 것이다. 틀을 벗어난 사랑의 종말은 이런 것이다.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은 역자 후기까지 꼼꼼히 읽어보기 바란다. 하야시 마리코의 이력과 함께 그의 작품 세계를 둘러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작품이 쓰여진 시대와 작가에 대해 알면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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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만의 이야기로만 만들어진 이야기는 두가지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다. 하나는 상당히 발랄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엮어진다거나 또 하나는 우울한 분위기의 여성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 두가지의 이야기 중에서 나는 왠지 후자인 가라앉고 우울한 이야기에 빠져들었었는데 이번 이 하야시 마리코 작가의 책도 그런 류의 책이었다.
총11편의 단편들은 모두 여자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90%가 여성들의 불륜이야기 인데 전혀 불륜으로 생각되어 지지가 않는. 한 가정의 주부로서 그녀들의 생활은 왜이렇게 가슴이 아픈건지.. 그래서 새롭게 다가온 산뜻한 사랑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그 사랑이 오직 육체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일본의 소설책을 접하다 보면, 상당히 심각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책들이 많은 것 같다. 그것이 책 속 주인공의 이야기임에도 또 그네들의 불륜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아마.. 일본책은 매력적인것일까.. 우리나라의 책들은 상당히 무언가 부풀리는 느낌이 있는 것 같은데.. 흠..
여성들만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 나름 괜찮았다.. 읽는 내내 멀리서 바라보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아프기도 했지만 여자라서 이런 기분도 있을것이라고 그것이 또 기쁘기도 했던.. 차분하고 가라앉은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 그리고 또 처연한..
가츠히코는 이따금 자신의 인생이 초밥으로 치자면 지극히 평범한, 이를테면 런치 타임에 서비스로 나오는 것 중에서도 가장 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비싼 특상품 초밥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싸구려 재료나마 얼기설기 맞춰가며 기를 쓰고 살아왔다. (p.221)
인간은 스스로 정해놓은 지점까지는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그다지 망설이는 일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뒤였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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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따로 독서노트를 쓰고 여기 리뷰는 따로 모아 올리는 편인데, 이 시기의 리뷰는 어째 죄다 -_-뭔가 불만에 차있는것 같다. 그렇게 재미있는 책이 없었나. 아니면 이 당시 기분이 별로 그랬나.
아무튼 단편집, 그것도 복잡한 단편들의 모임이다. 20-40페이지 내외의 글 속에는 온갖 인간군상과 관계가 집약된다. 징그럽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는.
책 제목이 일단 호기심을 끌지만 성적 판타지나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한 내용은 미언급된다. 그렇다고 꼭 야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랬다는 건 아니고.
특히 인상 깊었던 단편은 <애완동물 가게의 스캔들>로 과거에는 잘나가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내'가 돌아온 고향에서 과거의 사람들과 만나게되고 복수와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
역시 여자들은 무섭다. 대단히 무섭다. 형용불능할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라고 약간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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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인지... 가까운 곳에 놓아두고서도 손이 가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 듯 하다... 처음 접하는 작가라는 점도 그렇고...
열 한 편의 단편들... 하나하나가 상당히 기괴하다고 해야하나, 불편하다고 해야하나...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라서 그런건지... 그래도 차분히 읽다보니 재미가 느껴졌다... 이런 비상적인 관계들이 풍기는 오묘한 재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