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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오랜만에 그의 글을 대했다. 한때 참 관심있게 하나씩 하나씩 읽었었는데... 아마 표절 관련 얘기가 있었던 이후 작가를 잊고 있었던것 같다. 진위야 어쨌든, 그저 아는분과 잠깐 얘기했던 기억만 난다. "오래- 썼으니, 의도 됐던 아니던 그럴 수도 있을 때가 온거지..., 계속 써내야 하는게, 작가적 고뇌도 있었을 테고..."뭐 그런 얘기를 들었었다. 그때는 마루야마 겐지의 글에 막 미친듯한 탄성을 보내던 때였다.
작년인가 어느 신문에 연재 글도 쓰고 있던데...참, 이제 해가 바뀌었으니 연재가 끝났나?- 모르겠다. 오랜 친구를 한 몇년 잊고 살듯이 잊었던 작가. 남진우 시인과의 결혼 이후에는 어떤 글들이 쓰여질까 잠깐 생각했던듯도 하다.
그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일도 처음이다. 이 책이 출간된 소식에 한번 사봐야지 하다가 이번에 우연히 눈에 띄어서 한 몇일 동거했다.
역시나, 글 참 잘 쓴다. 요가같다. 사진 한장 먼저 보고 명상 한 후에 그의 글을 읽어 내리면 가슴에 뭉친 무엇, 감정에 조여 들었던 복잡한 삶의 긴장 근육들이 찬찬히, 구석구석 풀어진다. 가쁜하게 맑아지는 듯 했다. 어떤 복잡 미묘한 사건, 개성 강한 등장인물, 얼기설기 짜여진 배경 따위는 없다. 이런 기획은 하나의 시도일 테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서 나온 글이 주는 솔직함과 은은함 이 있다. 물론 잘짜여진 글에서 오는 완결성과 사색의 깊이가 주는 고급함까지.
글을 읽는 내내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진작가와 글쓰는 이와 함께 조용조용 여행을 다녀온 듯 했다. 가득 담은 이미지와 나긋나긋한 인생 얘기가 남은 여행.
작가가 되기 전 필사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빈이가 6학년이 되어 그동안 못 버리고 모아 놓은 몽당 연필이 한 상자 있다. 나도 언제 한번 그의 글을 필사해 보고 싶다. 누렇게 바랜 대학때 쓰던 학교 마크가 찍힌 원고지를 아직도 못 버리고 있으니 맘이 흩어져 모이지 않을 때 한 꼭지씩 옮겨 적어볼까.. 지저분하게 손 때 묻은 도서관 책은 보내고 새로 그를 다시 맞아야겠다...
그의 문체는 언제나 닮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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