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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구혜선 씨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이 영화는 음악학생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귀가 즐겁다. 정통 클래식보다 현대 팝이나 전통악기들과 함께 연주하는 서양의 고전음악과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가 계속 연주된다. 천재 첼리스트인 정우와 눈빛은 살아있지만 눈에 잘 띄지 못하는 명진, 그리고 피아니스트 지은은 예술학교 친구들이다. 그들이 웃으며 찍은 어깨동무 장면과 사진이 영화의 주요 장면을 채우듯. 그런데, 오디션이 엉망이 되고 두 남학생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담배를 입에 물고 첼로를 연주하는 정우가 피를 토하고 그 와중에 기회를 잡는 명진. 그리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 사이가 풋풋하면서 안타깝다. 그래서, 연주가 때로는 경쟁이 되고 말 대신 표현하는 음악 속에 살기마저 느껴지는. 중년 역의 최일화 선생님을 보는 것도 명진의 기억 속 흔적을 찾아가는 흐름 속에 과거와 현재를 겹쳐서 보게 한다. 그래서, 처음엔 다소 낯선 상황이지만, 젊은 그들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어떤 현실이었는지 알아보게 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감정선의 움직임으로. <말할 수 없는 비밀>과 비슷할 수 있다. 보면서 그런 느낌이 많이 들기는 한다. 이 영화의 매력은 그들이 이야기하는 음악, 악보 속에 표현된 수많은 말들, 말하지 않아도 음악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들, 한용운 시인의 <요술>을 다시 보게 하는 것이다. 한용운 님의 <요술>이란 시가 나의 모든 것을 다 빼앗아 간 당신이라 내게 남은 건 고통뿐이지만 원망할 수도 없는 당신이기에 나는 작은 것으로 남아있겠다고 고백하면서, 지금의 이별이 사랑의 최후는 아니라고 말하듯. 세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현재의 명진의 마음도. 고통의 마음은 뺏다가 다시 넣어주길 바랬던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