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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 앤드 페퍼 / 김홍식 지음 웅진윙스 刊
굳이 번역하지면 '소금과 후추가루' 라는 제목으로 청춘을 위로하겠다는 제법은
작가는 애써 인디뮤지션들을 안챙겨도 먹고 살만한 연출을 전공했다. 그것도 밴
원래 인디라 자칭하는 무리들은 대체로 먹는 것을 밝힌다. 그것도 색다른 것들을
작가가 에피타이져로 맨먼저 둘른 신주쿠 오미이데요코츠 <新宿思い出橫丁> 는
도쿄의 오밀조밀한 크라프트와 컬쳐 Craft & Culture 를 느낄려면 가쿠라자카 거
맨 뒤에 음보와 씨디는 시간이 나는대로 들어 보리라 읽은 뒷 맛이 좋다 아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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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에 대한 개인의 감상을 온전히 풀어놓은 책은 매력적이다. 특히 이국 도시의 풍정은 독자를 설레게 하는데 한몫 한다. 다양하고 풍부하며 정확한 정보를 실은 안내책보다 누군가의 프레임으로 짜 만들어낸 낭만적인 여행기가 보다 여행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다만 그 예쁜 여행기들이 이제 크게 낯설지 않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은 때론 설렘과 동경으로 이어졌지만, 이제 그 감성마저도 어느새 모두 엇비슷해져 가는 것 같아 아쉽다. 그래서 좀 더 다른 특별함을 요구하게 된다.
[솔트 앤드 페퍼]에 딸려있는 뎁(deb)의 북OST는 그래서 눈에 띄었다. 뎁의 목소리를 좋아하던 터라 굳이 많은 여행기 중에서 이 책에 관심을 두고 여기저기를 훑어보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이 여행기가 특별해 질 수 있다면, 여행기의 또 다른 주인공 음악이라는 데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도쿄라는 공간만큼 각 챕터를 싸는 인디음악들이 도드라지게 느껴졌다. 25챕터 속에는 각각 1~2곡 이야기되니, 약 30여곡 정도, 인디음악의 멜로디가 귓가를 맴돈다. 그 장소에 맞물리는 노래들이 짧은 가사와 함께 소개되는데 여행의 에세이보다 네 다섯줄의 시가 마음에 와 닿을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저자의 사진과 에세이가 별로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뮤직비디오 감독이라는 직업만큼 감각적인 사진들과 서정적인 글을 보며, 예술은 한 통속이라는 생각을 했다.)
[솔트 앤드 페퍼]의 저자 역시 도쿄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다. 그의 책을 따라 읽어 가다보면, 그의 삶과 일에서 도쿄가 주는 영감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근미래에 대한 대예언대로 도쿄대지진이라도 일어나서 도쿄가 사라지면, 저자를 지탱해주던 파워의 원천을 잃어버리고 쓰러질 것 같아 보였다. 어느 한 도시, 혹은 공간에 대한 애착은 개인적으로 재밌다. 모두 두발 딛고 서있어야 할 공간을 선택하기 위해 사람들은 생각이상으로 치열하게 고민한다. 다음 스텝으로 이어지는 디딤보다 디딤을 위한 1보 앞으로. 왔던 곳을 돌아보기 위하여 1보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이 책은 낯선 여행지를 오고가는 신선한 이야기 보다는 저자의 개인적 체험에 의한 추억 밟기처럼 진행된다. 도쿄의 거리, 상점에 대한 신비로움 보다 익숙함과 애틋함으로 채워져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쇼핑하러 간 사람이 아니라 애지중지 아껴온 오래된 박스 속의 보물들을 하나하나 꺼내놓는다. 놀람과 경이로 차 있지 않아서 읽는 쪽도 마음의 격앙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읽는 내내 편안했지만, 저자의 나와바리인 만큼,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좀 더 절실해져서 공감과 공유보다는 방관에 가까웠다.
도쿄, 가 가지고 있는 특별함. 왜 모두들 그렇게 도쿄를 사랑해 마지않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어 지금 일본 도쿄에 체류 중인 지인에게 물어보았다. 도쿄의 어디가 그렇게 특별해서 모두 My city Tokyo! 하는 거냐고. 지인은 쓴웃음으로 답했다. 도쿄의 특별함보다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이미 특별한 도쿄를 마음에 심고 오는 것이 아니겠냐는 답변. 자기는 그렇더란다. 출퇴근을 하고, 시장을 보고, TV를 시청하고. 일상을 품으니 더 이상 도쿄의 특별함은 사라지더란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지 뭐..‘
낯선 것을 친근하게 만드는 것보다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은 낯설게 하는 것이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연해지고 흩어져버린 기억과 감상을 붙잡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도쿄만큼 우리나라의 서울은 매력적인가 궁금하다. 관광지를 벗어난 서울의 뒷모습만 모은 간지나는 여행 책은 없나. 모두가 자기만의 감성만으로 스스로 나고 자라 너무 익숙해져 버린 도시를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저자도 이야기 한다. 도쿄의 곳곳이 자신을 맛을 결정하는 '페퍼 앤드 솔트'이다고. 자신만의 '솔트 앤드 페퍼'를 정리해 보는 시간, 괜찮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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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음악이 갖고 있는 위상은 생각보다 크다. 직접 드라마를 시청하며 적절한 타이밍에 흘러나오는 안성맞춤의 음악은 공감의 능력을 배가시켜준다. 음악이 우리네 삶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어떤가. 삶이 아름다울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멜로디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 사이에 하모니가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우리의 삶을 더 아름답고 더 깊고 더 풍요롭게 해준다.
몇 번의 연애에 실패한 20대 후반의 어느 해 가을날...비슷한 나이에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자 셋이는 단풍이 짙어가는 지리산 피아골을 찾아나섰다. 서너차례 버스를 갈아타고 마지막으로 구례읍에서 연곡사로 들어가는 군내버스에 오르게 되었다. 마침 한낮을 달구던 태양은 그 찬란한 빛을 서서히 잃은 채 서쪽으로 노을을 만들고 있었다. 가슴에 황량한 구멍 하나씩을 갖고 있던 우리들에게 낡고 한적한 버스안에서 내다본 시골 풍경은 스산하기 그지없었고, 낯선 곳을 여행하는 나그네의 감성을 한껏 고취시켜 주고 있었다. 차안에는 우리 셋 외에 몸빼차림의 시골아낙 둘, 보따리를 들고 있던 꼬부랑 할머니 한분, 초로의 아저씨, 마지막으로 운전기사, 이렇게 다섯 뿐이었다. 그런데, 버스가 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꿈결처럼, 그렇다. 그건 현실의 소리가 아니었다. 전인권의 목소리로 '사랑한 후에'가 차 안 가득 울려퍼지는 것이었다. 끊어질 듯, 허무하면서도 왠지 따스한 목소리로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편에 빠알간 석양이 물들어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전인권이 우리의 귀에 , 가슴에 속삭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우리는 전혀 쓸쓸하지 않아졌고, 오히려 알싸한 행복감에 젖어들게 되었다. 이 기억은 오랜 동안 소중하게 내 가슴에 담겨 있다가 삶의 힘든 고비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나를 위로해 주곤 했다. 산다는는 것이 고단하고 쓸쓸한 것만은 아닌 그래도 살만한 거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기억들....그 기억들은 마음이 교감하는 순간의 경험에 기대고 있고 여행중 길위에서 거개가 만난 것들이다. 청춘을 위로하는 것들이라는 모자를 쓰고 <솔트 앤드 페퍼>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당신의 솔트 앤드 페퍼는 무엇이냐고...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소금과 후추라고 저자는 생각한 거 같다. 그래서 당신을 말해 주는 당신 인생의 소금과 후추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뮤직비디오감독 및 광고제작을 업으로 하는 저자에게 있어서 소금과 후추의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도쿄라는 이국의 도시. 그가 좋아하는 인디음악을 닮은 도시. 도쿄는 그에게 있어 촬영장소이자, 휴식의 공간,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는 그야말로 현재의 그를 있게 하는 장소인 것이다. 그를 가장 그답게 해주는 바로 소금과 후추 역할을 하는 도시, 도쿄에 대해서 그만의 방식으로 그만의 언어로 그만의 음악으로 우리에게 들려 준다.
블로거들의 활약으로 많은 일반 대중들도 종전보다는 쉽게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비슷비슷한 여행기들을 그동안 참 다양하게 많이 섭렵했다. 이 책, 또한 기존의 책들처럼 읽는 동안은 감각적인 사진에 자극받고 저자의 감성에 젖어드는 즐거운 경험이 되지만, 언젠가 본 듯한 글들은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책의 편집구성에 있어서도 시대의 유행을 따른 듯한(그러니까, 블로그의 끄적임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각 글의 끝마무리를 태그장식으로 마감처리한 것도) 형식은 너무도 낯익어서 식상하다.
그래도 대도시가 갖고 있는 혼잡함, 번잡함, 삭막함만이 아닌 도쿄의 숨은 매력(편안함, 호젓함, 소작함)을 발견할 줄 아는 저자의 시선과 사진은 그런대로 흥미로왔다. 여행이란 무릇, "난 말이야. 여행을 다녀오면 나와 주변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걸 느껴. 나와 세상과의 거리도 마찬가지고. 단순히 스트레스가 없어져서 상냥해지는 그런 거 말고. 나를 바라보는 상대방의 눈빛을 읽을 수 있다는가, 상대방이 하는 말을 30초 정도 듣다 보면 딴 생각에 빠지기 일쑤인 내가 눈을 맞추고 끝까지 이야기를 경청하는 기적의 순간을 만들어낸다는가 하는 거 말이야."(P168)
이 맛 아니겠는가..그 어떤 여행이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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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읽는다. 그냥...자꾸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여행이란게 하고 싶어서..집어든 여행에세이. 하지만 사실 읽어보면 여행 에세이라기보다 감성 에세이다.
저자 김홍식은 영화공부를 하고 뮤비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부러운 사람중의 하나. 충만한 예술혼도 없고, 그렇다고 현실을 버틸 깡도 없는 일반인이라 이런 일을 하며 떠다니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운 사람중의 하나다.
첫번째 읽음은 그냥 눈으로, 글자로 책을 읽었고 두번째 읽음은 귀로, 사진으로 책을 읽었다. 두번 다 느낌은 다르다. 두번째인 오늘은 아무래도 날씨 탓과 나의 타향수병(?) 때문인지 더욱 책이 좋았다.
막연하게 떠났던 몇년 전 도쿄 여행. 아무런 준비도 없이 주어진 휴가에 갑작스런 연락을 받고 떠났다. 한자리가 비었다고. 그때는 안 가본 곳이라 가려고 했지만 원래 일행이 있던 사람들 사이에 끼여 간다는거... 갔다 오고 난 뒤에 약간 찝찝한 느낌으로 남아있다.
그래....여행은 혼자 가야해....
도쿄....그곳은 혼자 여행가도 충분하다는 거. 이젠 그렇게 할거라는 거.
저자는 자신을 '시크한 남자'라고 표현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남자의 감수성으로 쓴게 아닌듯.. 아주 촉촉하면서 달콤한 카라멜 마키아또의 향기가 나는 글을 쓰다니..ㅎㅎㅎ 이걸 아침에 커피도 못마시면서 허세부린다고 우유+커피 반숟갈을 넣어 커피우유를 만들었다. (가장 가까운 마트나 편의점에 가려면 도보 약20분이 걸림;;;비오는데 청순(?)하게 가고 싶지 않았음) 그 커피우유라도 비와 함께 DEB의 노래와 함께하니 이만한 주말 아침도 없는 것 같다^__^
다음엔 이런 날씨에 이런 커피우유에 이런 기분으로 도쿄의 아침을 산책하리~~~
"솔트 앤드 페퍼를 뿌려가며 정성스럽게 구운 야키도리와 시원한 맥주. 후루야상과 나누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 참 아늑한 밤이다. 우리의 대화는 특별하지 않아서 더욱 좋다. 마치 내가 늘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며칠 후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여행할 때 풍기는 도쿄의 공기, 도쿄의 생활이 나는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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