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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이 필요하던 차, 서점에서 여러 사전들을 살펴 보았는데 별 차이가 없었다. 그 중 눈에 띈 사전이 금성출판사의 ‘훈민정음 국어사전’이다. 파란 표지도 산뜻했지만 국어사전답게 ‘훈민정음’ 이란 제목이 무척 인상적인 사전이었다. 새로 나온 사전이라 신선함과 더불어 약간의 망설임도 있었으나, 금성출판사에 대한 믿음, 새로운 시도, 편찬자들의 의욕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머리말은 그런 우려를 충분히 덜어 주었다. "오늘날 말의 폭발적 증가는 사람들 사이에 시시때때로 소통의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고, 또한 텍스트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문맹 아닌 문맹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편찬자의 말은 정말 공감한다. 통신 용어나 새로이 등장하는 말의 뜻을 몰라 당혹스러웠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그리고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으신 부모님 세대를 위해서라도 현대적인 단어의 수록은 정말 반갑다. 북한어의 수록도 유용하게 보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쓰는 단어보다 덜 세련되고, 신문에 난 일부 북한말을 보고 친구들과 깔깔거리기도 했을 만큼 투박한 언어들도 있지만, 북한어들을 죽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외국어의 영향을 받은 남한말보다 더 아름답고 우리말을 더 잘 보전하고 있다는 부끄러움이 들기도 한다. 박스에 동의어와 유의어를 수록하여 미세한 차이를 설명한 점도 참 유용하다. 그 미세한 차이점들을 읽다 보면 상황에 따라 달리 사용하는 우리말의 풍부함도 새삼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사전이 고어, 현대어, 외래어, 표준어를 한 그릇에 담고 있다. 하나의 사전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각각 분리하여 각 영역에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사전도 편찬되길, 독자의 입장에서 기대해 본다. 그런 면에 비추어, 훈민정음 사전은 현대어 사전이라는 차별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은 사전이다. “......사전 편찬자들은 선행 사전이 도달한 높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기를 꿈꾼다. 이 사전도 그러한 열망 속에서 출발하였다......”라는 머리말이 헛되지 않게 느껴지는 꽤 멋진 국어사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