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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런 문화사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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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참 재미있다. 리뷰 쓸 생각만 해도 즐거워진다(그 이유는 맨 밑에).   깊이 공부하려면, 학자들의 클래식 저서들을 읽는 것이 낫다. 잘 안다. 하지만 이런 흥미로운 관점으로 서술된 대중 역사서를 읽는 것은 정말 포기할 수 없는 오락거리이다. 게다가 "털"이라잖은가! 도대체 이런 내용을 가지고도 역사서를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들을 만나면 사는 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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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참 재미있다. 리뷰 쓸 생각만 해도 즐거워진다(그 이유는 맨 밑에).

 

깊이 공부하려면, 학자들의 클래식 저서들을 읽는 것이 낫다. 잘 안다. 하지만 이런 흥미로운 관점으로 서술된 대중 역사서를 읽는 것은 정말 포기할 수 없는 오락거리이다. 게다가 "털"이라잖은가! 도대체 이런 내용을 가지고도 역사서를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들을 만나면 사는 게 다 즐거워지는데 아니 읽고 어찌 견디겠는가!

 

이 책에서는 수염, 머리카락, 눈썹, 속눈썹, 다리털, 겨털 등 다양한 체모들과 대머리의 역사와 관련한 가벼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결론적으로 체모를 밀건 기르건 다듬건, 가발을 쓰든 말든, 그건 전적으로 그 시대 그 문화권의 권력이나 취향이나 종교, 성차별에 달린 문제라는 것.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메로빙거 왕조시절 긴 머리카락은 왕권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머리와 수염을 텁수룩하게 기르는 것은 좌파의 상징이라는 것. 예를 들어 체 게바라. 늘 면도해야하고 지나치게 미끈하게 여성의 체모를 제거해야만 하는 미국의 경우, 늘 젊고 섹시하게 보여야하는 그들 문화와도 관련있다는 것. 여성의 긴 머리는 유혹의 상징이기에 머리를 가려야 하는 문화권의 이야기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늑대인간과 빨간머리 이야기도 있다.

 

<라푼쩰>의 긴 머리카락에 대해 참신한 해석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읽은 책인데, 여성의 긴 머리와 남성의 성욕 도발의 관련성 부분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상의 정보가 없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뜻밖에 바르바로사 프리드리히1세 부활 전설의 구체적 내용을 건져서 기뻤다. 다른 책에서는 그냥 아더왕과 같이 민족이 위기에 처하면 다시 나타난다고 슬쩍 언급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읽은 보람이 있었다.

 

이렇게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독특한 문화사책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 이 짧은 리뷰를 쓰는 내내 즐거웠다. 왜냐하면, 이 글을 읽고 책에 관심을 가질 친구분들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자, 이제 진실을 밝혀야지. "이 책 절판이랍니다! 약오르시죠? 핫핫!"



m******n 2012.02.22. 신고 공감 4 댓글 31
리뷰 총점 종이책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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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매력적인 수염의 체 게바라. 제목을 보니, <털 수염과 머리카락을 중심으로 본 체모의 문화사>란다. 대체 '체모(體毛)'를 통해 문화사를 어떻게 읽는다는 건가? 가볍게 한 번 읽어보고 싶어, 이 책을 집어 들게 됐다. 여성과는 다른, 남성만의 독특한 육체적 특징이 무엇인가? 다름 아닌 수염이다. 그렇기에 전통적으로 수염은 남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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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매력적인 수염의 체 게바라. 제목을 보니, <털 수염과 머리카락을 중심으로 본 체모의 문화사>란다. 대체 '체모(體毛)'를 통해 문화사를 어떻게 읽는다는 건가? 가볍게 한 번 읽어보고 싶어, 이 책을 집어 들게 됐다. 여성과는 다른, 남성만의 독특한 육체적 특징이 무엇인가? 다름 아닌 수염이다. 그렇기에 전통적으로 수염은 남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수단이었다고 저자는 해석하고 있다. 심지어 15세기 러시아의 대주교였던 다니엘은 남성성의 상징인 수염을 면도해버린 남자는 가차 없이 동성애자로 낙인찍었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은 아예 국법으로 코란의 전통을 지켜 수염을 길러야 한다고 강제했다. 비록, 탈레반이 외부의 힘에 의해 무너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카불에서 맨질맨질 면도한 남자 찾기는 차도르 안 쓴 여자 찾기 만큼 어렵다나.

반대로, 여성의 '털'은 어떤가? 특히 여성에게 '수염'이 있다면? 의학적으로는 다모증이라고 불리는 이 병에 걸린 여성들은 '늑대 여인'으로 불리며, 귀족들의 희한한 예술품이나 유랑극단의 괴물 배역으로 고통 받으며 살아야 했다. 여성의 수염은 그녀의 어머니가 남편과 성행위를 하면서도 너무 흥분한 나머지, 털이 많은 딴 남자를 떠올리는 '잘못된 처신'을 해서 초래된 '천벌(天罰)'로 여겨졌다. 굳이 수염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성은 털 한 오라기 없는 매끈한 육체를 가져야 이상적이었다. 그 전통은 이집트 파라오 시절은 물론, 고대 그리스, 로마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여성들은 고통스럽게 다리의 털을 제거했다. 만약 남성이 가슴이나 다리의 털을 면도한다면? 그건 동양의 내시와 같은 것!

한편, 여성의 '머리카락' 역시 외부에 가려져야 하는 대상이었다. 긴 빨간 머리를 휘날리며 뱃사공을 유혹해 죽여 버리는 사이렌, 라인 강 높다란 언덕 위에 앉아 긴 머리를 흩날리고 있는 로렐라이. 지혜와 힘을 두루 갖춘 꽃미남 아폴론 신조차 목매게 했던 것도 바로 다프네의 풍성하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의 매력 덕분 아닌가? 헤라 여신이나 불의 여신 헤스티아는 머리에 항상 뭔가를 쓰고 있지만,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뭘 뒤집어쓴 걸 봤는가? 한 마디로, 길게 늘어뜨린 여성의 머리카락이란 성욕의 물꼬를 간질이는 위험요소임이 분명하다. 안 될 말씀! 그건 남편의 전유물인 걸!!

그러나 유행이나 관념이라는 것도 변하는 것이어서, 1920년대에는 남녀 '모두' 깔끔하게 면도를 한 모습이 이상적으로 보였다. 여성의 겨드랑이 털은 박테리아의 온상으로 여겨졌고, 무성한 털을 기른 남자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 으레 동부 지방에서 들어온 무산 계급 이주자로 비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원한 젊음에 대한 숭배가 팽배하면서, 남자를 늙어보이게 하는 수염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2001년 9.11 사건 이후 짙은 숱의 털을 가진 사람은 아랍 출신이라는, 즉 깔끔하게 면도를 하는 '미국식 생활 방식'을 거역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게 되어, 사회가 암묵적으로 전신 면도를 강요하고 있단다.

역사를 해석하는 다양한 시각과 방법이 있다고는 하나, '털'을 가지고 역사[문화사]를 조명해 보겠다니? 다소 황당해 보이는 듯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역사적 증거들을 짚어가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 때의 생각대로, 부담 없이 쉽고 가볍게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두세 시간이면 금방 읽어낼 수 있을 만큼!

[인상깊은구절]
수염을 문화사적으로 돌아보면서, '숙녀의 체모'라는 현상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분명 여성의 그것은 성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곱게 넘어갈리가 만무하다 ... 19세기로 들어서기까지 인구에 널리 회자되던 속담은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털이 거뭇거뭇한 여자와 화해를 가장한 원수를 늘 조심하라".

YES마니아 : 골드 j****a 2004.04.03.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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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털이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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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193종이나 되는 많은 영장류 중 몸에 털이 없는 동물이다. 데스몬드 모리스는 그를 유명하게 해준 책의 제목을 정할 때 몸에 털이 없는 호모 사피엔스를 ‘털 없는 원숭이(The naked Ape)”라고 정했다. 이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이 다른 영장류와의 차이가 체모의 정도에 있다는 것이고, 그 이외에는 다른 점이 별로 없는 동물 중의 하나라고 보았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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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193종이나 되는 많은 영장류 중 몸에 털이 없는 동물이다. 데스몬드 모리스는 그를 유명하게 해준 책의 제목을 정할 때 몸에 털이 없는 호모 사피엔스를 ‘털 없는 원숭이(The naked Ape)”라고 정했다. 이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이 다른 영장류와의 차이가 체모의 정도에 있다는 것이고, 그 이외에는 다른 점이 별로 없는 동물 중의 하나라고 보았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그의 시각은 많은 반대에 직면했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인간은 머리카락이나 수염은 거의 한계 없이 자란다(물론 평생 안 깍는다고 길이가 몇 미터씩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영장류는 몸에 털이 있는 대신에 수염과 머리카락이 인간같이 자라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역시 인간을 다른 영장류와 비교해서 다른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인간은 수염과 머리카락에 대해서 많은 의미를 부여했을 것이다. 즉 이것이 동물과는 다른 인간만의 속성이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말이다. 회사에 출근하며 낮은 직위의 직원이 면도를 하지 않았다고 가정하자. 아니면 콧수염을 길렀다고 해보자. 아마도 그의 상사는 얼굴을 찌푸리며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누구 누구씨 지금 반항하나?” 이렇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면도하고 출근하라고 얘기는 분명히 할 것이다. 현재 한국의 현실에서 수염을 기른다는 것은 일반인에게 있어 사회적 含意에 반하는 행위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수염은 물론 머리도 길게 길렀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 때에도 최소한 수염을 길렀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절에는 수염을 기르는 것이 사회적 함의에 별 문제가 없었다는 이야기인데, 왜 현재는 수염을 기르는 것에 사람들은 좋게 보지 않는 것일까. 그 대답은 시대마다 체모에 대한 가치가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수염에는 지혜와 생명력이 자리하고 있으며, 유대인들에게 흰 수염은 원숙함과 지혜, 존엄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서양에서도 수염은 19세기까지도 기르는 것이 원칙이었던 것 같다. 다만 고대 이집트에서 수염은 왕권을 상징하기에 일반인들에게는 허용하지 않았고, 19세기 중반 헤센 공국에서는 아예 법으로 공직자들이 수염을 기르지 못하도록 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20세기에 와서는 수염을 기른 사람은 주로 죄파였다고 한다. 현재 유럽 남성의 95퍼센트는 규칙적으로 깔끔하게 면도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보통의 경우는 수염을 기르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영원한 젊음에 대한 숭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다. 깔끔한 얼굴이 더욱 젊어 보이며 또한 여성이 더 선호를 한다는 이야기도 될 것 같다. 진화론적으로 이야기한다면 깔끔한 남자가 더욱 후손을 남긴다는 성선택 이론이 여기에 해당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현대에도 이슬람교나 관습을 중시하는 정교 혹은 유대교 신봉자들은 매끈한 얼굴보다는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고 있는데 그것은 독재자에 대한 항거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으며 다른 면으로는 하나의 신앙고백인 것 같다. 16세기 영국의 헨리8세 시대에 목욕술사의 업무는 치아를 빼거나 피를 뽑는 것 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이발관에서 볼 수 있는 쿠션이 들어간 묵직한 의자가 치과 진료용 의자와 닮아 있는 것은 그러한 그 이유 때문이다. 그러다가 의과대학의 반대로 말미암아 19세기 초에 두 직업은 분리된다고 한 부분은 웃음을 짓게 만들기 조차 한다. 여성의 머리에 대한 부분 또한 재미있다. 서양에서는 여성들의 머리를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금기시 했던 것 같다. 지금도 이스람권에서의 히잡, 부르카, 차도라란 이름으로 여성들에게 착용을 강요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유에도 19세기 까지 여성들이 외출시 얼굴을 가리던 쓰개치마(사대부)와 장옷(서민 여성)있었다. 또한 카토릭 수녀들은 지금도 베일을 쓰는 전통이 아직도 남아있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여성의 머리에 관한 것중 빨간 머리에 대한 서양인들의 해석을 살펴보면 빨간 머리는 여성해방전산에서 명멸해간 여성 투사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하고 있으며, 반면 빨간 머리를 한 여자는 성격이 좋고 활달하며 특히 섹스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또한 빨간 머리 삐삐란 만화에서는 빨간 머리를 말 안 듣는 말썽꾸러기라는 평가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의 머리 색갈 하나에도 여러 가지 평가가 함께 존재하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40대 중반의 나이를 가지고 있는 독일인 남매이다. 그래서인지 미시사, 문명사, 문화사의 연구에 있어서 학문적 전통이 강한 독일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서양의 경우만 가지고 저술했기에 동양의 경우가 담겨져 있지 않아 아쉬웠다.

[인상깊은구절]
길게 늘어뜨린 생머리는 예나 지금이나 성욕의 물꼬를 간질이는 요소다. 미혼이나 기혼을 막론하고 여자가 뭇시선 앞에 생머리를 드러내지 말아야 했던 건 그런 이유에서다
e****n 2005.03.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