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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잔인한 살인사건의 피해자, 죽지 못해 살려져 있는 가나코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떠오른다. 사건의 중심이 아닌 피해자로써, 달아날 수 없는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힘든 삶을 살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최근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심리학 책들이 많이 출간 되었다. 현재 서평을 준비중인 <<한국의 연쇄살인>>이라는 책도 과거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연쇄살인마들의 행각을 되 짚어보며 그들의 기억 저편을 탐구한다. 정상적인 삶을 살수 없을 만큼의 충격과 상처, 그런 것들이 뇌의 한 부분 또는 마음의 한 부분에 잠식하며 나를 내가 아닌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납치된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나 5년을 좁은 방에서만 살아온 아이라면 어떨까? 아직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성되지 않은 순수한 존재. 좁은 방안에서, 그 안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아이에게 감금생활이라는 트라우마는 어떻게, 어떤 식으로 그려질까?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진 <<룸>>이 발간 되면서 세계 30여 나라에 판권이 팔렸다. 단지 새로운 소재로써의 스릴러를 기대하는 관심은 아닐 것이다. 5년간의 감옥 같은 삶이 5살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지 않고 부디 꿋꿋하고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 해피엔딩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아니었을까 한다. <<룸>>은 다섯 살 잭이 화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직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린 아이의 눈으로 감금되어 있는 자신의 처지와 현실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책에서 핵심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섯 살 생일을 축하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룸>>은 의외로 감금이라는 모티브에 비해 평화롭고 가정적이다. 보통 감금당해져 있다는 상황은 <<쏘우>>에서 죽음 앞에 위치해 잠시 가둬져 있다는 분위기나, <<올드보이>>에서의 어린아이가 소설 중 화자로 등장하는 경우 세상은 순수하면서도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비록 감금의 암울한 상태에 놓여있지만 잭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방의(감금의) 생활은 공포나 좌절이 아닌 행복과 사랑의 시선일 수 밖에 없다. 엄마가 당해야 하는 일련의 성적 노리개나 가학 행위들이 잭의 시선에 눌려 사라져 버린다. 오히려 주말선물이라 말하는 올드닉의 생계유지 물품들에 대해 감사하라고 충고할 정도다. 불안하고 초조할 땐 자신의 이빨을 열심히 셈하고(간혹 틀린 셈이 나오기도 하지만), 러키라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아이, 매일매일 엄마와 노래를 부르고 동화책을 읽으며 TV속 친구들과 모험을 떠나는 사랑스러운 아이. 다섯 살 이라는 작중화자의 특징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사랑스러움을 극대화 시킨 작가의 역량에 감탄하고, 손을 잡고 놀이동산에 놀러 가고, 강아지를 선물해 주고픈 우리의 순수하고 착한 잭에 무한 감동을 받았다. 방의 안쪽 세계
안과 밖의 세계를 모두 알고 있는 나로선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잭의 입장이라는 상상력을 발휘해봐도 감금이란 생활은 인간 이하의 것이었다. 하지만 좁은 방에서 살아가는 5살 아이인 잭은 너무나 행복하다. 엄마와의 단 둘만의 삶에 전혀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안과 밖의 세계를 모두 알고 있는 나는 절대로 알 수 없는 부분인가? 처음 책을 펼쳐 들고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우울하고 힘겨운 아이의 삶이었는데, 스스로가 감금당해져 있다는 자각이 없기 때문에 잭은 그저 평범한 아이들처럼 천진난만 하기만 했다. TV로 보여지는 바깥세상 또한 많은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외부에 대한 집념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5살을 기점으로 그 동안 묻어왔던 엄마의 탈출 계획이 서서히 입 밖으로 나오게 되지만, 엄마와의 행복한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잭에게는 그저 정신적 혼란을 야기하는 이야기에 불과해 귀를 막아 버린다. 하지만 방(창고)의 천장에 틈새로 보이는 외부 세계의 나뭇잎과 하늘, 그리고 비행기가 잭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문 밖은 TV에서만 봐오던 거대한 세상이 있다는 인지를 서서히 하게 된다.
사람과 동물을 비교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반려동물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실내에서만 기른다면 창문을 통해 바깥세계를 탐닉할 뿐 안쪽 세계에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특히나 반려동물과 함께 첫 외출을 다짐했을 때를 기억한다면 완강하게 거부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알수 없는 미지의 세계는 인간의 두려움의 근원이다. 게다가 지금 삶에 전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면, 더더욱 외부세계로 향하는 발걸음은 불필요하게 느껴질 것이다. 잭에게 있어서 방은 그러한 위치에 있다. 어머니와의 삶의 공간이자 세계인 동시에 올드 닉(납치범)에게 주말 선물을 받을 수 있는 행복한 장소인 것이다. 방의 바깥쪽 세계 필살의 탈출이 끝이 나고, 엄마에겐 9년 동안 소원하던 자유가 허락된다. 하지만 TV를 통해 바라봤던 낯선 세상이 잭에겐 정체성 혼란을 가져오게 된다. 엄마와 올드 닉 이외의 사람들에 대한 낯선 감정은 대인 기피증을 가져오게 되고, 오히려 자유보단 구속된 삶인 방으로의 귀환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이 엄마처럼 고통이고 상처이냐 와 잭 처럼 행복을 만끽했던 소중했던 추억이냐 란 근본적인 문제가 두 사람의 길을 가르게 된다. 감금당해 있었다는 인지를 하고 있던 엄마의 경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감금에서의 해방이라는 기쁨보다는 세상사람들의 주목과 몰이해적인 시각을 견뎌야 함에 있어 감내와 적응이라는 고통을 느끼게 되고, 올드 닉에 의해 납치된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어 잭보다 더욱 심한 대인 기피증에 시달리게 된다. 하지만 잭의 경우 바깥세상에 발을 내 딛으며 느꼈던 낯선 느낌에 적응해 가며 바깥세상을 받아 들이고, 자신과 함께한 5년 이란 세월에 안녕을 고한다.
““안녕 방아” 나는 천장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 – p555
조작된 세계 – 룸 사실 조작되었다고 말하긴 좀 그렇다. 전적으로 잭을 위해 엄마가 한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잭이 있는 이 공간이(방이) 세계의 전부라고. 감금된 상태의 잭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게 하기 위한 거짓말은, 오히려 탈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상황에 큰 혼란을 가져오게 된다. 만약 누군가 우리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조작된 것이라면 어떨까? 정신적 신체적인 성장이 완성되어 사실과 거짓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은 곧이곧대로 받아 들일 수 있을까? 물론 잭에게 있었던 전반적인 부정은 아닐 수 있겠지만 – 이 또한 나 역시 조작된 세계를 부정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부분적인 조작은 이미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언론 등에 의해 고발 되기도 한다. 뜬금없는 의문일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며 불현듯이 떠오른 생각.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은 어디서부터 얼마만큼의 조작이 되어있는 걸까?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조작된 세계였다 라는 말도 되지 않는 폭로를 듣게 되는 것은 아닐까? 지나친 상상력이 불러온 폐해겠지? 역시 우린 잭처럼 귀를 막고 노래를 부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것이 약인 것 처럼..
결국 트라우마는 다섯 살 소년 앞에서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과거에 대한 정신적 외상이 아니었기 때문일까? 방과의 이별을 고하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잭을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지만, 한편으론 청년이 되고 과거에 대한 기억을 생각해 냈을 때 이는 또한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또한 납치범의 피가 흐른다는 자각은 또 다른 트라우마가 되어 잭을 괴롭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차라리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다섯 살의 어린 잭으로만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삶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잠시나마 해피엔딩에 마음을 놓고 웃음짓지만 앞으로 다가올 더 많은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편견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비장한 모습으로 방과의 이별을 고하는 잭의 모습엔 꿋꿋하게 헤쳐갈 미래의 모습도 어느정도 담겨져 있지만 말이다.
멋진 대 탈출에 성공해 자유를 얻은 잭, 잠시나마 잭과 함께 동화되어 동심을 느끼고, 함께 호흡하며, 친구가 되어 놀 수 있었던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새로운 삶을 살아갈 잭, 부디 아프지 말고 잘 자라거라. “잘 자라, 잘자라. 벌레야. 물지마.” –p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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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 너무도 당연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이 어느 누구에게는 생소할 뿐인 세상이라는 것. 이처럼 소중하게 다가온 것도 드물것이다. 내가 숨쉬는 공기, 마음껏 바라볼수 있는 푸른 하늘과 온갖 풀들과 동물, 그리고 모든 어떤 것들.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였구나 하고 느낄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조그만 방을 생각했다. 그 조그만 방에서만 생활하는 아이. 그 방안에 있는 것만이 모든 세상임을 알고 자란, 태어나서 한번도 밖에 나가보지 못한 소년의 모습만 생각이 났다. 그 방에서 어땠을까?. 전혀 세상밖을 나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 밖의 궁금함도 없었으리라. 살고 있었던 그 조그만 공간이 소년의 모든 것이었다. 막힌 네모난 방 속에서 생활하는 소년은 보이는 천창이 바깥 세상의 모든 것이었다. 비밀번호를 알수 없는 저 문밖에 다른 세상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진짜 세상이 있다는 말을 어찌 믿을 수 있었을까. 이 세상에 엄마와 자신만 있고 다른 건 다 그림책 속이거나 텔레비젼 속의 화면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바깥세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창문이었다. 볼 때마다 조금씩 달랐다. 새 한 마리가 오른쪽으로 휙 하고 날아갔다. 무슨 새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림자가 다시 길어졌고, 내 그림자가 녹색 벽 위를 가로질렀다. 나는 하느님의 얼굴이 천천히, 천천히 더 진한 오렌지색으로 저물어가는 것을 보았다. 구름은 온갖 색깔을 띠고 있었고, 그런 다음 줄무늬가 생기더니 어둠이 찾아왔다. 한 번에 너무나 조금씩 조금씩 변했기 때문에 다 끝날 때까지 알 수가 없었다. ~~~~~ 325 페이지 중에서 우리 안의 어린아이는 모두 각자의 방에 갇혀 있습니다. ~~~~~ 506 페이지 중에서 방안에서만 5년을 살던 분재소년. 열아홉 살때 납치되어 7년간 헛간에 감금된 엄마가 낳은 아들인 잭은 엄마의 부탁으로 죽은 시체 연습을 해 그 방에서 탈출한다. 점점 세상에 적응해 가는 잭과 견디기 힘들어 하는 엄마. 4평 남짓한 방에서만 엄마하고만 5년을 살았던 잭은 바깥 세상에 나와서도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한다. 누가 자기 몸에 손을 닿는 것도 싫고 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오르는 것도,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게 힘들다. 신발도 신어보지 않아서 신발도 자꾸 벗어버린다. 잭의 그 방에서의 소통 수단이었던 그림책과 텔레비젼의 캐릭터 도라를 보고는 어린아이인지라 반가워 하기도 한다. 엄마와 잭의 모든 삶이었던 방. 자꾸만 생각나는 방. 엄마와 함께 살았던 방을 그리워하는 잭은 자신들이 5년동안 있었던 방의 바깥 모습을 보고 믿을수 없어하고 방에 들어가기 힘들어하는 엄마를 이끌어 방안에 들어가 자신들이 살았던 방을 둘러본다. 방안에 들어가서 그 조그만 방에 대해 안녕을 작별을 말한다. "안녕, 벽아, 안녕, 벽장아, 안녕, 천정아, 안녕, 방아." 강한 흡입력으로 책을 읽었다.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집중해서 읽게 된 책인데 책을 읽게된 첫 밤, 나는 침대에서 기대에 책을 읽다가 책을 내려놓고 한참을 울었다. 그저 가슴이 먹먹해서 울음을 참을수가 없어 그렇게 한참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해먹이 있는 할머니집에서 있을때도 늘 엄마곁에 있는 자신을 생각하고 엄마곁에 자신이 있어야 하는데 분리불안증세를 보이는 잭을 볼때도 그랬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실제 발생했던 감금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인 이 책을 읽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모르겠다. 이 놀라운 작품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감동이라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이 작은 소년 잭을 보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생활들에 감사를 하며 오늘 내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한다. 좀 더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며 매 순간을 즐기는 삶을 살아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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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자마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 좀 더 현실적이고 끔찍하게 다가왔기도 했지만 주인공인 어린이 잭의 시선으로 그린 책이라 더욱 마음이 아렸다. 꽃다운 나이에 납치되어 성폭행 당하고 아들까지 낳은 불행한 소녀는 어느덧 수년이 훌쩍 지나버리고 여인이 되어버렸지만 계속된 감금 생활로 여섯번째 생일을 맞은 아들에게 바깥생활에 대해 말해줄 수가 없다. 아들은 그저 눈 뜨면 엄마와 이것저것 하며 놀다가 ,TV 속 세상 구경이 전부가 되어버렸다. 룸 안에 갇혀 있는 두 사람에게 납치범 - 올드 닉은 생필품을 사다 나르지만 엄마는 올드 닉에게 잭을 보여주기 싫어 그가 오는 날이면 잭을 늘 벽장에 가두어 둔다. 그러다 잭을 위해 탈출을 결심하게 된 엄마는 잭을 죽은 것처럼 연기하게 하고, 결국 모자는 룸을 벗어나게 된다. 올드 닉은 감옥에 갇혔고 룸도 나와 완전히 평화로운 시설 속에서 치료도 받고 적응도 하게 되지만 모든 것이 생소한 잭에게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엄마에겐 병적인 아픔인 룸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계단도, 식사 예절도, 다른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조차도 경험해 본적이 없는 잭에게 세상 적응기는 녹록치 않다. 엄마의 엄마도 만나고 가족이라는 것도 생겼지만 잭에겐 크게 기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유일한 의지 대상자인 엄마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약을 먹고 병원신세를 지고 그야말로 잭은 혼자서 세상을 극복해야 한다...그 과정이, 우리에겐 너무 익숙해서 생각할 수도 없는 그 살아가는 과정이 잭에겐 너무 새롭다. 모르는 것 투성인 잭에겐 경험하고 적응하고 극복해야할 것들이 셀 수도 없이 많아서 마음이 짠해지곤 했다.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부터!! 이해는 가지만 안타까웠던 엄마의 캐릭터와 마지막이 좀 흐지부지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로써도 넘 익숙해진 것들에 대한 신선한 경험이었다. 빠져나오지 못하는 과거...그들의 룸...잭을 응원하며 동시에 시야를 좁게 하고, 마음 평수를 줄여버리는 룸이 나에게도 있을 것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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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그가 더 많다고 했어." "응?" "그런 사람들. 세상에는." "아." "사실이야?" "그래. 하지만 복잡한 게, 세상에는 중간쯤 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단다." "어디쯤?" "선과 악 사이 어딘가에. 양쪽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 <P.547>
어젯밤 벽장에 자러 들어가기 전에는 네 살이었는데 오늘 어둠속에서 눈을 떠보니 다섯살이 됐다는 잭. 19살이던 어느날, 대학 도서관을 가려고 주차장을 걸어가며 음악을 듣다 한 남자에게 납치당해 '방'에 감금된 엄마는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며 잭이 5살이 될 때까지 7년간 갇혀 지내게 된다. 감금 상태에서 태어나 방 한 칸과 엄마, 방 안의 물건들만이 전부인 것을 현실로 알고 자라는 다섯 살 소년 잭. 그 안에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놀이도 하면서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던 모자(母子)의 평온한(?)삶. 하지만 그것도 잠시, 6개월전에 해고당했다는 올드 닉의 얘길 듣고서 앞으로의 생활에 닥칠 어려움을 이해한 엄마는 잭과 함께 탈출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잭에게 진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급작스러운 상황에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아들 '잭'은 그냥 여기 있으면 안되냐 묻는데 . . . 엄마는 잭과 함께 무사히 그 '방'을 탈출할 수 있을까 ? '진짜' 세상은 이들 모자에게 행복한 날들을 선물해줄 수 있을까 ?
엠마 도노휴의 룸(ROOM)은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아버지가 딸을 감금하고 성폭행해 아이까지 낳게 한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류의 이야기는 기리노 나쓰오의 잔학기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데 잔학기는 2000년 가을 일본에서 일어난 '니가타 소녀 감금 사건'을 모티브로 정신병력이 있던 30대 남성이 10세 여자 어린이를 유괴, 19세가 될 때까지 무려 9년간 감금했던 충격적인 사건이다. 아무도 결혼하지 않고 우리 가족이기만 했을때 읽었던 잔한기와 두명의 올케와 한명의 제부, 두명의 조카가 생긴 지금 읽게 된 '룸'은 닮은듯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다 읽고난 느낌은 천지차이다. 잔학기를 읽었을땐 세상에 이런일이 있을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 여자로서 산다는 것이 참 힘들구나. 밤늦게 다니지 말고 몸조심해야겠다 정도였다면 가족내 또다른 가족이 생긴 요즘 읽게 된 룸은 읽는내내 귀여운 조카들 얼굴이 떠오르면서 이런 일이 우리 식구에게 생긴다면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겠다 싶으면서 충격이 몇배 심했다는 ~
'방'에서만 탈출한다면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과정이 만만치않다. 잭을 보면 그 짐승밖에 생각나지 않아 소름이 끼친다는 아버지. 나에게는 세상 모든 것과도 같은 존재라 말하는 엄마. 나 역시 잭의 유전적, 생물학적 아버지인 그의 존재때문에 잭의 존재가 두렵거나 괴로웠던 적은 없었는지 궁금했기에 그녀의 대답을 숨죽여 기다릴 수 밖에 없었는데 잭을 보면 오로지 잭만 떠올린다는 그녀. 그녀의 대답은 작은 감동이다. 누구의 '딸'이 아닌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가능한 대답이 아니었나싶다. 아버지와 딸, 그 두사람의 심정을 모두 다 헤아릴수 있기에 가장 슬펐던 장면. 그리고 또 하나는 잭의 대학 학비를 위해 인터뷰를 하게 된 엄마가 받는 질문들(아들을 죽이고 싶었던 적은 없었냐, 책이나 전문가, 심지어 친척하나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기 힘들었을텐데 병원 같은 데 데려가 입양 보낼 생각은 없었냐 등등)날카로운 것이 내 심장을 콕콕 찌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더라.
언제나 탈출을 꿈꿨고, 때가 되어 방에서 탈출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엄마와 하루가 다르게 바깥세상을 배우고 조금씩 적응해가는 아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은 이렇듯 초라하게 한데 엉겨있는 것 같다. 모든걸 없었던 일로 만들수는 없지만 두번 다시 나쁜 생각 하지 말고 '잭'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한 번도 못 만났다고 해서 진짜가 아닌 건 아니야. 이 세상에는 네가 꿈조차 못 꿀 것들이 더 많이 있단다."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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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73세의 노인이 친딸을 가두고 24년간을 성폭행을하며 아이까지 낳은 것으로 알려진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 책은 작가가 그 사건을 모티프를 얻어 써낸 소설이라고 한다.
이 책의 특이한점은 다섯살 소년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리 알고 읽은 것이라서...범죄소설인데..다섯살아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잘 전달 될수 있을까 싶었는데..오히려 그런 아이의 순수한 시선이었기에..심리나 각 상황들의 내용전달이 더 솔직하고 사실감있게 다가왔었던 것 같다.
열아홉이였던 소녀는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스물여섯이 되었고, 그녀의 두번째 아이인 잭은 다섯살이 되었다. 올드닉이라는 이름의 납치범은 모자에게 있어서 두려움의 대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방안에서 그들이 살아남기위해서 올드닉만이 유일한 존재다. 일요일이 되면 모자는 올드닉으로부터 물품들을 선물 받게 된다. 그들이 방 안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물품 목록들을 적어놓으면 올드닉은 일요일마다 그것들을 구해서 갖다주곤 한다. 밤이 되면 잭은 방안의 벽장속으로 숨어들어간다. 올드닉이 올 시간이기때문이다.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올드닉은 잭에게도 두려운 존재다.잭은 태어나서 한번도 방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다. 오직 지금..자신이 있는 방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있다. 엄마, 가짜세상이라고 믿는 텔레비전, 장난감, 동화책 몇권이 잭의 세상 전부일뿐이다.그러던 어느날 엄마에게 화가난 올드닉은 전기를 끊어버리고, 엄마와 잭은 며칠동안 불안에 떤 채 지내게된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엄마는 탈출결심을 하게 된다. 자신이 납치당했던 일을 잭에게 설명한 뒤,잭의 죽음을 위장해 탈출을 시도하기로 맘 먹는다. 그렇게 이들은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올드닉은 수감되고, 모자는 순식간에 세상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으며 유명인사가 된다. 7년이라는 시간을 감금당한채 방에 갇혀 지냈던 엄마, 그리고 자신이 지냈던 방밖에 또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모른 채 살았던 다섯살 잭..이들이 맞게되는 세상은..혼란을 안겨다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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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이라는 제목에서 답답함과 한칸짜리 단칸방이 연상된다. 알고 읽는것과 모르고 읽는 느낌이 확 달라질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실화를 모티브로 했기에 어느모로보나 독자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 작품으로 생각한다. 사회는 변 했지만 여전히 범죄는 늘어나고 이러한 범죄가 또다시 벌어지지 않을것라는 상상은 하지 않는다 .점점 더 무섭게 변 해가는 세상을 보면서 그저 한숨만 나온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을 보면 후에 이야기가 참 많을것 같다. 허구로 꾸며내어 복수를 꿈꾸는 내용이라든지 그 상 황속에서 주인공이 겪었을 고통을 말해줄수도 있지만 "룸"은 잭이라는 다섯살 아이의 시선으로 모든걸 말해주고 있 다. 납치 폭행 강간으로 임신과 출산으로 잭이 태어났다. 텔레비젼 채널 3개와 다섯권의 책이 전부인 세상에서 엄마 는 결국 대탈출을 결심한다. 이부분에서 가슴이 조마조마하긴 했다. 세상에 처음 나와본 다섯살짜리 아이가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할지 순간적으로 답답함이 몰려오기도 했다. 결국 엄마와 잭은 세상으로 탈출을 했지만 그부분부터 모 든것이 시작이었다. 작은 화면으로 본 세상에 대한 엄마의 설명과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이 잭에게는 너무나 혼란스 럽게 다가온다. 나같아도 정말 어리벙벙할것 같은 기분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폴과 디나를 만나면서 모든것 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잭은 더불어 엄마와의 관계속에서도 혼란을 겪고 있다. 다시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 이사를 가고 엄마는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들을 적어보자고 한다. 이부분에서도 엄마의 입장에서 그 잃어버린 시간 을 다시 되돌릴수는 없지만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은 그곳에서 엄 마는 죽은 큰아이를 기억하고 치를 떤다. 세상에는 정말 인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책을 덥는순간 사실 조용한 시간이 필요한 기분이었다. 말로 표현할수 없는 감동이 아니라 잭이라는 아이가 과연 저 상황을 잘 해결해나갈수 있을지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시선이 날카롭게 그려져 있어서 비록 작가의 손으로 탄생한 글이지만 실감이 날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탈출후 잭의 성장과정과 사회에 발돋움하는 부분까 지 나왔다면 덜 아쉬웠을텐데 하지만 나머지는 독자들의 상상으로 남겨도 무방할것 같다.
세상에 이런일도 있구나. 아무리 사람이 잔혹하다 하지만 이런 범죄까지 저지를수 있다는 점이 차라리 동물이 더 존 경스럽다는 표현을 쓰게만든다. 어른의 눈이 아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내용이어서 어느 누구보다 부모로서 답답함 과 뭉클함,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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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읽을까 말까 고민이 많았던 책이다. 왠지 너무 가슴을 옥죄어오는 아픔이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책을 읽은 후 그 먹먹함이 싫어서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다. 물론 읽는 동안 전체적인 상황이 가슴을 답답하게 그리고 화나게 하지만, 그래도 그 상황을 절망이라고 생각조차 못하는 그곳에서 태어난 다섯 살 남자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봐서 그런지 리듬감과 순수함이 담겨져 있어 좋았다. 아이의 심리, 그리고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과정들이 어찌나 세심하던지, 마치 어렸을 때도 돌아간 느낌이었다. 하지만 소재 역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억지로 평생 가지려 했을까?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너무 화가 났지만 탈출을 하고 다시 돌아온 결과에 대리만족 하기로 했다. 실화를 모티브로 삼아서 더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자체에 흡입력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소년의 눈을 따라 그 방안 구석구석 돌아다녀보고 거미가 있는 곳이나 파인 곳, 그리고 귀여웠던 부분은 그 좁은 공간에서 모든 걸 해결했기에 체육시간이 있어 그 둘이서 경주를 하기도 하고 원을 그리며 달리는 모습이었다. 소년의 다섯 번째 생일, 벽에 키도 제고 맛있는 케이크도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를 가둔 올드 닉에게 얘기하던 중 그가 현재 직장을 잃었고 몇 개월째 백수로 지내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어차피 집은 은행대출이 많을 텐데 갚지 않으면 집을 빼앗길 것이고 그가 자기들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녀는 많은 생각을 했고, 결국 자신의 아이를 밖으로 보내려고 한다. 물론 전에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처음 자신이 납치 되어 왔을 때, 그가 들어올 때 문 뒤에서 변기 뚜껑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고 매일 땅을 파기도 했다. 물론 대가로 손목이 비틀어져 늘 통증을 느꼈고, 시멘트를 팠는데도 땅 아래 철조망이 있었다. 그는 아예 처음부터 가두려고 모든 통로를 막고 개조를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절망과 슬픔으로 채워가던 중, 그녀에게 그 아들은 자신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래서 그 악마 같은 올드 닉에게는 아이의 얼굴도 보여주지 않고 그가 오면 아이를 늘 벽장 안에 숨겨 놨다. TV에서 나오는 것은 TV에만 있는 줄 아는 아이, 그런 아이가 엄마의 임무를 받고 죽은 척 하고 있다가 올드 닉이 데려가면 밖에 나가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세상의 전부인 엄마가 시키는 일이니 당장 울고 싶고 하기 싫다고 내빼고 싶어도 엄마가 미워할까봐 꾹 참는다. 연습한데로 실전에 옮기는데도 상황이 녹록치가 않다. 이 부분에서 어찌나 애간장이 타던지. 트럭에서 뛰어내려 사람을 발견하고 외치지만 태어나서 처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시작한 소년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말을 두서없이 내뱉는다. 그래도 끈기 있는 경찰이 이야기를 잘 받아주고 유도해줘 결국 그들은 자유인이 된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다. 그리고 방안에서는 늘 규칙이 있었는데 엄마는 뭐든 자유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5년 동안 해왔던 규칙들을 하루아침에 깨버리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지 배울게 너무 많아 소년은 차라리 방안의 세계에서의 편안함을 회상하게 된다. 특히 그들이 구출되고 난 후 언론에서 다뤄지는 부분이나 소년의 추후 대학 등록금을 위해 엄마가 하는 수 없이 자신들의 그런 상황을 상품화하는 제의에 응했고 많은 공격을 받았을 때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왜 사람들은 못 잡아먹어 안달인지, 자신의 잘못 보다 맘먹고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잘못인데 사람들은 늘 뒤에서 수군거리고 있다. 그녀는 인터뷰 중 상처를 받게 되고 결국 나쁜 마음을 먹어 아이는 혼자 할머니 댁으로 가서 당분간 있게 된다.
가장 울컥했고 눈물이 조금 났던 부분인데 바로 아이가 엄마의 빠진 이빨을 가지고 밤에 잘 때 엄마 생각이 날 때면 그걸 입에 넣고 빨았던 부분이다. 우리가 볼 땐 더러운 짓인데 아이 입장에서는 그게 엄마의 일부고 자신이 엄마와 함께 하고 있다는 유일하게 안심이 되는 물건이다. 이 부분에서는 전에 읽었던 『자기 앞의 생』마지막 부분이 생각났다. 자신에게 유일한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돌봐주는 사람이 죽자. 그 소년은 그 시체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보내지 못해 몇 일간 그 시체 옆에 있다. 그것이 무섭거나 엽기적인 것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그 나이게 자신에게 유일한 존재와의 이별을 감당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생각과 비슷해서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이 책은 스토리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납치되어 감금되었고 그 사이 아이를 낳고 그들이 탈출을 하는 이야기는 전부터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해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공감을 하고 그들의 잘못이 아닌데 그들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으로 취급하지는 않았나 하는 점이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그런 상처까지도 상업화하려 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이 가장 궁금했는데 마무리 역시 가슴 찡함을 남겼다. 아이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안녕, 방아!” |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요즘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이런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 스스로 제대로 성장과정을 겪지 못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무서운 범죄.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려는 아주 지독하고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그런 파렴치한 일들이 전세계적으로 종종 일어나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이책은 그런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냈다. 실제 있었던 사건들이지만 구체적으로 알수 없는 상황들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 남자는 7년전 열아홉살의 여대생을 납치해서는 아무도 접근못하도록 자신만이 아는 곳에 데려다 놓고는 자신의 쾌락을 만끽한다. 도대체 무슨 심리에서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지 알고 싶지도 않을 정도의 끔찍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곳에서 7년이라는 기간동안 한번도 나오지 못하고 감금되어 살아간다. 그 와중에 두아이를 낳게되고 첫 아이는 목에 탯줄이 감긴채로 태어나 죽게되고 한 아이는 태어나고 자라 다섯살이 되었다. 다섯살이 된 아이 잭은 그 상황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 방에서만 갇혀 살아왔기에 그렇게 사는 것이 나쁘고 좋은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저 받아들이고 살아간다.
텔레비젼을 보고 일반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아이는 그것이 현실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단지 텔레비젼 속에만 존재하는 허상처럼 생각한다. 예전에 보았던 [트루먼쑈]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그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 트루먼은 만들어놓은 세상속에 살고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삶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고나서 어떻게 되더라? 정확기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처럼 그곳에서 태어나 오직 그곳에서만 자란 잭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어느날 엄마는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그런 과정들이 아이의 아는 것만 아는 생각의 벽에 부딪치지만 그것을 뚫어내려는 용기를 엄마와 아이는 만들어낸다.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탈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탈출을 해서도 아이와 여대생이었던 엄마는 적응하지 못하고 힘겨운 삶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마치 우리안에 갇힌 동물처럼 자신들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지는듯 한 상황에 고통을 겪으며 그것을 딪고 나아가려는 전진의 의지를 새롭게 구축해나가나가는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져있다. 아이를 보면서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 아닌가 싶다. 보통의 아이로서는 반응할수 없는 그런 생각들과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작가의 상상력으로 펼쳐진다.
아이는 오직 자신이 아는 것만을 고집하지만 또 다른 세상과의 만남속에서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보는 독자에게도 새로운 삶으로의 출발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속의 아이와 엄마의 발전적인 생각과 삶을 통해 나의 삶도 역시 한단계 뛰어넘어야할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내가 나아가야 할곳은 어디이고 내가 떨쳐내야 할것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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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모티브가 된 실화를 알게 되었다. 끔찍했다.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는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과연 그런 충격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소설로 담았을지 궁금했다.
책장을 다 덮었을 때 나에게 남은 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아서 그런지, 그래도 따스함이었다.
이야기 자체는 너무 힘들고 안타깝고 애처로웠지만, 엄마를 향한 잭의 사랑, 잭을 향한 엄마의 사랑때문이었다.
그 좁은 공간에서도 둘 만의 시간들을 참 알차게 꾸려 나가는 모자의 모습이 보였다.
7년동안 감금된 엄마와 함께 사는 다섯 살 잭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헛간 방, 그 공간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안다.
텔레비전이 있어서 바깥세상을 알 수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은 단지 텔레비전 속에 존재하는 허구일 뿐이었다.
잭에게 있어서 사실은 엄마와 자기 자신, 그리고 가끔 찾아오는 올드 닉, 그리고 올드 닉이 가져다 주는 일요일 선물이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들을 놀잇감으로 만들고 친구로 만드는 잭의 모습에서 자신은 미처 알지 못하는 외로움이 느껴졌다.
눈에 보이는 살아 있는 생명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져서 거미도 너무 반갑고, 처음 본 생쥐의 모습에 감탄하는 잭의 모습이 정말 실감나게 묘사되고 있다.
생각해보니 정말 저런 상황이라면 살아있는 다른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탄하는 잭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어느 날 천창으로 날아가는 아주 아주 조그만 비행기를 보고 바깥세상이 있다는 엄마의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된 잭은 충격에 휩싸인다.
다섯 살 잭의 눈으로 바라본 룸은 완벽한 자신의 세상이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고 엄마가 있는......
자신의 모든 것인 엄마와의 이별을 감수하고 대탈출을 감행한 정말 용감한 잭은 마침내 실제로 존재하는 바깥세상과 만나게 되었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제부터가 잭에게는 시작이었다.
처음 보는 낯선 세상과 마주하기에는 너무나도 강한 햇빛, 잭이 하느님의 노란 얼굴이라고 불렀던, 다양한 사람들.
낯설어하지만 아직 어린아이인지라 세상에 꿋꿋하게 잘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서로 힘들어 하면서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엄마와 잭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잭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방에 있는 것이라는 구절을 읽었을때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잭에게 있어서 방의 의미는 그런 것이었다. 처음 접하게 된 바깥 세상의 7번 방도 그런 의미로 다가온다.
아마 우리들도 잭처럼 한정된 공간에 갇혀 있는것 같다.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에 의해서.
그리고 그 방에서 나오기를 두려워한다. 잭처럼.
대탈출을 감행한 잭을 생각해보고 우리도 용기를 한 번 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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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소설책을 한 권 읽었다. 아....! 내 입에서 절로 나오는 이 탄성을 뭐라고 표현해야 정확할지 모르겠다. 놀라운 이야기였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답답했다. 아팠다. 울컥했다. 짠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사랑스러웠다. 더군다나 이 놀라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니...!
엠마 도노휴의 소설 [룸Room]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5살 잭이다. 이야기의 앞 부분을 읽으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집"도 아니고 오로지 "방"이라는 공간에 한정되어 진행되는, 등장인물이라고는 잭과 그 아이의 엄마가 전부인, 때때로 올드닉이라는 얼굴 없는 사나이가 밤에 종종 등장하는 이야기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이지만 평범해 보이지 않는 잭과 그 아이의 엄마. 잭의 엄마는 19살의 대학생이던 어느 날 갑자기, 한 남자에게 납치당해 "방"에 감금을 당했고, 무수한 폭행을 겪었다. "방"에서 홀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홀로 키웠으며, 잭이 5살이 될 때까지 7년을 그 방에 갇혀있었다. 잭에게는 "방"이 세상의 전부다. 태어나서 한번도 방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생활해 온 아이가 맺을 수 있는 인간관계는 "엄마"가 전부다. 엄마와 함께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고, 씻고, 운동하고, 텔레비전을 보고 잠을 자고 ....
영화 [올드보이]가 생각났다. 어느 날 갑자기 방에 감금된 남자. 15년을 그 방에 갇혀있었던가... [룸Room]에서 잭의 엄마는 올드보이의 오대수와 같은 처지다. 그나마 오대수보다 나은 처지라면... 만두 뿐만 아니라 "그 남자"가 귀찮아하거나 번거로워하지 않는 범위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요구할 수 있고, 때때로 "일요일 선물"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 등 그나마 오대수보다는 조금 더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에게는 "잭"이 함께 있었다는 것.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의 입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잭"이 있었기에 그녀는 그 오랜 감금생활을 견뎌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글쎄. 그녀가 잭을 처음부터 축복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끔찍한 감금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였다. 저주스럽지 않았을까... 방에 갇혀서 원하지 않던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테니 말이다... 그녀의 사고에 따라 어쩌면 이야기는 훨씬 더 비참하게 흘러갈 수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잭을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녀의 모정과 긍정적인 사고방식 때문이었을테다.
잭의 엄마가 올드보이의 오대수와 비슷한 처지라고 말할 수 있는데 비해, "잭"은 전혀 새로운 존재다. 그 아이는 "방" 밖에서 생활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는 방과 방안에 있는 것들이 세상의 전부이고 "진짜"일 뿐이다. 텔레비전 속에 등장하는 것은 그림이고 "가짜"다. 방 밖의 넓은 세상에 대해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잭은 오히려 엄마가 느끼는 구속감을 느낄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세상을 향한 "대탈주" 부분에서는 혹시나 일이 뒤틀릴까 싶어서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그리고 그 탈주가 성공했을 때는 너무나 기뻐서 박수라도 쳐주고 싶었다. "방" 밖의 세상에서 잭이 경험해야 할 수많은 것들이 염려스러우면서도 말이다.
책을 읽으며 내 주변의 것들을 자주 둘러봤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음이 이렇게 고마운 일일 줄은 몰랐었다.
"왜 어쩔 수가 없어?" "더 잘 설명하고 싶은데. 엄마는 그리워." "해먹이 그리워?" "전부 다. 바깥세상에서 사는 게." 나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 엄마는 내가 자기 말을 믿기를 원하니까 그러고 싶었지만 머리가 아팠다. "예전에 텔레비전 안에서 산 적이 있었어?" "말했잖아. 텔레비전이 아니야. 진짜 세상. 얼마나 넓은지 넌 상상도 못할 거야." 엄마는 팔을 뻗어서 사방의 벽을 가리켰다. "방은 그중에서 아주 작고 구린 한 조각에 불과해."(p145)
엄마의 사랑. 방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자유. 많은 사람들을 "진짜"로 만날 수 있는 기회. 내가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어 소중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 많은 것들에 대해 새삼 생각하고, 고마워하게 된 건 이 책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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