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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은 2009년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내조의 여왕'의 속편으로 제작된 드라마로 전작의 여주인공 김남주가 그대로 출연해 더욱 기대와 화제를 불러모았다. 30%를 돌파한 전작의 시청률과 인기때문에 무난히 히트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타 방송사의 '자이언트'와 돌풍을 일으킨 '성균관 스캔들'로 인해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자이언트'와 '성균관 스캔들'이 끝나고 나서야 뒷심을 발휘해 차곡차곡 상승세를 탔고, 11부 연장이라는 미니 시리즈로는 파격적인 연장을 하며 오늘 (2월 1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다.
■ 전작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한 드라마
초반 '역전의 여왕'은 별다른 새로움이 없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무능력한 남편, 그리고 그 남편을 오래도록 좋아하는 여자, 자신을 좋아해주는 재벌 2세 매력남, 사사건건 부딪히는 상사까지 기본적으로 전작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런만큼 긴장감이 다소 떨어져서 각자 캐릭터가 가진 매력으로 그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점이 있었다. 전작의 '태봉이' 윤상현이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며 드라마에서 잠깐 부른 노래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특별하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역전의 여왕'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전작의 '천지애'가 무식한듯 하면서도 센스있는 패션센스와 천연덕스러운 아줌마 연기로 주목을 받았다면, '역전의 여왕'의 '황태희'는 똑똑하고 능력있는 능력자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왔지만 새로운 매력을 더 심어주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식품회사에서 벌어지는 신제품 경쟁과 대놓고 보여주는 PPL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식품회사에서 화장품 회사로 장소가 옮겨졌을 뿐 회사협찬부터 PPL까지 그대로 닮았다. 전작에서는 비교적 조연 캐릭터를 많이 두지 않았던 반면에 '역전의 여왕'에서는 조연 캐릭터도 많아졌고 그만큼 각자에 대한 비중이 늘었다. 캐릭터가 늘어난 만큼 조연 캐릭터 중 매력적인 캐릭터도 그만큼 사라졌다.
단적으로 하나의 예를 들면, 전작에 사장 부인 역할의 캐릭터가 진지한 표정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추상화를 그려놓고 제목을 '쇼핑'으로 정하는 등 코믹한 장면들이 조연들을 통해서도 탄생했던 것에 비하면, '내조의 여왕'에서는 캐릭터 없이 얼굴만 비추는 조연 캐릭터도 여럿이다.
□ 특유의 탄탄한 스토리와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
위에 언급한 몇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역전의 여왕'이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볼거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주는 여전히 센스있는 코디를 보여주고, 꾸준히 탄탄한 스토리가 유지되고 있다. 내용을 11부나 연장했지만 어쨌건 계속 스토리를 뽑아내고 있고 '언젠가 역전할 역전의 여왕'이라는 기본 메시지만큼은 깨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역전의 여왕'을 보지 않던 시청자라도 자연스럽게 합류가 가능하다. 특별히 앞의 내용을 100% 이해해야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 또한 가능하다.
다만 실종된 캐릭터들이 많이 아쉬울 뿐이다. 비교적 확고한 캐릭터가 완성된 황태희와 구용식, 한송이 상무 정도를 제외하면 캐릭터가 확실하지도 않고 매력적이지도 않다. 봉준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유부단했고, 백여진은 독하지도 얄밉지도 않았다. 주연부터 실종된 캐릭터를 보여줬고, 조연중에서는 매력적인 활약을 한 캐릭터도 별로 없는데다 항상 깊이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김창완씨만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목 부장 역할을 깊이있게 소화하며 극에 깊이를 더했다.
그렇지만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타방송사에 '아테나'나 아이돌이 많이 출연해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드림하이'에 빼앗기지 않는 고정시청층을 유지하며 10시대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로 계속 자리를 굳건히하고 있다. 오늘 마지막회에서 깔끔한 마무리를 통해 부디 '역전의 여왕'이 깔끔한 퇴장을 하길 애청자의 입장에서 응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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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고 싶은 말 다하면서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니 세상의 그 누구라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에 담고 있는 말 한마디쯤 간직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다. 사람 사는 일이 그럴진데 하물며 상하관계가 뚜렷한 직장생활이야 오죽하겠는가. 때로는 목구멍으로 튀어 오르려고 하는 말도 꾹 눌러 참아야 하고 가끔은 없는 말도 웃으며 해야 한다. 그게 처세술이고 직장인으로서 생존하는 방법이다.
그래도 견딜 수 없다면 참지말고 터트리는게 좋다. 가슴에 담아두고 무작정 참기만 하다가는 홧병으로 번질 수 있는 탓이다. 그렇다고해도 겉으로 드러내지 말고 혼자서 삭여야만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강한척 쿨한척 버티지 말고 울어버리는 것이다. 참지 말고 울어버리면, 삼키지 말고 질러버리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될 것이다. 주저앉아보면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게될 것이다.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은 이런 직장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드라마다. 사내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수직으로 추락한 황태희(김남주)와 그의 무능력한 남편 봉준수(정준호)를 통해서 직장인들을 울게도 하고 웃게도 만든다. 지난해 KBS2 '꽃보다 남자'의 열기를 잠재웠던 '내조의 여왕'에 이은 또 하나의 여왕 시리즈로 김남주의 카리스마가 황태희의 역전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 드라마의 주제곡은 김건모가 부른 '울어버려'다. 권력투쟁에서 밀려났을때, 그로인해 갖은 수모를 당했을때, 무능력한 남편때문에 속 상할때 참지말고 울어버리라고 한다. 삼키지 말고 질러버리라고 한다. 세상은 자꾸 버티라고 하지만 한두번쯤 망가진다고 달라지는건 없으니 거울 속의 모습을 보며 소리치며 울어버리라고 한다. 오늘은 울지만 보란듯이 일어서서 웃어주면 되니까 말이다. 김건모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가슴을 크게 울리는 노래다.
'역전의 여왕' OST에는 모두 10곡이 실려있는데 김건모의 '울어버려'를 시작으로 발라드풍의 '이별을 배우다(Tim)'와 배기성의 활기찬 목소리의 '브라보' 그리고 오랫만에 채정안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죽어야 살까'와 조용한 멜로디의 '말하지 못한 말(투앤비)' 등 5곡의 노래와 이들 노래의 연주곡(instrument)이 들어있다. 노래도 좋지만 연주곡 반주에 맞춰 직접 노래를 불러볼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켓이 다소 부실하다는 점이다. 요즘 드라마 OST가 봇물을 이루면서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악이 좋아야 하겠지만 자켓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소위 컨텐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역전의 여왕'은 다소 부실하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를 떠올릴 만한 화보가 빈약한 까닭에서다. 김남주, 정준호와 채정안, 박시후 등 비주얼이 훌륭한 배우들을 캐스팅하고서 그에 걸맞는 화보가 없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연말 60분짜리 뮤직 비디오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KBS2 '아이리스'의 경우 별도의 책자로된 화보를 포함하고 있었고 사극의 새로운 쟝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던 '추노'도 그럴듯한 사진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에 비하면 '역전의 여왕'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어차피 드라마 OST는 드라마 흥행에 따라 판매 실적도 좌우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두고두고 간직할 수 있는 컨텐츠를 갖추기만 한다면 시청률과 상관없이 충분히 역전도 가능하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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