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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광활한 밀림에 살아야 한다. 대도시의 소음 속의 전깃불 아래에 탁한 공기 속에 좁은 철창에 호랑이를 가두는 것은 죄악이다. 용서할 수 없다. (p200) 드디어 산에 의해서 백호 흰머리는 붙잡혔다. 하지만 모든 공은 히데오에게 돌아가고 산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돈만 받고 사라져야 한다. 7년 동안 산과 흰머리의 사이가 고작 이 정도 일까? 산은 생각한다. 평생 흰머리가 동물원 철창에 갇혀 놀림감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옹졸한 자랑이 되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그것은 7년 동안 흰머리를 쫓은 산에 대한 모멸이기도 하다. 백호가 창경원 철창 속에 갇힌 채 관람객에게 공개되는 순간 관람객들은 대부분 슬픔에 잠긴다. 하지만 그것도 쇼라면 쇼. 주홍은 처음 약속한 대로 백호 흰머리가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산과 함께 흰머리를 탈출시키려 하는데....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볏단 넘어가듯 차례차례 엎드렸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은 표정 중 가장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창경원은 순식간에 공동묘지의 기운을 뿜어냈다. 눈도 코도 입도 귀도 피부도, 슬픔 외에는 그 어떤 감동도 품지 않았다. (p224) 비록 나라는 일본에 빼앗겼지만 당당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 기상, 그 도도함, 그 당당한 눈빛, 소소로운 것은 무시할 수 있고, 큰일을 도모하고 도약하는 호랑이의 몸짓. 그 몸짓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고, 그 울음소리로 긴장할 수 있었다. 그 호랑이가 철 창 안에 있다니.. 우리의 정신이자 우리의 기상인데.. 나도 그들과 함께 창경원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울컥.. 화가 나고 눈물이 나려한다. 나는, 아니 우리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무엇을 자긍심으로 심어주게 될까? 영물이자 산주님으로 통하는 그 많은 호랑이들이 일본인들에 의해 이 땅에서 사라졌다. 누구도 함부로 하지 않았고, 함부로 할 수 없었던 호랑이들이다. 그들이 해롭다 칭한 호랑이는 그들에 의해서 총으로 칼로 죽여서는 안 되는 영험한 것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고 또 참았다. 하필... 오늘이 삼일절이라니.. 그들은 아직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는다. 비단 그 문제 뿐 일까? 그들이 우리에게 한 행동은 그 어떤 것들도 합당하거나 정당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당당하신(?) 그들이다. 책은 나에게 쓸쓸함과 울컥하는 아픔을 선사했지만. 신선하고 흥미로운 느낌을 주었다. 또한 우리가, 우리의 정치인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세상을 봐야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과거와 미래를 선물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만 살고 사라지는 나라가 될 것인지, 자랑스러운 문화를 물려줄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속상하든 열 받든 우리의 과거다. 그 과거를 거울로 삼아 되풀이 되는 역사를 선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책 표지의 백호처럼.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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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흰머리와의 간격을 바짝 추격한 가운데 끝내 조우를 못 하고 2권으로 넘어왔다. 2권 초반에 드디어 흰머리를 만났다. 그토록 염원하고 꿈꿨던 순간이다. 무려 7년이나 혹독하게 기다려온 시간이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렸던 순간이지만, 포수 '산' 에게는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높은 바위때문에 호랑이 '흰 머리'를 한방에 보내기 위해서는 허리를 활처럼 꺽어 하늘을 향해 총구를 겨눠야 한다. 거기에 거친 눈보라와 강렬한 태양 때문에 시야 확보조차 어려웠다. 흰머리에 절대 유리한 위치였다. 흰머리가 철저하게 계획한 장소이기도 했다. 흰머리의 앞발 휘둘림 한번이면 산이 끝날 수 있는 위기의 순간이다.
때마침 눈사태가 나지 않았다면, 흰머리의 승리로 끝이 났을 거다. 눈 사태로 흰머리와 산은 서로 부둥켜 안은채 굴러떨어졌고... 산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칼을 이용해 호랑이의 왼쪽 어깨를 깊숙하게 찌른다. 산이 그토록 원하던 끝은 보지 못하고 흰머리를 생포한채 도시로 이동한다.
경성 도시는 산에게도 흰머리에게도 낯설었다. 1940년대 일제가 통치하던 시기였고, 총독부는 흰머리의 안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식인 호랑이'를 잡았다는 실적과 성과를 부풀리는 것에만 열을 올렸다. 정작 흰머리를 잡은 '산'의 공적은 철저하게 파묻혔다. 호랑이를 치료해 준다는 명목아래 경성으로 이송했지만 그들의 속마음은 따로 있었다. 귀빈들을 초청해 성과를 만천하에 드러내며 대일본 제국의 위대함을 자랑하고, 그 후엔 호랑이 가죽을 좋은 가격에 팔기위한 속셈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산'. 이런 결말을 위해 7년을 고생한게 아니었다. 또한 개마고원의 영물인 호랑이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했을 때 어찌된 일인지 시민 200여명이 무릎을 꿇으며 소리내어 울음을 터뜨린다. 마지막 남은 조선 호랑이, 그것도 개마고원의 지배자인 흰머리가 조선의 왕이라도 되는 양 슬퍼했다. 철창에 갇힌 흰머리를 보며 안타까워 했다.
7년을 죽이기 위해 쫓고 쫓았던 산이 이제는 흰머리를 다시 밀림으로 돌려보내려는 쪽으로 돌아선다. 무사히 밀림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군대와 맞서야 한다. 또 흰머리는 여전히 산에게 송곳니를 드러내며 살기를 감추지 않는데...
산과 흰머리는 서로 닮았다. 흰머리에 의해서 아비를 잃고, 동생을 잃었던 산. 웅과 산에 의해 암호랑이와 새끼를 잃은 흰머리. 둘의 복수는 똑같이 집착스러웠고, 똑같이 지독했다. 산과 흰머리의 우직함과 신념에 대해 한눈 팔지않는 고집스러움이 안타까우면서도 멋있었다.
산과 한 마음이 되어 1권에서는 흰머리를 만나 꼭 한방에 이길 수 있기를 마음 졸이며 읽어가다가... 2권에서는 일본군대의 눈을 피해 무사히 밀림으로 돌려보내는 일에 마음을 보태가며 조마조마하게 읽었다.
도시에서의 추격전은 밀림에서의 추격전보다는 몰입도가 더 높고 재밌었다. 잘 알지 못했던 포수의 삶에 대해서, 호랑이의 습성이나 특성에 대해서 알게된 좋은 시간이었다.
소설 한 권을 내기위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자료조사를 했을 작가의 노고가 눈에 그려지는 듯 하다. 잘 차려진 밥상을 받은 기분이다. 좋은 경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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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림무정 의 제2편은 흰머리와 산의 1:1 맞닦뜨렸지만, 산사태로 둘다 쓰러져버렸고, 흰머리는 산의 장도를 맞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때 그들을 찾은 쌍해(산의아버지와 절친이었던)와 주홍이 그들을 발견하고, 주홍은 산에게 흰머리를 이대로 죽게 할수는 없다고 경성으로 옮기자고 해서 경성으로 옮겨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산이 그토록 복수를 위해, 흰머리를 찾아다녔지만, 그가 원했던 것이 흰머리가 그 조선호랑이의 기세와는 아무상관없다는 듯이 철창으로 갖히는 것이 아니었다. 경성으로 옮겨져, 상처를 치료하고, 다시 개마고원으로 돌려보내준다는 주홍의 약속부터가 거짓임을 알아보았다. 산은 왜 몰랐던 것인지. 이미 사랑에 콩꺼풀이 쒸워버려서 그런가? 주홍은 자신의 양아버지인 일본인 총리의 말을 믿었던 것이다. 그렇게 흰머리는 경성의 창경원(동물원)으로 옮겨졌고, 치료를 했지만 총리의 말 번복으로 주홍과 산 그리고 쌍해의 흰머리 탈출작전을 시도한다.
산과는 형제였지만 호랑이로 인해 한쪽팔 마저 잃어버린 수는 해수격멸대인 히데오에게 산과 쌍해의 작전을 낱낱히 고해바친다. 게임판에서 한판 벌이기 위한 돈을 받기 위해서. 그리고 함정에 빠져버리는 산과 쌍해. 그리고 주홍.. 그러나 흰머리는 이 두편사이에 있지 않았다. 후후훗. 흰머리는 오직 산과의 7년동안 묵혀왔던 최후의 결전을 기다렸고, 산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 사랑이 이뤄지지 못한것은 조금 애석했으나.. 아니, 이루어졌다고 해야 하나? 흠.. 조금 애매하지만 흰머리와 산의 마지막 결전은 읽을 만했다.
산과 흰머리는 복수를 사이에 둔 사이라기 보다는 7년동안 쫒고 쫒기면서, 인간과 동물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사이에 무언가 형성된듯한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우정비슷한. 아니, 너 아니면 내 상대가 아무도 없다. 라는.. 아무튼 너무 멋진 책이었다. 현재 엄마께서 읽고 계신데, 산의 풍경과 흰머리가 생생하게 상상된다며, 1권을 마치시고 2권을 읽고 계신중..^^ 한 여름에 읽으면 개마고원과 산과 추위가 상상되 시원하게 읽혀질 책으로도 좋을것 같고.. 추천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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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한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의 복수 또는 동물과 동물 사이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다. 그리고 우린 자주 매체에서 복수에 관해서 그 결과가 그리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접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특별한 복수가 있다. 한 남자와 호양이의 길고 긴 7년의 세월을 두고 이어 온 특별한 복수 서로 한 쪽이 죽어야만 복수가 끝났는 이 끈질긴 복수의 이야기가 바로 두권으로 되어 있는 <밀림무정>이다.
이 책은 간단하게 복수의 이야기다. 조선의 마지막 야생 호랑이 흰머리와 그 흰머리를 잡기위해 7년동안 흰머리 만을 쫒아다닌 포수 산의 이야기 이들의 복수는 서로에게 가족을 몰살당한 후 부터 목숨을 건 승부가 시작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전체 줄거리다.
이야기의 시작은 마지막 승부가 될지도 모르는 개마고원에 흰머리와 산이 등장하면서다. 하지만 여기에 뜻하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백호 흰머리와 포수 산의 승부는 이상한 쪽으로 꼬여만 가기 시작한다.
뜻하지 않은 인물들을 소개하기 전에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을 먼저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일본의 지배하에 놓여 있었던 1940년대다. 짐작했듯이 반갑지 않은 등장인물 일본 해수격멸대와 그들의 대장인 히데오 그리고 호랑이를 사랑하는 여인 주홍, 그리고 산의 동생 수, 산과 수의 어버지 같은 존재 쌍해가 등장하면서 흰머리와 산의 복수는 단순한 복수가 아닌 조금은 복잡한 복수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
복수, 형제간의 이야기.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 경쟁, 탈출, 그리고 흰머리와 산의 이야기까지 <밀림무정>은 2권에 이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장 한장 읽어가는 속도는 그 만큼 빠를 수 밖에 없고 재미도 그 속도 만큼 재미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누가 산이고 누가 흰머리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마도 7년이라는 시간이 이 둘을 하나로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한다. 서로 복수를 해야 하는 존재이지만 어쩜 이들은 그 시간동안 복수보다는 정이 쌓여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가 된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이 둘은 어느 한쪽이 죽을 때 까지 함께 해야 할 운명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이 급 마무리 된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지만 뭐 이런 결말도 괜찮다고 느낄만큼 책은 재미 있다. 다시한번 김탁환 작가의 탁월한 글솜씨에 감탄하며 그의 다음 작품이 빨리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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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개마고원의 지배자답게 당당해야 하고 극복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고 크고 강해야 한다. 약한 너를 죽이는 것은 내가 원하는 복수가 아니다. 이건 아니다. 난 널 쏘지 않겠다. 쏠 수 없다. 산이 천천히 방아쇠에서 검지를 뗐고 총구를 내렸다. 밀림무정. 개머리판에 새긴 글자 위로 피가 뚝뚝 떨어졌다."...62p 경성으로 향하게 된 흰머리와 산은 둘 다 도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존재들이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도시에서 적응 해나갈 수 있을까. 하지만 이들은 이곳에서의 생활을 통해 밀림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를, 때론 증오가 사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결심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 밀림으로 돌아가겠다고. 전면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은 일본의 만행이, 그러나 사건의 아래에서 계속해서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화가 나고, 참을 수가 없을 때에... 창경원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열하는 장면은 가슴을 무척이나 뜨겁게 했다. 그저 두렵고도 두려운 존재인 호랑이 앞에서 하나가 되어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그만큼 그당시 우리 민족의 마음이 무언가를 원한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히데오와 산까지도 당황하게 만든 이 출렁임들은 그당시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고 있는 듯하다. 산은 흰머리를 밀림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 이르러서야 자신만의 복수가 아닌, 흰머리도 흰머리로서의 복수였음을 깨닫는다. 맹수가 사람을 헤쳤을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사람이 맹수의 영역을 빼앗고 그 가족을 헤쳤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각 동물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단 게 문제죠. 다르니까 불편하고, 불편하니까 죽여 없앤다는 그런 생각을 품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잖아요. 인간만 살생을 즐기지 않으면, 동물들은 영원히 지구라는 방주에서 거주할 수 있어요."...110p 어쩌면 정이 없는 밀림이야말로 단순하고 끈끈한 정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정"을 요구하면서도 뒤돌아 다른 뜻을 품는 도시에서보다 더욱 더 단순한 "정"을. 들꽃만을 바라보며 순수했던 수를 그렇게 비열하게 만든 것 또한, 호랑이가 아닌 도시의 노름 아니었던가. 호랑이 같은 남자와 다시는 없을 흰머리와의 승부는 끝이 났다. 승부는 누가 이기고 져야 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들의 여정을 통해 뜨거운 가슴을, 열정을, 끝없는 추격을 따라 나 또한 그렇게 달릴 수 있었다. |
![]() 이 책 한권을 완성하기 위해 작가가 카이스트 교수직까지 내놓고 집필에 전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일까 내심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이웃분 들 중에 책을 좋아하시는 상당수의 님들이 올해 최고의 책, 읽고 또 읽은 책, 너무나 감명깊었다라는 내용들을 언급하심을 보고, 읽기 전부터 정말 대작은 대작이겠구나 생각이 되었다. 그렇게 많은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한 밀림무정. 책을 붙잡자마자 나는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새벽 다섯시까지 책을 읽어내렸다.
갑자기 날씨가 무척이나 추워졌지만, 산과 흰머리의 격전이 펼쳐지는 그 개마고원의 겨울 추위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을 것이다. 상상할 수도 없는 그 추위와 두려움.
눈은 조용히 그들의 머리와 어깨, 온몸 구석구석을 감쌌다. 부드럽게 충분히 스며든 뒤,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걷몰고 죄어치고 볶아치고 또 되몰아쳤다. 스며들며 녹았던 눈들이 단숨에 얼며 서걱서걱 피부를 긁어댔고 죽음의 냉기를 차고 넘치게 구멍이란 구멍으로 불어넣었다. 22p
호랑이라 하면 동물원에서나 보고, 티브이, 이야기책에서나 봐왔던 나였기에 호랑이를 직접 맞닥뜨렸던 그 옛날 조상들의 느낌을 이토록 생생하게 전달받을 줄은 몰랐다. 마치 책 말미에, 이 글은 조선시대 마지막 명포수인 "@@@"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라는 말이 덧붙을 듯한 그런 생생함이었다. 작가의 허구가 이토록 치밀하게 펼쳐질 줄이야. 그래서 사람들이 읽고 또 읽었다며 추천을 해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때는 일제 치하, 조선 최고의 명포수였던 웅은 개마고원의 왕대, 흰머리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상을 치른 3일 후 흰머리는 웅의 집에 내려와 둘째 아들 수의 팔을 찢어 물고 큰 아들 산을 노려보며 경고하듯 떠나갔다. 그렇게 산과 흰머리의 악연은 시작되었다. 산은 자신의 타고난 감각으로 오로지 흰머리 사냥을 위해 인생을 걸었다. 아비를 죽이고, 동생의 팔을 뜯어 앞날을 망친 그 호랑이에 대해..
![]() 천하만물을 용서해도 단 하나 용서할 수 없는 너와의 악연을 오늘 끝내리라.
내 탄환이 향할 곳은 폐나 심장이나 척추가 아니다.
호랑이는 뇌가 작고 두개골이 단단하여 직접 머리를 겨냥하는 법이 아니라고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단숨에 놈의 이마를 "왕"의 중심을 뚫을 때다. 마침 바람이 불어와서 산의 가슴에서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열망들을 식혔다. 흰머리의 머리가 더욱 희고 거대하게 보였다.
바로 지금이었다. 162p
![]() 호랑이와 한 사나이의 일생을 건 대 격돌. 하얀 백호가 개마고원을 호령하고, 그 당당한 위용에 일반 사냥꾼은 감히 나설 생각조차 못했다.
한번의 패배가 있었어도 산은 또다시 흰머리를 파악하고, 흰머리를 추격했다. 호랑이에 대한 모든 것. 특히 씨가 말라버린 조선 호랑이에 대한 모든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되는 느낌이었다. 산신령, 산주라 불리기도 하는 그 영험한 존재, 그 중에서도 왕대라 일컬어지는 그래서 아무나 건드릴 수 없는, 건드렸다가는 천벌을 받을 그 존재와 맞닥뜨리는 한 인간의 무서운 집념.
야성이 펄떡펄떡 살아숨쉬는 듯한 글 속에는 험한 욕지기 등으로 헛꾸미지않아도 되는 충분할 멋이 있었다. 호랑이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결국 호랑이의 혼을 지니게 된 사내.
시작하지마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고 말 가련한 인생. 발버둥 칠수록 더 참혹해지지. 나랑 머무르겠다면, 시작하지 않겠다면..., 받아줄게. 84p
![]() 무당의 예언대로 산은 호랑이를 보호하려는 주홍과 이뤄지기 힘든, 그러나 너무나 활활 타오르는 운명과 같은 사랑을 피워올리고 말았다. 그러기에 더욱 해수격멸대 대장 히데오의 적수로 낙인찍히게 되었지만, 그는 결국 두 연인의 뒤에 선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되고 말뿐이었다.
![]() 2권은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되었지만, 1권에서의 산과 흰머리의 추격과 대결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장면들이 많았다. 강한 호랑이가 약해졌을때 그 틈을 치고 들어가 공격하는 비열한 짓은 결코 하지 않는 산의 당당함, 현대시대에도 그렇게 고지식한 사람을, 그러면서도 용맹한 사람은 볼 수 없다 할 그런 인물이었다.
과거, 그리고 맹수와 사냥꾼의 이야기였지만, 그 속에는 현대 사회를 꼬집는 이야기들도 엿보이는 듯 했다. 작가가 그렇게 말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느껴지는..
산의 동생 수의 망가져버린 인생과 맹수의 약한 틈을 골라서라도 사살해야 한다는 히데오의 모습처럼..
조선시대의 명장과도 같았던 위풍당당한 산과 흰머리의 대결은 이제 이 시대에서는 다시는 볼 수 없는 일인지.. 아쉽기만 할 따름이었다.
![]() 김탁환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었지만, 정말 읽는 맛이 남다른 책이었다. 그래서 술술 훑어 읽을 수 없고, 그의 정성을 생각하며 한줄 한줄 음미하며 맛을 보며 읽어내려가 읽는데 시간은 좀 오래 걸렸다. 그가 이 글을 준비하며 호랑이를 연구한 그 몇년의 시간이 정말 남달리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로 인해 멸종되어 버린 백두산 호랑이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었기에 말이다. 그리고 그가 생각이 막힐때면 몇번이고 산에 올라가 돌멩이라도 차가며 생각했다던 구상 그대로 생생하게 들어있는 산의 표현들은 정말 소설을 더욱 빛내주는 감칠맛나는 요소로 자리하였던 듯 하다. 역시 무엇이든 정성이 가득해야 그 맛이 살아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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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감사의 글을 인용하자면,
끝으로, 소설을 준비하며 뒤늦게 만난 수많은 생태학자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특히 시호테알린 산맥과 라조 지역에서 본격적인 야생호랑이 연구를 시작했고, 호랑이를 지키려다가 밀렵꾼의 총에 맞아 돌아가신 카플라노프 선생님의 글을 인용하며 감사의 글을 맺습니다.
" 시호테알린 보호지역의 야생호랑이는 자연이 탄생시킨 최고의 경이로움 중 하나이다. 나는 그 자유로운 생명체를 보호하는 것이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의 신성한 의무라고 확신한다"
나는 우선 이렇게 특수한 분야에서 애쓰고 있는 분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 내가 신기했다. 우리나라에 한국범보전기금( www.koreatiger.org)라는 협회도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하긴 요즘 아들때문에 전래동화를 많이 읽는데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는 호랑이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하는 호랑이 부터 우는 아이 달래는 엄마가 곶감 줄께 울지마 했더니 딱 울음을 그쳐서 호랑이가 세상에서 곶감이 젤로 무서운 놈이라고 생각하는 이야기 까지 너무도 많은 호랑이 전래동화가 있다.
밀림무정2에서는 백두산 천지에서 맞짱 뜬 흰머리(백호)와 산, 산은 마지막 일전에서 흰머리에게 죽음을 면키 어려운 상황에 맞닥드린다. 그때 우루루쾅쾅 눈사태가 나고 둘은 부둥켜 앉은채 무너져 내려간다. 흰머리는 눈덩이를 그대로 맞아서 기절햇고 흰머리가 완충이 되어 산은 별 상처가 나지 않은채 정신이 든다. 자신이 날린 칼을 왼쪽 어깨에 꽂은 채 기절해 있는 흰머리를 산은 죽이지 않는다. 정정당당한 승부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 도착한 주홍과 히데오 부대 주홍은 흰머리를 경성으로 후송하자고 한다. 칼로 인한 상처로 개마고원에 풀어주면 죽음을 면키 어렵다는 이야기다. 결국에는 흰머리는 기차를 타고 경성으로 후송된다. 산과 쌍해아저씨도 함께...
산은 흰머리와 함께 화물칸에 탑승햇는데 밖에서 히데오가 문을 걸어잠갔다. 경성을 얼마안두고 산은 기차에서 뛰어내린다. 창경원으로 이송된 흰머리는 바로 수술하게 되고 다음날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단 1시간 시민들은 백두산 호랑이를 보기 위해 모여들고 흰머리는 우리안에 갇혀서 어깨로 우리를 들이 받으면서 포효한다. 그러자 한 노인이 엎드려 곡을 하기 시작한다. 영물을 저렇게 두면 안된다며 곡을 하고 울기시작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엎드려 곡을 시작한다. 200명 가량의 사람들이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일제강점기에 백두산 호랑이는 어쩌면 하나의 영웅이었나보다. 조선인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영물로 자리 잡았나보다. 히데오는 이 갑작스런 상황에 집단행동은 방치할 수 없다며 노인에게 발포하고 멈추지 않자 또 사살하려는데 히데오를 한방에 제압하고 총을 뺏아어서 달아나는 '산', 일본 본토에서는 백호를 사살해서 가죽을 받치라는 명이 떨어지고 그것을 알게된 주홍은 백호를 살리기 위해 산과 작전을 세운다. 증오에 치를 떨었던 7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산은 반대로 이제는 백호를 구하기 위해서 나선다.
백호를 부산으로 이송중이던 차량과 접전 하다 흰머리가 도망가게 되고 인왕산을 거쳐 행주산성으로 산을 이끈 흰머리, 산과 최후의 결투를 버리게 된다. 결말은 말못하겟다.
맛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만나 행복하게 보낸 일주일, 바쁘기도 바뻣지만 일부러 조금씩 씹어서 읽어내려갔다. 가끔 작가라는 직업이 참 재미있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가도 이렇게 자료 조사 철저히 하면서 모든 기초골격을 튼튼히 해서 글을 쓰는 분을 보면 작가란 직업이 그냥 되는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곧 눈이 내릴 듯한데 눈 내린 겨울밤 읽으면 딱일 소설 강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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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작가는 점점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랍니다. 그의 작품을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책속으로 초대하는 작가의 글솜씨가 상당하다는 점을 쉽게 느낄 수가 있답니다. 이번에 출간된 도서인 <밀림무정>도 마찬가지랍니다. 뭐랄까. 읽으면 읽을수록 더 빨려든다고나 할까요.
저는 이 책을 주말을 이용해서 후다닥 마치게 되었답니다. 한번 독서하려고 잡으니까 쉽게 손에서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스케일도 좀 굵직한 편이고 우리민족과는 연관이 잘 되는 호랑이가 등장하기에 더 관심을 가지고 독서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밀림무정>을 독서한 독자들은 김탁환 작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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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와의 승부.. 단순한 추격이지만 아 이얼마나 박진감넘치고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인가. 산처럼 초인적인 의지와 두려움없는 승부사가 정말 존재할까 싶다.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넘어선다는건 사냥이 아니더라도 일생에 한번은 도전해 보고픈 높디 높은 철옹성. 이 소설은 흰머리를 쫓는 필연성은 다소 부족해 보이지만 승부사의 기질을 가진 산이라 느껴지고 단순한 추격이란 흐림이 무섭게 빠져들게 만든다. 흰머리와의 대결부분은 흰 눈속에서 차가운공포와 함께 몸으로 스멀스멀 끼쳐올라오게 잘 그려 놓았다. 동물을 소재로 한 소설은 한국소설에서는 나는 아직 보질 못했다. 다소 입맛을 다시며 잡기 시작했는데 다음장 다음장 숨가쁘게 넘겨보기 바쁘게 만든다. 아 역시 김탁환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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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눈빛의 남자, 역시 만만치 않은 눈빛을 지닌 백호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