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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학자 스티글리츠가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이후 UN의 의뢰를 받아 향후 세계 경제에 대한 자문단을 꾸려 그 결실로 낸 것이 이 보고서이다. 전세계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다수 참여했고 그 인원의 구성 또한 미국, 영국을 위주로 한 구미권 경제학자에 치중되지 않고 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등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생각의 편향성을 줄였다.
책의 핵심은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맞닿아 있으며 장하준 교수가 지적한 사항들을 실무적으로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래서 경제학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장하준 교수의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경제학적 지식이 없다면 쉽게 보기 힘든 책이다. 마치 스티글리츠의 거시경제학이라는 기본서를 보는 듯해서 행간 하나하나마다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지 유심히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소화하기는 힘든 책이다.
책의 내용을 잠깐 요약하자면 첫째로 세계 금융경제를 파탄으로 끌어간 것이 규제를 철폐하여 설계자도 알 수 없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과잉유동성을 불어 넣은 신자유주의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돌아다니는 국제 금융 자본은 현재 달러 기축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나 여러 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안전판으로 달러를 보험 삼아 외환보유고로 쌓아온 각 나라들은 달러 기축화를 포기할 수도 없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결국 현실은 누가 먼저 고양이에 방울을 다느냔데 그것을 협의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각 나라의 대표들이 모여있는 UN에서 이를 의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여러 번의 금융위기를 통해 IMF, 세계은행 등은 자본 여력이 없는 나라들에게 자금을 대출하면서 오히려 경기 순행적인 정책을 강요했는데 이것은 위기를 겪은 나라의 잠재 경제 성장율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경기 순행적 정책이란 경기를 살리려면 지출을 늘려야 하는데 오히려 금리를 올리고 지출을 줄이는 방식, 굳이 예를 들자면 위기를 투자로 돌파하는 것이 아니라 없는 살림을 줄이는 방식으로 극복하는 정책이다. 이 정책의 피해는 가난하고 보호 받지 않는 사람들에게 고스한히 돌아간다. 우리 나라가 IMF 이후 빈부 격차가 심해 지고 부의 편중화가 커진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
이런 경제 위기들로 인해 각 나라들은 각종 투기 자본에 대처 하기 위해 외환 보유고를 쌓아 왔고, 이는 어디에서든 쓰여서 총수요 진작이나 투자를 불러와서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는 돈을 그냥 금고에 넣어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여러 번의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각 나라는 지나칠 정도로 외환 보유고를 쌓아 왔고 그 만큼 미국의 적자는 심해지기만 한다. 전 세계가 돈을 금고에만 쌓아둔 채 규제 없이 돌아다니는 초국적 자본들만 자신들의 넘치는 유동성을 끊임없이 자본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금융위기를 불러 일으킨다. IMF나 세계은행등 각종 기구들은 이를 효과적으로 제재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개발도상국은 이들의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지분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보고서는 금융위기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개발도상국도 똑같은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는 세게 금융 정책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G7이니 심지어 G20 또한 있는 나라들의 모임에 불과할 뿐이며 따라서 각 나라들의 대표성이 가장 잘 보장될 수 있는 UN을 통해 민주적인 의사결정 기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세계 금융 체제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위기의 측면에서 대여자금을 회수하기는 쉽겠지만 잠재력 측면에서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피해를 불러 일으키는 경기순행적 정책이 아니라 투자나 공공지출로 총수요를 회복하는 경기 역행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더불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며 시간을 들여서라도 천천히 정독을 하면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통제되지 않은 자유는 폭력의 다른 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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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에 언급한 토빈세와 탄소세 이상의 것 이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란 인상이 든다. 동시에, UN 산하보고서들이 원래 이렇게 잘 씌여지는 것인지, 아님 스티글리츠의 탁월한 능력이 발휘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내가 보기엔 부제 비슷하게 달려 있는 '세계경제의 대안~' 어쩌고를 논하는게 너무나도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케인지안적인 방안이지만, 너무나 매력적으로 practical하다는 느낌이 남는 책이었다. "악마는 사소한 것에까지 구석구석 깃들어 있으므로, 특정 원칙에 대한 발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참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정리문구였다. 더 나은 규제와 규제의 실행이 필요하다/ 자본시장과 금용시장의 자유화의 문제/ 기업지배구조, 경쟁, 파산제도에 영향을 주는 법과 규제... 사실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까지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저자(들)은 시장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막연한 어떤 계급의 이해에 복무하는 정치와 경제제도의 큰 그림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국제기구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하며, 금융제도의 이러저러한 부분은 요렇게 저렇게 통제(!)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세운다. 이 책의 상대적으로 적은 부피에 이렇게 많은 제안을 할 수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다. (사실 이런 느낌은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단 생각은 든다) 하여간 자유(방임)시장경제라는 이데올로기, 소위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이처럼 논리적으로 실례를 들어서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이 또 있을까 하는 정도다. 좌파들의 글들은 너무 선언적이거나 피해사례들을 제시함으로써 감성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기도 했고, 장하준의 글은 재미는 있지만 다소 비유에 치중한 느낌도 있지만, 이 책은 적어도 내가 보기엔 현실 제도들의 문제를 참 여러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짚고 있어 좋았다. 통화정책/구제금융/중앙은행/개도국지원/외부성/인센티브/경기역행적규제/증권시장/파생상품과 스왑/초국적금융/국제금융기구/도하라운드/파산의문제 등등등 이 모든 것들이 악마가 깃들어 있는 사소한 것들의 일부인 셈이다. "... 이런 주류의 견해는 지난 25년여 동안 경제학에 있던 중요한 진척 상황을 무시한 것이다. 특히 정보가 항상 불완전하고 비대칭적이라는 것이 인정되고 있고, 그로 인해 시장에는 비효율성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고 있는데도 이것을 모른 척 했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은 금융시장의 본성이기도 하다. ... 첫째 시장은 일반적으로 스스로 고쳐지지 않고, 둘째 그중에서도 금융시장은 흔히 말하는 '시장실패'의 특성이 강하며, 셋째 금융시장의 실패는 경제 전체의 체제적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 아마도 이 주장이 이 책 전반의 문제의식을 가장 잘 요약하고 있다고 본다. 대표저자인 스티글리츠의 전공이라고도 하고 말이다. 물론 논쟁의 여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이러한 비대칭성이란 속성은 단순 속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건 어찌보면 아주 보편적인 원리가 아닐까 싶고, 정치라는게 존재하는 또다른(권력에 대한 지향 말고) 원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근데 왜 그 단순한 사실을 무시하는 것인지... 본질적인 인간의 근시안적 속성을 담담하고 냉정하게 지적하는 것으로 세계적인 석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어처구니 없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논리적 분석은 일반적으로 좌파들이 부족한 요소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찌보면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국가계획경제도 실패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현대 (주로 미국의) 금융자본 간부들에 대한 천문학적인 인센티브에 대한 비판이나 구 사회주의권 당간부들의 부패는 모두 여기에서(정보의 비대칭성과 그에 대한 통제의 실패) 시작된 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위기를 통해 얻은 교훈에 비춰보면, 국가의 권한을 제한하는 협정들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 특히 WTO의 금융서비스협정 아래서 가능한 합의들이 강제된다면, 각 국가들이 성장, 공평성, 안정화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규제 체계를 개선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다." 현존하는 국제경제질서(IMF, G7~G20 등이 주도하든)들이 가지는 불합리함, 즉 그들 주류 경제국가와 관료, 학자들이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적 원칙에 의해, 국제 자본의 흐름과 구제금융들에 대한 방향제시가 개별 국가의 합리적인 회생노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얼핏보면 그러한 국제적인 금융을 반대하는 일부 좌파들의 주장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정말로 다양한 국제조직들에 대한 개혁방안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는 UN을 중심으로 하는 초국적인 경제규제의 구조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기존의 국제조직들은 잘못된 철학과 이론에 바탕을 두어 잘못된 방향으로 국가들을 통제하였던 반면, 저자들은 현실의 교훈을 수용하여 그러한 국제 경제조직들을 총괄하는 초국적인 재정/금융 권력(?)을 도출할 수 있는 합리적 경제협력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흠... 조금 만 넘겨짚으면 거의 '세계정부'를 주장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할 정도다. 물론 경제부분으로 제한하고 있긴 하지만. 역시, 저자들은 자본의 증가의 방향을 선으로 설정하는 철학을 가지고는 있다. 각종 외부성의 문제들을 조금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듯 하지만 말이다. 솔직히 여기에서 약간의 위기감이 들기도 했다. 일단은 아무리 합리적인 거버넌스라 해도, 역시 자본이 힘인 속성을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 즉 선진국의 헤게모니는 어쩔 수 없는게 아니냐는 판단이 우선 들었고, 둘째로 이런 합리적 거버넌스라는 것도 PT 독재라는 것이 가지는 낭만적 이상주의는 아닐까 하는 우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을 조목조목 분석하는 틀을 한번 접해봤다는 건, 이후 여러 국제경제 뉴스에 대한 이해도를 조금은 높일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어쩜... 장하준의 스승격이라는 스티글리츠는... 역시 스승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