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음반을 구하게 된 동기는 모 유력 클래식 싸이트의 강렬한 추천 소개문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현대음악으로까지 감상의 영역을 넓히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시기였지만 리게티, 불레즈 등으로 좌절하던 차에 이 음반의 소개문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더구나 Frederic Rzewski라는 발음도 애매한 작곡가에 "단결된 민족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라는 대놓고 선동적인 곡명이 선택을 망설이게 했지만 Hamelin이라는 초절기교의 피아니스트에게 끌려 재고도 없어 구하기 힘들었던 음반을 구석에서 찾아내어 CD Player에 걸었습니다. 첫주제의 연주와 함께한 강렬한 인상은 처음 소위 민중가요를 들으면서 느꼈던 전율과 짜릿함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낯익은 주제선율은 이후 1시간이 넘는 변주까지도 몰입해서 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1시간 이상의 긴 연주였지만 Hamelin의 충실함과 마지막 현란한 카덴자는 이곡의 진가를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곡의 주제는 칠레 레지스탕스 민중가요인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 - "단결한 민족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로 칠레 민중구호에 칠레 작곡가 Sergio Ortega가 1973년 6월에 곡을 붙인 것입니다.(코클래식 현대음악 조준희님 글 참조) 1980~90년대초까지 격동의 시절을 보내고 도시 곳곳에서 "아침이슬", "광야에서" 등 소위 민중가요를 부르고 느꼈던 이유에선지 이 곡을 처음 듣는 순간 머리가 무엇에 부딪친듯한 감각과 함께 잠재해 있던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컥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동일한 느낌을 받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음반은 귀에 거슬리는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리듬과 멜로디로만 다가왔던 현대음악의 다양성과 함께 감상에 있어서도 또다른 가능성을 제시해준 의미있는 결과물입니다. 본인의 뛰어난 기교를 바탕으로 다양한 작곡자의 음악을 녹음하는데 열의를 다하고 있는 Hamelin의 연주와 함께 자극적인 앨범디자인도 구매를 서두르게 하는 강력한 요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