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만 보고 책을 골랐다. 팔도총론이 3권으로 나왔는데, 세권을 다할까, 1권부터 할까 궁리하다가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이 포함되어 있는 제 2권을 선택하였다. 딱히 꼬집어 말하면 그다지 특색이 없는 책이라고 하겠다. 저자가 표방했듯이 인문지리서도 아닌 것 같고, 답사여행기류의 기행문도 아니고, 답사안내서도 아니고, 유적지와 역사인물 해설서(취사선택기준이 불명하여)도 아니고, 풍수지리학이나 부동산 개론도 아니고 그냥 이것저것 짬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 향후에 계획하고 있는 '복거총론'이 마저 나와야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지도가 없다. 지리서임에도 불구하고, 지도, 약도, 개념도 한장 수록되어있지 않다. 이중환이 택리지를 지을 당시라면 지도를 붙이고 싶더라고 구할 수 없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겠지만, 요즘 같이 좋은 시절에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자료를 취하지 못한 점은 근본적인 결함이다. 제대로 하려면 대동여지도와 현재 구할 수 있는 지적공사의 지도, 중요 지점은 항공사진까지 확보하여 서로 대조하면서, 땅과 물의 모양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끔 서비스해 주어야 할 것이다. 둘째, 내용이 많이 부실하다.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 중에 무엇을 취하고 버릴 것인가는 저자 고유의 권한이라 할 수 있으므로 시비거리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일단 취한 자료는 좀 서 정확하게 서술하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순창을 다루면서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순창에 들러 고추장 비빔밥을 점심식사로 드셨다' 는 대목이 나오는데, 알려진 史實에 의하면 고추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로 고추가 전래된 시기는 임진왜란 전후라고 한다. 따라서 순창이 아무리 고추장으로 유명해졌다 하더라도 태조가 고추장을 시식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불가능한 사실이다. 어디에서 취록한 전설인지 모르겠으나 조금만 신경썼으면 진위파악이 가능한 내용인데 좀 아쉽다. 다른 예를 들면, 완도를 서술한 부분에서 장보고의 청해진 반란이후 완도에 사람의 거주가 다시 허용된 것이 고려말(1351년이라 명시)이라 해놓고, 바로 다음 페이지에 1270년 삼별초의 송징 장군이 입도하여 주민들에게 선정을 베풀었다고 기술하여, 독자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한마디로 여기저기 자료를 갖다 쓰기는 하였으나 고증이 철저하지 못했다고 하겠다. 세째, 제목이 <택리지>이지만, 이중환의 택리지와는 무관한 듯하다. 간간히 택리지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만, 분량은 극히 미미하다. 오히려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세종실록지리지>에서 더 많은 텍스트를 취하고 있다. 택리지에 대한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을유문화사에서 발간한 국역 <택리지(이우성 역)="">를 보는 것이 낫겠다(이 책은 말미에 원문까지 충실하게 실려 있어서 택리지를 공부하는데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전범이다). 네째, 사진에 대하여 좀더 충실하게 출처를 밝혔어야 했다. 좋은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또하나의 미덕인데, 본인이 찍은 것인지, 전문작가가 찍은 것인지, 다른 원천에서 구한 것인지 설명이 있어야 한다. 한가지만 지적한다면 남원을 다룬 부분에서 월매집에서의 풍류한마당(144쪽)이란 사진이 실려 있는데, 사실 이 월매집이란 것은 광한루 공원 한 구석에 관광객을 위하여 지어놓은 어설픈 모조품이다. 사진 설명만 보고 모르는 사람이라면 마치 광한루 근처에 월매 생가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작업이란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또한 서문에서 밝혀 놓았던 저자의 더할 나위 없이 고결한 국토사랑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발품을 많이 판 답사자는 아주 드믈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어쨌든 자료와 기술이 좀 더 충실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국토답사를 위한 충실하고 객관적인 안내서를 원하는 독자라면 돌베개에서 발간하고 있는 <답사여행의 길잡이=""> 시리즈를 참조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답사여행의>택리지(이우성>세종실록지리지>신증동국여지승람>택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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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다시쓰는 택리지 제2권. 한반도의 남쪽지방 전라도와 경상도를 사이좋게 나란히 썼다. 금강, 영산강, 섬진강, 낙동강, 남강 등을 따라가며 동에서 서로, 북에서 남으로 옮겨다니며 글을 따라가면 아름다운 우리땅과 그곳에 담겨있는 애틋한 우리역사가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를 오늘에 다시쓰는 심정으로 저자는 각 지방의 산과 강의 버티고 흐르는 지세와 지형을 알려주고 그 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풍속과 옛 이야기를 시인의 노래와 함께 풀어낸다. 그래서 인문지리서인가.
이름만 들었지 가보지 못한 곳인데도 절로 풍광이 눈에 선하다. 하동과 물돌이동의 굽이치며 돌아가는 낙동강을 내다보며 민박도 하고 싶고, 다산초당과 소쇄원에선 쪽마루에 걸터앉아 새소리를 벗삼아 풍류를 느껴보고 싶다. 호남제일의 명산 월출산에서 바라보는 월출은 얼마나 멋질까? 잊지못할 부석사 무량수전에 올라 눈앞에 펼처진 사바세계의 번잡함도 털어내보고 싶다. 과연 언제나 우리산천을 방방곡곡 둘러보는 영화를 누릴것인가.
내 눈의 들보는 못봐도 남의 티끌은 잘 보이는 법, 우연히 문장속에서 우스운 것을 발견했다. 책에 나오는 모든 이들은 이름과 아호로 언급되는데 하필 포항 영일만을 소개하는 문구속에 가수 최백호를 '최백호씨'라 적고있다. 혹시 저자가 제일 좋아하는 이라 특별대우한것은 아닌지. 이왕에 팔도를 책으로 유람하는 독자들을 위해 각 장에 지역의 위치와 소개되는 고장과 명소, 문화재를 소개하는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면 좋겠다. 후일 개정판이 나온다면 꼭 담아주길 출판사에 부탁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