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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가 참 인상적인 책이다. 내 인생은 놀라운 경험으로 이어졌는데 대부분 거기에 내가 없었다는 것이 슬프다고 시작한다. 길가의 깊은 구멍에 빠졌는데 첨엔 출구를 찾을 수 없었고 내잘못이 아니라고 했다가, 그 다음엔 못 본체 하다 다시빠졌는데 역시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한다. 그 다음엔 습관이라는걸 깨달으면서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스스로를 아니 금방 빠져나온다. 그리고 그 다음엔 .. 다른 거리를 걸었어라는.
이 책은 참 재미있다. 내가 여성이라서일까, 아니면 사랑이라는걸 해봐서일까?
한편 한편의 글들 옆에는 역자 신현림씨일까 싶은 느낌을 적은 글들이 있다. 기분이 좋아서 나오는 미소가 아닌 너무나 공감이 되고, 미묘한 감정의 경험들을 기억해내면서 베어나오는 미소를 아는가? 그 미소를 만드는 책이다. 신현림씨의 번역후기의 내용의 한 구절처럼 애정이 아니면 공허함을 매울 길 없을때, 애정으로도 사랑이 채워지지 않을 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정말로!!
책과 함께 비닐로 묶어져있는 편지지. 부록이라는데 첨엔 뭔가 했다. 부록으로 예쁜 편지지가 들어있습니다.하고 그 부록의 하단에 있는 작은 글을 보고야 편지지인지 알았다. 그런데 편지지로 쓰기엔 별로 안예쁘다. [인상깊은구절] 지난밤 당신은 자신만의 자리에서 잤어요 그곳은 넓은 우주였어요 당신을 만지려고 다가갔을 때 내가 느낀 건 우리 사이의 거리였어요 오늘도 아직 그만큼의 거리군요 한때 나의 쉼터였고 부드러운 푸른색 침대인 당신의 눈동자는 버 멀리 산들과 달리는 강들로 가득 찼어요 오늘밤 다시...... 당신과 함께여도 나는 혼자일 거예요 이런 거리감은 축제가 아니에요! 당신과 함께 있으면서 회전목마처럼 각가 따로 갈 순 없지요 난 당신과 마주 보며 가고 싶어요 |
| 내용이 너무 어렵지도 않고 현학적이지도 않으면서 사랑과 삶에 대한 통찰이 엿보이는 내용이어서 내용 자체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번역을 한 시인 신현림 씨의 감상인지 도움말인지 뭔지가 옆 또는 아래에 실려서 원문 자체에 대한 몰입을 방해합니다. 편집도 너무 겉멋이 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차분하게 읽는 데 방해가 되었고요. 소제목이 위에 실렸다가 아래에 실렸다가 하고 어디까지가 그 내용인지 구별하기 모호하게 되어 있는 걸 깔끔하게 정리해줬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신현림 씨의 글 대신 영어로 된 원문을 수록해주셨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역자 후기를 보니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면서 소제목을 역자가 정했다고 되어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들더군요.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 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번역이 원문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여야 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물론 이 책만이 아니라 다른 책, 영화 등 많은 문화상품이 제목이 아예 바뀌거나 수정되어 나오고 있습니다만 특히 이 책에 한해서는 그게 더욱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원어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