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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해진다. 책을 통해서라도 세계를 움직이는 강대국 미국의 불편한 진실과 속내를 조금 엿본 듯해서 기분이 환해진다. 그동안 TV에서 말했던 기사들이 포장되고 왜곡되고 감추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아주 조금이나마 알게 되니, 눈도 마음도 나아진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글이 가짜라거나 편집되었다고 그렇게 믿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므로. 더구나 항상 의심할 수는 없으니까. 미국의 현실, 민낯의 미국 지식인에 관한 내용도 흥미롭게 읽었지만 민주주의는 공공선이어야 한다는 촘스키의 인터뷰에 가장 공감이 간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사회의 궁극적 목표는 결과의 평등이라는 말에도 긍정이다. 두 선수가 똑같은 지점에서 출발하고, 똑같은 운동화를 신었다고 해도, 한 선수가 먼저 결승선에 도착할 것이고 원하는 모든 것을 갖게 된다. 출발이나 과정에도 공정과 자유가 숨 쉴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다면 훨씬 더 바른 세상이 될 거다. 아이를 갖지 않은 사람들도 교육세를 내는 것이 옳고 공공선이다. 모든 어린이에게 교육 혜택을 주는 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므로. 무엇보다 언론개혁에 관한 주장도 수긍이 간다. 우리나라도 최근 뜨거운 담론인데, 어떻든 변화는 필요하다고 본다. 언론에 실린 모든 기사가 좀 더 정직하고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도되어야 마땅하다, 권력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말고. 촘스키의 주장이 주장에 그친다거나 과격할 수도 있으나 끄덕이게 된다. 텔레비전에서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방법이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가? 맞다, 없다. 국민의 정신을 파괴하고, 국민들을 다른 사람들과 떼어놓으려는 메시지들이 반복될 뿐이다. 그렇게 국민은 세뇌되어 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언론이 자유롭고 누구에게도 통제받지 않고 반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단다. 이런 생각 자체가 기업의 선동 결과일 뿐이니, 진정한 민주사회에서 언론 모습은 공공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며. 언론의 미래, 언론의 보도, 언론에의 접근성 등 모든 게 국민 참여로 결정되고, 더불어 공동체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를 추구하여 대안 언론을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하겠다. 그리고 더 나은 세계를 위하여 세상을 바꾸는 힘은 저항이라고 주장한다. 맞지 싶다. 꾸준한 투쟁, 때로는 암울하게 보였던 좌절을 딛고 힘겹게 투쟁한 덕분에 모든 변화가 가능했다. 불행히도 이런 변화의 물결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핵심부는 변하지 않았지만. 결국 권력을 실질적으로 분산시키려면 더 큰 투쟁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림자가 약해진다고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림자가 약해지면 본질을 약화시킬 수 있는 근거는 마련할 수 있다. 브라질 농민들의 ‘새장의 바닥을 넓히자’라는 슬로건처럼, 궁극적으로는 새장을 깨뜨려야 하겠지만, 새장의 바닥을 넓히는 것은 최종 목적을 향한 첫 걸음일 수 있으니까. 이 모든 것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니 당연히 투쟁해야 할 터. 사회적 연대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를 재건해서 강화시키는 것도 필요한데, 목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해줄 수 있는 통찰력과 이해력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해법과 새로운 전략이 나오기 마련이다. 지원 단체와 대안적 기구도 만들어야 하고, 그 무엇보다 먼저 참여하고. 그럼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줄지어 불거질 테니까.
[뒷이야기] 초판이 2004년에 나왔으니 17년 전이다. 그 당시의 저자 주장이 ‘2021년에도 맞다‘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몇 숟갈 마음에 와닿았다. 노트 한 쪽에 옮겨 적고 싶은 구절도 있다. “집을 짓는 사람의 손에 쥐어지면 망치는 좋은 것이지만 고문하는 사람의 손에 쥐어진 망치는 나쁜 것이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그 망치를 쥔 사람이 좋은 일을 하도록 감시하는 것이 국민의 몫이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란다. 그러니 힘들어야 하겠지. 시민으로 살아가는 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