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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모습 그대로가 최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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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과 별빛이 아니라면 그야말로 깜깜한 밤중이었습니다. 그렇더라도 동무들과 숨바꼭질을 하던 한여름 밤의 마을은 어디라도 놀이터였습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큰 나무 뒤나 덤불 속, 다리 밑이나 헛간, 어쩌다가는 사다리를 타고 지붕 위로 오르거나 허술한 자물통이 달려있는 창고에도 숨어들었습니다. 짚이 쌓여있는 헛간에 숨었다가 어떤 술래에게도 들키지 않은 때도
"네 모습 그대로가 최고란다" 내용보기
달빛과 별빛이 아니라면 그야말로 깜깜한 밤중이었습니다. 그렇더라도 동무들과 숨바꼭질을 하던 한여름 밤의 마을은 어디라도 놀이터였습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큰 나무 뒤나 덤불 속, 다리 밑이나 헛간, 어쩌다가는 사다리를 타고 지붕 위로 오르거나 허술한 자물통이 달려있는 창고에도 숨어들었습니다. 짚이 쌓여있는 헛간에 숨었다가 어떤 술래에게도 들키지 않은 때도 있었습니다. 숨죽이고 숨어 있다가 그만 잠 귀신에게 붙들려 간 것입니다. 한잠 푹 자고야 겨우 풀려나 집으로 갈 수 있었지요.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곳에서 머리를 처박고 술래에게 들킬세라 숨도 크게 쉬지 않았던 어린 날의 숨바꼭질. 왜 그렇게 까만 눈을 반짝이며 찾고 숨는 것에 열중했나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이 숨바꼭질에 빠져 노는 모습을 볼라치면 숨바꼭질은 우리 생의 어느 한 본질을 드러내는 놀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곧 숨거나 찾는 행위는 자신으로부터 도피하는 모습과 자아의 발견이라는 상징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술래는 자신으로부터 도피한 자아를 찾는 것이고 숨는 자는 자신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라 여겨지는 것입니다. '벌거숭이 개구리' 도 숨바꼭질처럼 자신으로부터 도피한 개구리가 진정한 자아를 찾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개구리 크리스는 어느 날 사람의 모습이 있는 그림을 보고 벗고 있는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크리스는 자신으로부터 도피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풀숲이나 연꽃잎 아래,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깡통 속 등에 몸을 숨깁니다. 그러나 크리스는 만족하지 못하다가 지혜로운 할아버지 개구리를 만나게 되어 개구리가 옷을 입는다면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에 대하여 듣게 됩니다. 자신의 본모습 그대로가 가장 좋고 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지요. 자못 심오한 주제를 이 책은 아주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큰 미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은 크리스라는 인물 창조의 성공과 입체적인 책 형식의 적절함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크리스는 잠자리 안경처럼 동그란 눈과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꼭꼭 숨어버립니다. 우리는 술래가 되어 크리스를 찾게 됩니다. 풀숲이나 연꽃잎 아래,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깡통 속을 하나 하나 들추게 되는데 그 재미가 아주 크거니와 여러 차례 뚜껑을 들추다 보면 어느덧 자신으로부터 도피한 나 자신의 진정한 자아도 찾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책의 처음 앞표지부터 맨 뒤 표지까지 통일되게 구성한 꼼꼼한 편집과 제본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04.02.1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