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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조선과 일본, 명에 이르는 국제전의 양상을 띠고 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1592년에 시작된 두 차례의 전쟁을 중국에서는 만력조선역(萬曆朝鮮役), 일본에서는 분로쿠 ․ 케초노에키(文祿慶長の役)이라 칭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난(亂)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대두하여 조 ․ 일 전쟁으로 그 호칭을 대체하는 경향도 대두하고 있다.(이에 공감하는 바가 있으나 여기서는 익숙한 표현인 임진왜란을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겠다.)
역사적 사건을 어떤 용어로 구성하는가는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드러내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용어는 바뀌었을지언정, 여전히 임진왜란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고정되어 있다. 즉 ‘일본-침략, 조선-희생’의 틀 속에서 임진왜란이 국내에 미친 영향과 그것을 극복하는 ‘조선의’ 역사로서만 기억하고 구성하고 있다. 임진왜란에 대한 이와 같은 인식은 일본의 식민지로서 근대를 맞이하게 된 또 다른 역사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며 식민사학의 극복과정과도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침략, 조선-희생’의 틀은 고정된 역사를 강요하며 풍부하고 다채로운 역사인식에 걸림돌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국립진주박물관의 <임진왜란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이하 본서)는 임진왜란이라는 국제전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인식을 전해주는 아주 반가운 도서라 하겠다. 본서는 일본에 천주교 포교를 위해 거주하였던 포르투갈의 선교사 프로이스의 일본사 가운데 일부를 번역한 것이다. 여기서 일부는 번역자의 능력이나 편의에 의한 것이 아니니 실망하실 필요 없다. 프로이스의 원본이 화재로 소실되고 남은 필사본으로부터 얻게 된 일부인 것이다. 읽을거리는 아주 풍부하다.
내가 본서에 대해 더욱 애착을 갖는 것은 역사 대중서임에도 아주 모범적인 주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보다 주석을 읽는 재미가 더욱 클 정도로 어지간한 관계 개설서를 섭렵하여도 얻을 수 없는 관련지식들이 빼곡하게 들어있다. 한국사와 일본사에 달통하지 않고는 행할 수 없는 것이기에 역사전공자의 말단에 위치한 사람으로서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번역자의 원전에 대한 성의이자 재창조하는 작업이라 하겠다. 국립진주박물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반면에 대부분의 역사 대중서가 어떠한가? ‘대중들이 손쉽게 읽게 하기 위해서’ 주석을 달지 않는다. 잘못된 관행이다.
이제야 본문과 관련한 얘기를 하게 됐다. 서평이 두서없고 장황하여 죄송하지만 독자로서 느끼는 감정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니 인내하고 읽어주시기를 기대한다. 본서의 1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패권을 장악한 시점의 일본 내부에 관한 기록들이다. 이는 전국시대 말기 혹은 아즈치 모모야마 시대 일본상에 관심을 갖는 독자의 손길을 붙들 것이다. 임진왜란과 관련한 내용부터 살펴보고 싶다면 2부부터 살펴보아도 무방하다. 프로이스는 일본 거주 서양 신부의 기록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조선에 대한 뛰어난 정보를 적어내고 있다. 개항기 서양 관찰자들의 기록과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183~188p에 걸친 조선상(像)을 읽어보면 이 표현이 과장되지 않았음을 느낄 것이다. 이 노령의 포르투갈 천주교 신부는 임진왜란의 전개과정에 대해서도 믿을 만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부산포와 동래성의 처절한 항쟁, 충주 탄금대, 한양 입성을 둘러싼 고니시 유키나가와 가토 기요마사의 대립 등 마치 종군을 한 것처럼 다양한 기록을 보여준다. 선조가 도성과 백성을 버리고 몽진을 떠나고 남은 백성들의 민심이반, 혼란 속에서 앞머리를 밀고 왜인 행세를 하며 동포를 약탈하는 조선인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본서의 내용에 관하여 더 언급하지 않겠다. 350p 정도의 많지 않은 분량에 <찾아보기>가 11p 이상 첨부되어 있음이 본서의 실함을 다르게 드러내는 것이리라.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역사에 흥미를 느끼는 이라면 분명 그 이상의 가치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일독 그 이상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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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귀하다. 진주박물관이 펴낸 책이고, 전문적인 도서이며 그 중에서도 임진왜란이라고 주제가 국한 된 책이기에 귀한 책이다. 더군다나 나온지도 오래된 책이기에 꼭 구해서 읽어볼만 하다. 막상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관하여 검색해보면 관련 도서가 생각보다 적음을 알 수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해 궁금할 때 펼쳐보기 더없이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