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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태종은 자신이 다녀온 하늘나라에서 약속한 대로 불교를 장려하기 위하여 수륙대회를 개최한다. 현장이 수륙대회를
주관하는 고승으로 뽑혔고, 관음보살은 문둥이 중으로 변장하여 금란가사와 구환석장을 팔러 나온다. 수륙대회 사십구일 정회 날, 현장이 소승교법 만을 강론하자 변장하고
그곳에 참석했던 관음보살은 대승불법인 삼장에 대해 말한다. 죽은 자를 구제하여 승천시키고, 어려움에 빠진 자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고, 끝없는 수명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삼장三藏은 석가여래가 있는 대서천 천축국 대뇌음사에 있다고 알려준다. 이에 당 태종은
경전을 가지러 갈 사람을 구하고, 현장은 자신이 가겠다고 자원하여 여정에 오르게 된다.
정관13년 9월12일, 마침내 삼장법사는 당 태종과 만조백관의 전송을 받으며 십만팔천리 떨어진 서역으로 출발한다. 배고프면 먹고, 목마르면 물을 마시고, 밤이면 쉬었다가 새벽이 되면 다시 길을 걷는 유목의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가면서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지만 우선은 관음보살이 안배한 제자들을 거둬 들이는 것부터 살펴보자. 그래야
제목 그대로, 우리가 아는 그대로, 서유기가 될 테니까 말이다.
삼장이
당나라 산천의 경계지역인 쌍차령에서 마왕에게 시종을 잃은 뒤, 혼자서 양계산에 도착한다. 양계산은 예전의 오행산으로 돌무덤에 갇힌 손오공이 있는 곳이다. 손오공을
구해 제자로 삼지만 그를 통제하기가 만만치 않다. 관음보살이 나타나 삼장에게 유과모자를 주고, 삼장은 그것을 손오공에게 준다. 이제 삼장법사가 '긴고아주' 주문을 외면 우리가 아는 것처럼 손오공은 머리가 아파오고, 그래서 꼼짝하지 못한다. 호기심이 자신을 속박하기에 이른 것이다. 사반산 응수간에 이르자 갑자기 물속에서 용이 솟구쳐 나와 삼장법사가 타고 있던 말을 삼켜버린다. 손오공은 자신과 싸우다 도망친 용을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다. 다시
관음보살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 용은 본시 서해용왕의 아들로 불장난을 하다가 궁전의 명주를 태워 벌을
받고 있던 중, 관음보살이 옥황상제에게 청하여 삼장의 탈 것으로 안배해 놓은 상태였다.
한편 티베트 경계인 오사장 부근 부도산에 있는 고로장 주인 고씨는 셋째사위 노릇을
하고 있는 저오능 때문에 고민이 말이 아니다. 자신의 셋째 딸과 혼인해 데릴사위로 들어온 것 까지는
좋았는데 나날이 얼굴이 변하더니 이제는 아주 요괴가 되어버려서이다. 삼장과 손오공은 고로장에서 하룻밤
숙식을 해결하려다 그 얘기를 듣고 그 요괴를 잡아주겠다고 한다. 싸우다 힘이 딸린 요괴는 운잔동 동굴에
숨어버리고 손오공과 하늘나라에서 있었던 일로 말싸움을 벌인다. 말싸움 끝에 삼장법사 얘기가 나오자 요괴는
순순히 무기를 버리고 법사에게 데려다 달라고 한다. 삼장은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저팔계라는 이름까지
준다. 세번째 제자인 사오정을 거두는 일은 2권이 아니라 3권 초반에 나온다. 그렇지만 삼장법사의 제자들이 모두 등장해야 제대로
된 여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여기에서 먼저 소개하자면, 유사하에서
강을 건널 방법을 찾고 있던 일행에게 나타난 괴물이 바로 사오정이다. 그는 법사를 잡아먹으려 하지만
손오공에게 패해 물 밖으로 나오려 하지를 않는다. 아무리 용을 써도 안되자 손오공은 또다시 남해에
잇는 관음보살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렇게 해서 삼장법사는 사오정까지 제자로 받아들였다. 드디어 십만팔천리 길 위에서 향연을 펼칠 5인조가 완성되었다. 삼장법사와 용이 변한 백마, 그리고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과연 어떤 향연을 펼치게 될까?
삼장법사와
손오공이 저팔계를 제자로 거둬들이기 전, 한 만리쯤 여행했을 즈음, 그들은
관음선원에 도착했다. 그 절에 사는 중들과 가사에 관한 얘기를 나누다가 손오공은 삼장법사에게 금란가사를
보여주자고 한다. 금란가사를 보자 그것에 욕심이 난 그 절의 사조는 계략을 꾸며 삼장과 손오공을 불에
태워 죽이려 하고, 이를 눈치챈 손오공은 그 절이 모두 타도록 만든다.
그 와중에 인근 흑풍산 흑풍동에 사는 흑대왕 요괴가 금란가사를 슬쩍 해간다. 금란가사를
찾기 위해 흑대왕 요괴와 싸우지만 승부가 나지 않자 손오공은 관음보살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조금만
일이 안 풀리면 관음보살을 찾아가는 손오공, 언제까지 그럴껀지 함 두고 볼일이다. 그렇지만 손오공은 전혀 미안한 맘도, 그렇다고 꿀리지도 않는다. 손오공이 계략을 말하고 그대로 하라고 하자 관음보살이 토를 단다. 그러자
손오공이 하는 말, '제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뭐, 보살님은
서쪽으로 가고 전 동쪽으로 가면 되고, 가사는 거저 남에게 줘버리고 삼장법사는 허공에 붕 뜨고 마는
거지요.' (209쪽) 이러면 서유기도 여기서 끝이 난다. 관음보살이 따를 수밖에.. 손오공의 요구대로 관음보살이 요괴로 변신하자
그 모습을 본 손오공이 '요괴가 보살이 된 겁니까? 보살이
요괴가 된 겁니까?' 하고 묻자, 관음보살 왈 '보살이나 요괴나 모두 일념一念에서 나온 것 일뿐, 근본을 따지자면
모두 무無에 속한 게 아니더냐.' (210쪽)
[서유기] 열 권 중 이제 두번째 권을 읽고 있지만, 그들이 길 위에서 벌이는 향연 못지않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치부해버리면 그만이지만, 그들이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우리를 번민에 싸이게 만드는 것, 우리들이 추구하는 욕망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다. [서유기]를 따라 걷는 십만팔천리의 여정이 멀게만 느껴지지 않고 기대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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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돌아온 당 태종. 자신을 살려준 최판관의 부탁을 기억하고 이승에 와서 저승의 억울한 영혼들을 구제하기 위한 수륙대회(수륙재라고도 한다. 물과 육지의 원혼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공양하는 불교의 법회를 의미한다)를 개최한다. 최판관은 당태종이 가져간 위징의 편지를 받고 저승의 생사부에 기록된 당태종의 수명을 20년 연장해 그를 살려준 사람이다. 또한 저승에서 빌린 금은보화를 상량 노부부가 받기를 한사코 거부하자 그 금은보화로 사찰을 수리하고, 칙건상국사라는 절을 짓고 유명한 승려를 초청해 수륙대회를 연다. 이 모든 것을 담당할 고승을 선발하는데 이때 선발된 이가 바로 진현장 법사(삼장법사)이다. 한편 남해 보타산의 관세음보살은 석가여래의 법지를 받아 불경을 가지러 갈 적임자를 찾고 있는데 당 태종이 불교를 선양하고자 고승을 선발하여 수륙대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는다. 거기에다가 단주로 뽑인 법사가 바로 강류(현장법사의 본명)라는 어린 중인데, 극락세계에서 내려온 불제자요, 또 원래 자신이 인도하여 환생시킨 스님인 것을 알고 금란가사와 구환석장이라는 보물을 가지고 그를 시험하기 위해 목차 혜안과 함께 문둥이로 변장하고 나타난다. 진현장이 다보대에 올라 불법을 강론하자 문둥이로 변장한 관음보살이 진현장에게 “왜 소승교법만 애기하고 대승교법은 얘기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진현장은 대승교법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한다. 대승교법의 불경은 대서천 천축국 대뇌음사의 석가여래 계신곳에 있다는 관음보살의 말에 당 태종이 이를 가져올 승려를 찾자 진현장이 자원한다. 이런 사유로 서유기의 긴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당 태종과 의형제를 맺고 황제의 아우가 된 진현장은 정관 십 삼년 구 월 십이 일에 서역으로의 첫 걸음을 내딛는다. 당태종은 서천에 가면 불법 삼장이 있다고 해서 그 경전의 이름을 따 ‘삼장’이라는 아호를 진현장에게 내린다. 이때부터 현장법사는 삼장법사라 불리게 된다. 삼장법사의 내력을 보자면 신통한 그이는 본래 금선이라 불렀는데/ 오로지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일에 무심했던 탓으로/ 풍진 세상으로 윤회하여 힘겨운 고난을 겪고/ 속세에 태어나 재앙의 그물에 걸리기도 했지/ 환생하여 지상에 떨어져 흉한 꼴을 당했으니/출가하기 전에는 악한 무리를 만나기도 했다네(2권 30쪽)라고 기록되어 있다. 삼장법사가 불경을 가지러 서역으로 가는 것도, 태어나자마자 부모를 잃고 어려움에 처한 것도 다 그의 업보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사오정의 목에 걸린 9개의 해골이 삼장법사가 전생에 불경을 구하러 가다가 유사하에서 잡아먹힌 후 그 원이 사라지지 않아 물에 가라앉지 않은 유골이었다. 이 모든 것이 삼장법사가 치러내야 할 업보였다. 즉 삼장법사는 윤회중이다. 9개의 해골과 한 번의 생이니 그는 무려 열 번이나 윤회를 거듭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전생에 불도를 깨우치지 못한 제자를 위해 석가모니가 작심한 오래된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예비 된 것이다. 우리네 삶도 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우리의 삶은 어떤 업에 의한 것일까. 윤회의 사슬에 얽힌 우리네 삶에서 벗어나는 일은 바로 도를 깨우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도에 앞선 것이 바로 업장소멸을 이루는 것이다. 그 이후에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것이 불교의 세계관이며 인생관이다. 만약 전생이 있다면 내가 풀어야할 업장은 무엇일까. 서역 길에 오른 삼장법사는 도는 깨우쳤을지 몰라도 업장소멸은 이루지 못했다. 즉 그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일행은 신선이기에 윤회의 고리에서는 벗어났다. 하지만 업장은 해결하지 못했다. 그들은 업장소멸을 이루고 각자의 정과正果(불교에서 말하는 올바른 깨달음의 열매)를 이루기 위해 취경 길에 나선 것이다. 서역의 보살들과 옥황상제가 거느리는 천궁의 신장들의 보호 하에 삼장법사의 취경 여행은 시작된다.
헌데 현장(삼장)법사는 역사적 실제인물이다. 당대 초기의 승려로 10세에 정토소로 출가하여 629년 인도로의 구법여행에 나선다. 17년만인 645년 인도로의 구법여행을 마치고 힌두큐슈 산맥과 파미르 고원을 넘어 장안으로 돌아온다. 그의 구법여행은 그의 제자인 변기에 편술시킨 대당서역기 12권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는 바로 실존 인물 현장법사가 모델이다. 헌데 실제 삼장법사는 팔방미인이라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았다는데 서유기 속의 삼장법사는 무능하기 짝이 없다. 스승이고 리더이지만 별 활약이 없다. 세상물정에 너무 어둡고, 분별력, 판단력 모두 제로다. 인내도 없다. 조금만 배가 고파도 칭얼거리고, 피곤하다고 칭얼거리고, 맨날 칭얼거린다. 또한 요괴들의 속임수에는 100% 넘어간다. 당나라에 있을 때는 그렇게 똑똑하고 잘난 스님이었는데 세상에 나오니 힘을 못 쓴다. 그렇다. 현장은 태어날 때부터 절에서 키워졌다. 세상물정을 너무 모른다. 세상을 이론으로만 배웠다. 현실감각이 전혀 없다. 그러니 현실의 고난과 마주치니 무기력해진다. 속된말로 “방안 퉁소”였다. 현장감 없는 이론, 현실감 없는 정책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보여준다. 절 안에서 그저 불경을 외고, 공양을 받고 편안히 정진하는 것이 구법의 길이 아님을 서유기는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진정한 구도의 길은 바로 현장과의 접촉을 통해, 속세와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 원래 이 취경 길은 바로 대승불전을 구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닌가? 대승불교의 가장 큰 목적은 중생구제이다. 소승불교는 산사에서 조용히 수양을 하면서 엄격한 수행을 강조하고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개인 해탈을 강조한다. 헌데 대승불교는 중생구제를 목적으로 한다. 중생구제를 하기위해서는 바로 중생이 살던 세상으로 내려와야 한다. 그들과 부대끼며 살아야 한다. 중생이 느끼는 고난을 같이 느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삼장법사가 서역에서 구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대승불교 경전이다. 그러니 구도를 위해선 세상 속으로 나와야 하고 그 구법의 여행을 통해 고난을 몸소 몸으로 겪어내야 한다. 그래야 중생의 고통을 같이 느끼고, 그들과 동질감을 가질 수 있다. 산사에서 그저 수양만 하기 위해서는 대승불전을 구할 이유가 없다. 또한 그렇게 구한 대승불전을 공부해봐야 그건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러니 산사에서 수양만 하고 소승의 이론에만 밝았던 현장법사가 현실감이 떨어지고 능력 없는 사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삼장법사가 능력없고 소심하고 찌질한 이로 그려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2편은 10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취경길에 나선 삼장법사. 손오공, 저오능, 사오정등을 제자로 받아들이고, 요괴에게 잡혀 먹힌 말 대신에 용마를 얻는다. 이로서 취경길에 나서는 5인조밴드가 완성된다. 부처의 제자였다가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삼장법사, 신선이었다가 하늘에 죄를 지어 그 업보를 씻기 위해 구법에 나선 손오공, 저오능, 사오정, 거기에 용왕의 아들이었던 용마까지 서역행보에 나설 모든 이들이 만났다. 본격적인 취경길이 시작된다. 쌍차령에서의 첫 번째 고난을 시작으로 81난이 시작된다. 관음보살이 준 금란가사를 보고 관음선원의 노스님이 탐욕에 빠진다. 가장 첫 번째로 당하는 고난이 바로 탐욕에서 비롯된다. 헌데 이 탐욕을 유발시킨 것이 바로 손오공의 과시욕이다. 수백 벌의 가사를 자랑하는 노스님에게 금란가사를 내보인 것이 바로 그의 욕망에 불을 당긴 것이다. 이백 칠십 살을 살면서 수양을 한 노스님도 물건에 대한 욕망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어쩌면 인간이 가진 번뇌의 시작도 바로 탐욕에서 비롯됨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을 해롭게 하는 삼독三毒이 탐진치(貪瞋癡)이며 그중 첫 번째가 바로 탐욕이다. 수백 벌의 가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금란가사를 보고 단지 그것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삼장을 죽일 생각을 하는 금란서원의 노스님.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되어 이어지는 이야기와 간간히 등장하는 운율을 갖춘 한시는 마치 노래를 듣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군데군데 삶의 교훈을 전달해주는데도 인색하지 않다. 이런 요소들이 잘 어울려 책의 흥미가 돋우어진다. 거기에 삶의 숨겨진 이야기와 은유로 표현되는 다양한 요괴들과의 만남은 읽는 이를 환상의 세계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완역본이 가진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들어온 구절이 바로 福無雙峰 禍不單行, (복무쌍봉 화불단행. 복은 같이 오지 않고, 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 이다. 1998년 IMF때 큰 어려움을 당한 적이 있다. 근무하던 금융기관이 하루아침에 공중분해 된 것이다. 그때 여러 금융기관이 그랬다. 많은 은행을 비롯하여 증권사, 단자회사, 투자회사가 없어졌다. 거기에 친구의 사업보증까지 문제가 되어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겹쳐서 찾아왔다. 갑자기 직장을 잃은 데다 보증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법적인 소송에 휘말려 힘들어 한 그 때 설상가상으로 여섯 번의 상喪을 치렀다. 약 3개월의 짧은 기간에 6번의 상복을 입은 것이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때 힘들어하는 나에게 누군가가 해준 말이 “화는 한꺼번에 닥치고 복은 같이 오지 않는다” 였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고난을 다 견디고 나면 그다음에 올 것은 행운 밖에 없다고, 그러니 견뎌서 그때를 기다리라고” 그때 온 몸으로 체험했다. 불행은 한꺼번에 오고, 행운은 하나씩 온다는 것을. 지금이야 그저 지나간 기억으로 회상할 수 있겠지만, 그 때는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절이다. 그러면서 얻은 교훈이 살면서 어려움이 닥치면 이후에 닥칠 더 큰 어려움을 대비하게 하고, 일이 잘 풀리고 좋은 일이 생기면 이 행운이 불행의 전조가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겸손케 했다. 이 구절을 마주하고 그때의 일이 생각나 한참을 책을 읽어나가기가 어려웠다. 어쩌면 이 구절은 이 부조화로 이루어진 밴드가 취경 길에 마주칠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구절은 아닐까. 그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
| 삼국지연의, 수호지와 함께 중국 3대 기서로 꼽히는 서유기는 다른 소설에 비해 상상과 비현실적인 부분이 도드라지는 탓에 다양한 영화, 만화 등으로 진화해 왔지만 반대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다소 어린이 취향의 유치한 소설로 밀려왔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사실과 허구가 적절하게 혼합되어 교묘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서유기는 고대판 판타지소설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각 등장인물의 기상천외의 탄생 이야기부터 선을 행하고 악을 몰아내는 기기묘묘한 이야기 전개, 어느 한가지도 우리를 경탄케하지 않는 것이 없지요. 삼국지연의, 수호지에 비해 유독 번역본이 빈약했던 것은 서유기가 단순히 번역에 그쳐서는 그 판타스틱한 이야기를 독자에게 강력하게 전달하기 어려움이 그 원인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번역자가 단순히 번역에 그치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몰입할 수 있는 현대적인 언어의 적절한 사용이 서유기의 재발견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겠지요. 이번 서유기 번역연구회의 시도는 그 초석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단순히 흥미위주의 축소 번역에서 벗어나 원문에 충실하고 또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후 번역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유기를 재창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유기 2권은 등장인물의 출생기를 지나 드디어 서역을 향하는 구법 원정대가 조직되는 그야말로 서유기 핵심으로 들어가는 도입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반지의 제왕 1편-반지원정대가 아니라 "서유기 1편 - 구법 원정대"의 시초가 될 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