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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내용보기
사라진 여성의 역사...   여성들의 역사가 사라졌다. 패권을 남자들의 손에 쥐어주면서부터 혹은 그 기록을 남자들이 떠안기 시작하면서부터 여성들의 역사는 지워졌다. 지난 500만 년 동안 여자들이 한 일들을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서문 전에 등장하는 바치는 문장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여성의 역사는 과거에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사라지고 있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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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성의 역사...

 

여성들의 역사가 사라졌다. 패권을 남자들의 손에 쥐어주면서부터 혹은 그 기록을 남자들이 떠안기 시작하면서부터 여성들의 역사는 지워졌다. 지난 500만 년 동안 여자들이 한 일들을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서문 전에 등장하는 바치는 문장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여성의 역사는 과거에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사라지고 있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마리아나 다비도브나 보즈도버를 추모하며 남긴 글귀 속에서 뛰어났으나 여성이고 러시아인이라서 고고학에서 그녀의 업적이 묻혀버렸다라는 분노케하는 문장이 실려 있었다. 학계에서 여성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성"이라고 표현하며...

 

이런 가운데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가 흥미로운 까닭은 선사시대 여자들에 관해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편협하게 여자, 남자를 나누어 역사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고 함께하는 인류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 500만 년 동안 여자들이 한 일은 수없이 많았다. 다만 결과에 대한 과정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의류부터 시작해서 남자들이 생활하고 사냥할 수 있게끔 만든 중요한 물건들이 다 여성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되집으면서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은 여성의 손에서 이루어졌다고 책은 밝히고 있다. 이 새로운 시각을 발판 삼아 인류학의 비밀창고를 열어보며 우리는 재미난 일들을 발견해낼 수가 있었다.

 

과학관이나 역사관,박물관등을 거치지 않고서도 그들의 삶을 구경하면서 엉뚱하게도 [본즈]의 여주인공 템피가 이 책을 봤더라면 뭐라고 덧붙였을까 상상하니 읽는 순간이 더 재미있어졌다.

 

우리가 몰랐던 시대에 대한 회고...

 

이전에는 최초 30개 이상의 종이 존재했을 유인원이 현재 지구상에선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 보노보 로 단 4종만 존재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라고 했다. 머메드나 공룡도 멸종시켜버린 기후변화속에서 그래도 유인원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바뀐 환경에 적응하며 인류를 탄생시켜왔다. 팔다리가 늘어났고 직립보행으로 인해 출산시 좁은 산도로 고통받는 유일한 동물로 변형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살아남아 후손들을 남기고 있다. 고마운 일이었다.

 

과학의 발전은 이렇듯 전반적으로 많은 지식을 산출해내었는데, 미래삶의 향상뿐만 아니라 그토록 알고 싶었던 인류의 고고학적 비밀까지 캐내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학자들은 약 20만전 년에 살았던 현대적인 특징의 여자 인류를 체세포를 통해 밝혀내기도 했는데, 특히 브라이언 사이크스 연구팀은 알프스 얼음인간의 DNA를 추출해 유럽인 혈통을 찾아 7인의 여성유전자로 각각 나누어 증명하기도 했다.

 

학설적이고 학문적인 내용이라 꽤 까다로울수도 있는 내용이 재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지워진 여성들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우리가 몰랐던 시대에 대한 회고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에 대한 대답은 이미 책을 읽기전부터 나와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나면 그 답에 해당하는 전문적인 증명지식까지 함께 답할 수 있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i*****i 2010.12.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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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과 여성의 탄생-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인류의 기원과 여성의 탄생-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내용보기
The invisible sex  : Uncoverinf the True roles of Women in Prehistory원제와 부제에서 이 책의 내용과 의도가 잘 나타나 있다. 이 글의 요지는, 이 책이 밝히려는 의도처럼, 편견없이 바라보았을 때 이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고고학과 그것의 고증에 관한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구석기, 신석기 시대 훨씬 이전의 선사 시대를 그 대상으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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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visible sex  : Uncoverinf the True roles of Women in Prehistory

원제와 부제에서 이 책의 내용과 의도가 잘 나타나 있다. 이 글의 요지는, 이 책이 밝히려는 의도처럼, 편견없이 바라보았을 때 이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고고학과 그것의 고증에 관한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구석기, 신석기 시대 훨씬 이전의 선사 시대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의 우리들, 그리고 수많은 고고학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그 당시의 사회상을 추측하고 예측하고, 재현하과 있는지 잘 설명하고 있고, 그에 덧붙여 저자를 비롯한 다양한 고고학자들의 최신 연구결과와 그에 관한 반증들을 꺼내 놓음으로써, 역사와 주변을 보는 눈에 있던 또 다른 우리의 오류를 지적해 준다. 아니, 오히려 스스로 깨닫게 해준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직접 결론을 내린다기 보다는 설명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한 가지 사실을 두고 여러가지 각도에서 설명을 한다. 자신의 입장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상반되는 입장도 자세히 보여주면서 이런 설명도 가능하다 는 식으로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내 나름의 의문을 가져 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그 중 하나가 거듭된 우연의 결과가 현재의 인류라는 것이었는데, 이는 이미 많은 사람이 의문으로 제시하였던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수많은 생명과 개체 중의 한 속 또는 한 종이 우리 인간이라고 보았을 때, 그것은 우연이기도 하지만, 필연이기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도, 내가 추측하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전문적인 문제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서 최근까지 고고학 분야에서 활동한 사람이 거의 남성이라는 점이, 우리가 아직, 선사시대에 발굴된 유해를 통해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는 것 조차 거의 불가능한 시점에서 그들의 이야기에 대체로 여성이 빠져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그러했으리라 생각한다. 박물관에 재현되어 있는 선사시대의 생활 모습에서 사냥터에 나가는 아버지 원시인, 그리고 아이를 돌보고 집에서 수동적인 모습인 어머니 원시인의 모습은 정말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단정짓는 습관과 태도는 이에 관한 오류 뿐만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를 일정한 방향으로 제한하는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우리가 선사시대의 생활방식을 우리들의 틀안에 두고 생각했듯이.. 
인간과 다른 종들, 그리고 지구와 우주조차, 250만년의 장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을 것인데, 그러한 변화를 간과하고 우리만의 잣대로 평가한 다는 것은 크나큰 오류가 아닐까? 심지어 현재의 인류 중에서 조차 부계사회가 아닌 모계사회의 모습을 지닌 원시부족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여기에서 원시부족을 현재 인류의 한 종으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250만년, 혹은 가장 가까운 시기의 원시인류라 해도 10만년 가량의 터울이 있다는 사실을 보았을 때, 그리고 그 외의 생물학적 특징을 고려하더라도, 현재의 그 어떤 인류도 현재 우리들에 더욱 가깝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을 이 책의 표현을 빌리면 바로 '신념의 무의식적 공유' 혹은 '상관관계를 인과관계와 같은 것으로 보는 실수'라고 하겠다. 상관관계란 두 가지 사물 사이에서 유사한 정도의 통계적 차이이다. 예를 들어서 우리는 경제학에서 수요와 공급사이에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한다. 수요가 일정한데,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그리고 반대의 경우에는 가격이 올라가는 반비례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인과관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과관계란 어떤 한 가지 원인이 다른 한 가지 결과를 일으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들의 관계는 일원적이고 확정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상, 사회에서는 이러한 인과율과 확정성에 의한 지배가 거의 정확하게 맞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물리치고 있다고, 어느 정도는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했던 '고정관념' 이나 '편견'이란 녀석이, 어느새 또 내 옆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이러한 깨달음이 나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을 주리라고 확신해 마지 않는다.



t********n 2010.12.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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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베이컨을 가지고 온 것은 남자? 여자? 사실은 둘 다.
"그래서 베이컨을 가지고 온 것은 남자? 여자? 사실은 둘 다." 내용보기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에서 '베이컨 값을 벌어오는 사람'이라는 영어권의 숙어가 있다. 우리 식으로 하자면 '생활비를 벌어오는 사람'이랄까. 영문 제목은 The invisible Sex로 '보이지 않는 성'으로 선사시대의 남녀 중 누가 주도권을 잡았느냐에 대한 페미니즘적 얘기일 것 같지만, 이 책은 그보다는 석기시대에 우리가 막연히 가지는 이미지들을 바꿔 준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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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에서 '베이컨 값을 벌어오는 사람'이라는 영어권의 숙어가 있다. 우리 식으로 하자면 '생활비를 벌어오는 사람'이랄까. 영문 제목은 The invisible Sex로 '보이지 않는 성'으로 선사시대의 남녀 중 누가 주도권을 잡았느냐에 대한 페미니즘적 얘기일 것 같지만, 이 책은 그보다는 석기시대에 우리가 막연히 가지는 이미지들을 바꿔 준다.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이 서로의 우월성에 대해 논하는 책이 아닌데, 사실 그 점이 더 의외였다. 제목만 봐서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여성의 역할이 쏟아져 나올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선사시대의 남자와 여자의 역할 배분에 대해 미지의 영역으로 두고 있으며, 여자가 투명인간은 아니었으며 남녀가 동등하지 않았는가에 대해 에둘러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역사'라는 것이 결국 '해석하는 시대와 사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학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들의 연구 역시 더 많은 자료가 나오면 바뀔 수 있는 하나의 가설임을 인정하고 시작한다.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왔던 사냥하던 난폭한 원시인 남자들과 그 옆을 따라다니던 원시인 여자의 이미지가 어째서 틀렸는지 이 책에서는 조목조목 짚어 준다. 사실 남아 있는 유물은 커녕 화석도 매우 드물기에 유골의 주인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대해서도 모호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남자' 고고학자만 있었던 시절에 그들은 발견한 유골(혹은 화석)이 평균보다 작은 크기라는 이유로 '여자'라고 믿었지만 사실 '아이'일 수도 있는 문제가 아닌가. 또한 비슷한 시기에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루시'는 역시나 증거불충분으로 '루시퍼'로 부르는 학자들도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막연하게 그리고 있었던 선사시대에 대한 환상을 통쾌하게 우그러뜨린다. 예를 들자면 야성적인 사냥꾼의 이미지에 대해서. 살아있는 매머드를 인간이 부실한 돌 창으로 사냥하는 것과 (기타 동물의 습격으로, 혹은 추위로) 이미 죽은 매머드의 시체에서 남은 부분을 파 먹는 것,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은 지에 대해 말해보자. 머릿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미지가 새로운 이미지로 교체되지 않는가?

 

 책에서는 우리가 무의식 중에 떠올리는 여러가지 이미지를 합리성을 들어 과연 그게 맞을까? 우리에게 반문한다. 과연 인간의 모성애는 어디에서부터 왔을까, 그때의 인권은 지금의 인권과 어떻게 다를까? 우리는 우리가 천부인권에 대해 발표한 이후 인권이 향상되었다고 느끼지만 사실 인권의 가치가 내려간 것은 인간의 개체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수가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양성성을 가진 인간들도 그들의 특성을 그대로 인정받으며 존중받을 수 있었다.

 

 또한 중세시대만 해도 살아남은 아이만 키웠었는데, 그보다 더 척박한 환경에서 아이를 길러야 했던 원시인들에게 과연 모성애가 있었을까. 있었다고 해도 건강한 아이에게 선택발현되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인간본성에 대해 다시금 접하게 되는 기회가 많았다.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는 '상식'들이 과연 당연한 것인가에 대해서 돌아볼 만한 꼭지들도 많았고.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시원하게 타파해주고 뇌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a***a 2010.1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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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의 여성들은 어떤 존재였고, 어떤 역할을 담당했을까
"선사시대의 여성들은 어떤 존재였고, 어떤 역할을 담당했을까" 내용보기
난 대학시절 역사를 전공했다. 내가 다니던 대학교는 역사학과를 여러가지 학과로 구분한 게 아니라서 사학과 하나만이 존재했다. 그렇다 보니 고고학, 인류학,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등등을 모두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고고학과 인류학은 한국사나 동양사, 서양사와는 달리 개론 정도밖에 공부하지 못했다. 전공필수가 아니라 전공기초 과목이었달까.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무
"선사시대의 여성들은 어떤 존재였고, 어떤 역할을 담당했을까" 내용보기
난 대학시절 역사를 전공했다. 내가 다니던 대학교는 역사학과를 여러가지 학과로 구분한 게 아니라서 사학과 하나만이 존재했다. 그렇다 보니 고고학, 인류학,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등등을 모두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고고학과 인류학은 한국사나 동양사, 서양사와는 달리 개론 정도밖에 공부하지 못했다. 전공필수가 아니라 전공기초 과목이었달까.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무덤 양식의 변천사 정도다. 그렇다 보니 고고학이라 해도 한정된 기간내, 한정된 장소에 관한 것이 다였다. 재미는 있었지만, 깊은 지식을 얻을 수는 없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인류학도 마찬가지로 개론정도만 공부한 것이라 나중에 틈틈히 문화인류학 서적을 읽곤 했지만, 아쉽게도 내게 확실한 지식은 남아 있지 않다.

그렇지만 기억하는 것 하나는 고고학과 인류학을 공부하면서 주로 남성의 역사를 배웠다는 것이다. 물론 선사시대뿐만이 아니라 기록의 시대 역시 남성 중심의 역사이긴 했지만... 내가 배웠던 바로는 인류 사회의 진화는 3단계를 거쳤다. 첫째로 원시적인 난교 단계, 두번째로 모계 사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가부장제 사회. 대부분 이렇게 배웠을 것이다. 모계중심의 사회가 농경사회로 접어 들면서 남자를 중심으로 돌아갔다고. 그러면 의문이 하나 생긴다. 인류 역사 전반에 있어서 여성은 남성에게 늘 종속되어온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남자들이 사냥을 하면 여자들은 그것으로 음식이나 만들고 애나 낳았던 존재일까. 

사실 여자들이 선사시대에 결코 사소한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기가 어렵기는 했다. 고고학이 다루는 기록이라는 것이 대개 정체를 알 수 없거나 이미 죽은 생물이거나 별다를 사실을 알아낼 수 없는 쪼가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 빙하기의 유물들은 대부분 돌과 뼈로 만들어졌다. 땅속에서 오랫동안 보존되는 물질들이다. 학자들은 주로 남자들이 돌과 뼈를 쪼개서 여러 가지 도구, 특히 뾰족하게 다듬은 던지는 무기들을 만들어 사용했을 거라고 보았다. 하지만 여자들이 사용했을 거라고 간주된 물건들은 식물성이었으므로 오래 보존되지 않았다. […] 따라서 주로 남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고학자들이 돌로 만든 도구와 무기들만을 발굴해서 홍적세와 그 이전의 세계가 남자들의 세상이라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여자들은 대체로 무시되었다. (40~41p) 

선사시대의 역사는 기록되지 않은 역사이다. 그렇다 보니 남겨진 유물로 그 시대상을 추측하고 가설을 세울수 밖에 없다. 그럼, 잘 보존되는 유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 주로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진 것들일 것이다. 예를 들면 돌로 만들어진 것들이 그러한 것들이 될 것이다. 돌로 만들어진 무기류는 남성들이 발명하고 남성들만이 사용했을 거란 편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벽화에 남겨진 그림들은 그 생각을 부추긴다. 매머드를 둘러싸고 집단 사냥을 하는 남성들의 모습은 남자들의 로망을 그대로 담고 있지 않은가. 이런 편견과 선입관이 선사시대의 여성의 존재를 완전히 배제하고 깔아 뭉갠 것은 아닐까. 남성들이 중심인 고고학자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남겨진 것만으로 추론하는 가설일 뿐이다.

일부일처제란 남자가 소중한 고기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배우자(월경, 수유, 임신 등으로 항상 빈혈에 걸리기 직전이다)와 한두 명의 자식에게 나눠주는 대가로 항상 섹스를 할 수 있는 상대를 확보하고 자식들이 틀림없이 자신의 아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제도다. 사람들은 일단 석기가 사용되기 시작한 뒤에는 사회적으로 이런 제도가 자리잡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석기는 사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도구이고, 사냥은 틀림없이 남자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논리가 완성되자 남녀의 역할도 그대로 결정되었다. (101p)

사냥을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는 것은 도대체 무슨 근거에 입각한 것일까. 물론 여성들이 자신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는 남자들처럼 며칠씩 거주지를 떠나지 못한다. 하지만 남자들이 없을 때 여자들과 아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여성들 역시 작은 동물이나 물고기는 사냥을 했을 것이다. 남자들만 기다리며 손가락을 빨다가는 생존 자체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여전사들이라 칭해지는 아마조네스들은 스스로 사냥을 한다. 물론 이들이 직접 사냥을 해야만 하는 것은 여자들만으로 이루어진 작은 공동체이기 때문이지만,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있다고 해서 남성만 사냥에 나섰다고 주장하는 건 좀 얄팍한 근거가 아닐까.

이 책은 이제까지 논외가 되어 왔던 선사 시대 여성들의 역할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물론 이 역시 추론이고 가설일 수 밖에는 없지만, 상당히 근거있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남성은 사냥을 해서 여자와 아이들을 먹여 살리고,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돌보고 음식을 만들었다는 현대의 남성상과 여성상을 대입하지 않는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창과 돌도끼만으로 거대한 매머드를 사냥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은가. 그 당시 몇명의 구성원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었는지는 몰라도 매머드 사냥만으로 충분한 고기와 가죽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뭔가 좀 이상하다. 매머드같은 경우에는 정말 특별하게 사냥할 수 있었던 동물이고, 평소에는 작은 포유류, 물고기, 조개, 열매 등으로 식량을 충당했을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 그러한 것은 여성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이건 적당하지 않을 비유인지는 몰라도 사자의 무리는 암사자들이 사냥을 하고 숫사자는 영역을 지키는 일에 매진한다. 사자들은 길고 날카로운 발톱,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소같은 커다란 사냥감을 사냥하기 쉽지 않다. 사자도 그러할 진대 고작 돌도끼와 창같은 무기로만 무장한 선사시대인들이 매머드 사냥을 쉽게 했으리란 생각은 절대 못하겠다. 오히려 다른 동물이 사냥한 사냥감의 찌꺼기를 얻거나 우연히 죽은 사체를 발견해서 매머드의 고기를 얻었다고 하는 편이 더 진실해 보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남자들의 사냥만으로 생계를 유지했다는 가설은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 남자들이 혹가다가 사냥해온 고기는 특별식이었고, 나머지는 여성들이 채집한 것들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본다면 남성 중심의 사회가 이때 벌써 존재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또한 여성들이 손놓고 앉아서 남자들의 덕을 보려했다는 생각도 전혀 들지 않는다. 이렇다고 해서 여성 중심의 사회였을거란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여성과 남성의 구분이 별로 없이 서로를 도와가며 공동체 생활을 영위했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각자의 역할에 잘 맞는 일을 배분했을 뿐, 남자일 여자일은 따로 없었을 거란 생각이다.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남자들이 사냥을 떠난 동안 여자들은 그곳에 남아 다양한 생필품을 발명했을 가능성이 높다. 완전 정착이 아닌 상태이었다 해도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것은 사냥으로 자주 밖으로 나가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잘하지 않았을까. 이는 정착 생활을 하면서 더욱 두드러진다. 정착 생활을 하면서 곡식을 심고, 가축을 기르기 시작했다면 그에 필요한 것들은 여성들이 더 잘 찾아내고 더 잘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는 말도 있듯이. 

지금까지 우리는 남성중심의 역사관으로 선사시대를 바라봤다. 하지만, 남겨진 유물이 거의 없다고 해서 여성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여성들의 손에 의해 탄생되었을 가능성도 높다고 보여진다. 이는 여성이 우월하기 때문이라는 것과는 다르다. 당시에는 생존이 가장 큰 목적이었기 때문에 생존에 필요한 일이라면 누구든 나서서 발명했을 것이므로. 

아직도 이런 남성중심의 역사관이 고고학계나 역사학계 전반에 걸쳐 중요하게 생각되어지고 있지만, 여성 고고학자들의 증가와 그들의 연구는 선사시대의 여성과 남성의 역할에 대해 지금까지의 논의와는 상당히 다른 견해를 제시해오고 있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인데다가, 유물이나 유적도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그것을 통해 감춰져있던 선사시대의 여성들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가설이 등장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분야에 있어 상당히 많은 연구가 진행되겠지만 고고학 연구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완벽한 결론은 없을 것이고, 완벽히 증명할 가설도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그 시대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y*****5 2010.12.28.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