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25%
  • 리뷰 총점6 25%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젊음을 어떻게 보내는가? 어떤 눈으로...
"젊음을 어떻게 보내는가? 어떤 눈으로..." 내용보기
책을 읽는 동안, 읽고 난 바로 다음, 읽고 나서 며칠 후, 몇 달이 지났을 때 드는 생각이 한 결같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목원 해설사에게 설명을 듣는 것처럼 이야기 속에 있는 많은 꽃, 나무들이 나의 눈앞에서 펼쳐졌다. 그냥 지나쳤던 작은 생물들에 보내는 경이감과 존재의 무거움을 느끼면서. 그리고, 연주의 삶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명
"젊음을 어떻게 보내는가? 어떤 눈으로..." 내용보기

   책을 읽는 동안, 읽고 난 바로 다음, 읽고 나서 며칠 후, 몇 달이 지났을 때 드는 생각이 한 결같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목원 해설사에게 설명을 듣는 것처럼 이야기 속에 있는 많은 꽃, 나무들이 나의 눈앞에서 펼쳐졌다. 그냥 지나쳤던 작은 생물들에 보내는 경이감과 존재의 무거움을 느끼면서. 그리고, 연주의 삶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명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생명이 주는 진정성과 연속성이라고 생각하면서...

 

   읽는 동안 시작되었던 연주의 삶과 그녀의 가족들, 주변 사람들의 삶이 며칠이 지난 오늘까지도 진하게 남아있다. 현재의 공간이면서도 과거의 공간이기도 한 민통선 안 지역의 많은 산봉우리들의 이름은 서늘함과 애잔함을 동시에 전하면서 그 때의 젊은이들이 그 곳에서 얼마나 치열한 시간을 보냈을지 현재의 젊은이에게 느끼게 한다. '과연 너는 우리들만큼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느냐?'고.

 

   연주의 삶도 지금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인 마음 기준선이라는 게 있다면, 기준보다 조금 못 미칠 수 있겠으나, 전혀 동떨어진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삶에 타협적이고, 부모에게 적당히 관심갖는 젊은이. 그런 그녀가 세밀화 작업을 하러 숲으로 들어가면서 사물을 보는 시선이 좀 더 정확해진다. 적당한 수준이 아니라 눈에 보인 문제를 깨닫고, 생명의 경외감을 느끼면서 그 속에서 신선함과 희망을 지니게 된다. 꽃과 나무, 사람속에서. 그녀의 삶에서 '우리'라는 의식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런데, 그녀의 마지막 결심과 함께 연주가 달라졌음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아버지의 죽음이든, 신우의 자폐성향이든, 민통선 지역에서 보낸 시간이든, 모두 다 해당되든, 그녀의 삶은 이제 '우리' 혹은 '나와 너'의 심리적 공간으로 확대되고, 이는 다시 돌아오는 길로 설명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으로 확대된다.

 

   주변 상황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이런 말들로 '적당히', '나만', '오늘 하루'에 연연했던 나의 젊음이 '조금은 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나와 너, 혹은 우리', '과거와 미래'로 한 발 내디딘 듯 느껴진다. '내 젊은 날의 숲'을 나오면서 들어갈 때보다 마음 한 자락이 커진 것과 함께.



YES마니아 : 골드 n********y 2010.11.12. 신고 공감 1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의 글이 조금씩 상투화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그의 글이 조금씩 상투화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내용보기
근래 <남한산성)과 <공무도하>를 다시 읽으면서 이제 새 소설이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 궁금해 했었다. 오비이락(?)인가? 아침에 신문을 뒤척이다가 그의 새 소설에 대한 광고와 기자와 인터뷰한 기사가 한 면을 다 차지한 채 실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소설이라면 빼놓지 않고 다 읽었으니 물론 조만간 구입해 읽을 것이다. 그러다 미리보기를 통해 앞 쪽 몇 페이지를 읽었
"그의 글이 조금씩 상투화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내용보기

근래 <남한산성)과 <공무도하>를 다시 읽으면서

이제 새 소설이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 궁금해 했었다.

오비이락(?)인가?

아침에 신문을 뒤척이다가 그의 새 소설에 대한 광고와

기자와 인터뷰한 기사가 한 면을 다 차지한 채 실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소설이라면 빼놓지 않고 다 읽었으니

물론 조만간 구입해 읽을 것이다.

그러다 미리보기를 통해 앞 쪽 몇 페이지를 읽었다.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소설이라지만'

사실 <공무도하>도 반쯤은 여자가 주인공이었다.

<공무도하>가 14만 부 나갔다고 기사에는 실려 있었는데

참 뜻밖이었다.

그 부수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덕혜옹주> 같은

주제도 언어도 내용도 뜬 구름 같은 '글 모음'이

100만 부를 넘겼다고 난린데

<공무도하>는 정말 <公無讀書>다.

(그대는 책을 읽지 않습니까?)

몇 페이지 밖에 안 되는 글을 읽고 뭐라

말 하기는 이르지만

어쩐지 <공무도하>의 나레이터가 다시 등장한 느낌이다.

절망적이면서도 관조하고, 초탈과 함께 미망으로 얽혀 있는

미묘한 냄새가 그의 문장을 감싸고 있다.

이는 어쩌면 그의 첫 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부터 그랬던 것 같다.

<토기>에 등장하는 소방수는

<공무도하>에도 엇비슷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뭐가 뭔지는 소설을 사서 읽어봐야겠지만

웬지 그의 소설은 이제 좀 스스로 지쳐버렸다는 예감이 든다.

내가 읽은 그의 소설 가운데 읽으면서 눈물이 난 작품은

<개>가 유일했다면 이것은 무슨 뜻일까?

그는 인생의 비극성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나선 것일까?

결국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유학을 떠나는 노목희처럼

어디서 착륙할지 모르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사람은 이승을 어슬렁거리는 것일까?

파편 같은 삶에 서사나 플롯이 있을 수 없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삶과 소설이 같을 수 있는지

또는 같아야 하는지

잠시 회의가 일기도 한다.

쓸 데 없는 기우이길 빌면서

그가 이제는 새로워졌으면 좋겠다.

YES마니아 : 골드 y*****n 2010.11.12. 신고 공감 1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내 젊은 날의 숲, 내 젊은 날의 초상
"내 젊은 날의 숲, 내 젊은 날의 초상" 내용보기
옥수수는 6월 하순부터 7월 초순 사이에, 크는 소리가 들리듯이 자라난다. 그때, 커져가는 잎은 힘을 주체하지 못해서 휘어지고 꺾인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 때, 옥수숫잎은 전신을 뒤틀면서 쓸리운다. 잎이 뒤틀린 고랑으로 빗물이 흘러내릴 때 옥수숫잎은 흔들리고 시달리면서 견디어낸다. 폭우에 땅이 패고 줄기가 땅에 쓰러져도 비가 개고 7월의 뜨거운 햇볕이 내리쪼이면 줄기는
"내 젊은 날의 숲, 내 젊은 날의 초상" 내용보기

옥수수는 6월 하순부터 7월 초순 사이에, 크는 소리가 들리듯이 자라난다. 그때, 커져가는 잎은 힘을 주체하지 못해서 휘어지고 꺾인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 때, 옥수숫잎은 전신을 뒤틀면서 쓸리운다. 잎이 뒤틀린 고랑으로 빗물이 흘러내릴 때 옥수숫잎은 흔들리고 시달리면서 견디어낸다. 폭우에 땅이 패고 줄기가 땅에 쓰러져도 비가 개고 7월의 뜨거운 햇볕이 내리쪼이면 줄기는 땅을 딛고 다시 일어선다. –p117

 

내 젊은 날의 숲, 내 젊은 날의 초상

 

김훈 작가의 신작, <내 젊은 날의 숲>
제목에서 에세이를 떠올렸지만, 소설이다.
 
이 책의 화자 연주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의욕 없는 디자인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회사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그녀는 회사를 떠나게 된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주말에도 상사에게 굽신거리며 일하던 아버지가 사실은 상습적으로 상납금을 걷던 비리 공무원이었던 것이다.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인가 뭔가를 하다가, 다 죽어가는 말 한 마리를 끌고 돌아왔는데, 엄마는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꿈속에서 그 말을 만난다.

 

돈이 다 떨어지니까 신발장 속의 부츠는 구두가 아니라 나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낯선 짐승처럼 느껴졌다. 캥거루 가죽이 캥거루로 되살아나서 신발장 속에서 낑낑거리고 있는 꼴이었다. 돈이 떨어지고 나서, 돈이 있을 때 산 립스틱을 바르고 거리에 나서면, 지나간 날들과 닥쳐올 날들이 한꺼번에 막막해진다. 돈이 떨어지고 나면 그 막막함이 명료해진다. 명료한 막막함이란 말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p48

 

직장을 잃고 백수 생활을 하던 그녀는 최전방 군사지대에 접한 수목원에서 세밀화를 그리는 임시 공무원직을 맡는다. 사진의 ‘사실적 기능’으로는 기록할 수 없는 인간의 시선과 주관적인 정서를 담는 역할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식물과 나무들을 관찰하고 그 생명의 몸짓을 수채화로 남기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녀는 분주하고 상처 많았던 도시를 떠나, 적막강산 같은 그 수목원에서 홀로 지내며 오로지 그림 그리는 일에만 매진한다. 그 사이 아버지는 가석방이 되지만, 건강이 악화되어 거동조차 할 수 없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헤어지고 싶지만, 헤어져도 헤어지는 것이 안되는 그 상황을 견딜 수 없어 밤마다 전화를 걸어온다. 그 와중에 그녀는 자폐증을 가진 아들을 홀로 키우는 안실장과 마음 씀씀이가 좋은 김중위를 만난다. 그들의 모습은 자신의 외로움을 꼭 닮았다. 대나무가 마디를 만들듯, 봄이 오기 전 동지를 맞듯 그녀는 그 시절을 숨죽이며 인내한다.

 

***

 

김훈 작가가 워낙 필력이 좋기도 하지만, 이 소설의 백미는 역시, 수목원에서 주관적인 정서를 담은 풍경에 대한 묘사이다. 작가는 눈이 아프도록 세상을 들여다 보았지만, 풍경은 아무런 기척이 없었고, 이 소설은 미수에 그친 문장이라고 했지만 그건 겸손일 듯싶다. 존재량을 극소화해서 헛것으로 흔들린다는 민들레, 크는 소리가 들릴 듯이 자라나는 옥수수, 겨울눈 속에 고이는 밝음과 그 쟁쟁쟁 소리를 그린다는 세밀화에 대한 묘사는 이 글 자체가 한 폭의 세밀화라고 이름 지어도 좋으리라.

 

나무줄기의 중심부는 죽어 있는데, 그 죽은 뼈대로 나무를 버티어주고 나이테의 바깥층에서 새로운 생명이 돋아난다. 그래서 나무는 젊어지는 동시에 늙어지고, 죽는 동시에 살아난다. 나무의 삶과 나무의 죽음은 구분되지 않는다. 나무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르다. 내용이 다르고 진행방향이 다르고 작용이 다르다. –p215

 

나이를 든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마음을 쓰고 있던 찰나에 이 소설을 읽어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다. 나무는 젊어지는 동시에 늙어지고, 죽는 동시에 살아난다…… 나무의 삶과 나무의 죽음은 구분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아프면서도 위로가 되어 돌아오는 것 같다.

 

김훈 작가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희망’에 대한 기운이 담긴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물반찬에 나물국 생각이 간절해졌다. 한가닥 한가닥 나물을 씹듯이, 삶의 질감을 조심스럽게 느껴보고 싶어졌다.

 

나물은 너무 여러 가지여서 이름과 실물을 맞추어서 기억할 수가 없었지만, 씹어보면 질감과 맛이 제각각이어서 말로 표현되는 별도의 이름이 필요 없을 것이었다. 나물을 한 가닥씩, 한 이파리씩 씹으면서, 새들이 저마다 제 목청으로 따로 울듯이 식물마다의 생명의 질감을 개별적으로 그려내는 일이 가능할는지를 생각했다. –p110



c*******e 2010.11.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알 수 없는 일들...
"알 수 없는 일들..." 내용보기
출간되기 이주 전. 예약을 하고 손가락을 꼽아가며 기다렸던 책.   허나, 내 예상과는 다른 글전개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김훈작가님의 글은 늘, 숨쉬기가 힘이 들었다.   말이 빠르고 거친 숨을 쉬는 내겐,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문장들을 따라갈 힘이 필요했다.   어쩜, 나를 바꿔가는 그 문장에 이끌려 김훈 작가님의 글을 읽게 된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일들..." 내용보기

출간되기 이주 전. 예약을 하고

손가락을 꼽아가며 기다렸던 책.

 

허나,

내 예상과는 다른 글전개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김훈작가님의 글은

늘, 숨쉬기가 힘이 들었다.

 

말이 빠르고 거친 숨을 쉬는 내겐,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문장들을 따라갈 힘이 필요했다.

 

어쩜, 나를 바꿔가는 그 문장에 이끌려

김훈 작가님의 글을 읽게 된 것인지도.

 

[ 내 젊은 날의 숲 ]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복역,

불면증에 시달리는 어머니.

그리고, 무기력하기만 한 나.

 

나무도 보지 못하는 내게

숲을 보라고 권하는 듯한 이 책은

자꾸만 깊은 한숨을 내쉬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를 만나러 갈 것인가?

 

그저, 조금 다른 글쓰기에 놀라

지레 겁을 먹게 된 나는,

그래도 다음 김훈 작가님의 글이 기다려진다.

 

 

c*******2 2010.12.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