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고려전기 한문학사 - 이혜순
"고려전기 한문학사 - 이혜순" 내용보기
한국은 유독 빼어난 학자들이 많이 배출된 곳입니다. 그래서 중국도 해동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고, 이 나라는 많이 배우고 교양 수준이 높은 인물들이 언제나 존중 받았습니다. 중국은 혹 한고조라든가 명 태조 같은, 불학무식한 위인들이 권력을 잡은 행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한국은 거의 그런 일이 없었지요. 임꺽정, 이괄 등은 당연히 권력을 쥐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중종 반정
"고려전기 한문학사 - 이혜순" 내용보기

한국은 유독 빼어난 학자들이 많이 배출된 곳입니다. 그래서 중국도 해동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고, 이 나라는 많이 배우고 교양 수준이 높은 인물들이 언제나 존중 받았습니다. 중국은 혹 한고조라든가 명 태조 같은, 불학무식한 위인들이 권력을 잡은 행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한국은 거의 그런 일이 없었지요. 임꺽정, 이괄 등은 당연히 권력을 쥐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중종 반정으로 최고 실권자 자리에 오른 무인 박원종도 결국 요절하고 말았습니다. 이뿐 아니라 고려 무인 집권기의 철권 통치자들도 순수 무인 출신들은 거의 단명했습니다. 그런 유형이 아니었던 최우(최이) 같은 이가 오래 집정을 했지요.


이는 모두 유구한 문치의 전통에 기인합니다. 이 책에서도 "전통적인 문학 기반, 신라 도당(渡唐) 유학생들의 문학 전통"등을 논합니다. 당조 내내 우리는 유학생을 파견했고 그들 중 상당수가 빈공과에 급제하여 국위를 선양했습니다. 신라뿐 아니라 발해 역시 문(文)의 성과를 국격의 척도로 삼은 건 동일합니다. 후백제도 오월과의 교류를 통해 외교 성과를 자랑했습니다. 고려 역시 후삼국을 통일하고서도 대륙의 오대(五代)와 지속적으로 유대했는데 교류의 주된 목적이 문(文)에 놓였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후 송(宋)이 통일 제국을 세운 후에도, 송 측에서는 군사적 이익을 추구했지만 고려 쪽에서는 문화와 경제적 이익에 외교의 주안이 놓였습니다. 


책에서는 초기 문학의 유형과 특징을 다음과 같이 나눕니다. 

1) 고려 건국과 통치의 이념을 담은 글들 

2) 왕실 인물과 공신의 미를 담은 글들 

3) 승려의 일생과 깨달음을 담은 비문들 및 불찬가 번역시

4) 응제시와 유배시(의 맹아) 


이 중 응제시는 왕이 어떤 시제(詩題)를 내면 신하가 그에 응해 즉석에서 지어 내는 시를 뜻합니다. 고려 때 이의 맹아가 보인다고 저자는 논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꽤나 성숙된 형태이며 동아시아 어디서도 이만큼 높은 수준의 작품을 구경하기 힘듭니다. <응제시주>는 조선 세조 연간에 권람이 그의 조부가 지은 응제시에 주(註)를 단 책입니다. 이때의 응제시는 조선 국왕이 아니라 바로 명 태조 주원장이라는 점이 특이하며, 권근은 이때 특유의 교양과 재치로 거의 나라를 구하는 수완을 발휘한 것입니다.


강감찬의 귀주 대첩 후 거란의 遼가 양방의 남진 추세를 멈추고 동아시아의 정세는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때 송나라도 숨 돌릴 시간을 마련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여진의 금이 쳐들어와 국체를 박살내다시피했습니다. 그러나 고려는 현명히 대처하여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고, 이는 문종 代의 평화와 문화 極盛期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노단의 죽책문이 나오는데, 노단은 문종 때 사람입니다. 죽책문은 보통 세자를 책봉하는 문장으로 알고 있는데, 노단이 지은 것은 문종의 누이동생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 죽책문이 문학적 가치로 높은 칭송을 받는 건 예가 많지 않은데 책에서 노단의 이 작품을 예거한 건 시경의 자유자재 인용을 통해 한껏 노숙한 면모를 뽐내었기 때문입니다. 문장의 아름다움과 유연함을 통해 문화의 성숙함을 과시했고, 이는 대륙에서 반도를 함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나 하겠습니다. 

v*****7 2020.05.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