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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공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통하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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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전 일인가? 그 당시 약 6개월 동안 영어공부만 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어학연수다 해서 학교 다닐때 외국을 다녀오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문법을 중심으로 읽기와 독해를 주로 공부하던 시절이었다. 외국인들과 이야기해 본 경험이 전무한지라 외국인을 만나면 우선 피하려고만 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런 시기에 난 운좋게도 외국인 선생님을 모시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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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전 일인가? 그 당시 약 6개월 동안 영어공부만 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어학연수다 해서 학교 다닐때 외국을 다녀오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문법을 중심으로 읽기와 독해를 주로 공부하던 시절이었다. 외국인들과 이야기해 본 경험이 전무한지라 외국인을 만나면 우선 피하려고만 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런 시기에 난 운좋게도 외국인 선생님을 모시고 집중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던 것이다. 그 당시 우리를 가르친 선생님들은 원어민(native speakers) 들과 한국인 영어선생님 반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희소가치 때문인지 수업 초기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원어민 선생님의 교육을 선호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사회에서의 영어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어 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음은 물론 대학교 강의 전부를 영어로 하는 곳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이러한 영어사랑 현상은 비단 우리들에게만 일어나는 예외적 현상이 아니다. 아시아 각국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유엔미래보고서」는 2020년이 되면 아시안 잉글리시가 세계 영어를 주도할 거라고 예측한다. 영어 사용 인구 세계 2위인 인도가 영어 사용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부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아시안 잉글리시를 쓰는 사람들이 영어 교사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아시아가 표준영어를 집어삼키고 새로운 대세를 만들어 가는 세력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표준 영어, 완벽한 발음은 무조건 인정하고 따라야 하는 절대적 기준으로 존중하여 왔다. 그래서 그만큼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콤플렉스를 느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영어는 하나의 의사소통의 도구일 뿐이다.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내가 대화하려는 사람과 '통하는 영어'면 충분하다. 이 소통과정에서 완벽한 발음과 풍성한 지식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상황과 문화에 대한 이해등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영국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아시아에서 살아온 저자가 오랜 기간동안 아시아인들과 교류하면서 아시아 각 지역의 영어에 대해 연구하면서 느낀 점들을 진솔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저자가 25년동안 아시아인들과 함께 살면서 아시아인들이 Singlish(싱가포르 영어), Thaiglish(태국영어), Konglish(한국영어) 등 자국 언어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자유롭고 창조적인 영어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아 왔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영어가 '틀린 영어'가 아니라 '또 다른 영어'일 뿐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과거  단일한 '표준 영어'가 이제 '세계 영어들'이 공존하는 국면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시안 잉글리시가 급속히 확대되는 현상은 세계화의 진전에 따른 하나의 사회적, 문화적 현상이기도 하지만 각종 경제적 성장을 위한 경쟁의 결과이기도 하다. 세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아시아인들의 경쟁과 분투와 그에 따른 좌절을 읽을수 있는 기회가 될 뿐더러 아시아의 역동성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의 영어공부의 방식도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부하는 영어가 아닌 통하는 영어,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영어 되어야 한다이는 우리사회가 보다 열린 사회로 나아가고 온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그런 모습으로 바뀌어 나가는 자연스런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c******4 2011.05.11. 신고 공감 10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아시안 잉글리시 - 리처드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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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들어가 알파벳을 배우며 영어를 처음 접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근 10년을 공부했지만 영어에는 여전히 자신이 없다. 쓰지 않는 언어는 잊기 마련이고 신경써서 들여다보지 않으면 해석도 버벅거리기일쑤다. 그나마 학생이 아닌 사회인으로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는 덜한 편이다. 여전히 시험, 진학 때문에 영어에 목매는 청춘이 많을테니 말이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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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들어가 알파벳을 배우며 영어를 처음 접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근 10년을 공부했지만 영어에는 여전히 자신이 없다. 쓰지 않는 언어는 잊기 마련이고 신경써서 들여다보지 않으면 해석도 버벅거리기일쑤다. 그나마 학생이 아닌 사회인으로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는 덜한 편이다. 여전히 시험, 진학 때문에 영어에 목매는 청춘이 많을테니 말이다. 대기업에서는 승진을 위해 영어가 필수라고 하니 그들의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을 거라 짐작만 한다.

 

리처드 파월은 영국 출신의 법학자 겸 언어학자로 25년째 아시아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언어인 영어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물이 <아시안 잉글리시>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내지는 '원어민 영어는 어떤건지 알려주세요'가 궁금했다면 바로 '뒤로' 버튼을 눌러주길 바란다. '영어를 공부하는 법'에 대해 쓴 책이 아니다. 영어가 아시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 지를 각 국의 사례를 들며 비교한 책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영어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수만가지 일이 존재한다. 어떻게든 남들보다 잘난 아이로 만들어야 하기에 어렸을 적부터 책도 많이 읽어줘야 하고, 여기저기 여행도 많이 다녀줘야 하고, 유치원도 좋은 곳에 보내야 하고, 좋은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좋은 동네에 살아야 하고, 건강한 육체를 위해서는 유기농식단에 엄마표음식을 해줘야 하는 등등등 한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건 수만가지 해줘야 할 것들에 둘러싸인다는 의미다. 그 중 요즘 들어 부각된 것이 '내 아이의 영어'다. (요즘은 태교도 영어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나는 백일부터 영어 비디오를 보여주면 돌쯤엔 아이가 'hello' 라고 말할 수 있다며 영어 비디오 구매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 hello라고 말하지 못해도 되니 필요없다고 일축했지만 이런 건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유아부터 어린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말 그대로 '영어 전쟁'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정리를 해보자. 왜 영어를 그렇게 어릴 때부터 공부해야 하는가? 영어를 왜 그렇게 잘해야 하는가? 영어를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렇게 배운 영어로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았는가 하는 문제다. 남들이 하니까 불안해서라든지 초등학교에서 배우니까 먼저 알고 들어가는 게 유리하다 라는 대답은 무책임하다. 오히려 외국계 회사에 들어가길 바라거나 해외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현실적인 대답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우리가 오랜시간 사로잡혀 있었던 '영어의 망령들'에 대해 하나씩 의문을 제기한다. 원어민의 개념에서부터 외국어는 어릴 때 배워야 좋다는 오랜 명제에 대해, 완벽한 문장과 문법으로 말하는 것만이 잘한다는 의미인지에 대해서 말이다.아시아 각 국에 깊숙이 스며든 영어는 어떤 게 진짜 영어인지에 대한 기준조차 흔들었다. 언어의 속성은 계속 변한다는 점이다. 입말과 글말이 변하는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세종대왕이 만들었을 당시의 한글로 쓴 글을 현대 한국인이 그대로 읽기도 힘들뿐더러 이해조차 힘들다) 언어는 계속 변한다. 아시아에 상륙한 영어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콩글리시'도 한국에 들어와 변한 '영어들' 중 하나다.

 

아시아에 들어온 영어는 신분 상승, 취업을 위한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영어로 유연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대우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국제 회의에서 쓰는 국제어로서 영어의 위치와 영어와 자국어로 쓴 논문 중 어떤 게 더 널리 알려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한다면 영어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이는 문학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만큼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면 자신이 휘두를 수 있는 든든한 무기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러시아 동시통역사이자 작가였던 일본인 요네하라 마리는 <미녀냐 추녀냐>에서 "언어에는 민족성과 문화가 스며들어 있기에 각각의 국민이 평등하게 자신의 모국어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언어에는 간과할 수 없는 그 나라 고유의 무언가가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개인이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문제와는 별개로 사회에서 통용하는 언어를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주목한다. 개인의 영어 구사력과 별도로 영어를 배우며 알게 모르게 영어권에 치우친 사고는 자국 문화를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다른 문화와 언어를 모두 포섭해버리는 단 하나의 '세계 영어'보다 다양한 문화와 의견들을 반영할 수 있는 '세계 영어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259p) '세계 영어들'에 영향을 끼친 공로자는 바로 아시아인이다. 아시아에 들어온 영어가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세계 영어들'의 길을 넓혔다. 앞으로도 이 길이 더욱 넓어지길 바란다.

 

 

 

 

 

 

 

 

 

h**********9 2011.01.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