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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성의 후예
“우리 몸 속의 원소 중, 수소는 초기 우주가, 그 외 다른 모든 원소들은 작고 큰 별들이 제공했다. 특히 산소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거의 대부분 태양이 태어나기 전, 그러니까 약 46억 년 전 어느 날, 이 근처에서 살다가 초신성 폭발과 함께 생을 마감한 이름 모를 어느 한 거대한 별에 이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즉 70억 지구 인구는 모두 한 별의 흔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우린 모두 한 우주 안에서 태어난 형제라고 우기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누가 따지면 달리 변명할 도리는 없지만 그래도 신기하지 않은가. [p. 123]” 이 책의 제목을 <초신성의 후예>로 명명한 이유이면서 동시에 저자가 천문학자,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천체물리학자인 것을 드러내는 증거이기도 하다.
인간이 초신성의 후예라니 그 사유(思惟)의 독특함과 규모에 저절로 시선이 간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일까
책 표지에 적힌 저자 소개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항공 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쳐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귀국해서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데, 지난 10년 동안 세계 상위 1% 피인용 논문 횟수가 가장 높은 한국 과학자 10인 중 하나라고 한다.
이런 공식적인 소개만으로는 어떻게 그런 사유를 했는지 알기 어렵다. 다행히 <초신성의 후예>는 옛날 조선시대 선비들의 문집(文集)처럼, 아니 지금 사람들의 블로그 글을 엮어놓은 것 같은 성격의 책이다. 즉, 저자의 삶의 단편들을 살펴보기 좋은 자료인 것이다.
먼저 저자가 천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부터 살펴보면, 뜻밖에도 크리스마스 연극이었다. “어느 날 교회에서 하는 연극에 나온 동방박사라는 천문학자들에게 내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아버지의 설명을 들으니, 그들은 하늘의 별들을 연구해 우주와 신의 뜻을 알아가는 사람이란다. 이렇게 쿨한 직업이 있다니, 내 인생의 목표는 그때 정해졌다. [pp. 217~218]”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저자는 연극을 보고 점성술사가 되기 위해 천문학을 시작한 셈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독특한 사고를 가졌지만, 저자는 자신의 꿈을 실행시키려고 우직하게 노력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잠시 저자의 미국 유학 생활과 결혼 과정에 대해 엿보자. “나는 한국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 길에 올랐다. 한국에서 석사 마지막 학기에 부랴부랴 미국 박사 과정에 다섯 곳 정도 지원을 했다. 그런데, 모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1년 동안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명을 하고 와신상담 후 다음 해에 다시 지원을 했다. 1년 전에 비해 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신기하게도 이번엔 네 학교에서 합격 통지서를 보내왔다. 합격 통지서를 들고 여자 친구 집에 가서 장인 어른 장모님께 인사 드리고 내가 나중에 뭐가 될 거라는 등 뻥을 치고 곧 결혼에 성공했다. 미국은 케네디 대통령 시기부터 기초 과학을 전공하자고 하는 많은 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나의 경우에도, 학비(연 3만 달러) 전액 면제, 그리고 생활비로 매달 1000달러가 주어졌다. 그런데 막상 미국에 도착하고 나기, 삶이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월 1000달러 중 500달러 이상이 집세로 나가고, 세금 내고 이거 저거 하다 보니, 도착한 지 6개월 만에 비상금이 바닥났다. 그 후 5년 동안의 박사 과정생 시절은 그야말로 살얼음판 건기와 같았다. 그 때 제일 맛있는 게 버거킹 햄버거였는데 내 처와 두 개를 사 먹을 돈이 없어서, 운 좋으면 식료품 가게 영수증 뒤에 잘리지 않고 따라 나오는, 하나 사면 하나 덤으로 주는 “Buy One Get One Free” 할인 쿠폰을 가지고 가서 사먹었다. [pp. 90~91]”
저자는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지만, 아마 수없이 중간에 포기하고자 하는 유혹을 견뎌야 했을 것이다. 어쩌면 신화 속 영웅도 저런 시련을 거쳤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힘든 현실에 쫓기면서도 성공이나 출세만을 바라보지 않고 그 너머의 꿈을 이야기하는 너드(nerd)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저자의 글에 공감하게 된다.
실패는 없다.
“과학과 문명의 목표는 '더 나은 삶'이 아닐까. 그리고 더 나은 삶이란 더 인간다운 삶이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삶.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삶. 나의 역할을 아는 삶. 나의 인격을 지켜 주는 삶. 나는 하늘을 보며 거기에 새겨진 나를 본다. 우주를 연구하며 그 우주의 일부인 나를 알아 간다. 그리고 나의 존재와 역할을 발견해 나간다. [p. 8]”
천문학자로서의 삶은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우주를 연구하여 그 우주의 일부인 나의 존재와 역할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삶을 꿈꾸며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겪고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인가 고민하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그 과정, 실패해서 지워버리고 싶은 그 순간들마저도 무가치하지 않다고 말한다. “인류가 삶의 답을 찾는 것은 비상구를 찾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위기의 상황에 수많은 문 중에 삶의 길로 이끄는 몇 안 되는 비상구를 찾는 것은 어렵다. 참 비상구를 찾기 전에 아마도 여러 거짓 비상구를 먼저 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참 비상구를 여는 사람만이 모두를 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실패한 다른 시도들이 비상구를 찾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패는 없다. [p. 29]”
우리의 존재 하나하나는 귀하다. 그렇다고 모두가 주역이 될 수는 없다. 또 주연이 될 수 없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영화 하나 만드는 데도 주역 외에도 감독이나 조명기사 등이 필요하다. 물론 자신이 주연이라고 믿고 있다가 그것이 깨지면 한동안 좌절감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세계 상위 1% 피인용 논문 횟수가 가장 높은 한국 과학자 10인 중 하나라는 저자도 은하형성이론의 창시자인 예일대의 리처드 라슨 교수를 만났을 때 생각의 깊이나 자연을 대하는 자세에서 자신과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좌절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그는 그 좌절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만일 라슨 교수가 은하 형성 이론의 큰 그림을 그리는 건축가라면 나는 그 그림을 이해하고 필요한 곳에 벽돌을 나르는 사람이 될 수는 있겠다 싶었다. 그런 자기 합리화가 만들어지자 다시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어졌다. [p. 26]”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꼭 학문의 길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좌절과 실패를 겪게 된다. 하지만 이를 실패로 여기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에게 맞는 참 비상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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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과학 분야가 천문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에는 대도시에서 별볼일이 없지만 어렸을 적 밤에는 하늘로 눈을 돌리기 만해도 별이 쏟아져 내릴 듯했습니다. 그래서인지 60년대 후반에 발표된 장미화씨의 <쓸쓸한 연가>의 가사, “모래 위에 누워서 휘파람 불면 쏟아져 내리는 밤하늘의 은하수, 손을 흔들면 잡힐 듯한 그 모습...”은 지금도 기억해서 부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천문우주과학을 연구하고 계신 이석영교수님의 <초신성의 후예>는 특히 저자께서 은하형성을 연구하신다고 해서 우주의 생성에 관한 비밀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실망스럽게도(?) 우주의 비밀보다는 저자께서 감춰두신 자신의 삶을 우주의 신비와 엮어서 소개하고 있는데, 젊은이들에게는 귀감이 될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얼마 전에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엔지니어링이 요즘 들어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형이상학인 과학에 밀려 홀대받고 있지만 엔지니어링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가 부강한 나라로 가는 길이라면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라는 주장을 담은 <노벨상과 수리공; http://blog.yes24.com/document/7672461>을 읽으면서는 공학을 전공한 저자는 정작 MBA를 취득하여 금융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에서 겉도는 주장이구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석영교수님은 어렸을 적 꿈꾸었던 천문학을 공부하고 지금도 그 분야에서 연구에 매진하면서 후학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계시기 때문인지 책에 담은 내용들이 더욱 공감되는 것 같습니다.
저자가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크게 공감한 구절입니다. “과학자로서 성공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소양이 필요하다. 물론 가장 먼저는 흥미와 열정이다. 똑똑한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 못 따라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재미있어 하는 사람을 못 따라간다고 한다. 자연을 궁금해 하고, 탐구하는 게 재미있다는데 그런 사람을 어떻게 당하나.(65쪽)” 다음에는 기본을 갖추기 위하여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천문학의 경우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보다도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치 소림사에 무술을 배우러 들어간 사람이 물을 나르고 장작을 패는 일부터 시작하듯 말입니다.
진화론과 함께 우주의 시원에 관한 이론이 관측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 설명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기독교가 주장하는 천지창조설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우주의 시원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흔히 받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기독교인기도 한 저자의 입장이 궁금했습니다. 저자 역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왔던 모양입니다. 그런 질문을 받는 경우 “과학자들이 옳은 해를 찾았다고 한들 그것이 신의 존재에 관한 부정 혹은 긍정의 증거로 사용될 수는 없습니다. 양쪽 다 얼마든지 그들의 구미에 맞는 논리 전개가 가능하지요.(221쪽)”라고 답변을 하신다고 합니다. 과학, 특히 천문학을 하시는 저자의 입장에서 천지창조에 관한 창세기 1장은 분명 신학과 과학이 대치되는 국면입니다. 다만 신학이나 과학이 사실을 놓고 흥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자는 과학적 방법론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해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학에도 오류가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신학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신에게 오류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신의 뜻을 인간의 언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개입될 수 있는 오류 가능성입니다. 인간이 언어와 문자를 가지기 전에는 구전에 의하여 전해져 왔을 것이므로 전해오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조심스러운 가설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저자는 우주의 시원에 관하여 이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과학자인 나는 알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우주의 신비를 밝히기에 힘씁니다. 신앙인인 나는 자연으로만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신의 섭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합니다. 아직 그 두 나 사이에서 큰 갈등은 없습니다.(224쪽)”
책의 제목인 <초신성의 후예>는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따져본 것입니다. 작은 별이 수명을 다하면 블랙홀이 되어 모든 구성요소가 응축되는데 반하여 큰 별은 다양한 핵융합반응을 통하여 말들어진 무거운 원소들이 초신성 폭발을 통하여 우주 공간으로 확산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초신성과 같이 자신이 얻은 것들을 다른 누구에겐가 남기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초신성의 후예가 되려하는 것도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각자 세상에 태어날 때 부여받은 미션만큼 수행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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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 대학교의 채플 강사로 오신 한 연사께서 강연을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 앉아 계신 여러분은 아무것도 안 하면 일생 동안 5000명의 등을 쳐 먹고 살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열심히 살면 오히려 5000명을 먹이는 삶을 살 가능성이 크지요. 5000명을 죽이겠습니까? 살리겠습니까?" 나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 앗, 우리도 꼭 초신성 같구나 생각했다. 초신성에서 출발해서 그런가? 초신성이 그저 폭발만 하면 주위에 엄청난 충격을 일으켜 평화롭던 주변을 망가뜨리기만 한다. 하지만 폭발을 통해 중요한 원소들을 우주에 환원할 때 오히려 우주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게 되는 것 아닌가. 당신은 초신성처럼 살고 싶은가?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주요 원소는 수소, 탄소, 질소, 산소, 황, 인이다. 원자 객수로 치면 수소가 전체의 63퍼센트, 질량으로 치면 산소가 전체의 2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원소들은 대부분 우주 초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주 전체 물질 질량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수소는 우주 초기 처음 3분간 만들어지고, 온 우주에 고루 뿌려진 후 오늘날 우리 몸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소는 초기 우주가, 그 외 다른 모든 원소들은 거의 대부분 태양이 태어나기 전 초신성 폭발과 함께 생을 마감한 작고 큰 별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니, 70억 지구 인구는 모두 한 별의 흔적을 공유하고 있는 거라는 말이다. 그러니 아무리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도 모두 초신성의 후예라는 것이다. 한 사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전 우주가 140억년을 합작한 것이니,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우주를 보며 깨달아야 한다는 것인데, 너무 과장된 소리가 아니냐 싶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쩐지 우리가 초신성의 후예라는 저자의 견해에 마음이 간다. 왜냐하면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존재란 세상에 없으니 말이다.
이 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2002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로부터 약 2만광년 떨어진 외뿔소 자리에 있는 항성을 1년간 관측한 데이터와 2006년 관측한 것을 합성한 것이라고 한다. 이 항성은 외부 층이 팽창하다 갑자기 폭발했다고 하는데, 전례 없이 밝은 이 섬광은 초신성 폭발의 한 유형으로 우주로 엄청난 양의 물질을 방출했다고 한다. 이때 에너지가 성간 먼지에 의해 복잡한 고리 형태로 반사돼 아름다운 이미지로 나타난 것이다. 빛의 세기는 우리 태양보다 60만배나 밝은 것으로 알려진 초신성 폭발이 만든 빛 메아리는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다. 어릴 적에 밤하늘을 보면서, 과학잡지들을 들춰보면서 한때 천문학자를 동경했던 적이 있다. 인간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무한히 먼 곳에서 보여지는 우주의 신비가 어린 나를 매혹시켰던 까닭이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인 저자는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옥스퍼드대 물리학 교수를 거쳤으며 천문학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천체물리학회지’ ‘사이언스’ 등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해 지난 10년간 세계 상위 1% 피인용 논문의 횟수가 가장 높은 한국 과학자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돼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지식창조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저자의 화려한 이력보다 더 내 눈길을 끈 것은 인문학과 천문학,신학을 넘나드는 그의 마인드 자체에 있다. 천문학을 천-'문학'이라고 읽을 정도로 책을 많이 읽고, 문학적인 성향이 다분한 사람이라 그의 일기는 소소하지만 매우 따스하고 흥미롭다.
나는 가끔 천문학을 천-'문학'이라고 뒤를 강조해 부른다. 과학인 천문학에 문학적 요소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결국 과학과 문명의 목표는 '더 나은 삶'이 아닐까. 그리고 더 나은 삶이란 더 인간다운 삶이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삶.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삶. 나의 역할을 아는 삶. 나의 인격을 지켜주는 삶.나는 하늘을 보며 거기에 새겨진 나를 본다. 우주를 연구하며 그 우주의 일부인 나를 알아 간다. 그리고 나의 존재와 역할을 발견해 나간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우주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내 우주는 어! 진짜 우주다.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전문 과학에 대한 것보다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다. 저자가 과학을 하다 느낀 것들, 그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들이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주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 어떻게 뜨거운 초기 우주에서 물질의 근원이 만들어졌을까? 식어 가는 우주 속에서 어떻게 은하와 별들이 태어났을까? 별의 최후는 어떤 모습일까? 이 모든 것들의 순환 과정을 알 수 있을까? 끊임없는 질문과 상상은 에세이처럼 읽히지만 일반인도 천문학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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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어렵다.. 그래서 천문학은 어렵다.. 내가 항상 느끼는 점이었다. 물론 성인이 되어 찾아볼 수 있는 것들도 많아지고 책도 보게 되고 기사들도 간간히 나오니..찾아볼 수 있어서 그래도 조금 가까워 진것 아니냐라고 이야기한다면.. 글쎄... 여전히 나에겐 어렵고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이니....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그래도 역시 책을 통해 살짝 맛보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초신성의 후예... (요기 위의 단어..초신성...난 그냥 아이돌 그룹 이름으로만 알고 있었다...우주와 상관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 ![]() 물론 이책의 내용이 천체 우주에 관한 전문적인 용어들이 난무하는 그런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띠지에도 있듯이...이 책은 천문학의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책은 아니다. 천문학을 전공하신 작가님께서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을 공부하게 되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물론 중간중간 이름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잘 몰랐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간간히 해주셔서 오호..이런 이야기가..하면서 신기해하며 글을 읽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몰랐던 부분은 은하단에 대한 이야기(p163)와 지동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일명 코페르니쿠스의 원리(p169~172) 등은 알고 있는 듯 모랐던 이야기인지라 흥미진진한 읽기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조금 더 자세히 언급하셨어도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지만...ㅋㅋㅋ
그리고 중간중간 작가님께서 함께 공부했던 분들의 모습이나 좋게 보았던 장소등이 사진으로 있어서 살짝 지루함을 없애주었다고 해야하나..
![]() 사실 천문학 서적이라기 보다 천문학을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흥미를 유발시켜주는 그런 책이라고 해야하나..
사실 작가님의 에피소드 중 천문학을 전공했다고 말하지 않고 천체물리학을 전공했다고 가끔 말한다는 부분은 무척이나 공감을 했다. 자신의 전공 때문에 자꾸 무언가 물어보면 살짝 귀찮아 질때가 없지 않은 경우를 종종 겪었던 두목이로선 무척이나 공감공감!!!
아..그리고 책에서 좋았던 부분이 좀 있었는데.. 그중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둔필승총이라는 말을 인용한 구절이었다.
"나는 둔필승총을 믿는다. 신이 내게 조금 못한 재능을 주셨더라도 인간의 자유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여지를 주셨다고 분명히 믿는다. 인간의 사고나 행동이 이미 다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꿈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꿈은 자꾸 꿀수록 구체화되고, 진실을 담아 글로 정리할 때 구체화되고, 발로 뛰어 이루어진다."(p48)
이 글을 읽으면서 언제가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아마도 공자님의 말씀이셨던 것 같다...) 나의 의지로...어떤 일을 할때...좋아하는 동시에 즐길 수 있는...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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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 이석영 천문학이라는 학문 어떻게 보면 쉽다고 여겨지는 가까이 있는 학문이지만, 실제는 엄청 복잡한 학문이 아닐까 한다. 우주를 이해한다는 것, 우리 자신의 일부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우주는 너무나 벅찬 주제 아닐까? 물론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런 범주에서는 관심을 가지는 분야일 것 이다. 엄밀한 과학책은 아니지만, 자서전에 가까운 것 느낌이지만, 천문학에 대해서 누구보다 쉽게 말해주고 있다. 저자 자신의 성장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그 속에 충고들이 내 마음을 울린다. 특히 천문학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천문학자라고 하면 번뜩 떠오른 사람이 칼세이건이다. 그의 책을 통해서 그의 생각을 많이 접해서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코스모스라는 TV다규멘터리를 통해서 아닐까 생각된다. 쉽게 보여주면서 설명하는 그를 보면서, 우주와 천문학은 저런 것이구나 하는가를 조금은 알게 해주었기에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물론 우주라는 단어는 쉽지만, 실제 보통 사람들의 이해의 범주를 넘어서는 영역일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천문학자나 물리학자 등) 오늘도 고독하게 수와 법칙과 싸운다. 우주의 근원을 알기 위해서. 우주는 변하는 것 같으면서도 변하지 않고, 변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끊임없이 바뀐다. 그것이 우리 생명의 근원이기에 우리가 우주에 대한 본연적 그리움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한 과학자의 말처럼, 과학책에 수식이 하나 들어 갈 때마다 독자가 백 명씩 사라진다고 할 정도로 우리에게 수식, 과학적 계산은 우리와는 동떨어진 일이다. 하지만, 과학에 수식과 계산은 거의 필수가 아닐까? 과학은 좋지만, 수학은 싫다고 생각하는 많은 학생들, 그의 충고에 귀 기울려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한가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그것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한편의 성장 드라마다. 이런 과학자가 많아질수록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은 점점 늘어난다. 하지만, 그가 지적했듯이 국민적 과학지식이 중요한 것이지 하나의 상이 그 나라를 평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말할 때 경제력에 비해 기타 분야가 떨어진다고 말을 한다. 그것은 너무 빠른 경제성정의 후유증 같은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딱딱한 책이 아니고, 실생활의 경험이기에 비교적 쉽게 읽어나겠지만, 역시 수식이 나오는 장에서는 애고애고. 그래도 찬찬히 읽어나가니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닌 것 같다. 꾸준함이 문제를 풀어 나가는 열쇠일지도 모른다. 한 분야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사자성어 鈍筆勝聰(둔필승총) 꾸준히 쓰고 익히는 사람이 날 때부터 총명한 사람을 이긴다는 말처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죽은 다음에도 학생이니 그 공부는 사후에도 계속되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학자들이 외국에서 교육을 받고 와서 대학교육을 담당하지만, 아직도 한국대학교육은 제자리 걸음 하는 것 같다. 그들의 경험을 우리의 현실에 적용하기가 어렵고, 힘든 일일까? 아니면… 그래도 이런 과학자들이 많이 나와 과학과 일반인들간의 간격을 좁혀나가고, 교육에 힘을 쓰면 언젠가는 더 좋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사람의 글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힘을 준다면 그 이상 바랄 바 없겠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했는데 마쳤기에 여운이 남는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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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는 정말 빠른 것 같아요, 처음 이 책을 접한 것은 출판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본 책표지 시안이었습니다. 그 때까지만해도 '아 새로운 과학책이 나오는구나. 이런 책을 읽는 사람들은 누굴까? 아무래도 이과생이나 남자애아닐까?'라고 좁은 시야로 생각하고 넘어갔어요. 실물을 보자마자 사이즈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그렇게 손에 잡은 뒤로 첫문장부터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술술 읽게 되었습니다. 읽는 내내 굉장히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고 처음에 겁을 먹은 과학적인 이야기도 매우 이해하기 쉽게(과학도가 아닌 보통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정도로) 풀어서 적혀있습니다. 서문에 적혀있는대로 저자의 일기로 생각하고 읽으면 딱입니다. 더더욱 좋았던 것은 글쓴이의 심성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것이 업이 아닌 사람들의 글에서 종종 느낄 수 있는 글을 썼을 당시 마음 상태 때문에 책을 읽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기저기서 평이 많이 갈리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도 읽었을 때, 굉장히 놀랐습니다. 바로 진정성과 '착한(착하다는 말외에 이 감정을 정리할 단어를 잘 모르겠어요. 미묘하게 다릅니다)'마음이 읽는 내내 머리와 마음을 관통해서 저자와 이야기 한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초신성의 후예>도 읽는 내내 저자와 대화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구구절절 웃긴 부분도 있었고 좋았습니다. 균형이 굉장히 좋은 책이에요. 아마 이 책을 읽는 분들 중에 '이 정도 위치의 사람이 이런 이야길 하다니, 이 사람은 우리를 이해 못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연세대를 나와서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나사에서 일을 하고 교수를 하는 사람에겐 인생이 쉽다고 어설픈 짐작을 할 수는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사람에겐 지금 현재 단 한번의 인생밖에 없기 때문에(전생과 후생은 기억할 수 없으니까요) 지금 현재의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삐딱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과 의견을 진지하게 읽고 자신의 경우에 맞게 다시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책을 통한 아름다운 의사소통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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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 이과, 문과와는 다른 냉철함과 과학적인 사고?' 그렇게 이어지는 나의 생각은 고정관념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말한다. '나는 가끔 천문학을 천-'문학'이라고 뒤를 강조해 부른다. 과학인 천문학에 문학적 요소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천-문학이라! 괜찮은 말이다. 그 의미는 이 책을 읽어나가며 더욱 와닿는 표현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있는 글들은 거의 대부분 저자의 일기라고 한다. 소소한 이야기가 에피소드 형식으로 담겨있다. 저자는 글을 읽다가 실망할 분들에게 미리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는데, 오히려 나에게는 천문학이라는 거리감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었기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저자의 경력을 보니 미국 항공 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지내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를 지내는 등 멀게만 느껴지는 경력이지만, 이 책을 통해 생각보다 가까운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그저 "좋다!" 한 마디 내뱉으며, "저게 북극성인가?" 정도의 별자리만 알던 나에게 이 책은 놀랍도록 거시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해준다. 〈초신성의 후예〉에 보면 근원적인 부분까지 생각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방향 제시를 해준다.
"학생은 성과 본이 어디입니까? 밀양 박 씨 입니다. 성과 본이 어디라고요? 밀양 박 씨라고요. 성과 본이 어디입니까? 내가 세 번째 같은 질문을 하자 학생들이 어리둥절해 한다." 나또한 그 학생처럼 어리둥절하다. 그 다음을 보니, "사람 몸을 구성하는 주요 원소는 수소, 탄소, 질소, 산소, 황, 인이다. 원자 갯수로 치면 수소가 전체의 63퍼센트를 차지하고 질량으로 치면 산소가 전체의 26퍼센트를 차지하는 '짱' 원소다....그러면 이런 원소들은 어디에서 왔을까?....결국 우리 몸속의 원소 중 수소는 초기 우주가, 그 외 다른 모든 원소들은 작고 큰 별들이 제공했다...즉 70억 지구 인구는 모두 한 별의 흔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123쪽)
오호, 재미있다. 신기하다.
천문학에 문외한이거나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천문학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눈이 반짝반짝 해지면서 몰입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길을 먼저 간 사람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도 많고, 깨닫게 되는 점도 있을테니. 이 책은 생각보다 흥미롭게 술술 읽을 수 있고, 부담없는 책이면서도 천문학과 천문학도에 대해 한 걸음 다가가는 시간이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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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연구원으로 일한 대한민국의 천문학자라는 타이틀로 기억하고 있는 이석영 박사. 미국의 내로라 할 만한 대학들을 거치며 연구생활을 하고 다시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교수직을 얻은 그는, 얼핏 보기에 유복한 환경에서 공부 걱정만 했을 것 같은 이미지다. 그런 그가 고백록을 낸 것을 처음 보았을 땐, 엘리트주의만 가득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다 우주를 향한 어느 영화를 감명 깊게 본 후, 다시 그가 떠올랐다. NASA에서 실제로 일한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해진 것이다.
의외로 그는, 굉장히 겸손하게 자신의 인생을 고백한다. 그가 이룬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고, 심지어 부유하게 지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박사 학위를 딴 후 연구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아내와 하루 한 끼, 패스트푸드를 쿠폰을 더해 먹을 정도로 어렵게 지냈다는 그. 연고도 없는 곳에서 자존심을 겨우겨우 지켜 가며 지속한 그의 연구 생활은 정말이지 소박하다. 중년의 천문학자가 겸허하고 진솔하게 풀어낸 자신의 이야기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덕분에 유학파 과학자에 대한 시선도 교정 됐다. 게다가 ‘악, 또 생강이다’ 같은 문장은 천문학자의 귀여움 같은 것을 깨닫게 한다.
이석영 박사의 글은 대부분 생각에 잠기게 하는데, 그 중 몇 가지는 특별히 더 깊은 생각에 들게 한다. 그가 학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여러 번 등장하는데, 한 번은 암흑 에너지에 관해 이슈가 됐을 때 학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암흑 에너지를 이야기하며 인사했다는 일화가 있다. 내가 좋아하고 관심 갖는 분야를 인사에서부터 공유하고 대화의 대부분을 그와 관련된 이야기로 나눌 수 있는 것. 이건 무척 행복한 일 같다. 하루에도 수십 번을 전혀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관심 가질 필요조차 없을 것 같은 이야기만 들을 때면 유달리 피로함을 느낀다. 그럴 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석영 박사의 학회 뿐 아니라, 학술적인 모임과 동호회 등은 그런 이유에서 생겨났을 것이고 긍정적인 공동체 역할을 해주곤 한다.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가입도 방법이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일의 매력이 더 강력해 보인다.
또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콘택트>에 대한 언급도 여러 번 있다. 영화에서도 중요하게 등장하지만, 칼 세이건은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있는 것은 공간 낭비’ 라는 말을 남겼다. 난 외계인의 존재에 애착이 있는 편은 아니라 극히 작은 존재인 우리가 겸손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 말을 참 좋아한다. 결국 그 생각 때문에 천문학을 무턱대고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석영 박사는 칼 세이건의 의견에 덧붙여, 조금 다른 관점의 의견을 내놓는다. 우주에서 우리가 만들어지기까지 정교한 과정이 있었을 테니 우리 존재는 외계인이 있든 없든 굉장히 귀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석영 박사의 이야기들은 이런 식이다.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그의 글만 보고 그가 훨씬 연배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만큼, 굉장히 자애로운 느낌을 준다. 최근 자신의 교수 임용에 피해를 주었다며 조교 학생과 학생 부모 등에게 황산 테러를 한 자가 있었다. 내가 본 교수들만 해도 자신의 이득을 위해 학생들의 미래는 생각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반대의 경우도 다행히 재학중 만날 수 있었지만, 결코 많지는 않았다. 이석영 박사는 후배를 양성하는 지금, 자신의 세계적 인지도가 낮아 후배들의 앞날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없을까 걱정하며 지금도 자신의 연구를 치열하게 진행중이다. 잠시나마 철학을 전공한 나 역시 모르지 않는 부분인데, 소위 ‘먹고 사는 데 도움 되지 않는’ 학과들에서는 가이드를 해 줄 선배와 교수들의 역할이 유독 큰 것 같다. 이석영 박사 같은 이들이 더욱 많이 교육자로 살았으면 싶다. 과학과 문명의 목표는 '더 나은 삶'이 아닐까. 그리고 더 나은 삶이란 더 인간다운 삶이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삶.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삶. 나의 역할을 아는 삶. 나의 인격을 지켜 주는 삶. 나는 하늘을 보며 거기에 새겨진 나를 본다. 우주를 연구하며 그 우주의 일부인 나를 알아 간다. 그리고 나의 존재와 역할을 발견해 나간다. (8쪽)
만일 라슨 교수가 은하 형성 이론의 큰 그림을 그리는 건축가라면 나는 그 그림을 이해하고 필요한 곳에 벽돌을 나르는 사람이 될 수는 있겠다 싶었다. 그런 자기 합리화가 만들어지자 다시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어졌다. (26쪽)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특별한 우리의 상황에 따라 나타난 현상에 의해 건설된 신기루일 수도 있다. (111쪽)
결국 우리 몸 속의 원소 중, 수소는 초기 우주가, 그 외 다른 모든 원소들은 작고 큰 별들이 제공했다. 특히 산소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거의 대부분 태양이 태어나기 전, 그러니까 약 46억 년 전 어느 날, 이 근처에서 살다가 초신성 폭발과 함께 생을 마감한 이름 모를 어느 한 거대한 별에 이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즉 70억 지구 인구는 모두 한 별의 흔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우린 모두 한 우주 안에서 태어난 형제라고 우기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누가 따지면 달리 변명할 도리는 없지만 그래도 신기하지 않은가. (123쪽)
우주에 우리뿐이든지 아니든지, 하나의 문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 우주가 다 필요했다. 우리 은하 내에, 우리 태양계 내에, 지구 안에 문명이 존재하기 위해, 우주는 태양계만 만들거나 우리 은하만 만들거나 할 수가 없다. 단 하나의 문명의 탄생을 위해서라도 온 우주가 140억 년 전부터 수없이 많은 미세 조정을 거쳐 만들어져 왔어야 하는 것이다. 이 논리 속에서는 광활한 우주 공간이 엄청난 낭비가 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존재를 그만큼 귀하게 만든다. 우리는 모두 귀하다. 100만 광년 밖에 외계 문명이 있든 말든.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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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성의 후예 나는 천문학자입니다 저자 이석영 | 사이언스북스 | 2014.05.30 | 페이지 240 | ISBN 9788983716576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성 진화 이론 모형 세 개 중 하나를 만든 사람. 한국을 대표하는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의 과학자로서의 인생과 우주 이야기를 엮은 《초신성의 후예》는 천문학도를 꿈꾸는 이들 외에도 과학자의 삶을 엿보고 싶은 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연구, 천문학. 천문학의 궁극적 목표는 폴 고갱의 작품 제목이기도 한 '나는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라 합니다. 자연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인 것이죠.
상상의 세계같이 느껴지는 우주의 현상을 실생활에서 이해하게 되는 깨달음은 천문학도라면 한 번쯤 겪기 마련이라고 하네요.
『 우리 몸속에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원자들 중, 내 몸이나 부모, 지구가 만든 것은 하나도 없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소는 초기 우주 3분 동안 만들어진 것이며, 탄소, 산소, 철 등 나머지 원소는 모두 먼저 살다간 별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나를 낳아 준 부모와 조상에 대해 평생 배우는 우리가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 - p115
이석영 교수의 인생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는 철저한 노력형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꾸준히 쓰고 익히는 사람이 날 때부터 총명한 사람을 이긴다는 둔필승총이 딱 들어맞는 분이네요. 조금 못한 재능을 주셨더라고 인간의 자유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고 믿는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된 능력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해서 읽고 쓰고... 그렇게 노력해 온 것입니다.
『 과학자인 나는 알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우주의 신비를 밝히기에 힘씁니다. 신앙인인 나는 자연으로만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신의 섭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힘씁니다. 아직 그 두 나 사이에서 큰 갈등은 없습니다. 』 - p224
폭발을 통해 중요한 원소들을 우주에 환원하며 우주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는 초신성 폭발을 통한 자연 섭리를 보며 초신성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는 《초신성의 후예》에서 현학적인 과학이 아닌 쉬운 과학을 위해 대중적인 과학 에세이를 쓰며 천문학자로서 사는 삶을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에피소드도 많아서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히는 책이었어요. 그의 에세이는 자연 섭리를 통해 얻게 된 깨달음을 공감, 사랑, 평등 등의 폭넓은 사유로 확장해 우주 이야기와 인생을 접목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교육시스템의 문제처럼 쓴소리도 마다치 않습니다. 과학자로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소양, 천문학을 공부하기 위한 훈련 과정 등을 일기를 엿보는 기분으로 접할 수 있습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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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과학책일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제목이 '초신성의 후예'일 때는 뭔가 과학적인 것을 기대한다. 작가 이석영은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교수를 지낸후 현재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한 훌륭한 학자이다. 표지 소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세계 상위 1% 피인용 논문 횟수가 가장 높은 한국 과학자 10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이런 대단한 과학자의 글을 읽을 때 가지는 기대에서 벗어나, '과학' 컬럼이라기엔 애매한 글들이 차지하고 있다. 유학 시절의 경험과 학교 내의 문화 차이, 지도교수와 담당 학생들과의 이런저런 개인적인 일화, 천문학회 내의 풍경 등이 지면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본 판형보다 조금 작고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230 쪽 정도의 얇은 분량 중 '1부 나의 우주는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인다', '2부 박사가 되는 길에서 제일 쉬운 것'은 거의 개인적인 소소한 이야기이고 '3부 우주의 생강'에 해당되는 14편의 컬럼 약 80 페이지 정도가 천문학과 관련있는 에세이들이다.
4부의 내용은 현대 우주론의 개념 중 일반인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주제들로 채웠다. 빅뱅 이론, 초신성 폭발 태양의 운동, 나사의 세 개의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의 발사와 실패 과정,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 우주의 완벽한 균일 상태에서 생명 탄생의 기원인 원시 밀도 요동의 불완전험에 대한 비유, 초기 우주의 열역학적 평형, 자기 중심적 세계관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의 원리,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 등에 대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인간과 사회에 빗대어 현대 우주론의 개념을 재미있게 제시한다.
그 중 우리 은하 내에 우리와 같이 서로 교신 가능한 지성 문명이 몇 개(N)있는가를 산출해 내기 위한 드레이크 방정식이 흥미로웠다.
R은 별 생성률이다. 우리 은하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략 일년에 하나 꼴로 별이 태어났으므로 R=1이다. fp는 별들이 행성을 가지는 비율로, 우주의 별들은 대략 절반 정도가 날별로 태어나기 때문에 fp는 0.5 정도가, 아마도 0.3~0.7 값을 가질 듯하다. ne는 별이 행성을 가진다면 생명 탄생에 적합한 행성을 몇개나 가질수 있을까에 대한 확률이다. 우리 태양계의 예를 들자면 7개의 행성이 있고 그 중 생명체가 탄생한 행성은 지구 1이므로 ne는 1이다. Fl은 적당한 크기의 행성이 있다면 거기에서 생명체가 발현할 확률로 지구의 경우 1 화성은 0이므로 이를 근거로 정할 수 있다. Fi는 행성의 생명체가 지적 생명체로 진화 하는가에 대한 비율이다.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하고 그 생명체가 오랜 세월을 통해 지적 생명체로서 문장을 발달시키는데는 너무나 많고 복잡한 과정과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므로 fi는 매우 불확실하다. 다만 지구의 인류가 존재하는 이유로서 fi가 0 보다는 크다는 것만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Fc는 외부에 생명체가 있을 경우 우리와의 교신가능성이다. 지구의 경우 6천년 역사 중 최근 60년 동안만 교신 가능한 점을 들어 fc는 0.01이라고 저자는 어림짐작한다. 맨 마지막 L에는 교신 가능할 만큼 발달한 지적 생명체가 얼마나 오래 존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값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수준의 지구 문명이 약 1천년애서 1만년 정도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드레이크 방정식에 가장 낙관적인 값을 대입하면
이 낙관적 결과를 가지고 우리 은하에 50개의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리라는 가정하에, 우리와 비슷한 외계 문명이 우리와 문양을 교류할 확률을 따져 보면. 은하의 부피를 1조 세제곱광년으로 어림잡아 만광년 부피 안에 약 100억 개의 별 중 단 하나의 행성에서 빛의 속도로 소식을 전하고 소식을 받는데, 1만광년x 광년이 걸린다. 결국 교신에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의 속도로 운행이 가능한 매우 발달한 외계 생명체가 1만여 시간동안을 지구로 날아오는 동안, 비행체 내에서의 시간은 더디 흐르게 되므로 그들은 1년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된다. 따라서 외계 생명체가 우리를 먼저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태양계는 우리은하 내에서도 젊은 별이므로, 훨씬 오래된 별들에서 선진화된 더욱 발전된 생명체가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들에 의해 빛의 속도로 우리 행성 지구와 교신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다면 지구에는 외계 생명이 넘쳐나야 한다. '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가 페르미의 반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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