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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경험담과 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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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 코드>  자신도 알지 못한 채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의 생각이 지배당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엉뚱하다 혹은 어이없다 혹은 기가막히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엉뚱한 사람들과 정말 어이없을정도로 자신의 매력에 흠뻑 취해서 사는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를 들으니 웃음이 나왔다. 이 세상은 실로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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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 코드>  자신도 알지 못한 채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의 생각이 지배당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엉뚱하다 혹은 어이없다 혹은 기가막히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엉뚱한 사람들과 정말 어이없을정도로 자신의 매력에 흠뻑 취해서 사는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를 들으니 웃음이 나왔다. 이 세상은 실로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소이다. 이솝의 대표작인줄은 몰랐지만, 내게는 바람과 햇님으로 익숙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느 날 북풍과 태양이 서로 자기 힘이 세다고 자랑한다. 처음에는 북풍이 우세하게 나갔지만, 나중에 태양빛에 나그네는 옷을 벗고 만다. 이 이야기에 빗대어 정치, 경제, 미디어의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엔 북풍형처럼 사람들을 억압해왔지만 지금은 태양형이라서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에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모르겠다. 정신의 자유를 위해서는 허울뿐인 자유보다는 자각하고 있는 속박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90쪽) 자신도 알지 못한체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생각이 지배당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을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말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으며 모든 분야를 망라한 지식의 부분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그리고 저자의 경험담을 통한 입답과 재치과 즐겁다. 저자가 일본인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꽤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전통적인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생각의 한계에 부딪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 정말?’ 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객관성의 전제조건>속에서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였다. 우주 개발에 관한 심포지엄에 통역관으로 참석한 저자는 우주 비행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을 받는다. 바쁜 일과로 프론트에 맡겨놓겠다는 말과 함께 그녀는 다음날 아침 그 선물을 보게 된다. 마음을 다해 준비했다는 선물은 자신의 브로마인드에 요란한 사인, 바로 그것이였다.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 마음에 새겼다. (107쪽)

말을 하면서 생각하는거지만, 절대로라든지 결코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 겠다. 주변에서 그런 단어를 쓰는 사람들은 꼭 그일을 하게 된다. ’절대 난 그러지 않겠어.’ 라고 말하는 사람이 꼭 그렇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재미있는 일이다. 이세상에 ’절대적인것은 없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무엇이든지 단정짓는것은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일은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다. 
점점 더 정보가 많아지는 사회에서 강박관념에 쫓기듯이, 마치 중독자처럼 정보를 삼켜대는 현대인들이 끊임없이 먹이를 쪼아먹는 양계장의 닭처럼 보일 때가 있다. (187쪽) 세상이 사람들 힘들게 만든다. 정보에 빠르지 않으면 안되고 모르면 안되는것처럼. 솔직히 몰라도 상관없는것도 꽤나 많은데 말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지,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 만큼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 할머니는 재미있는 이야기는 거의 않해주셨지만도. 다른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몇가지 머리속에 넣어 보았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고 만다. 전에는 이야기가 다 끝나기도 전에 나혼자 웃어 버려서 친구들이 "뭐야?" 했던 경우가 허다했다. 이제는 혼자  웃고 혼자 떠들지 않는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이 책의 시간은 좀 흘렀지만, 과거속의 삶과 현재의 삶이 크게 달라진바는 없다. 고도의 문명이 발달하고  있지만, 사람 사는 세상은 거의 비슷한것 같다.


y******0 2010.12.09. 신고 공감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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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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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이라는 영역은 어떤 세계일까. 막연하게 쉽지 않다고, 어렵다고 말을 하기는 하지만, 인문학 글이라고 해서 다 어려운 것만은 아닐 텐데, 그럼에도 '아무렴, 이런 글이 인문학적인 글이야' 하는 평가를 하게 만드는 글들이 있기는 하다. 순전히 그런 인상적인 평가에 기대어 내 기준으로 이 책을 말한다면, 어째 인문 영역 관련 글이라기보다는 에세이집처럼 느껴지는 것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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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이라는 영역은 어떤 세계일까. 막연하게 쉽지 않다고, 어렵다고 말을 하기는 하지만, 인문학 글이라고 해서 다 어려운 것만은 아닐 텐데, 그럼에도 '아무렴, 이런 글이 인문학적인 글이야' 하는 평가를 하게 만드는 글들이 있기는 하다. 순전히 그런 인상적인 평가에 기대어 내 기준으로 이 책을 말한다면, 어째 인문 영역 관련 글이라기보다는 에세이집처럼 느껴지는 것이 더 크다.('인문'이라는 말에 대한 나의 판단 기준이 그릇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잘라서 단정지을 수는 없고, 다르게 표현한다면 이 책은 비교적 수월하게, 흥미있게 잘 읽힌다는 뜻을 나타내고 싶다. 그렇게 볼 때 이제까지 내가 읽은 인문 관련 책은 대체로 어려웠기 때문에 내가 그런 인상을 갖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책 제목에도 붙어 있지만 모두 80개의 주제에 대한 글이 담겨 있다. 각각의 글의 분량이 길지 않아서, 짧은 편이어서 읽기에 부담없다. 처음부터 차례로 읽을 필요도 없고, 마음에 드는 제목의 글부터 골라 읽어도 괜찮다. 정말 제목처럼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자료들이 담겨 있는 노트처럼 보인다.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읽으면 아주 괜찮을 것 같다는 확신은 준다. 내게 있는 교양이 어중간한 것들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양하고 새롭다는 기분, 충분하다. 

일본과 우리의 정서 중 비슷한 면이 더러 있다는 것을 이 책으로 확인한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탓일까, 지리적으로 가까운 사이여서 그런 것일까, 세계화의 영향일까. 다른 점은 달라서, 비슷한 점은 비슷해서 신기한 사람사는 세상의 이야기. 어쩌면 이게 '인문'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문화 이야기.

제목에 나오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생각 코드는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끼리는 같거나 비슷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끼리는 조금 다르거나 아주 달라서 황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문 관련 책을 읽는 일은 바로 그 비슷하거나 차이나는 대목을 확인해 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다들 어떤 점에서는 이렇게 비슷하게 살고 있고, 어떤 점에서는 이렇게 다르게 살고 있으니 각자의 삶과 가치관을 존중해 주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의 코드가 다르다고 해서 싸우거나 서로 죽이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17
문학 작품의 궁극적인 재미는 현실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측면을 깨닫고 상식으로 굳었던 뇌가 짓이겨지는 쾌감에 있다.

22
그것은 바로, 재능이란 재능 그 자체뿐이 아니라 그것을 현실에 맞춰 살리는 능력까지 포함한다는 사고방식이다.
'나에게는 재능이 있는데 바보 같은 주위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늘 푸념만 하는 사람이 있다. 탤런트의 어원에 의하면 재능은 묻힐 리가 없다. 그 재능을 꽃피우는 힘도 재능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39
가가린이 인류 처음으로 우주를 방문하고 돌아왔을 때, 곧장 공산당 서기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부탁이니 신과 만났다는 것만은 비밀에 부쳐주게."
수화기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또다시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바티칸의 교황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부탁이나 신이 없었다는 것만은 말하지 말아주게."   -러시아 재담 중에서

48
개성은 만인에게 알기 쉬운 형태로 바로 표면에 드러나는 유형과, 개성임을 알아채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유형이 있다.

67
인간이란 하나하나 세세하게 규칙을 만들어 자기 자신을 옭아매기 좋아하는 생물이다.

76
정보의 범람 속에서 현대인은 기억의 부담을 줄일 작정으로 부지런히 컴퓨터에 그 부담을 지우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인간의 자유롭고 창조적인 정신 활동을 빈곤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는 요즘이다.

117
늘 자연을 극복하고 정복해서 문화를 쌓아올리고 사회를 발전시켜온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신과 교류한 방법은 숲에 있었고, 그 기술이 종교로서 체계화된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해도 삼림 일부를 성역으로 하는 발상에는 인간의 지혜가 느껴진다. 인간이란 탐욕스럽고 상승 지향이 강하다. 성역이란 제약이 없었다면, 인간은 오래전에 '자연'을 남김없이 개발했을 것이다. 불가침 구역을 마련함으로써 자원 고갈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도쿄 한가운데에 남은 거대한 녹색 지대도, 그곳이 황거가 아니었다면 오래전에 벌채되어 빌딩숲을 이루었을 것이다.
종교의 위력이 약해진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의 자연 보호 구역을 만들게 되었다.

135
점술, 즉 사소한 전조에서 중요하 사태를 읽어내는 기술이란 다수의 사례에서 공통되는 인과관계를 이끌어내는 능력과 같다. 통계와 관찰력이 내린 선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59
무에서 사물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은 신밖에 없다. 아무리 기상천외한 것이라도, 자연이든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든 이미 존재하는 것을 소재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187
끊임없이 먹이를 먹는 몸은 양분 흡수 능력 자체가 극단적으로 쇠퇴하고 만다. 게다가 잠시도 쉬지 못하는 소화기관의 피로는 몸 전체의 노화를 앞당긴다. 그랬던 몸이 단식으로 회복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들도 병에 걸려 몸 상태가 나빠지면 스스로 음식을 줄인다. 자연이 그들에게 부여한 치유 능력이다. 병에 걸리면 영양 섭취를 해야 한다며 야단법석을 떠는 건 인간뿐일지도 모른다.

203
아무래도 인간은 경계가 있어야 마땅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경계가 없으면 마음이 진정되지 않나 보다. 어쩐지 이 감각은 동물의 영역 다툼과도 통하는 습성의 산물인 것 같다.

208-209
나라가 작은 만큼 그 나라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비중이 높고, 자신의 존재에 의해 나라의 운명이 좌우될 확률도 조금이나마 높다고 생각하다 보니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강해지는 것일까. 이는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 자신에게는 고향이 없다고 느끼는 것에 비해, 지방의 작은 마을 출신은 끊임없이 그리운 고향 풍경을 마음에 품는 것과도 통한다.

249
동작 하나하나에 세세하고 엄격한 형식이 있고, 그것을 몸에 익히는 데 몇 년이 걸리는 등 부자유를 느끼며 익힌 춤일수록 오히려 자기표현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춤추면서 느끼는 해방감도 크며 만족도도 높다. 형식을 몸에 익히는 과정을 거치면서 몰랐던 동작을 알게 되고, 쓰지 않았던 근육을 능숙하게 움직이게 되고, 자유로워지는 범위가 어느 새 더욱 확대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교양 노트
    

YES마니아 : 로얄 j***6 2011.06.24.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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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지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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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여사를 알게 된 건 2010년 와우북 페스티벌을 전후해서 였던것 같다.  비가 와서 원활한 행사 진행도 어려웠었지만 그 빗속을 뚫고 문을 연 부스를 비집고 들어가 뒤적거렸던 책이 '발명 마니아'라는 책이었다.  작가의 이름도 독특했지만 몇 장 넘겨보았던 책의 내용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이후 그녀의 책들을 여기저기서 보게 되었는데 독특한 이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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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네하라 마리 여사를 알게 된 건 2010년 와우북 페스티벌을 전후해서 였던것 같다.  비가 와서 원활한 행사 진행도 어려웠었지만 그 빗속을 뚫고 문을 연 부스를 비집고 들어가 뒤적거렸던 책이 '발명 마니아'라는 책이었다.  작가의 이름도 독특했지만 몇 장 넘겨보았던 책의 내용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이후 그녀의 책들을 여기저기서 보게 되었는데 독특한 이름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의 이력 때문이었을까?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렬하게 남아서 그녀의 책을 읽어보고자 시작한 책이 '교양노트' 였다.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코드 라는 소재를 읽으며 좀 고리타분한 책이 아닐까?  일단 작가의 이력이 독특하다 1950년생인 그녀는 1960~1964년에 프라하의 소비에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러시아어 동시통역사, 작가이기도 했다.  ‘요네하라 마리’가 [요미우리 신문] 일요판에 연재한 글들을 묶은 이 책은 딱딱한 교양 책이 아니라 위트와 교훈을 동시에 담고 있는 유쾌한 도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녀가 동시통역사로 활동하던 시기는 동서양의 문화교류가 지금같지 않아 문화적인 이해나 통역사로서의 활동도 쉽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왕성한 호기심을 가진 소녀가 연상 된다. 종교, 철학, 사회, 고전, 동화등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그녀의 시선을 거쳐 새로이 탄생하는 듯 했다.  신문에 연재했던 글인 만큼 글은 짧고 읽기 한편씩 읽어내려가며 그녀의 매력에 폭~ 빠져들고 있었다.  이야기의 소재가 가볍지 않음에도 그녀의 글로 읽으니 쉽고 재미있다.  이런게 글쓰기의 능력일까?  막힘 없는 그녀의 글에서 얼마나 많은 글을 읽고 쓰기를 반복해야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뭐~ 이젠 글 쓰기에 대한 욕심보다는 좋은 글을 많이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을 더 추구하는 편이긴 하지만 가끔 마리여사처럼 글쓰기도 잘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트인 분을 볼 때면 부러움과 질투가 함께 일기도 한다.  '교양노트' 교양도서라기 보다 재미있는 일상의 글을 모아 놓은 글처럼 쉽게 꺼내서 조금씩 읽어볼 수 있는 글이 되어줄 것 같아서 손 잘 닿는 가까운 곳에 두고 한 두편씩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낮별은 밤별보다도 밝고 아름다운데,

태양의 빛에 가려져

영원히 하늘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d******7 2010.12.1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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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노트]요네하라 마리 종합선물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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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저자의 개성을 조금씩 다 맛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다.   프라하에서 보낸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통역 현장 에피소드, 러시아 이야기, 일본 비판, 유머, 고양이 이야기 등등,,,, 저자가 다른 책 한 권에 집중적으로 다룬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조금씩 골고루 다 실려 있다.   이 책의 매력은 당연히 저자분의 개성적 시각에 있다. 예를 들자면 이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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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저자의 개성을 조금씩 다 맛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다.

 

프라하에서 보낸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통역 현장 에피소드, 러시아 이야기, 일본 비판, 유머, 고양이 이야기 등등,,,, 저자가 다른 책 한 권에 집중적으로 다룬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조금씩 골고루 다 실려 있다.

 

이 책의 매력은 당연히 저자분의 개성적 시각에 있다. 예를 들자면 이솝 우화에 나오는 태양과 북풍 이야기를 다르게 헤석한 부분. 저자는 민중에게는 태양보다 북풍의 방식이 더 낫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북풍의 의지에 반하는 것으로 여행자는 자신의 의지를 명확하게 자각했다. 하지만 태양의 경우, 여행자는 태양의 의지를 마치 자기 자신의 의지라고 착각해 외투와 모자를 벗었기 때문이다. (중략)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를 바탕으로 한 듯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끊임없이 사고, 방송 인터뷰를 하면 열에 아홉이 마치 자신의 의견인 양 방송 진행자나 신문의 논조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자신이나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의 이해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에 자진해서 투표하기도 한다. 그런 행동이 정보 조작의 결과라는 것은 눈곱만큼도 의심하지 않는다. 북풍형은 사람들의 반발과 저항을 불러 오래가지 못하지만 태양형은 그 존재마저도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오래 갈 수 있다.

정신의 자유를 위해서는 허울뿐인 자유보다는 자각하고 있는 속박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 본문 90 족에서 인용

 

그외, 정식 역사서에 실리지 않는 소소한 러시아 현장 이야기가 재미있다. 예를 들자면, 서구에서는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나 노인복지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종종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 선 노인들 사진을 매체에 싣는다. 그런데 그 노인들, 이웃 맞벌이 부부에게서 용돈받고 줄 서서 쇼핑 대행해주는 알바라는 사실. 

 

단점이 있다면, 글 한 편이 짧아 아쉽다는 것. 조금 잡담 같은 성격의 글이 많아, 저자의 다른 책에 비해 읽고나서 유쾌한 지적 자극을 받았다는 느낌이 없다는 점. 솔직히, 요네하라 마리 저자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저자의 책들 중에 이 책을 제일 처음 읽었다면 더이상 이 저자의 책을 찾아 읽지 않았을 것 같다.

 

하긴, 명절 때 받은 과자 종합선물세트 역시 그 제과회사의 메인이 되는 인기많은 과자는 적게 들어 있어서, 다 먹고 나면 늘 아쉬웠었지.

m******n 2015.06.1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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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교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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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교양 노트란 제목으로 출간된 책이지만, 원제는 한낮의 별하늘이라고 한다. 이 제목은 러시아 시인인 올가 베르골츠의 에세이 '낮별'에서 따왔다고 한다. "별은 언제 어느 때에도 하늘에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그 남자는 말했다. 낮별을 밤별보다도 밝고 아름다운데, 태양의 빛에 가려져 영원히 하늘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 그날 밤부터였다. '낮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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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교양 노트란 제목으로 출간된 책이지만, 원제는 한낮의 별하늘이라고 한다. 이 제목은 러시아 시인인 올가 베르골츠의 에세이 '낮별'에서 따왔다고 한다.

"별은 언제 어느 때에도 하늘에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그 남자는 말했다. 낮별을 밤별보다도 밝고 아름다운데, 태양의 빛에 가려져 영원히 하늘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 그날 밤부터였다. '낮별을 보고 싶다!' 하는 강력한 소망에 사로잡힌 것은."

요네하라 마리 여사가 이 싯구를 듣고 생각한 것은 현실에 존재하는데도,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압도적인 현실로 인식되던 것이 그저 껍데기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는 것과.

이 책은 원제가 뜻하는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그저 현상만을 보고 지나치기 쉬운 현상들을 풍부한 지식과 특유의 위트넘치는 재담으로 풀어나간다. 요미우리 신문에 연재한 글을 묶어서 낸 에세이집으로 각 글의 분량은 짧지만 뼈가 있다.

진중하고 입밖으로 꺼내기 곤란한 정치적인 주제도 섞여있는데 유머를 버무려 마치 일상기담처럼 에세이와 관계자용 뒷담화 사이를 넘나든다.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서커스를 보는듯하다. 화려하고 호쾌한 묘기에 눈을 빼았기지만, 이 사람 진짜 이래도 괜찮은가 하는 묘기를 보는 느낌 말이다. 어쩌면 그 아슬아슬함이 더욱 매력적이라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10년 전에 연재한 글이라 오늘날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도 많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더 많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러시아 통신'의 경우 10년동안 너무 많은 것이 바뀌어 그 시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사료란 느낌인데, 이번 교양 노트는 인간성에 대해 다룬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아직도 생생하다. 이 책이야말로 10년 동안 사회는 급속도로 변했지만, 정작 인간은 변하지 않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a***a 2011.11.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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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노트-세상의 프레임을 벗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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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철들래?’내가 어려서 부터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자랑할 건 못 되지만,우리는 흔히 빨리 어른이 되고 철들어야지 라고 말하고는 한다.나이가 먹는 것과 철이 든다는 것은 꼭 정비례 관계일까?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많은 경험을 한다는 것인데, 그와 일맥 상통하는 것이 여행이다.여행을 통해 많은 견문을 쌓는 다는 것은 마치 다른 차원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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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철들래?’

내가 어려서 부터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자랑할 건 못 되지만,
우리는 흔히 빨리 어른이 되고 철들어야지 라고 말하고는 한다.
나이가 먹는 것과 철이 든다는 것은 꼭 정비례 관계일까?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많은 경험을 한다는 것인데, 그와 일맥 상통하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견문을 쌓는 다는 것은 마치 다른 차원의 시간을 경험하듯이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공간에서 보다 빠르게, 많은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행 역시 철이 든다는 것과 꼭 정비례 하는 것일까?

1950년에 출생하여 2006년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난 요네하라 마리의 ’교양노트’를 통해 이제야 그녀를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녀의 ’교양노트’를 읽으며 위와 같은 생각을 해 보았다.

’교양노트’ 의 표지를 살펴보면 이 책에 대한 설명이 두 문장으로 되어 있다.

’유쾌한 지식 여행자의 80가지 생각코드’

왜 인지 이 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물론 책의 내용이 유쾌한 것은 사실이지만, 왜 인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 진지하고, 단순히 유쾌하기 보다는 생각할 기회를 많이 준다. 하지만 그 생각에다 코드라는 단어를 붙이는 더욱 어색해진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코드’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 때문일 수도 있지만, 요네하라 마리의 글은 우리들에게 그녀가 가진 생각을 코드화 하지 않고 있고, 그녀의 글 또한 어떤 한 가지 코드로 정의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네하라 마리, 세상의 프레임을 벗기다’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레임이란 무엇인가? 액자의 프레임 일 수도 있고, 어떤 글이나 시나리오 작품의 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프레임을 벗긴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새로운, 창의성, 틀에서 벗어난 이란 표제를 달고 나오는 무수한 것들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새로운 전자제품, 새로운 자기계발도서, 마케팅 도서 등등, 하루같이 탄생하는 수많은 신제품들 속에서도, 정작 정말 새로운 것은 없고, 오히려 그에 대한 목마름과 갈증만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혹시나, 누군가 나와 비슷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러한 목마름을 씻어줄 수 있는 시원한 약숫물 한 바가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번째로, 책을 읽는 다는 것 역시, 나이를 먹는 것, 여행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철들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역시 꼭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t********n 2011.01.2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문학과 재담, 지식과 이야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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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2009년 동유럽 여행을 하기 전 읽은 [프라하의 소녀시대]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10살 무렵부터 5년 정도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에 다닌 독특한 경험을 가진 사람. 최고의 러시아어 동시통역가. 아름다운 외모와 빛나는 언어 감각을 가진 사람. 풍부한 지식을 유쾌한 재담과 함께 풀어낼 줄 아는 사람. 그러나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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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네하라 마리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2009년 동유럽 여행을 하기 전 읽은 [프라하의 소녀시대]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10살 무렵부터 5년 정도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에 다닌 독특한 경험을 가진 사람. 최고의 러시아어 동시통역가. 아름다운 외모와 빛나는 언어 감각을 가진 사람. 풍부한 지식을 유쾌한 재담과 함께 풀어낼 줄 아는 사람. 그러나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참 아까운 사람. 그녀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한다면 아마도 이런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요네하라 마리가 요미우리 신문 일요판에 연재했던 글을 엮은 것으로, 그녀의 유쾌한 재담과 독특한 시각, 그리고 상식 등을 버무려 놓아 [이 사람은 어떻게 세상을 보고 인식하는가?]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은 조금 부담스러운 교양노트이지만 그리 무겁고 어려운 내용도 없고 그녀의 위트가 많이 담겨있기 때문에 글이 심각하지 않다.  

  

 그녀가 풀어놓는 경험과 지식 중에는 아무래도 러시아와 동유럽에 관련한 것들의 비중이 높다. 러시아의 재담이라던가 설화, 자신의 경험 등등이 구석 구석 담겨있다. (프라하의 소녀시대, 올가의 반어법 등을 읽으면 그녀의 소비에트 학교에서의 경험이 어떤 것이었는지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녀의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특유의 유머감각에도 문득 놀라지만 동유럽과 일본의 경계에 서있던 그녀의 독특한 시각과 해석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요즘, 때와 경우에 따라서 태양보다 북풍의 방식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북풍의 의지에 반하는 것으로 여행자는 자신의 의지를 명확하게 자각했다. 하지만 태양의 경우, 여행자는 태양의 의지를 마치 자신의 의지라고 착각해 외투와 모자를 벗었기 때문이다. (p.89)

   정신의 자유를 위해서는 허울뿐인 자유보다는 자각하고 있는 속박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p.90) 


  태양과 북풍 중 누가 나그네의 옷을 벗게 하는가 하는 이야기를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니. 마냥 유쾌한 언니인 줄 알았는데 이런 예리한 구석도 중간 중간 발견하게 된다. 

  참 묘한 매력을 가진 언니. 뒤늦게 그녀가 풀어놓은 이야기 보따리를 뒤지고 다니며 부스러기를 하나씩 건지고 있는 나의 약간 비굴하고 초라한 모습을 그려본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이런 부스러기도 제대로 만들어내질 못하는 사람이니까. ^^::

a***s 2016.04.25.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냉정하고 철학적이면서도 인자하고 부드러운, 낮고 소박한 자세에서 나오는 통찰... 교양 노트
"냉정하고 철학적이면서도 인자하고 부드러운, 낮고 소박한 자세에서 나오는 통찰... 교양 노트" 내용보기
통역사이면서 동시에 엄청난 독서가인 자신의 박학다식을 십분 활용하여 통찰력이 짙은 글들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편안한 문체로 쓸 줄 아는 에세이스트인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지난 2006년 작고하셨다) 산문집이다. 요미우리 신문에 연재한 글이라고 하는데도 책에 실린 80여편의 글들 대부분이 꽤 읽을 만하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보여주는
"냉정하고 철학적이면서도 인자하고 부드러운, 낮고 소박한 자세에서 나오는 통찰... 교양 노트" 내용보기
  통역사이면서 동시에 엄청난 독서가인 자신의 박학다식을 십분 활용하여 통찰력이 짙은 글들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편안한 문체로 쓸 줄 아는 에세이스트인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지난 2006년 작고하셨다) 산문집이다. 요미우리 신문에 연재한 글이라고 하는데도 책에 실린 80여편의 글들 대부분이 꽤 읽을 만하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보여주는 첫 번째 글에서부터 더 지루해지기 전에 연재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마지막 글까지, 작가의 재담 혹은 작가의 저장고에 가득 들어찬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현실에 존재하는데도,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반대로 압도적인 현실로 인식되던 것이 그저 껍데기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의 뒤편에 놓인, 틀림없는 또 하나의 현실. ‘낮별’은 그러한 모든 것들에 대한 비유였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 중


  원제인 한낮의 별하늘 (眞晝の星空)은 그러니까 요네하라 마리 여사가 눈에 보이는 것, 이 아니라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것을 바라보려는, 그러니까 세상사를 향한 통찰력을 발휘해보고자 한다는 다짐인데, 그러한 다짐이 매우 충실하게 지켜지고 있다. 사실 이 책 이전에 집어들었던 작가의 책 <팬티 인문학>을 보다가 그만두고 말았는데, 다시 한 번 집에 있는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들을 차례대로 읽어 보겠다는 다짐을 하게끔 만들 정도이다.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를 바탕으로 한 듯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끊임없이 사고, 방송 인터뷰를 하면 열에 아홉이 마치 자신의 의견인 양 방송 진행자나 신문의 논조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자신이나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의 이해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에 자진해서 투표하기도 한다. 그런 행동이 정보 조작의 결과라는 것은 눈곱만큼도 의심하지 않는다... 정신의 자유를 위해서는 허울뿐인 자유보다는 자각하고 있는 속박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북풍형, 태양형> 중


  예를 들어 우화에 등장하는 바람과 태양의 인간 옷벗기기 대결 이야기를 다루는 것만 들여다봐도 그렇다. 세차게 몰아쳐 억지로 인간의 옷을 벗기려고 하지만 오히려 인간으로 하여금 바짝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북풍과 자연스럽게 인간으로 하여금 더위에 지쳐 옷을 벗게 만드는 태양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태양의 손을 들어주고 있지만 사실 태양은 오히려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옷을 벗었다는 착각에 빠지도록 만든다는 사실을 작가는 잘도 캐치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처럼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움직이다고 믿는 우리들의 ‘허울뿐인 자유’는 오히려 스스로가 ‘속박’되어 있음을 ‘자각’하게 만드는 북풍의 눈에 띄는 간섭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고 지적하는 식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작 하나하나에 세세하고 엄격한 형식이 있고, 그것을 몸에 익히는 데 몇 년이 걸리는 등 부자유를 익힌 춤일수록 오히려 자기 표현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춤추면서 느끼는 해방감도 크며 만족도도 높다. 형식을 몸에 익히는 과정을 거치면서 몰랐던 동작을 알게 되고, 쓰지 않았던 근육을 능숙하게 움직이게 되고, 자유로워지는 범위가 어느새 더욱 확대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자유라는 이름의 부자유> 중


  비슷하게 우리들이 강하게 추구하는 자유라는 것의 이면에는 반드시 부자유스러운 준비의 과정이 필요함을 지적하는 부분도 좋다. 얽매인 (부자유스러운) 훈련의 과정을 통하여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가 확대된다는 사실에 대한 지적은 얼마나 타당한가 말이다. 그런가하면 우리가 누리는 편리한 생활이 사실은 능동적인 힘을 빼앗아가는 절대적인 소비 위주의 자본주의 사회 구조에 빗대어 있다는 사실을 크게 흥분하지 않고 요네하라 마리 여사 식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고 있노라면 이 사람의 조용조용한 통찰에 독자로서 동요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수많은 사물을 상품화하여 매매의 대상으로 만든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 구조의 기본이다... 초기에는 그래도 괜찮았지만 점점 상품으로 만들 것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런데도 소비 문명이라는 괴물은 만족하지 않앗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것이 인간의 능동적인 힘이었다. 신상품 개발은 인가의 능동적인 힘을 끝없이 깎아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집안일은 가전제품이 대신하고, 홍차나 커피를 끓이는 수고는 캔 홍차나 캔 커피가 맡고, 몸을 움직이는 놀이는 버튼 조작 하나로 멋대로 등장인물이 날뛰는 텔레비전 게임에 내몰리는 중이다... 인간에 요구되는 유일한 능동적 행위는 돈을 내는 일. 그 다음은 끊없이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보고, 듣고, 먹는다는 형태로 말이다...” <디즈니랜드가 무서운 이유> 중


  물론 이처럼 조금은 딱딱해 보이는 (물론 아무리 딱딱한 내용이라도 요네하라 마리 여사 특유의 문체를 따라 가다보면 그세 말랑말랑해진 과일을 후루룩 먹는 것처럼 읽기가 수월하지만) 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는 작가의 지식이 비둘기가 어째서 평화의 상징인가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도대체 누가, 언제,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이라고 정한 걸까... 비둘기가 어느 날 전쟁의 신 마르스가 낮잠을 자는 틈에 그가 애용하는 투구에 알을 낳았다. 투구가 본래 역할을 할 수 없어, 마르스는 전쟁에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아무래도 여기서부터 비둘기가 전쟁을 멈추게 하는 평화의 상징이 된 것 같다.”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 중) 골프장 벤치에서 낚시질을 하는 노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호기심>과 같은 글에서는 어딘가에서 한번쯤 꼭 써먹어보고 싶은 유머의 진수를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아래와 같이 유머와 통찰이 잘 버무러진 글들도 눈에 잘 띈다.


  “사람은 어떤 행복 속에서도 불행을 찾아내는 천재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집으로 향하던 나는 마지막으로 부인이 입에 담은 말을 떠올렸다. ‘선생님은 좋으시겠어요. 4월의 탄생석은 다이아몬드잖아요.’ 보석과는 연이 없는 인생을 보낼 게 틀림없는 내가 왠지 엄청난 행운아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어떤 불행 속에서도 행복을 발견하는 어수룩함도 함께 갖추고 있는 것이다.” <행복과 불행> 중


  그러니까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젊은 시절 과외를 하던, 겉으로 봐서는 전혀 아쉬울 것이 없는 어느 부자집에서 겪은 일화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 집 딸의 탄생월이 8월이고 그 8월의 탄생석이 하찮은 것이어서 이를 두고 모녀가 진심으로 불행을 논하는 장면을 보며, 젊은 요네하라 마리는 마냥 행복한 삶 속에서도 불행을 찾아내는 것이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구매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탄생석이 다이아몬드라는 사실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자신을 보며 이 또한 인간의 속성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냉정하고 철학적이면서도 인자하고 부드러우니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제대로 된 계몽에는 큰 반감이 들지 않는다. 옆집 아줌마의 구수한 입담에 현혹되는 일을 마다할 필요는 없다. 낮고 소박한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니 허세 가득한 메카니즘의 실상을 간파하는 힘이 저절로 따라붙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렇게 세상을 관통하는 올바른 시선에 소소한 유머까지 곁들여지니 두루두루 입맛에 맞는 좋은 산문집이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1.11.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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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왜 이제 만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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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왜 이제 만난건지. 책값 맞추려고 이책 저책 검색하다가 눈에 띄는 신간이라 구매를 했다. 희안하게 보고 싶었던 책보다 먼저 손이 가더군.   신문 일간에 연재된 작가의 일상의 에피소드.. 에세이 형식으로 모아서 낸 책인거 같은데, 느껴지는 그녀의 박식함과 나와 코드가 맞는 웃음...   어떤 리뷰를 보니 여성 에세이 계의 무라카미 하루끼라는데, 개인적으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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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왜 이제 만난건지. 책값 맞추려고 이책 저책 검색하다가 눈에 띄는 신간이라 구매를 했다.

희안하게 보고 싶었던 책보다 먼저 손이 가더군.

 

신문 일간에 연재된 작가의 일상의 에피소드.. 에세이 형식으로 모아서 낸 책인거 같은데, 느껴지는 그녀의 박식함과 나와 코드가 맞는 웃음...

 

어떤 리뷰를 보니 여성 에세이 계의 무라카미 하루끼라는데, 개인적으로 하루끼를 싫어하여서... 벌 도움이 되는 리뷰는 되지 못하였으나, 그만큼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임에는 틀림없게지만, 하루끼와 비슷한 장르의 작가는 절대 아니라는 걸 밝혀둔다.

 

그래서 이래저래 다른 그녀의 저서들을 뒤척이기 시작했다..

운좋게도 중고책으로 한번도 넘겨보지 않은 최상의 재질로 마녀의 한 다스, 프라하의 소녀시대, 팬티 인문학을 구할수 있었다..이제 곧 보게 될것이다.

이상하게 아껴보고 싶다...

이번에 구한 그녀의 책중에 제목도 '대단한 책' 하루 7권씩 책을 읽었다는 그녀의 독서일기.. 그녀의 박식함이 묻어나는 이책 또한 중고서점에서 새책을 구할수 있었다. 거의 3분의 1가격으로...

 

암튼 갑자기 책한권을 읽고 계속 기분이 즐거워진다...

d****o 2011.02.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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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지만 함부로 추천하지 않는 지인이 요네하라 마리라는 작가를 알게된후로 그녀의 팬이되었다고 아무책이라도 좋으니 꼭 읽어보라고해서 읽게 되었다. 교양노트가 국내에 출간된 최신간이길래 이책을 택했다. 호기심만 의심반으로 읽기시작했는데 난 이런책이 참 좋다. 주체할수 없는 많은 지식을 가졌지만 그 지식을 자랑하지 않는 왠지 친근한 책 말이다. 잘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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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지만 함부로 추천하지 않는 지인이

요네하라 마리라는 작가를 알게된후로 그녀의 팬이되었다고 아무책이라도 좋으니 꼭 읽어보라고해서 읽게 되었다.

교양노트가 국내에 출간된 최신간이길래 이책을 택했다.

호기심만 의심반으로 읽기시작했는데

난 이런책이 참 좋다.

주체할수 없는 많은 지식을 가졌지만 그 지식을 자랑하지 않는 왠지 친근한 책 말이다.

잘쓴 책은 시공을 초월하여 공감을 얻는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2000년의 내용도 있고 그 이전 그 이후의 내용도 있다.

그런데 읽다보면 그런 시간이나 일본작가가 쓴 일본인얘기라는 사실을 잊게된다.

엄청난 지식에서 나오는 은근한 내공과 무심한 위트가 참 재밌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그녀를 안타까워하며...

그녀의 책을 한권한권 차근차근 읽어나갈 것이다. 

h******g 2010.12.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