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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52페이지, 27줄, 27자.
맥시밀리언 리펜키는 뱀파이어로서 피의 기사로 불리웁니다.
약 천 년 전에 뱀파이어 행성에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행성을 유지하려면 왕족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신 권력을 쥐고 있던 왕족에 대한 반감으로 노예들의 반란이 일어나 모든 왕족이 죽었습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공주는 매우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었기에 노예 혁명군은 공주만 사로잡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런데, 모두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던 과학자가 우주선의 미완성품을 갖고 있었고, 둘이 탑승해야 하므로 보조 정원사였던 맥스를 데리고 공주가 탈출합니다. 공주의 탈출로 왕족의 에너지가 고갈되자 행성은 붕괴됩니다. 소수의 뱀파이어는 과학자의 노트를 참조하여 간신히 탈출하였고, 당시 대용 행성으로 주목받고 있던 지구에 안착합니다.
공주가 먼저 출발하였지만 방향의 잘못으로 천 년이 지나서야 지구에 도착하였습니다. 지구에는 이미 뱀파이어 일족이 블루 윈드밀이란 회사로 권력을 잡고 있는 상황. 천 년이나 흘렀기 때문에 그 동안 우주선을 유지하느라 에너지가 고갈된 공주는 가사상태에 들어가고 이제 기사가 뱀파이어들을 수집하여 그 에너지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과학자는 컴퓨터에 데이비드란 이름의 의식체를 하나 심어뒀는데, 이는 맥스의 머리에 들어가 보조역할을 하게 됩니다.
기본 설정은 이렇고 추가하자면 뱀파이어를 광선총으로 잡게 되면 영혼은 '천국'이라 명명된 장소에 갖히고 사용중이던 육체는 소멸됩니다. 다르게 말하면 대용품 육체가 있으면 부활이 가능하단 뜻이죠.
이야기는 좀 꼬아놓은 게 있는데, 재미있게 읽으면 그만입니다.
전에 [양말 줍는 소년]을 읽었었는데, 그건 뒤가 약했습니다. 이건 그나마 무난하네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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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tro 여기 혼자 중얼거리는 남자가 있다. 이름은 맥시밀리언 W. 리펜키. 통칭 맥스. 긴 코트에 평범해 보이는 인상이다. 걸어가던 남자가 무언가를 예측한 듯 우뚝 서자, 그 순간 남자의 양쪽에서 험악한 인상의 사람들이 뛰쳐나와 남자를 공격한다. 그들의 송곳니가 흉하게 입술 밖으로 드러나 있다. 뱀파이어! 남자는 침착하게 코트 안쪽에서 잘 세공된 봉같은 것을 꺼내고... 놀랄만한 빛이 뱀파이어를 덮친다. 빛과 함께 사라지는 동료를 보고 격노한 뱀파이어들과 맥스의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진다. 싸움이 끝났다. 흩어진 옷가지에서 꼼꼼하게 물건들을 챙긴 맥스가 가볍게 휘파람을 불자, 매끈하게 생긴 에어 오토바이 한 대가 그의 앞으로 와 멈춘다. 오토바이에 올라탄 남자는 다시 혼잣말을 시작한다. 간간히 반복되는 어구가 들려온다. “시끄러워, 데이비드.”맥스의 오토바이가 메트로폴리스의 거대한 건물들 사이로 매끄럽게 이동하다, 곧 시야에서 사라진다. 액션 활극 미드를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의 저자는 김이환 작가다. ‘양말 줍는 소년’이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의 동화적인 상상력을 기대한 독자라면 이 도입부를 보고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반면‘절망의 구’의 빠른 스피드나 시트콤을 떠올리게 하는 옴니버스 구성이 인상적이었던 ‘오후 다섯 시의 외계인’을 먼저 접한 독자라면 이 책이 무척 반가울 것이다. 영상을 방불케 하는 빠른 전개와 오다외에서 시도했던 독립된 이야기 진행은 뱀파이어 나이트에서 한층 성장했기 때문이다. #2. 구성 뱀파이어 나이트가 자신의 여왕을, 그리고 복수를 위하여 그들의 적수인 뱀파이어를 상대한다는 큰 줄기를 기반으로 하여 열 개의 챕터들은 각각 다른 구성을 취하고 있다. 미드가 하나의 큰 배경과 캐릭터를 만들고 각각의 화에 각기 다른 주제를 심고자 한다면 뱀파이어 나이트는 주제의 다양함이 아닌 형식적으로 다양한 기법을 취함으로써 이야기의 다양성을 살리고자 했다. 오로지 대화만으로 구성된 ‘정원사와 기사’나, 제3자의 입장에서 기술한 ‘근심많은 보안관’,추리소설처럼 꾸며낸 ‘콧수염, 외눈안경, 파이프, 손수건 그리고 바보’는 그중 특히 흥미롭다. 스펙트럼이 넓은 작가답게 작가는 뱀파이어라는 장르계의 케케묵은-그러나 매력적인- 소재를 십분 활용한 동시에, SF적인 배경을 접목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관과 스토리로 재구성했다. 혹시 띠지에 적힌 ‘강렬하고 감각적인 사이버펑크’라는 소개 때문에 오해의 여지가 있다면- 출판사가 안티일 리가 없지만(;)- 아기공룡둘리를 SF라고 소개하는 거랑 비슷한 마인드일 것 같다. 어찌됐든 작가 의도와는 상관 없을테니 오해 마시길. :D 글의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뱀파이어들은 지구의 종족이 아니라 외계에서 온 생명체이다. 혁명의 실패로 그들 행성의 에너지원이었던 왕족들이 모두 죽어버리자 간신히 행성을 탈출한 뱀파이어들이 정착한 곳이 바로 지구였던 것. 어떤 음식물도 소화해내지 못하고 햇빛에 특히 취약한 그들은 천년 동안 인간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인간‘처럼’ 보이면서 재력을 얻은 위치까지 도달했다. #3.인물 여기까지 읽다보면 뭔가 이상한 것을 느낄 수 있다. 공포의 대명사, 힘의 원천이라는 ‘피’를 끊임없이 갈구하며 영원한 생명력을 누리는 뱀파이어의 이미지가 천년동안 필사적으로 종족을 보존하려고 애쓰며 ‘보통의 인간들처럼’ 인간들 속에 녹아들어 돈도 벌고 사회적 지위도 얻으려고 ‘필사적’이라니. 뱀파이어가 이렇게 저렴해도 되는 거야? 뱀파이어들이 저렴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여왕을 위해 일단 잡고 보자는 식의 무식한 작자가 있었으니 그게 뱀파이어 나이트 맥스.W 리펜키이다. 인간세계에 신체적으로 적응한 최초의 뱀파이어인 그는 광선총을 팡팡 쏴대며 뱀파이어들의 영혼을 수집하기에 늘 바쁜데, 그 와중에도 늘 머릿속의 데이비드-그의 몸속에 내장된 나노머신의 인격체-와 말다툼을 하기 일쑤다. 이게 말장난 같으면서도 묘한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 책의 재미를 더한다. 베스나 동네사람들 같은 일상적인 사람들을 대할수록 더욱 독특함을 발하는 그의 성격은 그가 뱀파이어이자 인간의 세계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경계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천 년 동안 지구에 적응하기 위해 뱀파이어의 몸구조를 변화시키고, 판단력을 지닌 나노머신 ‘데이비드’를 몸 안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는 지구에서 뱀파이어가 갖는 여러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깨어난‘여왕’처럼 맛있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혀도, 다이아몬드를 아름답다고 인식하는 사고도 갖추지 못했다. 그러기에 충분한 데이터를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오로지 뱀파이어들을 잡기 위해 갖춰진 몸으로 태어난 그가 모든 임무를 완수했을 때, 그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기사는 물었다. “천국의 뱀파이어들에게 어떤 판결을 내리실겁니까?” “다 죽여야죠.”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건 그 다음에 생각해야죠.” 여왕은 술잔을 비우고 로봇 바텐더에게 한 잔 더 주문했다. “기사님, 한꺼번에 중요한 질문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에요? 영화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아니면 뭐가 기분 나쁜 거에요?” “제 말은, 여왕님은 여왕으로 사셔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다스리는 백성이 없으면 어떻게 여왕이 될 수 있겠습니까?” “결국 뱀파이어를 다 죽이겠다는 내 결정이 마음에 안 든다는 거군요.” “아닙니다. 저도 놈들에게 복수하고 싶습니다. 지구를 돌아다니면서 몇백 명의 적과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복수의 칼을 갈지 않았다면 왜 그 고생을 했겠습니까? 이미 놈들의 영혼에서 충분히 에너지를 쥐어짰으니 전부 사형시켜도 됩니다.” “그러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예요?” 그건 기사도 대답을 모르는 문제였다.」(p.301)
기사가 모든 뱀파이어들을 사로잡고 마침내 뜻한 바를 이루었을 때, 안정되지 못하고 고장난 기계처럼 임무 완수에 집착하고 뱀파이어들을 차마 완전히 죽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4.끝 과연 어떻게 될까 싶었던 마무리도 예상보다 깔끔하게 끝났다. 편한 결말이다 싶기도 하지만 개연성으로 보면 무리가 없기도 하고, 독특한 배경과 구성을 감안하면 제법 내실이 알찬 편이어서 만족하며 읽었다. 한편으로 더 충분한 분량을 잡고 진행했더라면 감정적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작가의 다음 책을 기대해 볼 수밖에. 늘 기대한 것과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이는 작가라서(이번 작품도 충분히 여러 의미로 놀라웠고-), 다음 책도 즐거운 마음으로 마주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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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속에 등장하는 흡혈귀들은 모두 1,000년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이야기로 발전하고 역사책에 기록된 다음 문학 속에 등장했지. 시간이 더 흘러 근대에 이르자 영화와 홀로그램 뮤지컬로 이어졌고. 왜 그럴까? 왜 하필이면 1,000년전부터 뱀파이어 전설이 시작되었을까?" (81) 보통의 뱀파이어 소설 배경이 과거나 현재를 이야기하는 것에 반해 이 책『뱀파이어 나이트』의 배경은 2189년의 미래를 삼고있다. 할머니와 손녀 서니가 살아가는 조손 가정, 평범해 보이는 이 가정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이상함을 느끼게 한다. 할머니가 손녀의 잠자리에서 해주는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공주를 구하려던 기사와 왕자가 죽고 평민들이 그들끼리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 무언가 기묘함을 발견했을 때 손녀는 할머니에게 지하실에 갇혀있는 사람은 누구냐고 물어 궁금증의 정점에 오르게 한다. 그들의 정체는 뱀파이어로 정체가 발각나면 다시 어디론가 숨어살아야할 운명이란다. 뱀파이어가 숨어 살아? 물론 뱀파이어가 햇빛을 싫어하고 밤에만 활동한다는 사실이야 이미 알고있었고,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흡혈하여 살아간다는 것도 알고 있다. 문학과 전설속에만 존재했던 뱀파이어가 1,000년전 지구에 등장, 사실 뱀파이어가 외계인에서 온 생명체라는 것이 피의 기사의 설명이다. 광선총을 들고다니며 뱀파이어 사냥을 하고 그들의 영혼을 수거 그들만의 천국으로 올려보낸다? 영혼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모아 여왕의 육체를 구성하려한다는 것이 피의 기사 목적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뱀파이어와 달라 신선하다고 할까, 아직 이름을 밝히지 않은 피의 기사는 몸속에 데이비드하는 이름을 지닌 나노머신을 내장하고 있다. 뱀파이어를 사냥하는데 있어 꼭 필요한 동반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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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김이환의 장편 소설을 읽었다. 김이환이란 이름을 기억하게 된 것이 어느 카페에서 그의 소설 중 하나(아마도 <양말 줍는 소년>)를 극찬한 것을 본 순간이다. 그런데 그의 단편을 보면서 느낀 것은 과연 그런 극찬을 받을 만한가 하는 의문이었다. 몇 권의 장편을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것도 바로 그런 의문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의문만 품고 있을 수는 없다. 노블레스 클럽의 스물세 번째로 나온 이번 <뱀파이어 나이트>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길게 말할 것 없이 결론부터 말하자. 재미는 있지만 완성도는 부족하다. 독자를 압도하는 매력이 없어 신나게 읽을지는 모르지만 아! 하는 감탄사를 터트릴 정도는 아니다. 그가 설정한 세계와 인물 등이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뱀파이어가 외계인이란 설정은 이미 영화(이놈의 저질 기억력은 늘 제때 그것을 떠올려주지 못한다) 속에서 한 번 등장한 적이 있고, 뱀파이어 여왕의 강력한 힘과 영향력과 두려움은 일본 판타지 소설 <뱀파이어 헌터 D>의 한 대목을 연상시킨다. 그럼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나 오시이 마모루의 <블러드 라스트 뱀파이어> 같은 깊이 있는 철학이나 세계관을 보여주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뱀파이어들이 자신들의 특별한 능력으로 경제를 지배한다는 조금은 비슷한 세계를 보여주는 홍정훈의 <월야환담> 시리즈보다도 오락성이 더 떨어진다. 그렇다면 아주 졸작인가? 아니다. 앞에서 이 작품에 대해 부족한 점을 널어놓았는데 분명히 장점이 있다. 먼저 연작 소설 형태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끌고 나가는 것이다.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중심으로 짧게 마무리하면서 이야기를 각각 다른 방식과 분위기로 이어간다. 이 세계에 대한 설정을 앞에서 조금 내려 보았는데 이것은 다른 걸작 판타지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지 아주 허술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장르문학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등장인물의 개성이다. 맥스 리펜키와 그의 몸속에 심어진 인공지능나노로봇 데이비드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뭐 이런 것들이 있나 하는 의문을 품을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 특히 맥스가 데이비드와의 대화를 중얼거릴 때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눈에 잡힐 듯하다. 이 둘의 티격태격하는 장면들은 약간 과격하고 잔인할 수 있는 장면에 웃음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뱀파이어 소설을 좋아한다. 정확히는 잘 쓴 뱀파이어 소설이다.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영화의 이미지가 강할 때 보아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 첫 권인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또한 영화로 먼저 보면서 반감되었다. 아마 그때 헌책방에서 뱀파이어 연대기 두 번째 시리즈인 <뱀파이어 레스타>를 구해 읽지 않았다면 아주 좋은 작가 한 명을 놓쳤을 것이다. 다른 글에서도 썼지만 그녀가 기독교에 빠지면서 그녀가 창조한 멋진 캐릭터들이 이제 사라진 것은 열렬한 팬으로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야기가 갑자기 다른 쪽으로 흘러갔는데 이 소설에서 그 정도의 재미와 완성도를 기대한 것은 물론 아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지만 한 번도 장편을 읽지 않은 작가의 신작과 뱀파이어 이야기란 것 때문에 읽었다. 그가 보여준 상상력이 기존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낸 것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독창적인 이야기(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무겁고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책이 지겨울 때 가볍게 펼쳐들고 단숨에 읽기엔 좋은 책이다. 물론 이런 장르문학을 싫어한다면 다른 문제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