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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이 책도 한글 제목이랑 영문 제목이랑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책이었다. 한글제목인 아이디어 배틀 이라는 이름 속에서 독자들은 당연히 기업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내부 논의를 거쳐 살아남는 이야기를 기대하지 않을까? 심지어는 표지에도 한글제목 뿐만 아니라 영어로까지 IDEA BATTLE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적어놓지 않았는가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식으로 접급한 책이 아니었다.
그래서 책의 원제가 뭐냐고? 바로 How They Started: Global Brands 이다. 의미자체가 전혀 다른데 한글 제목을 저렇게 해놓은건 누가봐도 낚시성이 다분하다. 내용도 원제에 걸맞게 세계적인 기업들이 어떻게 창업을 거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는지를 다루고 있으니 딱 원제가 알맞는 제목이구만. 어우 진짜.
그렇다고 뭐 내용까지 볼게 없었던건 아니다. 물론 소니나 애플, 구글이나 KFC, 코카콜라 같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기업스토리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인 빌라봉이나 다이슨, 론리 플래닛 같은 이름은 언뜻 들어봤지만 어떤 스토리를 가졌는지는 궁금할 법한 이야기도 들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혀 못들어본 기업도 있었다. 그린 앤 블랙스 같은 기업은 뭐 처음 들어보기도 했지만 내용도 그닥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는.
블랙베리를 영업사원들에게 일정 기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나눠주고 나중에 유상고객으로 선택적으로 전환하도록 했을때 그 편리함을 버릴 수 없는 고객들의 90%가 계속 돈을 내고서라도 사용하길 원했다는 이야기나, 노키아가 아시아로 진출할때 숫자 4가 여러 지역에서 불길한 숫자로 여긴다는 사실에 전화기 모든 전화기 모델에서 4자를 제외했다는 이야기 등은 기억해둘만 했다.
그리고 MS의 빌게이츠가 애플의 운영체제 개발팀 출신이라는 부분이 있던데 사실인지 궁금했다. 처음들어보는 말인데 정말일까? 심각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었다.
이밖에도 구글의 PPC아이디어가 오버추어에서 먼저 생각해낸 것이라 270만달러의 주식을 주는 것으로 합의한 사실이라던지, 론리 플래닛에서 책을 만들어낼 때 western을 westen이라는 오타가 찍힌 책을 4만부나 인쇄하여 난감해 했을때 두명의 직원이 해당 부분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책갈피를 만들어 끼워넣는 아이디어를 실천했다는 부분은 재미있기도 했다. 뭐 전부 폐지로 버릴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우리나라 같으면 스티커를 따로 제작하여 전직원이 모여 밤새 해당 부분에 붙이거나 그랬을텐데 과감히 실수를 인정하고 유머로 승화시킬 수 있었던건 문화차이 때문이었을까.
데이비드 레스터라는 저자가 2008년에 쓴 책이(연초인지 말인지는 모르겠지만)번역되어 나온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