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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당기, 여행의 좋은 동반자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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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서점에서 3~4시간을 함께 할 책을 고르던 차에, 이 책에 눈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보다도 제목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취당기라... 술에 만취한 일당들의 일기? 기록? 뭐, 대충 그런 정도의 내용을 떠올렸다. 어느 젊은 작가의 치기어린 기록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하여튼 호기심에 책을 빼들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의 옆면 디자인도 좋았지만, 두께가 두툼하여 기차를 타고 이동
"만취당기, 여행의 좋은 동반자가 되었네요~" 내용보기
서울역 서점에서 3~4시간을 함께 할 책을 고르던 차에, 이 책에 눈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보다도 제목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취당기라... 술에 만취한 일당들의 일기? 기록? 뭐, 대충 그런 정도의 내용을 떠올렸다. 어느 젊은 작가의 치기어린 기록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하여튼 호기심에 책을 빼들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의 옆면 디자인도 좋았지만, 두께가 두툼하여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결코 부족한 양은 아니겠다고 생각한 것도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손에 든 만취당기의 표지에는 "젊은 작가의 치기어린 모습"이라고 할 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멋있는 모습을 한 작가의 옆모습 사진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면 하고 부러운 생각을 갖게 만들 정도로 괜찮은 사진이 있었다. (안에있는 흑백 사진도 그런 느낌을 주었다) 책 표지에는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대한민국 문학예술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집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죄송하게도 나는 김문수라는 작가가 얼마나 많은 상을 받고, 문학계에서 얼마나 인정을 받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도 않았다. - 그렇다고 그런 광고가 나쁘게 보인다는 말도 아니다. - 다만, 그런 광고가 나에게는 적어도 자기 돈으로 책 한번 내보겠다고 만든 책은 아니겠구나 하는 정도의 판단을 하게 하지 않았을까. 작가의 말을 보고 싶었지만 목차에 작가의 말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표지 안쪽에 있는 약력에는 현재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라고 되어 있다. 후학에게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사람의 글은, 자신의 제자들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 해야 할 현업작가의 글은 어떨까하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마침 소설집이라 하니 여행길에 오른는 참에 장편보다는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중단편도 나쁘지 않겠다는 계산을 했다. 나는 그렇게 이 책을 만났다. 만취당기를 시작으로 1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의 작품 발표 순서와 상관없이 배치되어 있다. 어떤 작품은 영화 같기도 하고(증묘), 어떤 작품은 베스트 셀러 극장 같은 느낌도 준다(지문, 매). 또 어떤 작품은 일본 만화를 보는 듯 하기도 하다(온천가는 길에). 한편 한편이 모두 좋지만, <증묘>, <만취당기>, <심씨의 하루>는 특히 좋았다. 해설을 보니 <증묘>가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 여겨지고 있는듯 하여, 남들도 나와 비슷한 느낌인가 보다 했다. 중편 규모의 <증묘>에 대해 작가에게 '대표작이냐?'고 묻자 그는 웃음부터 짓고서 '대표작 중 하나이긴 한데 모두들 김문수 대표작=<증묘>로 알고 또 그렇게 굳어져 있는데 대표작은 앞으로 쓸 것' 이라고 했다. - 작품해설 中 우연하게 만난 책이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서는, 거장을 진작에 알아보지 못한 결례에 대한 부끄러움 같은 것도 느껴지고, 다 읽을 동안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책인지 허세떨지 않고 기다려 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고, 우연히 발견한 소중한 것이 아직 내 곁에 있다는 기쁨도 있고 좀 복합적인 기분이다. 참고로 <만취당기>의 제목이 유래된 한시라고 하나? 나처럼 만취한 술꾼의 이야기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듯하여, 그 시를 소개한다. 지지송간반 遲遲松澗畔 울울함만취 鬱鬱含晩翠 저 시냇가의 소나무는 더디고 더디게 자라지만 무성하고 늦도록 푸르르구나
l***9 2005.02.2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