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7년 잉글랜드. 주민이 150명 가량되는 스트롬퍼드 마을. 아버지가 없어서 이름도 지위도 없던 소년. 그저 어머니 아스타만이 존재 근거였던 소년. ''아스타의 아들'' 이었던 소년. 이름없이 아스타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조롱과 박해를 받던 농노 소년. 유일한 존재 근거였던 어머니의 사망. 그리고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고 아무나 그를 보는대로 죽여도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늑대의 머리''가 된 소년. 의지가 되던 신부님의 살해 혐의를 받고 무조건 도망쳐야 하는 소년. 바로 그런 소년의 이야기이다. "두 개로 나누어진 이 모자는 우리 영혼에 한 가지 본성말고 또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린다. 즉, 악함과 선함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라고 말하며 소년을 노예로 삼아버린 베어. 그에게 소년은 "나리는 제 주인이세요, 선 전택권이 없어요.", "저는...제 영혼을 느낀 적이 없어요." 라고 말한다. 이름도, 자아도, 영혼의 느낌도, 자유도 없던 소년. 그 소년이 그 모든 것을 조금씩 찾아 가는 이야기이다. 제목에 어울리게도 소년은 모험을 하게 되지만, 그 모험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것이 아니라 소년이 맞이해야만 하는 일이다. 소년은 조금씩 성장하고, 조금씩 행동하고, 어머니가 남긴 십자가에서 아버지를 찾는다. 그리고 어머니의 출생을 찾는다. 그리고 소년은 마침내 "자유인협회의 정회원"이 되어 "하나님에 대한 것만 빼고 모든 속박에서 자유"롭게 된다. 마음으로 알게 된 이름, 크리스핀이 되어. 자유, 자아, 영혼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다루고 있지만 추상적이지 않아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모험이지만 그저 흥미진진하고 신나지만은 않다.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을 짓누르는 듯한 큰 돌덩이를 계속 대하는 기분이다. 그 돌덩이는 크리스핀의 마음에도 있는 것일게다. 삽화가 특히 매력적인데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걸맞는다. (역시 돌덩이...) 제법 생각해 볼 거리도 많고, 관심있는 아이는 중세에 대해 좀 더 찾아보고 싶어질 듯 한 책이다. 물론 이야기 자체도 무척 재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