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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세상을 떠나버린 아버지를 대신해 엄마는 어린 자식들을 돌보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며 지내야 했다. 서른이 채 되기도 전에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어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엄마는 여성이라는 삶의 고리를 끊고서라도 살아가야 했다. 돌배기 아들과 다섯 살 어린 딸을 위해서라도 이를 앙다물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계절마다 행상을 나간 엄마가 오지로 떠돌 때는 교통이 불편하여 사나흘이 걸려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럴 때마다 말을 잘 안 듣는 손녀에게 엄마가 도망가서 다시는 안 돌아온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행여 할머니 말을 잘 안 듣고 있으면 엄마가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할머니 말은 손녀를 점점 순응적인 아이로 만들어버렸다.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생명체의 죽음은 한 가정의 기틀을 무너뜨려 결핍으로 잇게 하여 상처 입은 가슴에 흉을 남기는 사례가 많다. 철이 들기도 전에 맞닥뜨린 부모님의 부재는 어린 소녀가 떠안고 살아가기에는 족쇄를 채우고 걷는 것처럼 힘겨울 것이다. 아들의 돌연한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할머니는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할 며느리에 대한 연민보다는 자식을 앗아간 장본인으로 낙인을 찍고는 며느리 스스로 집을 떠나는 순으로 마무리 짓고 말았다. 영문도 모른 채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소희는 자신을 두고 떠난 엄마를 원망하면서도 가슴 속 한 마당에서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자리했다. 할머니를 의지하며 살던 소희에게 천수를 누리고 간 할머니의 죽음은 친척 집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으면서 지내야 했다.
달밭마을을 떠나던 날 소희는 그곳에서 두터운 정을 나누며 친하게 지낸 바우와 미르를 먼저 버리고 소중히 여겼던 일기장을 함께 버렸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남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아는 사실 중 하나가 눈치를 보면서 지내게 된다는 점이다. 소희는 사촌들과 함께 생활하며 학업성적이 뛰어나도 기뻐하기는커녕 식구들 눈치를 봐야 했고, 숙모가 운영 중인 미용실 바닥의 머리카락을 쓸며 애어른이 되어 갔다. 삼촌 집을 나와 엄마가 사는 곳으로 거처를 옮길 때 아기 때 헤어진 엄마를 만나 살아갈 수 있다는 기대도 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십 수 년이 지난 세월의 간극이 빚은 틈새를 메워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 자리해 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냉랭한 어조로 우진이와 우혁이를 우리 애들로 명명하며 자신과는 선을 긋는 엄마를 볼 때 소희는 가슴 속 큰 짐을 안고 지내야 했다.
아저씨 딸 리나가 머무르다 미국을 가버린 곳에 가방을 푼 소희는 자신만의 자율성이 확보되는 공간에서 정소희, 윤소희를 떠나 오롯이 자신과 마주할 수 있었다. 전학을 간 학교에서 소희는 이전의 무상 급식 대상자라는 연민의 시선과 함께 감내해야 했던 모멸감, 수치심에서 벗어나 엄친아의 가면을 쓰고 살아갔다. 소희는 영화감상 반에서 활동하며 진솔한 모습으로 적극적인 생활을 잇는 채경,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힘겹게 생활하면서도 영화감독을 꿈꾸는 지훈과 정을 나누며 그녀 자신이 처한 상황이 빚는 외로움을 상쇄해 나갔다. 소희는 차갑게 대하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가 바라는 모범생에서 점점 비껴나 자기감정에 충실한 열다섯 살 소녀로 존재해 나갔다. 엄마가 사다 준 비싼 옷보다는 아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 입고는 그동안 가슴 속에 재워 둔 말을 하나씩 꺼내며 자신에게 냉담했던 엄마와 마음의 문을 열어 대화하며 소통해 갔다.
자신의 본질을 숨기고 과거의 윤소희와는 단절한 채 살아가던 정소희는 디졸브로 활동하는 재서에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며 위로받고 적절한 조언으로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 갔다. 처음부터 소희가 어떤 아이였는지 알고 있던 재서에게 자신의 치부를 다 틀어넣고 만 듯해 그를 대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서서히 둘의 관계는 회복해 간다. 아저씨의 달 리나가 스물이 되어 다시 집을 찾았을 때의 서먹서먹함이 애틋한 동질감으로 화해 갔듯이 소희는 찬란함 뒤에 숨겨진 초라함을 끌어안으며 하늘을 쳐다보며 꿋꿋이 살아가는 하늘말나리라처럼 성장해 갈 것이다. 소희가 가슴에 묻어두고 사는 달밭마을의 느티나무가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굳건히 살아나 무성한 잎을 달고 한여름 시원한 그늘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주듯 사랑을 베풀며 자신의 본질을 깨우쳐 가리라 믿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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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심리묘사와 문제점을 글 속에서 제시하며 해결방법을 풀어나가는 이금이님의 글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이금이님의 <소희의 방>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되었다. 소희에게 있어 가족의 의미를 부여한 사람은 오직 친할머니 한 분 뿐이었다.
그러던중, 친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외톨이가 된 소희에게 작은아버지의 집에서의 더부살이는 가정의 안락함이라기보다 어린나이의 소희에게 삶의 고달픔을 깨닫는 시간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혈연으로 뭉쳐있는 작은아버지와 조카 사이지만 그곳에서 소희는 작은집 식구들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위치를 더욱 실감하는 시간을 보낸다.작은아버지는 작은엄마의 눈치를 보느라 바쁘고 작은엄마는 소희를 조카로서 대우하기보담 집안의 가정부나 베이비시터정도로만 대우하고 있었다. 이 어른들은 소희의 가족이나 보호자로서의 역할은 뒷전이고 도리어 소희를 애물단지 보듯한다. 작은엄마는 어린소희에게서 도리어 노동을 착취하는 존재로 보여졌다.
혈연의 관계가 있어도 가족으로서의 울타리안에 품기를 거부당한 소희가 떠나는 날 소희엄마에 대하여 불만을 토로하던 작은엄마는 소희 엄마의 화려한 행색에 그만 주눅이 들어 버리고 만다. 강남에서 미용실을 하면서 강남 엄마의 허영심은 버리지 못하는 작은엄마에게 귀부인처럼 나타난 소희엄마는 돈봉투 다발 하나로 작은엄마의 입을 다물게 만들고 말없이 소희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엄마와 재혼한 아저씨의 성을 따라 이제는 달밭마을의 윤소희가 아닌 정소희로서 가족의 구성원이 된 소희가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 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책을 읽었다.
요즘은 이혼한 가정을 많이 본다. 경제적 어려움때문에, 혹은 부부간의 성격차이등등으로 자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다 자녀의 고충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게다가 다른 배우자를 만나 이루는 가정 속에 자신의 자녀를 이방인으로 살게 하는 부모도 있다.
그뿐 아니라 양아버지가 양딸을 성폭행하거나 이복형제간의 갈등으로 하루도 집안이 조용할 날 없는 가정도 많다.입양이나 국제결혼등으로 여러 형태의 양상을 보이는 가정도 나름의 문제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을 인정해 주는 따뜻한 손길의 사회적 제도도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험난한 인생길에 안식처를 제공하는 가족간의 울타리가 더욱 돈독해 질 수 있도록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녀들이 사랑가운데 자라게 해야 할 것이다.
가화만사성이라 했던가? 개인이 인간으로서 참된 가치있는 삶을 꾸려나가는데 가장 작은 사회단위가 가정이다. 따뜻한 가정내에서 자란 아이들이 따뜻한 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듯이 우리의 가정안에 참된 가족애를 심어보자.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너도나도 모두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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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꼭 감은 여자 아이가 있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 아이가 슬퍼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소희의 방을 처음 만나고 나는 한동안 달밭의 소희가 너무 많이 변해버렸을까봐 책을 읽지 못했다. '소희의 방 (이금이 지음, 푸른책들 펴냄)'은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소희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이다. 달밭 느티나무 아래 바우, 미르와 함께 있었던 소희는 지금 엄마와 함께 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작은 집에 살던 소희가 이제 엄마와 사는 자기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미르와 바우가 궁금했지만 '소희의 방'에서는 소희가 연락을 끊은 그 아이들은 나오지 않는다. 잘 지내고 있을까?
소희는 엄마가 재혼해 새로 만들어진 가정에 입양되듯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들어간다. 부자인 새아빠, 소희의 또 다른 핏줄인 우혁이, 우진이와 함께 사는 소희는 누구에게도 특히 엄마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모범생, 착한 딸로 생활한다.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채경과 단짝이 되고 영화 감상부로 특별활동을 하며 재서를 만나고 지훈의 여자 친구가 된 소희. 하지만 무언가 해소되지 않는 것들로 소희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카페에 가입해 디졸브라는 닉네임의 친구를 사귀게 된 소희는 자신이 원래는 정소희가 아니라는 것과 새아빠와 사는 것을 알리고 디졸브와 또 다른 비밀 친구가 되어간다.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새아빠의 모습을 본 소희는 가슴에 큰 돌을 올려놓은듯 마음이 불편하다. 새아빠의 딸인 리나가 등장하며 엄마와 소희의 관계, 새아빠의 폭력에 대한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된다. 이제 마음 편하게 소희는 외가라는 새로운 가정에도 익숙해진다. 미르가 준 다이어리에 새해 일기를 쓰는 소희는 고통도 즐거움도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
소희의 방.. 단순히 잠을 자고 공부를 하는 방을 생각했던 나의 어리석음. 소희는 생전 처음 가져보는 방에서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서 우혁, 우진과 처지가 다른 자기 자신을 비관하며 세상에 혼자라 느꼈던 소희는 아늑한 방을 가진 아이.. 가족의 구성원으로 천천히 자리를 잡아간다. 작은 엄마 미용실에서 수건을 빨고, 손님 머리를 감기던 소희의 모습이, 엄마에게 안기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나는 책을 읽는 중간중간 눈시울을 붉혀야했다. 고통의 세상을 타박타박 걸어 자기 몫의 방으로 들어온 소희가 대견할 뿐이다. 아이의 성장이 그저 안쓰러워 안아주고 싶은 나는 소희의 방을 다 읽어내고 조금 더 자란 어른이 된 듯하다. 그렇게 소희는 또래 아이들과 뒤섞여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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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이해하는 딸의 모습, 딸을 이해하는 엄마의 모습, 그들을 지켜보는 나의 모습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게
할머니가 돌아가심에 따라서 혼자 남겨진 소희는 작은집으로 거의 떠맡기다시피 가게 되고,
엄마가 재혼하면서 낳은 우혁이, 우진이, 거기다 새아빠의 딸인 리나, 그리고 소희~
자기만 힘들고, 자신만이 피해자인 것처럼 생각이 들었던 소희였는데,
보통의 엄마와 딸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할말 있으면 편하게 이야기하는... 그런 약정기간을 소희, 엄마, 동생들은 거치게 됩니다.
한 10년 쯤 후엔 그 뒷이야기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하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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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은 좋아하면서 성장소설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 이 책은 하나의 도전으로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청소년 시절이 어떻게 지냈는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소희의 방 책을 읽기 전에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전 작품을 읽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책은 소희의 어린 시절을 할머니와 함께 살던 시절의 이야기라고 한다. 이 책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작은아빠의 집으로 와서 함께 살게 되지만 소희는 작은집에 폐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작은엄마 미용실 가계 일을 도우면서 집안 일도 한다. 그리면서도 공부 또한 열심히 하는 아주 착한 소희 였다. 그래서 이 책은 소희가 그동안 착하게 살았기에 하느님께서 소희에게 아주 큰 선물을 준다고 생각을 했다. 나의 생각은 맞았다.
소희는 아기 때 헤어진 엄마와 함께 살게 된다. 서로 너무나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세월은 모녀사이를 여전이 멀게 하고 있다. 소희는 엄마의 아름다운 모습과 잘살고 있는 모습으로 엄마와 가까이 하지 못하지만 엄마의 배 속에서 나온 동생들이 있기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어느 집이나 형제나 자매들은 싸우면서 크게 된다. 하지만 여전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큰 남동생 때문에 소희는 마음이 아프다. 소희는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학교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남자 친구도 사귀면서 지금까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누리는 자신은 왠지 거짓으로 살아가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소희가 가장 힘이 드는 것은 엄마의 관계가 개선이 되지 못하는 것인데 그것은 서로 많은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희는 새아빠에게도 조금씩 다가가면서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된다. 동생들과 새아빠의 딸의 등장으로 조금은 걱정을 했지만 새아빠의 딸은 소희 또한 다정하게 대해주고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새엄마를 너무나 힘들게 했던 자신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모습으로 소희 또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삶은 나의 눈높이에게서만 보게 되고 듣게 된다. 소희 또한 엄마가 자신과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듣고 조금씩 엄마를 이해하게 되면서 모녀의 관계 또한 새로운 시도로 함께 풀어가는 과정이야 말로 너무나 보기가 좋았다. 소희의 다음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꼭 소희의 대학생활과 연애 그리고 결혼생활까지 읽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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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소희.
할머니와 살던 달밭마을을 떠나던 소희는 슬픔을 마음대로 슬퍼하지도 않고, 기쁨도 큰 기쁨으로 표현하지 않던 아이였다. 그런 소희는 자기의 모든 것이 남겨져있던 달밭마을을 떠났다. 모든 것을 의지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소희는 모든 것을 등지고 떠났다.
소희는 어떻게 되었을까? 엄마랑 살던지 아빠와 함께 살던지 내 부모와 사는 아이들은 그래도 기댈 곳이 있어 든든하다. 하지만 기댈 곳이라곤 힘없는 할머니가 전부였던 소희는 더 씩씩하고 속이 깊었기에 안타까움이 가는 그런 아이였다. 하늘말나리를 닮았던 소녀. 모두 땅을 바라볼때 하늘을 바라보았던 소녀. 하지만 그 소녀가 억눌리고 있던 아픔과 상처는 너무 꽁꽁 싸매져있는 느낌이 들어 책을 덮는 내내 안타까움이 들게하던 소녀였다.
작가는 "달밭마을을 떠난 소희는 어떻게 됐어요?"라고 질문을 하던 어느 여학생의 말이 늘 귓가에 남았다고 한다. 달밭마을을 떠나는 소희를 그대로 남겨두고 되돌아섰던 작가는 늘 소희가 가슴에 남아있었는가 보다. 작가는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소희만을 성장시키고 소희가 안고 있던 억눌림에 대한 소통은 미처 챙겨주질 못했다.
떠나던 소희는 친구들 앞에서조차 눈물 흘리지 않는 의젓한 아이였지만 달밭마을을 뒤로 하는 차 속에서 눈물을 흘리던 소희는 여린 가슴을 가진 소녀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그런 소희에게 친엄마와의 삶이 시작된다. 작은집에서 고아 아닌 고아로 살면서 어쩌면 소희는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었던 그 모든것을 더 억누르고 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작은집이지만 눈치를 봐야하고, 자신의 처지를 감수해야 하는 또하나의 상처를 받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소희를 친엄마가 데려가려고 나타났다. 아주아주 부자의 모습을 한 엄마, 그리고 윤소희에서 정소희로 살아야 하는 현실,, 이제껏 살던 소희와는 전혀 다른 삶이다. 윤소희에서 정소희로 바뀐다는 것은 이제껏 알고 있던 윤소희의 모든것을 버린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친엄마와 새아버지는 부자다. 아주 잘 산다. 정소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자가 자랑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감싸고 있다. 소희는 엄마곁에서 함께 산다는 것만으로도 족한 아이다. 공부를 잘하고, 엄마와 새아빠의 말을 잘듣고, 새로 생긴 동생들과 잘 지내는 것이 가장 좋은 보답이라는 것을 보여주려한다. 하지만 친엄마는 냉랭하다. 소희를 버리고 다른 삶을 찾았던 엄마는 소희에게 따뜻하게 해주어도 모자른 판에 너무나도 냉랭하다. 소희는 엄마에게 가까이 갈 수가 없다.
가난했지만 어떤것이 옳은 것인지 아는 소희였다. 하지만 새로운 가정에 들어오면서 언제부터인가 소희는 자신을 포장하기 시작한다. 솔직했기 때문에 상처를 받은 기억이 너무 크다. 솔직했기 때문에 정을 잃어버려서 두렵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맞는다라고 하고 있다. 불편함을 알지만 오랜 시간 뒤에 만난 엄마와 살기 위해서는 감수해야 하는 일인양 그렇게 지낸다.
책을 읽으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온다. 어른들은 소희에게 참 많은 짐을 지어준다. 소희가 너무나도 꿋꿋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럴까? 더 보듬어주고, 더 살펴주고 해야할 소희인데, 어쩌면 미르나 바우보다 더 마음의 상처가 깊었을 소희인데, 이제껏 잘해왔기 때문에 여전히 잘할거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있다. 어느틈엔가 소희는 자신을 속이고, 친구를 속이는 아이로 변하고 말았다. 달밭마을에서 환한 달처럼 모든 이들을 감싸안던 소희가 자신의 과거가 들킬까봐 전전긍긍하고, 자신의 위치가 들킬까봐 정보를 미리 알아두는 영악한 아이로 변하고 만다. 엄마의 냉랭한 모습에 소희는 엄마에게 벽을 쌓으려고 한다. 늘 어른스러웠던 소희지만 엄마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금이 작가는 독자들이 이런 슬픔이나 갑갑함을 느낄때 즈음..소희에게 새로 숨을 쉴 틈을 준다. 소희는 영화감상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친구들을 만난다. 근심없이 늘 재잘대는 채경이를 만난다. 그리고 소희를 세심하게 보살펴주는 지훈 선배를 만난다. 우연한 사건으로 서로의 속내를 알게 되는 재서를 만나고, 과거의 모든것을 털어놓게되는 온라인에서 만난 디졸브를 만나게 된다.
달밭 마을에서의 소희는 전혀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더 꿋꿋했기에 당당하여야 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이 도시에 발을 들이고,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되면서 소희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어갈뻔 했다. 그런 소희를 붙들어주는 것이 바로 친구였다. 친구를 통해 자신의 변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되고, 그런 모습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용기있는 소희를 찾게 된다. 그리고 엄마의 아픔을 이해하려는 소희가 되고, 새아빠에게 모든 가족이 행복해야 하는 이유를 깨우쳐주는 그런 아이로 되돌아 온다. 소희는 자신만의 방에서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 살뻔했다. 하지만 자신의 방에 많은 삶과 친구들의 우정과 용기를 불러들인다. 소희의 방을 크고, 넓게 만드는 방법을 스스로 배우고 있다.
독자들은 소희가 이렇듯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또다시 소희의 기특함에 함께 기뻐하게 된다. 이것이 이금이 작가가 들려주는 따뜻함이다. 우리는 『소희의 방』을 통해서 인간이 겪어야하는 감정의 기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을 수 있다. 아이들은 아이답게 커야한다라는 말처럼 소희도 또래의 아이들처럼 기쁨과 슬픔도 표현을 하고 질투와 투정도 했어야 하는 아이였다. 너무나도 반듯하게 커왔기에 어른들은 그 모습이 소희의 당연함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소희에게 미안한 일이다. 과정을 겪어야 더 큰 아이가 되는 것처럼, 그리고 어른이 되는 것처럼 소희가 엄마와 함께 살면서 겪는 일들은 소희를 더 꿋꿋하고 용기있는 어른으로 만드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독자들은 이 과정을 함게 밟아가면서 멋지게 변하는 소희의 모습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사랑을 느끼는 감정이 사치가 아니고 아주 당연한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소희가 느꼈길 바란다. 없는 사람처럼 알고 있던 엄마의 상처를 딸로서 이해하고 엄마의 상처를 안아주는 그런 따뜻한 딸이 되길 바란다.
하늘말나리를 닮은 소녀. 늘 하늘을 바라보며 넓은 하늘과 푸른 하늘과 그리고 깊은 하늘을 가슴에 담았던 소녀. 그 소녀가 우리 청소년들의 가슴에 자리잡았으면 한다.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의 가슴속에 하나의 방을 만들어 하늘말나리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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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의 소녀는 눈을 감고 있습니다.
어쩌면 소녀는 눈을 뜨고 바라보는 세상을..
눈으로 인식되는 자신의 상황을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아빠.
십수년간 어떤 추억도 공유하지 않았던 엄마와의 재회.
그리고 새아빠와 형제라고 소개받은 아이들.
소녀의 머리속, 따뜻함이란..
이미 세상을 놓으신 할머니의 어눌한 말뿐입니다.
소녀에게 닥친 상황은 독자가 보기엔 최악입니다.
어디 한군데라도 편히 마음 둘 곳이 없어보입니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듯한 거북함이 다가옵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80년대 신파극을 보는듯한 거북함이 다가옵니다.
그래서 조금은 실망한 구석이 없지않아 있습니다요.
성장소설이라는 커다란 틀에 넣고보자면 거북함이 당연시 될 수도 있겠지만...
불편해서..정말 불편해서 맘에 팍 들어오지는 않더군요.
거북한 틀속에 갇힌 소녀의 성장.
만약 저자의 세밀한 감정묘사가 없었더라면..
읽다가 책장을 덮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여~^^;;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들이라면 흥미를 갖고 읽어볼 수 있을듯 합니다.
굳이 여학생이라고 콕짚은 이유는..
저희집 녀석의 경우 표지만 보고도 읽을 생각을 접더구만요..쩝
사내녀석들의 묘한 편견..요걸 어떻게 깰까? 궁리중입니다~^^;;
꽤 긴 내용이라서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읽어보기엔 좋은 책입니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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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를 따로 읽고 보지는 못하고 이 책을 접하는 것이지만 소희의 방을 읽어내려 가며 생각했던 것들은 성장기를 거치고 있는 소희를 나도 함께 그 때 그 시간으로 걷고 있는 느낌이었다. 소희와 똑같은 현실과 상황은 아니였지만 그 시간 그 때의 감정들을 느낄수 있었다. 그 마음속에 가난도 부모님의 존재도 없이 할머니와 고모네 작은집에서 살아야 했던 시간들. 얹혀 살고 있으면서 나의 부모가 아니기에 또한 눈치도 보아야 했고 마음의 투정이나 바람은 그 먼발치에서 볼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으리라 생각해본다. 난 왜 이럴까 ..나의 가정 나의 삶은 왜 이럴까..마음속 깊은 속에 말할수 없는 것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갓난아기였을때 집을 나간 엄마와 중학생이 되어 처음 엄마를 만나게 되면서 지금의 지나온 삶이 아닌 가난이 아닌 부자의 삶 , 그리고 또 다른 가족 아빠 동생들을 만나게 되면서 소희는 또 다른 상황에 적응해 가고 있다.] 엄마..엄마...정말 마음속에 얼마나 그리워하며 보내고 불러보고 싶었던 이름이었을까.. 그런 엄마에게서 살가움 보다는 차가움을 먼저 발견하는 소희. 새로운 가정 새로운 가족 새로운 학교생활을 통해 채경이란 친구와 가깝게 지내게 된다. 그러나 소희의 마음속 깊은곳을 드러내지 않고 친구라는 통로를 걷게 되고,,,, 지훈에 대한 풋풋한 감정들... 가족 ..엄마의 대한 그리움과 사랑.. 소희의 지금까지의 삶들... 우리의 삶속에서도 작은 상처 여러가지 큰 상처 ..사랑..을 보며 치유할수 있는 마음의 이해 , 그리움을 넘어선 사랑의 깊이.. 이금이 작가의 글을 처음 읽어 보지만 작은것에서 여러가지 내면의 것들을 끌어내고 그것들을 잘 표출하며 마음의 것들을 읽어내려 가는 마음들이 어린소녀를 통한 어른들의 다른 이면들을 볼수 있는 시간이 된거 같다. 무거움이 조금은 깔려 있지만 무거움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밝음의 것들을 꿈꾸며 다가온 시간들이다. 소희의 방... 하늘을 보며 마음을 시원스레 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 마음의 모든것을 쏟아내는 시간들이 있어 상처도 치유도 용서도 그리움도 사랑과 함께 여물어 가며 하나될수 있는 시간 삶이 되었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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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마음에 드는 성장소설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선택할 것이다. 열세 살의 아이들 미르, 바우, 소희 세 아이가 서로 다른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잔잔하고도 예쁘게 담겨진 책이기 때문이다. 소희는 할머니의 죽음으로 미르와 바우를 담겨둔 채 달밭 마을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떠난 소희가 11년만에 다시 <<소희의 방>>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과연 소희는 어떻게 되었을까? 너무도 일찍 철이 들었던 소희는 아마 누구에게나 사랑받으며 잘 살고 있었을 것이다. 소희에 대한 궁금증, 좋아하는 이금이 작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책에 대한 나의 기대는 한없이 커갔고, 책을 받는 순간 쉼없이 읽어나간 후 그 기대감에 대한 충만으로 살짝 떨리는 듯한 기분도 만끽했다. 달밭마을을 떠나던 날의 꿈을 꾸는 소희는 1년 반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꿈이지만 꿈 속 소희는 베개가 젖을 정도로 눈물을 흘렸고, 소희는 그 꿈이 싫었다. 엄마가 사는 집에 온 소희는 처음으로 자신의 방이 생겼고, 한 바퀴를 굴러 될만큼 큰 침대가 생겼지만, 방이 두 개인 작은집에서 살던 소희는 사촌 동생 둘과 한 방을 쓰면서 잔뜩 웅크린 책 자는 버릇으로 몸이 저린 느낌이 들었다. 소희는 지금 아저씨의 딸이 자기 친엄마한테 가기 전까지 썼다는 방에서 윤소희가 아닌 정소희로 살아가게 되었다. 작은 집에서 미용실에서 작은 엄마를 도와 잘려진 머리카락을 쓸며, 집안 일을 돌보며 살던 소희는 엄마를 처음 만났던 일과 처음 본 엄마의 말투를 흉내내고 엄마와 닮은 것이 많아져 누가 보아도 모녀 사이임을 알 수 잇도록 사소한 버릇들까지 닮고 싶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자신을 반겨주던 우진이처럼 엄마와 가까워지려면 먼저 손을 내밀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희는 자신이 두 개의 시간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학교와 집. 학교의 소희는 흐르는 시간에 잘 적응하며 그 시간만큼 발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집에서의 시간은 처음 오던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이 멈춰 서 있었다. (본문 60p) 우진이와 달리 우혁이는 소희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우혁이의 심술이 계속 되자 엄마는 소희에게 우혁이를 이해해달라고 하지만, 소희는 우혁이가 아니라 그동안 버려두었던 자신에게 신경쓰지 않는 엄마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전학간 학교에서 친구가 된 채경이가 부러워하는 소희의 브랜드 옷과 물건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드러나지 않았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준 소중한 증거품이었고, 새로운 삶으로 난 문의 열쇠이기도 했지만, 엄마가 소희에게 진 빚을 마음이 아니라 돈으로 갚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 셈이었다. 엄마와 있으면 더 다정한 말투, 관심, 특별한 애정 같은 것들을 끊임없이 바라게 됐고, 소희의 기대에 비해 엄마가 주는 것들은 언제나 성에 차지 않았다. 그 때문에 엄마와 함께 있으면 끊임없이 감정을 소모하게 되고, 그만큼 상처받았다. (본문 108p) 우혁이와 우진이를 두고 ’우리 애들’이라는 엄마의 말에 상처를 받은 소희는 엄마에게 사랑을 갈구했던 자신의 마음을 마음을 막았고 더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기로 했다. 친구와 수행평가 과제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남자친구와 놀이공원에 놀러가고, 엄마가 사준 옷이 아닌 요즘 유행하는 옷을 사 입으며 소희는 강요에 의해 억지로 입고 있었던 모범생 옷까지도 벗어 버렸다. 그런 소희에게 실망한 엄마와 소희의 첫 다툼으로 엄마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되자 냉기로 가득 차있던 소희의 마음을 서서히 데워지고 있었지만, 아저씨에게 받은 디카로 사진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던 소희에 대한 분노와 미움으로 가득찬 우혁으로 인해 소희는 또다시 외톨이가 되어간다. "경석이가 군대 간 다음에 휴대폰을 정지시켜놨었어. 약정 기간이 2년이었는데 제대하고 나와서 스마트폰인가 뭔가로 바꾸려고 하니까 약정이 안 끝났다는 거야. 산 지 2년이 넘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따졌지. 그런데 대리점 직원 말이 휴대폰을 정지 시켜놓았던 기간은 약정에 포함되는 게 아니라더라." "사람 사는 일도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떨어져 산 세월이 얼만데 그렇게 금방 그 시간들을 뛰어넘을 수 잇겠니. 휴대폰 약정 기간처럼 너와 네 엄마, 그리고 네 동생들도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채워야 할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 (본문 227p) 아무리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가족이라지만, 서로의 가슴에 담아둔 마음까지 모두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엄마가 무심코 내뱉은 말에 상처를 받은 소희의 마음을 엄마가 몰랐고, 엄마가 소희를 버리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나 소희를 버렸던 엄마의 마음을 소희는 알 수 없었다. 누군가와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소통’만큼 중요한 일은 없는 것인가 보다. 소희와 엄마의 다툼이 소통의 물꼬를 트는 일이었다면, 우혁이의 일로 집을 나온 소희와 엄마 둘이서 나누었던 시간이야 말로 소희와 엄마가 진정 모녀관계가 될 수 있는 소통의 시간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새엄마였던 엄마를 미워했던 아저씨의 딸 리나가 5년만에 집에 돌아오게 되고, 새엄마를 둔 리나, 새아빠를 둔 소희는 한 방을 쓰면서 소희는 리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순간이 하루 또 하루의 부피로 빠르게 쌓여 가는 듯 했고, 이 시간들로 엄마와 동생 우혁이와 좀더 가까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할머니와 살아가면서 이내 철이 들어버렸던 소희는 응석부리고, 떼 쓰고, 화내며 투정부리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버렸다. 형제끼리도 싸우면서 크고, 부모 자식간에도 서로 툴툴거리며 이야기하는 시간들을 통해서 약정시간을 보내게 되는가 보다. 이런 시간들을 우리는 ’소통’이라 부르고, 그 소통을 통해서 가족간의 결속력이 더 단단해지는 것이겠지. <<소희의 방>>에서의 소희는 할머니와 지내면서 철이 들어버린 소희, 작은 집에 얹혀살면 그만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소희와는 다른 소희와 만나게 된다. 이제 정말 자신의 나이에 걸맞게 응석피우고, 투정부리며, 사랑을 갈구하는 열 다섯살의 소희를 말이다. 아무리 가족의 모습이 여러 형태로 변하고 달라지고 있다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온전한 가족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소통’이라는 점이다. 이혼한 엄마가 자식인 자신을 통해서 구원받으려 하는 기대감에 숨이 막혀하는 디졸브는 엄마를 이해시켜 자신의 꿈인 영화감독이 되려고 한다. 소희는 이제 ’아저씨’가 아닌 ’아빠’를 갖게 되었고, 재경에게 거짓된 삶을 보여주었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모든 것이 소통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참한 시간들을 기록하고 싶지 않아 일기를 쓰지 않았던 소희는 이제 첫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여름날의 무성함과 찬란함이 아니라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에 담겨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달밭마을의 느티나무처럼 밧줄에 가지를 의지한 채 눈바람을 맞는 일이, 그것을 견디는 일이 인생일 것이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도 삶은 그럴 것이다. (본문 296p) 소희가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을 이겨낸 것처럼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딸아이가 겨울날의 힘겨움을 이겨내고 푸르른 봄을 맞이할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이 되기를 소원해본다. ![]() (사진출처: '소희의 방' 표지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