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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에너지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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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대상'은 서구의 근대가 설정한 인식의 패러다임이다. 대상은 고정되고 정형화 되어 있고 이성은 논리적인 거울을 통해 그 대상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을 회화적으로 구현함은 르네상스 회화로부터 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화가이면서 꼼꼼한 자연과학자였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라. 그러나 현대로 들어서면서 이성과 대상은 각각 물렁물렁해지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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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대상'은 서구의 근대가 설정한 인식의 패러다임이다. 대상은 고정되고 정형화 되어 있고 이성은 논리적인 거울을 통해 그 대상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을 회화적으로 구현함은 르네상스 회화로부터 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화가이면서 꼼꼼한 자연과학자였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라. 그러나 현대로 들어서면서 이성과 대상은 각각 물렁물렁해지기 시작했다. 이성은 논리의 골격을, 대상은 그 딱딱함을 잃고, 이성 대신 의지, 대상 대신 에너지로 전회되었다. 의지는 논리와 맞서며 기존의 논리를 부수고자 한다는 점에서, 에너지는 그 비가시적인 부정형의 벡터며 운동이라는 점에서 모두 동적이다. 대상에 대한 관찰은 일방적이고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부정형적이다. 니체는 세계야말로 힘에의 의지일 뿐이라고 선언한다. 이 와중에 베이컨의 그림이 놓이게 된다. 그의 그림은 의지와 에너지의 그림이다. 그가 그린 인물들은 가시적성이 강요하는 일정한 모양으로 고정되는 것을 거부하며 하나의 모양에서 다른 모양으로 가는 "힘" 그 자체를 포착하고자 한다. 힘 그 체는 표상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그의 그림은 표상될 수 없는 것을 가시적인 매체로 표현하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야말로 현대예술의 충동이 아니던가? 그의 인물그림들은 자주 프레임이나 프레임 내의 또 다른 프레임을 설정한다. 그는 무정형의 힘을 쫓는 와중임이면서도 동시에 정형화된 프레임을 유독 강조한다. 유명한 교황의 초상을 패러디한 그림 속의 일그러진 교황은 프레임 속의 프레임 속에 들어있다. 정형성과 무정형성의 극한 대립을 의도한 것일까? 개념적인 정형과 개념 밖으로 뚫고 나오려면 무정형의 대립말이다. 지상의 정형화된 개념으로 교황만큼 적절한 상징도 없다. 그 외에도 베이컨은 양복입은 중년 남자를 짓이겨 놓기도 한다. 우산 아래, 난자된 소고기를 배경으로 아가리를 쩌억 벌리고 선 중년 남자... "날 꺼내줘! 날 이 검은 소복에서 꺼내줘! 내 살들이 다 제 갈길로 갈갈이 떠나가게 풀어줘!" 라고 절규하듯이... 그는 날 것이 되고 싶어 한다. 각지고 날선 양복을찢어버리고 익명의 살조각으로 풀어져 버리고 싶어 한다. 회화의 괴물을 그렇게 자신을 드러낸다.

[인상깊은구절]
그의 리얼리즘은 이러한 이중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어떤 묘사에서도 거리가 먼 실재를 갑작스럽게 잡아내고 형태의 해체를 통해 유사성을 찾아가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바로 그 유사성에 의해 반 고흐가 그에게 보여준 것 처럼, 그림은 현실에 더욱 가까이 접근하여 현실의 기록에 가닿을 수 있다. "오늘날 이를테면 이미지의 깊은 곳에 닿음 없이 어떻게 어떤 것을 기록하고 그것이 실재로서 당신을 감동시킬 수 있겠는가?"
리뷰 총점 종이책
베이컨-회화의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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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가 그린 교황이노센트 10세 와 베이컨이 그린 벨라스케스의 교황이노센트   "오늘날의 드라마는 차라리 폭력이라는 이름이 어울린다.베이컨에 따르면 이 폭력은 매우 모호하다.폭력은 일상의 옷 뒤에 혹은 다른 어디에 언제나 자신을 숨기려는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베이컨은 예술가의 기본 조건의 하나라 할 자기중심주의에 머무르는 것을 즐기려는 듯 자기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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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가 그린 교황이노센트 10세 와 베이컨이 그린 벨라스케스의 교황이노센트

 

"오늘날의 드라마는 차라리 폭력이라는 이름이 어울린다.베이컨에 따르면 이 폭력은 매우 모호하다.폭력은 일상의 옷 뒤에 혹은 다른 어디에 언제나 자신을 숨기려는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베이컨은 예술가의 기본 조건의 하나라 할 자기중심주의에 머무르는 것을 즐기려는 듯 자기 예술과 시대 사이의 관계에 관한 암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를 거절했지만 인정하는 동시에 부인하기 위해 폭력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사람들이 내 화폭의 폭력성을 말할 때마다 나는 매우 놀랍니다.내게는 그다지 폭력적이지 않게 보이거든요.내 그림에는 리얼리즘이 들어 있습니다.그런 인상을 준 것은 아마도 리얼리즘 때문일 것입니다.우리 삶이 내가 그리는 것보다 훨씬 폭력적이지 않습니까?"/100~101

 

베이컨의 그림은 불편하다.너무 불편해서 왜?라는 질문조차 던져 보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거짓이 없는 날것 그대로의 그림이여서 불편이라는 이름으로 애서 외면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우리의 삶이 훨씬 더 폭력적이지 않는가 라는 베이컨의 질문에 대해 따로 반박할 말이 없을 만큼.벨라스케스가 그린 교황을 재해석한 베이컨의 그림만 봐도 그렇다.엄숙한 종교인의 이미지가 필요했겠지만 베이컨은 우리들이 보려 하지 않는 부분을 건드린다.직설적인 화법이 불편하긴 하지만.그또한 예술가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만약 부모로부터 사랑도 받고,전쟁이란 것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의 그림은 지금과는 분명 달랐을 것 같다.(화가의 길을 걷지 않았을 수도 있겠고.)

 

베이컨에 관한 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해서 시공디스커버리총서시리즈편의 베이컨을 먼저 찾아 읽었다.분량은 짧지만 내용만큼은 나름 알차다는 느낌을 받았다.뭔가 끊기는 듯한 느낌도 간혹 있긴 했지만 베이컨이란 화가가 오늘날 괴물(?)같은 화가로 불리게 된 까닭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삼면화를 그리게 된 부분에 대한 설명이 더 많았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루시앙프로이트와 베이컨의 관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였다.

w*******i 2015.12.01.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