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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풍경을 보려고 애쓴다. 보는 것보다 사진에 담는 것에 집중하기도 한다. 그래서 새로운 사진을 가질 수는 있어도 새로운 눈을 갖기가 쉽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가이자 NGO 활동가 추스잉은『여행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눈을 보여 준다. 보통 여행은 돈과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추스잉 돈이 없어도 여행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물론 그가 여러 장점이 있다고 주장한 크루즈로 하는 세계여행은 예외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만 하면서도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 있는 건 스스로 내 신분을 ‘여행자’라고 정한 것과 큰 관련이 있다. 여행자인 나는 ‘출근하는 것’과 ‘출근하지 않는 것’, ‘관계있는 것’과 ‘관계없는 것’이 매우 주관적인 판단이며 개인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p. 27)
추스잉은 개인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에서 자유로워 보인다. 해적도 좋은 사람일 수 있다고 하고, 상대가 대마초를 피운 사람이라도 심판하는 눈빛으로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 추스잉처럼 기준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그로 인해 추스잉도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오해받아도 괜찮다며 하나의 chapter를 할애해서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추스잉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을 보라고 조언한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말한 새로운 눈은 타인을 거쳐 결국 자신을 향할 수밖에 없다. 추스잉 역시 여행에서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자에게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여행은 낭만적인 외출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여행을 통해 스스로 변하고, 독립적인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배우고, 스스로 더 만족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여행자를 더 독립적이고 만족스러운 사람으로 변하게 하는 여행은 인생의 구원책이 될 수 있다. (p. 40)
그러나 한편으로 여행은 쉼표 같은 느낌이 강해 괜히 인생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압박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추스잉은 이 압박감마저 우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여행의 고수는 남에게 뒤처질 수 있다는 압박감을 우아하게 받아들인다. 이들에게 길 위의 여정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승리보다 몇만 배 더 매력적이다. (p. 99)
추스잉은 오히려 실패했을 때 느끼는 미묘한 희열은 누구에게나 있는 심리라며, 실패의 즐거움은 경쟁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도록 해준다고 주장한다.(p. 98)
추스잉이 여행하는 이유부터 밝혔던 책은 여행에 대한 감사로 끝을 맺는다. 책 내용의 총정리라고 할 수 있는데, 감사하는 마음이 예쁘게 다가온다. 그리고 언젠가는 추스잉처럼 여행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날이 오기를 바라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어디까지나 추스잉의 새로운 눈이 담긴, 추스잉의 세계관과 가치관이다. 추스잉 역시 타인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갇혀 살면 안 된다고 말한다.(p. 61) 이 책을 참고로 자신만의 새로운 눈, 그리고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지면 어떨까. 그리하면 여행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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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방랑자가 되기 위해
흔히 사람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힘이 들 때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들여 멀리 가서 ‘집 떠나면 개 고생’이라는 진리(?)만 깨닫고 오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여행할 때 세상 더없이 즐거워하다가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 돌아오면 다시 우울해한다. [p. 57]” 왜 그런 것일까? 저자는 이것을 ‘여행 DNA’ 유무로 판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조금은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집 주변도 산책하지 않는 사람은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다. 자신이 사는 곳에도 흥미가 없는 사람이 다른 나라에 간들 흥미를 느끼겠는가 [p. 47]”는 말도 남겼다. 그런 사람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이거나 휴가니까 여행을 가야 한다는 식의 여행을 위한 여행을 하니 재미가 있을 수가 없다. 그들에게는 여행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여행이 목적이 될까 “폴 서루(Paul Therous)는 저서 <여행자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여행에 대한 갈망을 사람이 사람이고 싶어 하는 열망이라고 정의한다. 여행은 이동하고 싶은 욕망과 호기심을 만족시키고,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고, 현재의 상태를 바꾸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 친구를 사귀고, 낯선 도시를 체험하고,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일이다.”[p. 93]” 이런 자세를 가지면, 남의 추천코스를 그대로 쫓아가는 여행, 정해진 코스를 그저 순례하듯이 다니는 패키지 여행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런 여행은 단지 몇 장의 사진과 다른 이와의 만나는 자리에서 몇 나라를 돌아보았다고 자랑하는, 일종의 안주거리만 남기게 되니까. 왜냐하면, “그들은 자기만의 이야기가 없는 사람들(이기에) 이국적인 풍경으로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공간을 요리[p. 57]”하는 것 이외의 방법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실행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위대한 여행을 하기 위해
여행은 승리를 위한 경쟁이 아니다. 예를 들면, 후지산 마마차리 그랑프리 자전거 대회에 참가해서 죽어라 페달을 밟으며 다른 경쟁자들이 자신을 앞서가건 말건 홀연히 자전거를 세우고 후지산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것은 승리를 목적이라면 미친 짓이다. 하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만들기 위해 참가한 것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왜냐하면, “즐겁게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 이것이 여행자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성공[p. 97]”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 사회라는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버텨내면 버텨낼수록,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 DNA를 키우려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래야 어디에서나 인생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p. 141]” 이러한 열정에 따라 “평범한 사람도 위대한 여행을 할 수 있고, 세상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자기 안에 가득 채울 수 있다. 이때 자아(自我)를 탐구한 사람은 여행이 끝나는 동시에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사람이 된다. [p. 171]” 왜냐하면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통해 자아를 탐구하는 사람은 세상에 대한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처럼 “여행을 통해 스스로 변하고, 독립적인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배우고, 스스로 더 만족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p. 40]”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모든 문제에 하나의 정답만 존재한다는 착각을 벗어나는 것이다. 여행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는 낯선 세계와의 접촉이다. 이 경우 서로 상대방에 대해 무지(無知)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남이 자신에 대해 잘못 알고 있으면 불같이 화를 내면서 정작 자신이 남에 대해 잘못 알고 있을 땐 아무렇지도 않게 ‘나 몰라라’하는 태도[p. 188]”를 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나의 기준에 따른 단 하나의 정답만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경우에도 당연히 파열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 제대로 된 여행자라면 문화상대주의 혹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타인을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여행은 영혼을 단련시키는 최고의 수단[p. 44]”임을 입증하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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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엔 여행을 한달에 한 번 꼴로 국내 여행을 했었다. 대중 교통을 이용을 해서 어디를 가든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자체만으로 좋았는데 어느 순간 여행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여행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다른 점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생기'라는 점이다.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점 하나는 늘 새로운 생각과 도전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이 나에게 큰 영향을 줬다. 여행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는 점. 이 책의 저자는 어릴 적 부터 지구별 여행자가 꿈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지구별 여행자가 되었고 말이다. 책은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소개하는데 그동안 여행 책을 멀리 해서 인지 다른 어느 책보다 호감있게 읽었다.
추운 일본에서 마마라차라는 경기를 시작으로 저자는 여행을 하게 되면서 겪은 이야기들 그리고 친구들을 소개하는데 참 내가 그렇게 살고 싶었던 인생이어서 부럽다. NGO활동가 이면서 작가라....직장인 누구나 꿈구는 생활이 아니던가..그런데, 이런 삶을 쉽게 살 수는 없다. 이렇게 산다면 아마 포기해야 하는 것들 즉, 현재 생활에서 버려야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느 삶이 옳다 그르다 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한 쪽을 얻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다른 쪽은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책은 어디 여행지가 좋았다라는 관광지를 말하지 않는다. 여행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여행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 여행을 어떻게 해야하는 사람들에게 해답 같은 말을 해주고 있다. 물론, 저자가 말한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특히, 워킹 홀리데이는...)말이다. 그렇지만 과거와 다르게 해외 여행을 쉽게 할 수 있는 탓에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저자의 지인 중 한 사람은 세계 곳곳이 본인의 집처럼 다가왔다. 사회인이 되면 자신의 앞가름을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직장을 얻게 되는데 어느 순간 직장에 얽매이게 되고, 늘 같은 일상을 하다보면 사람은 어느 순간 고립이 되어버린다. 이건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잠깐이라도 사람은 낯선 곳에 가게 되면 새로운 것을 발견 하게 되고 이것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여행이란 이런 것이다. 여행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변화할 수 있기에 여행을 하려는 것이고, 그래서 그렇게 늘 여행을 동경해왔는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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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추스잉 지음 | 김락준 옮김 | 책세상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터넷에 나오는 방문지나 ‘맛집’을 찾아 다니느라 분주하게 돌아다녀야 한다면 말이다. 이런 여행을 할거면 여행 가이드를 따라다니고, 준비된 차로 이동하며 ‘편하게’ 다니는 것이 더 낫다. 여행은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다. 따라서 타인의 추천지를 따라다니고 여행책에 나온 곳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는 나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의 저자 추스잉이 자주 언급하고 있는 ‘나에 대한 탐색’으로서의 여행 경험이 되려면 보다 나의 호기심과 관심사가 반영된 시간이 되어야 한다. 물론 나는 그 방법을 모른다. 다만 나는 나의 관심사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여행지에서 순간 순간 나의 반응들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영혼을 단련시키는 최고의 수단이다.”(44면)
저자의 이 발언에 기본적으로 동의를 하면서도 조금 다르게 바라보기도 한다. 여행을 ‘영혼의 단련’이라는 거창한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서 보는 시각보다는 여행의 과정을 통해, 그리고 이러한 체험이 나와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을 통해 내게 각인되고 형성되는 자아의 성장을 발견하게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여행이 수단이라기보다는 과정으로서, 그리고 그 결과로서 나에게 주는 영향을 평가해볼 수 있다라고 보는 관점이 나에겐 더 편하게 다가온다.
저자 추스잉의 자세한 여행 경력을 일일이 다 확인하지 않아도 전세계를 여행하며 많은 사람들과 교류했음을 간접적으로로 확인할 수 있다. 여러 행사나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NGO단체에서 봉사하는 일 뿐만 아니라 잠시 친구를 만나러 태평양을 건너는 등 저자는 세계를 종횡무진한다. 저자가 풍부한 여행경험을 통해 발견한 ‘매혹적인 세계’는 곧 ‘다름의 세계’였다.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시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문화는 저자에게 문화상대주의적인 시각을 일찍부터 일깨워주었다. ‘내 상식이 틀렸을 수도 있음’을 인식한다는 것은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매우 큰 인생의 자양분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있다면, 상대방이 옳다고 믿는 것을 인정해줄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표현해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좀더 나아가 ‘차이를 발견하는 경험’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한가지 더 나의 여행 경험을 떠올리자면 내가 처음 해외 여행(물론 여행이 반드시 ‘해외여행’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을 떠났을 때, 나 역시 나와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 민감하게 피부로 느낀 기억이 있다. 심지어 두려움이 들정도로 거부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었다. ‘이국적’이라함은 곧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낯선 어떤 것을 의미한다. 이는 대상에 대한 ‘무지’를 반영한다. 그러나 새로운 장소에서 일정기간 정착하고 나의 삶을 이어나가기 시작하면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나 역시 이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후의 시간은 나와 다른 ‘차이점’을 발견하는 시간이 아니라 놀랍게도 나와 공유하는 ‘동질성’ 내지는 ‘보편성’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인간의 사회에서 언어와 문화, 역사가 다르다고는 해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결국 인간이기에 공유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물론 나는 저자 추스잉의 여행 경험에 비하면 형편없지만 이 ‘인간의 조건’에 대한 보편성을 깨닫는 경험은 여행이 아니면 얻을 수 없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여행을 통한 문화의 상대성을 발견하는 저자의 경험에서 내가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이집트의 자리앉기 상식에 관한 지적이다. 이집트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비어 있던 자리에 앉기보다는 누군가 앉았다가 방금 일어난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툰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집트에서 한낮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지만 사람의 체온은 그보다 낮은 36.5도 수준이기에 방금 일어난 자리의 온도가 더 낮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더운 곳에서 보다 시원한 장소나 자리에 앉으려한다는 우리의 보편성에 대한 믿음이 이집트라는 특수하고 다른 환경에서 완전히 다르게 전개됨을 관찰하게 된다. 다른 지역과 문화환경에서 각기 다른 현지인들이 찾아낸 생활의 지혜는 현지인들만의 것이다. 이 현지의 지혜는 그 특수한 환경에서만 유효할 수 있다는 점과 현지에서는 내게 익숙한 지혜보다 현지의 지혜를 따르라는 두 가지 교훈을 여행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탐색하는 여행 그리고 여행 DNA】 저자가 자신의 풍부한 여행 경험을 통해 크게 할애하고 있는 부분은 여행을 통한 ‘자신의 탐색’이다.
“여행 DNA를 키우려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141면)
나는 ‘여행 DNA를 키우려면’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저자의 이 말의 방점은 뒷부분이다. 곧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스스로에게 먼저 묻는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상당한 여행 내공(여행 DNA)을 바탕으로 이 물음에 대한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한 것이다.
“위대한 여행은 온몸과 온 마음을 동원해 탐색하는 여행이다.”(160면)
“탐색하는 여행은 위대한 여행이다. 진정으로 위대한 여행은 자신의 열정을 한껏 표출하는 여행이다.”(165면)
“평범한 사람도 내면의 열정을 따르면 위대한 여행을 할 수 있고, 세상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자기 안에 가득 채울 수 있다. 이때 자아를 탐구한 사람은 여행이 끝나는 동시에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사람이 된다.”(171면)
다소 모호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나 자신을 탐색하는’ 여행의 중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열정’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는 않지만 자아를 탐구하는 과정이 여행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자아 탐색’은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행위이다. 나에 대해 아직 ‘무지’하기 때문이다.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새겨져있다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경구는 결국 가장 근원적인 존재(나)에 대한 물음인 동시에 추스잉이 언급하는 여행 DNA라는 것이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말하자면 추스잉은 ‘여행DNA’를 키우는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리스 철학자가 새긴 이 말은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여행 DNA가 잠재되어 있다’라고 보는 편이 더 어울린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우리가 태어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이 잠재되어 있는 여행DNA를 발견하고 발현하도록 해야 한다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탐색했던 몽테뉴 또한 고통스러운 지병인 결석을 앓았음에도 말안장에 올라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음을 상기하면 자아탐색과 여행의 관계를 또 한 번 연결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죽음을 생각할 때 말 위에서 맞이하는 죽음을 택하겠다.’는 취지의 기록을 남긴 몽테뉴를 ‘회의하는 정신’으로 표현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곧 추스잉이 언급하는 ‘여행 DNA’를 키우는 일은 회의하는 정신을 위한 것이기도 할 것이다. 자신을 회의하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진다는 행위는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을 낯설게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시말하면 자신을 일정한 거리를 의식적으로 두고 바라보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한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무궁무진한 사람은 여행DNA가 풍부한 사람’이라는 견해에 크게 공감한다. 곧 저자가 알려주는 ‘여행의 기술’은 정보를 잘 찾거나 맛집을 잘 찾고,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해외의 명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는 풍부한 여행의 경험을 할 수 있음도 알려준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호기심하나로 새로움을 끊임없이 발견하는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관점이 마음에 들었다. 남들이 따분하고 지루하다고 하는 깊은 시골에서도 여행DNA가 성숙한 사람은 자연의 경이와 새로움으로 지루할 틈이 없을 것이다. 반면 여행DNA의 ‘발현’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이들은 아무리 다양하고 강렬한 자극이 상존하는 외국의 대도시에서 지낸다고 하더라도 금방 따분하고 지루해할 것이다. 아마도 여행DNA가 성숙한 고수 중의 고수를 한 명 떠올리라면 <내 방 여행하는 법>을 쓴 그자비에 드 메스트로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메스트르는 자신의 방에 놓여 있는 사물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여기에서 새로운 사유를 펼친다. 자신의 일상에서 ‘호기심’이라는 여행DNA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천천히 경험하는 여행을 위하여】 이제 오늘의 여행을 마무리할 때가 된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추스잉과 한 팀이 되어 후지산 기슭에서 손을 호호불며 마마차리 그랑프리에 참여한 것같다. 나도 언젠가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을 가져본다. 추스잉이 언급했듯이 길 위의 여정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승리보다 몇만 배 더 매력적이다. 달리말하면 여행의 과정을 통해 우리의 여행DNA가 더욱 성숙을 하고, 우리 자신에 대해 탐색하는 기회가 마련된다는 말일 것이다. ‘나는 내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와 같은 끊임없는 탐색이 나를 좀더 성숙하고 만족스러운 사람으로 되는데 영향을 주게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여행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맛집과 명소를 찍고 돌아와서 페이스북에 올리는 여행을 벗어나서 자신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자신의 열정이 표출된 ‘느린 여행’을 나도 해보고 싶다. 이것이야 말로 타인의 욕망이 투사된 타인의 삶, 타인의 여행을 하는 길이 아니라 나만의 길을 찾아나서는 내 여행을 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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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를 보면
추스잉은 대만(책에서는 주로 타이완이라 쓰고 있다) 출신이다. 그러나 그에게 그런 국적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는 지구 곳곳을
누비며 친구를 만나고, 경험하며 배우는 지구별의 여행가이다. 그에게
여행이란 그저 단순히 새로운 곳을 방문하여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게 아니다. 그는 여행을 통해 경험을
나누고, 사람들을 만나고,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자신의 것을 나눈다. 몇 개 국을 돌아다녔는지, 몇 일이나 거리에 서 있었는지가 중요하지 않은 호기심 많은 여행가이다.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다. 그가 어디 곳을 가서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자랑하는 여행 감상문이 아니란 얘기다(물론 당연히 그가 돌아다닌 지명들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신
여행의 마음가짐, 여행을 통해서 얻는 것들, 여행이 아니더라도
세계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그러니까 정말 여행이라는 경험을 통해서 배우고 깨달은 것들을 풀어놓고
있다.
여행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친다는 것은, 누구나 이야기한다. 그러나 과연 정말
그럴까? 그가 쓰고 있듯이 남의 경험을 그대로 쫓아가는 여행, 정해진
코스를 그저 순방하는 여행이 과연 그 시간과 그 비용을 쓴 만큼 우리에게 의미가 있을까? 그의 표현에
따르면 여행 DNA가 부족한 나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런 여행이 불편하다. 나는 일년에 한두 차례 학회 참가 차 외국의 도시를 방문하면서 그냥 정해놓은 몇 군데를 둘러보는 것이 거의
여행의 대부분이다. 그런 걸 여행이라 할 수 있냐고 힐난을 받을 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런 여행이 좋고, 그런 여행을 통해서 배운다. 떠나기만 한다고 인생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여행에 관한
조언들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여행을 권하고, 거의 구걸하듯이 다니는 무전여행을 반대하면서 현지에서 일을 하면서 비용을 마련하는 여행을
권한다. 경쟁하듯이 하는 여행을 반대하고,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여행을 권한다. 비록 그렇게 여행하는 것은 힘들지라도, 그런
여행의 마인드로 일상을 살아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몇 가지 걸리는 점은 있다. 그는 그렇지 않다고 하겠지만, 군데군데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월함을 내비친다. 물론 인정할 만한 점이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문화의 상대주의를 말하면서 바로 그렇게 쓰는 것은 조금 불편하다. 특히 타이완이나 중국에 대한 비하 같은 것은 좀 심한 부분이 있다. 다른 나라의 좋은 면을 배우자는 게 조금 지나치게 표현된 것이라 믿는다. 또 하나는 중요한
부분을 색을 달리한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 책에서 이 부분은 중요하니까 귀담아 들으세요, 하는 것은 좀 어울리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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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맵 블로그에서 1달전쯤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게된 책이다. 유럽 어디까지 가봤니~ 라는 광고 문구처럼, 인스타의 인증샷 도배처럼, 여행을 즐겨하지 않는 나에게는 살짝쿵 반감이 있었는데 요새 출간되는 여행책들은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 많아서 관심있게 읽어 보게 되었다. 또한 대만 작가이니 관심이 더 갔다. 이 책의 원제는 "旅行魂" 여행혼 이라고 한다. 다음에 대만 여행 갈 때 꼭 찾아서 사보아야겠다. ▷ 작가를 알아보니 대만 가오슝(내가 가보고 싶은 곳!) 에서 태어나 타국에서 계속 공부를 하고, 알아보니 꽤 많은 책을 출간한 작가였다. 대만에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그래서 나는 오늘 외국어를 시작했다, 나에게 주는 10가지 선물이 출간되어 있다. 아무래도 NGO 활동도 하며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듯 하다. ▷ 읽기 시작하니 초반부터 여행을 왜 해야 하는지의 자기 의견과 자기의 성향, 그리고 문장으로 다 표현하지 않아도 뿜어져 나오는 긍정 에너지가 있다. 중간에 삽입된 사진들의 주인공 모습만 보더라도 그렇고 여행 에세이에 풍경 사진 엄청 들어가는 거..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중간중간 삽입된 이미지들이 크게 내용을 담지는 않아서 오히려 나에겐 더 인상적이다. ▷ 계속 읽어보니 일본 말에 아끼는 자식일 수록 멀리 하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실제 아이들을 키우면서 오히려 아이들과 분리 장애가 있는 나에게 관심 가는 내용이 바로 자식의 여행의 관점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나에게 육아서로 탈변하는 매력적인 에세이였다. 여행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행에 대한 환상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집 주변도 산책하지 않은 사람은(나 같은 사람)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왜냐 자신이 사는 곳에도 흥미가 없는 사람이 다른 나라에 간들 흥미를 느끼겠는가라고 한다. 순간 뜨끔하면서 계속 읽어 나갔다. 중간 중간 여행 DNA 연습장이라고 하면서 짧은 문구를 적어두었다. 물론 작가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파란색 글씨로 차별화해두긴 했는데.. 실제 원서도 이러한지 매우 궁금해진다. "여행자는 인생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사람이다. '느린 여행'을 떠나자는 내면의 열정적인 목소리르 따르면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세계 곳곳에서 힘을 얻어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어학연수, 해외여행 경험도 스펙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여행 DNA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아시아의 부모들은 대부분 "다 너 좋으라고 그러는거야" 라는 아시아 특유의 전통적이지만 모험적인 사고 방식에 뿌리를 두고 자녀의 유학을 결정한다" 맞네,맞네, 실제 대만 사람이라 그런지 이 부분에 있어서 자녀에게 선택권을 강요하는 점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중간에 어머니와 세계여행을 떠난 한국 작가와 한국인 여행객이 등장하기도 하면서 반갑기도 했다. 어찌 되었든 부모의 의견대로 유학을 간 여러 지인들을 이야기 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배웠지만 실제 다른 길을 택한 지인을 통해 결국 부모가 바라던 대로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경우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공감된다. 나도 작가의 부모처럼 자식을 믿고 마음 한편에서 자식을 내려놓았거나 내려놓고 싶어하는 감사한 부모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대만 사람들의 오해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며, 해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대할 때의 마인드도 한 수 가르쳐준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건 아무것도 모른다는 증거일 뿐이라면서.. ▷ 마지막 계속 무한 긍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이야기를 경험을 토대로 써내려간 책을 통해서 경험하지 않은 세상을 대리경험을 한 것 같았다. 여행자가 된 건 인생의 최고 결정이라는 작가는 여행을 이렇게도 이야기 한다. "여행은 세상의 많은 숨은 규칙을, 나와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준다" 정말 맞는 말 같다. 지금 생활하는 곳에서 과연 내가 타인을 바라본 시선이 너무 보이지 않는 그 이상으로 주제넘게 바라보고 대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너무 당연하다는 내 일상이 나에게 안정감을 주지만 여행은 나를 알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임을 분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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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여행객들을 부러워할까? 아마도 '떠남'에 대한 행복한 상상 때문이리라! 한데 자신의 어지러운 머리속과 복잡한 상황은 그대로 내버려둔 채 그저 여행만 떠나면 인생이 변할까?_p.44"
여행 중독자의 한마디 치고는 꽤나 신랄하다. 여행을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만큼 있을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반대의 입장을 많이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항상 여행을 꿈꾸고 '떠나고 싶다'를 연발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아마 저런 생각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은 부분이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순간에 왔다고 싶어지면 어딘가로 떠나야겠다고 자연스럽게 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누구는 그것이 답이 될거라 하고, 누군가는 문제의 해결은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떠올릴 질문이겠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저 질문의 답을 생각하고 찾아야 한다. 적어도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길어올리려면.
읽으며 대부분의 내용들을 저자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흘려보내려고 하며 읽었었다. 챕터 7이 가장 불편했는데, 타이완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주로 이어졌다. 외려 단편적으로 타이완을 경험한 나에게 타이완은 친절하고 맛있는 음식과 볼거리가 많은 좋은 곳이었는데, 저자가 본 타이완을 매력적이지 않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 실제 의도와 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이 부분 말고도 어떤 나라의 분위기나 특성을 좀 단정지어서 구분한 내용이 종종 보이는데 "여행을 통해 사람들 간의 차이를 배운다."고 표현하지만 한편으로는 "여행은 나에게 세상에 대해서 내가 아는 바가 거의 없고, 나의 의견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굳이 다른 사람에 대해 평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_p.115"고도 했으니 처음 읽고 그런건 굳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일텐데 생각했던 부분과 정반대의 내용이 들어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성인이 되고 해마다 지구 여섯 바퀴 정도의 거리를 비행하는 동안 각양각색의 여행자들에게 한계를 그복한 감동적인 여행담을 많이 들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세상에 마음이 닿지 않는 곳은 있어도 몸이 닿지 못할 곳은 없다는 강한 믿음을 주었다. 마음만 먹으면 이 세상에 가지 못할 곳이 없다. 위대한 여행은 거리와는 정말 아무런 관계가 없다._p.267"
추스잉의 이 책에서 나는 많은 모순을 만났다. 그는 여행지에서 기념으로 스타벅스의 머그나 텀블러를 사는 사람들을 두고 "초보 여행자"라 표현한다. 여행 역시 일상이기 때문에 사진조차 필요치 않다고 한다. 여행하며 보고 느꼈던 것들은 자신의 안에 내재되어 있으므로. 어느 부분은 수긍하는 편이긴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설레어 하는 여행의 많은 모습들에 대해 "여행 DNA"나 "진정한 여행자" 같은 표현을 쓰며 "여행 새내기"와 "여행 고수"를 구분하는 모습은 도리어 그가 수많은 여행을 하면서 결국은 얼마나 멀리, 또 많이 떠났는지에 대한 '부심'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 그가 직접 여권에 얼마나 많은 도장이 찍혔는지, 얼마나 먼 곳으로 떠나는지가 중요치 않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념품으로 세계 각지의 스타벅스 머그나 텀블러를 사고 싶다면 사세요. 시간이 지나고나면 기억은 흐려지고 남는 건 사진 뿐이니 많이 찍으세요. 그냥 즐겁게 본인이 만족할 여행을 하세요. 인간의 DNA는 정해져있으니 여행 DNA 하나 더 추가할 필요도 없습니다. 라고 내가 평하고 싶어졌다. 여행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꿈꾸는 사람이라면 혹 읽고 공감할 바가 더 많을까 싶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가 궁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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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스잉이 말하는 여행의 기술들. NGO 활동가인 추스잉은 해마다 지구의 여섯바퀴를 돌며 각국의 사람들을 만난다. 타이완 가오슝에서 태어난 그는 이집트 AUC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국제 금융 전문 감찰기관인 BIC 연락 책임자였고, 영국 환경컨설팅 기업 에코 포지티브와 미국 그린에너지 기업 KPC의 아시아 파트너로 일하며 유능하고 다재다능하게 최고의 위치에서 일해왔다. 많은 커리어를 쌓은 후에는 타이완에 돌아와 이민, 교육, 환경등 지적장애인들을 도우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책을 마주 들었을 때는 '추스잉'이라는 이름이 낯설었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 중독자'인 그가 기록한 모든 순간의 여행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어 책을 펼쳤다. 그가 기록한 모든 순간의 여행은 추스잉이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이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여행자'의 삶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영어부터 한국어까지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소화하고, 항해사 면허를 취득하는가 하면 그 나라의 문화를 깊이 느끼기 위해 그곳에서 일을 하며 그 나라 사람들과 몸을 부대끼며 여행자의 삶을 만끽한다. 여행이기도 하고 때론 살기 위해 체감하는 생존방식은 그 어떤 여행보다 더 치열하게 그들의 삶 속들어가는 여행이다.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여행'을 꿈꾸지만 사실 여행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떠날 때와 돌아올 때의 설레임과 아쉬움을 뒤로 한다면 여행은 그야말로 매시간 걷고, 보고,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며 탐닉하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잠시 잠깐 머무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더 여행을 깊이 느끼고, 나를 변화할 수 있을까. 추스잉은 여행에 대해 마치 명언처럼 그가 느낀 것들을 강한 어조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여행서라기 보다는 여행기와 자기계발서가 결합된 책으로 느껴진다. 느낌표가 가득한 여행서적을 좋아하지 않지만, 또 너무 강한 어조로 여행에 관한 생각들을 확신하며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썩 반가운 일은 아니다. 여행을 떠날 때 느끼는 설레임과 가고자 하는 곳을 갔을 때의 반가움과 그곳의 문화, 사람들, 역사가 오롯하게 섞인 이야기들이 고루 분배되어 너무 많은 느낌과 강한 신념이 배제된 여행기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끔은 나도 모르는 내 안의 청개구리 같은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나 명확한 확신과 신념의 이야기는 오히려 '독'으로 느껴지곤 한다. 저자인 추스밍은 그리 느꼈을지라도 다른 이에게는 그가 느끼는 충만한 여행에 관한 편린들이 아닐 수 있음을 생각했던 책이었다. --- 여행은 낭만적인 외출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여행을 통해 스스로 변하고, 독립적인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배우고 스스로 더 만족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 p.40 어떻게 하면 내 친구 조니나 예이츠의 시 속 노인처럼 강한 생명력을 갖고 영혼을 살찌울 수 있을까? 난 아직 이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이 물음표들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계속 여행하며 답을 찾을 것이다. - p.49 여행은 나에게 세상에 대해서 내가 아는 바가 거의 없고, 나의 의견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굳이 다른 사람에 대해 평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 p.115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과 사리사욕을 위해 뜻을 세우지 말고 명예와 같은 공허한 것을 좇기 위해 뜻을 세우지 말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실현하기 위해 큰 뜻을 세워라. - p.141 나는 여행을 통해 사람들 간의 차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쳐지는지를 생각하며, 스스로 자신을 반성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자. 그러면 자국 문화의 그늘에서 벗어나 서서히 자기만의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거듭나리라. - p.226~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