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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까지는 아니고 한 90여년 전 정도?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한창 세를 불리던 때 미스터리 몇계명이라는 것들이 등장했다. '이 장르는 작가와 독자 사이의 게임같은 거니까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생각에서 나온 룰인데, 지금 보면 말도 안되는 것들도 있지만(중국인은 등장시키지 말자, 그들은 다 초능력자니까! 하는 것도 있을 정도) 어쨌든 대전제는, 변칙은 배제하고 정정당당하게 정보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지금이야 미스터리 안에서도 다양한 작품들이 나왔고 다른 장르와의 결합도 흔해져서 저 룰에 구애받는 작품을 찾는게 더 힘들 정도지만. 아니, 힘들지는 않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30년 전에 고전 본격 추리의 작풍을 다시 조명하자는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나서서 지금까지도 본격 외길(가끔 파격적인 작품들도 있기는 하지만)을 걸어오고 있다. 이 분 작품은 거의 온고지신이라 믿고 보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은 심령 탐정이 주인공이다! 탐정 혼자서 남들은 못보는 걸 본다는데 이래서야 페어플레이는 기대할 수가 없다. 읽어보니 역시나 미스터리 십계명같은 건 열심히 깨고 계시는 중. 충격적인 설정을 안고있는 주인공은 하마지 켄자부로. 하마지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그동안 학생, 조교수 등 따로 업이 있고 탐정은 부업이었던 캐릭터들을 내놨었는데, 그와 달리 본업이라 이분이 수사에 나서는 과정이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 조수도 있는데 마침 그림 실력이 뛰어나서 몽타주 작성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 덕분에 하마지가 본 내용을 그나마 경찰 수사에서 써먹을 수 있게 돕는 중이다. 경찰 수사에도 도움을 주는 선량한 시민이다보니 친해진 경찰도 한 명 등장. 이런 이들의 이야기가 단편 일곱개로 실려있다. 잠이 들려고 하면 모르는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 눈밑이 퀭해진 호러소설 작가,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위화감이 들어 원치않은 냉각기에 접어든 청년, 나고 자란 대저택에서 "뭔가 있어"라며 두려움을 호소하는 어린이 등이 심령탐정을 찾아온다.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마지는 이들의 뒤에 있는 누군가(죽은 자의 영혼)을 보고 사건성이 있으면 경찰이 해결할 수 있는 선까지 열심히 연결해준다. 근래 읽은 책 중에서 페이지터너로는 1위였다.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작가의 말도 궁금해서... '미스터리의 발상을 괴담에 이식시켜 양자의 경계에서 신선한 재미를 찾으려'고 이렇게 쓰셨다는데 뭐 특수설정 미스터리ㅎㅎ 이 탐정이 특수한 능력이 있지만 연령도 불분명하고 초연한 데가 있어서 한 권을 다 읽어도 질리지 않는 점이 좋았다. 과연 다음 시리즈로 이어질 것인가 말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