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좌파다. 뼛속까지. 이 저자를 얘기할 때면 '좌파'는 따라다녀야 한다. 나는 이미 저자의 책 『예수전』을 읽고 독후기를 쓸 때 그를 뼛속까지 좌파라는 표현을 썼다.
책은 좌파 김규항이 (본인 기준인지 아니면 왼쪽에서 보는 평가에 따름인지는 몰라도) 소위 좌파라고 생각되는 사람들, 좀 더 온화하게 표현하자면 사회적,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과 나눈 대화를 엮은 것이다. 시인(송경동), 강정마을 신부(문정현), 판화가(이윤엽), 쌍용해고노동자(이창근), 다큐멘터리 감독(김일란, 홍지유), 장애인차별연대 대표(박경석), 빈집 장기투숙자(지음) 놀이운동가(편해문)……. 모두 26명. 제목이 '좌판'이다. 판을 벌인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벌여놓은 판' 또다시 '좌파의 좌판'이라는 의미도 되겠다. 왼쪽 '좌파'라는 말에 반감과 적의를 보이는 사람도 있겠고 나처럼 존경과 찬사을 보내는 사람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분리는 무의미하다. 더욱 나은 세상을 바라는 '생각 가치'로 볼 때 좌나 우나 모두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저자는 모두가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났지만, 대화의 끝은 모두 자신이 행복하다고 한다. (ㅎㅎㅎ) 이들의 삶을 사는 양식과 생각의 가치를 책으로 엿보게 된다.
저자가 만난 이들을 사회는 말한다. '제 신념을 위해 행복한 삶을 포기 사람'들이라고. 사람들은 '행복'과 '좌파'를 분리한다. 하지만 좌파는 오히려 더 나은 행복한 삶을 신념으로 삼은 사람이다. 단지 그 행복을 위해 지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했을 뿐.
난 존경이라는 표현을 썼다. 생활과 일상 때문에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이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도 출간된 책이다. 책을 읽고 독후를 쓰는 지금은 2021년.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들의 불편함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를 만큼.
막걸리가 고파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