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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는 만큼 보이는 '독일 문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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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는 우연한 계기로 선물 받거나 모으게 된 작가들의 초상화들을 우리에게 하나씩 꺼내 보여주면서, 초상화에 얽힌 개인적인 일화와 더불어 작가에 대한 자신의 촌평을 들려준다. 라니츠키가 들려주는 '독일 문학 이야기'인 셈이다(이 책에서 다루는 작가 중에 독일어권 작가가 아닌 사람은 셰익스피어와 체호프 밖에 없다). 특히 카프카와 토마스 만에 대한 라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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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는 우연한 계기로 선물 받거나 모으게 된 작가들의 초상화들을 우리에게 하나씩 꺼내 보여주면서, 초상화에 얽힌 개인적인 일화와 더불어 작가에 대한 자신의 촌평을 들려준다. 라니츠키가 들려주는 '독일 문학 이야기'인 셈이다(이 책에서 다루는 작가 중에 독일어권 작가가 아닌 사람은 셰익스피어와 체호프 밖에 없다). 특히 카프카와 토마스 만에 대한 라니츠키 식의 해석은 탁월하다. 라니츠키는 카프카를 문학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기연민과 자기현시 욕구로 충만한 작가로 묘사하고,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토마스 만 특유의 유머감각(특히 후기작품에 드러나는)을 끄집어내어 칭송한다. 또한 그에 따르면 토마스 만과 하인리히 만이 사이가 좋지 않았던 진짜 이유는 이데올로기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성적 취향의 차이 때문이다. 토마스 만은 동성애자고, 하인리히 만은 이성애자였기 때문에 사이가 틀어졌다는 것이다.

 

, 그런데 라니츠키가 누구냐고?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는 독일 ZDF TV에서 <문학 사중주>라는 서평 프로그램을 15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독일 국민들에게 독일문학을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한 유태계 평론가다. 그의 슬로건은 "문학은 재미있어야 하고, 평론은 명료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불독이라는 별명처럼 불같은 성격을 이기지 못해서 방송 중에 귄터 그라스의 책을 찢어버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의 마지막 부분, 귄터 그라스에 관한 챕터에서는 그라스에게 공개적으로 이제 그만 화해하자고 요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그라스 소설에 관한 그의 부정적인 견해를 철회하지는 않았다. 작년 귄터 그라스가 자신이 나치 친위대로 복무했었다고 충격 고백을 한 뒤로 이 둘 사이는 더욱 틀어졌을 것만 같다. 불독 라니츠키의 예민한 후각이 그라스의 친나치 성향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그를 혐오했던 것일까? 라니츠키와 그라스가 벌어진 이유도 유태인과 친나치 사이의 문제일지 모른다.

                       

이 책을 처음 집어 든 것은 몇 년 전이었다. 당시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이름들로 채워진 책의 목차가 퍽 부담스러웠더랬다. 몇 년이 지나 이 책을 다시 접해보니, 그간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작가들의 이름이 반가워서 각각의 작가들에 관한 얘기가 더 재미있었다. 레싱, 모제스 멘델스존(작곡가 멘델스존이 아니다), 클라이스트, 폰타네, 되블린, 베르펠, 막스 프리쉬와 베른하르트가 누군지 몰랐던 몇 년 전과, (그들의 책은 한 번도 읽어본 적 없어도) 주워들은 건 있는 지금, 이 책이 다르게 읽히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건 굳이 비교하자면 TV에서 가요 프로그램을 방영하는데 동방신기와 씨야와 슈쥬가 누군지 알고 보느냐 모르고 보느냐의 차이와 같다. 인문학은 결국 의미의 두께다. 더 많이 알고 보는 사람이 그만큼 더 많은 의미층을 벗겨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따라서 뵈르네, 카이저링, 하우프트만, 후흐, 케르, 폴가, 로트, 쾨펜이 누군지 모르는 내가 그들의 챕터를 넘겨버린 것은 당연하다. 그들이 누군지 알게 되는 훗날 이 책을 다시 열어보게 되면 이 책은 다시 몇 배로 재미있어질지도 모른다.

 

s******0 2007.03.23. 신고 공감 0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주의 하시길...
"주의 하시길..." 내용보기
왜냐하면, 이미 번역되어 나온 라이히-라니츠키의 "사로잡힌 영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들이 곳곳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더 상세히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독문학 전공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생경한 작가들이 많이 등장한다. 몇몇 작품은 아예 번역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니, 라이히-라니츠키가 이야기하는 작가와 책에 집중
"주의 하시길..." 내용보기
왜냐하면, 이미 번역되어 나온 라이히-라니츠키의 "사로잡힌 영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들이 곳곳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더 상세히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독문학 전공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생경한 작가들이 많이 등장한다. 몇몇 작품은 아예 번역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니, 라이히-라니츠키가 이야기하는 작가와 책에 집중하지 말고, 그가 작가와 책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껴보자. "사로잡힌 영혼"을 읽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을 구입하길 바란다. 이미 "~ 영혼"을 읽으셨다면, 번역을 비교해 보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f*******n 2005.09.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