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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팔아야 살 수 있는 곳, 뉴욕...[미드나잇 카우보이]
"몸을 팔아야 살 수 있는 곳, 뉴욕...[미드나잇 카우보이]" 내용보기
1. 잘 만든 것 같지는 않고 그럭저럭 만들었지만 즐거운 영화가 있고, 빼어나게 잘 만들었지만 칙칙하고 씁쓸한 영화가 있다.   존 슐레진저 감독이 1969년에 만든 <미드나잇 카우보이 Midnight Cowboy>는 남다르게 새롭고 잘 만든 영화지만 어둡고 안쓰러운 영화다. 미국 뉴욕에서 밑바닥을 헤매는 두 사내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므로 즐거울 수가 없다. 이들과 같이 나오
"몸을 팔아야 살 수 있는 곳, 뉴욕...[미드나잇 카우보이]" 내용보기

1.

잘 만든 것 같지는 않고 그럭저럭 만들었지만 즐거운 영화가 있고,

빼어나게 잘 만들었지만 칙칙하고 씁쓸한 영화가 있다.

 

존 슐레진저 감독이 1969년에 만든 <미드나잇 카우보이 Midnight Cowboy>는

남다르게 새롭고 잘 만든 영화지만 어둡고 안쓰러운 영화다.

미국 뉴욕에서 밑바닥을 헤매는 두 사내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므로 즐거울 수가 없다.

이들과 같이 나오는 뉴욕이나 뉴욕 사람들도 어두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므로 

미국 사람들도 보면서 착잡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2.

미국 텍사스주 작은 마을에서 접시닦이를 하며 착하게 살던 죠 벅크(존 보이트)는

제가 자라고 이제껏 지내던 마을을 떠나 뉴욕으로 가서 보란듯이 살려고 한다.

 

일하던 식당에 가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같이 일하던 아저씨가 묻는다."왜 동부로 가려 하느냐?"

죠가 말한다. "동부에선 돈 있는 아낙네들이 젊고 잘 생긴 젊은 사내를 좋아한다네요. 돈도 많이 주고요"

"그러면 옆지기인 사내들은 무엇해?" " 사내들은 호모인지 저희들끼리 사랑하는가 봐요"

 

서울에 안 가본 사람이 서울에 사는 사람보다 서울을 더 잘 안다고 우기듯이,

동부에서 살지도 않은 죠가 아는 체를 하는데,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고 벌써부터 앞날이 걱정된다. 

부푼 꿈을 안고 그동안 일해서 번 돈을 잘 챙겨서 뉴욕으로 가는 죠.

카우보이 옷을 입고 모자까지 썼으니 돈이 많은 뉴욕 아낙네들이 줄을 서서 반길 것으로 생각한다.

 

3.

그런데 죠를 기다리는 뉴욕은 죠가 생각한 것보다 만만치가 않다.

뉴욕 아줌마들은 죠가 별나게 입고 있는 옷을 거들떠도 보지 않으니 말이다. 

'내 알몸을 보고 솜씨를 느껴보기만 하면 아낙네들이 뿅갈텐데...'

혼자 생각해보지만 돈벌이가 되지 않으니 답답하다.

괜시리 엉뚱하게 말려 늙은 갈보한테 제 돈만 뜯긴다. 

 

죠가 술이나 한 잔 하려고 들어간 술집에서 만난 엔리코 리조(더스틴 호프만)는 죠를 달랜다.

"나같은 매니저가 없어서 그래요...내가 돈을 벌게 해줄 게요...나한테 20달러만 주면"

 

그런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죠는 자꾸만 어긋난다.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뉴욕에서 죠가 갈 곳은 없다.

우연히 리조를 다시 만났지만 제 돈은 이미 없어진 다음이다.

그래서 제 돈을 떼어먹은 리조의 집에 가서 같이 지내기로 한다. 더럽고 초라하기 짝이 없는 집에서.

'쥐방울'(랏소)이라 부르니까 성을 내는 탓에 죠는 리조를 '리코'라 부르기로 하고.

 

4.

먹고 살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에다 폐병까지 걸린 리코가 돈을 벌어올까?

리코는 그냥 좀도둑질이나 해서 근근히 먹고 살 뿐인데...

잠자리 솜씨가 좋다고 저는 생각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죠가 벌어올까?

 

둘이 하나가 되어 아낙네들을 낚으려 애쓰지만 그것도 잘 안 되고,

죠가 가진 라디오마저 팔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다.

춥지 않은 철에만 그 집에서 지내고,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플로리다로 가기로 했지만 갈 돈이 없다.

그래서 돈을 모으려고 죠가 할 수 없이 피를 팔아보기도 하고,

황당한 파티에서 만난 아낙네를 꼬드겨 제 솜씨를 뽐내보지만 이어지지 않고 그것으로 끝이고...

 

같이 지내면서 사이가 좋아졌지만, 리코는 갈수록 몸이 나빠지고 있다.

빨리 리코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데려갈 생각에 죠는 성마르다.

착한 죠는 이제 어떻게 돈을 마련하든 리코를 마이애미로 데려갈 생각뿐이다.  

 

5.

돈을 밝히기는 하지만 착한 죠의 눈에 비친 뉴욕 사람들은 모두 엉터리다.

죠가 집에 따라가 몸을 팔고 돈을 받으려 했는데 오히려 캐시 아줌마가 돈을 받아야 한다며 길길이 뛰고,

리코가 끌어다 준 늙은 사내는 몸보다 같이 믿자고 덤비는 미치광이 교인이며,

극장에서 만난 젊은 사내는 돈을 주겠다고 해놓고 제 뜻을 이루고는 돈이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고...

 

없이 살면서 부끄러움도 잊어버린 뉴욕 사람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떵떵거리며 잘 산다고 하는 미국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못 사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나 다를 바가 없다.

감독은 죠와 리코를 내세워 못 사는 미국 사람들을 보살펴주지도 못하는 세상을 나무라는 듯하다.

 

돈을 벌려고 애쓰는 죠와 리코의 생각은 조금 알 수 없는 대목이다.

멀쩡한 사내가 돈이 없으면 뉴욕에서 다시 접시닦이도 할 수 있는데도

오로지 몸이나 팔아서 돈을 그것도 많이 벌겠다고 나선 죠도 말이 아니고,

아버지가 구두닦이를 하다 폐병에 걸려 돌아가셨지만 돈벌이가 없으면 구두닦이를 하는 게 나을텐데도 

괜시리 남의 지갑이나 훔치는 리코도 알 수 없는 사내다.

 

나중에 마이애미로 가는 버스 안에서 죠가 앞으로는 몸이나 팔면서 돈을 벌지는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 같이 지내다 보니 정이 들고 벗이 돼버린 리코한테 잘 해 줄 수가 없으니까.

 

6.

영화는 컬러로 나오다가 죠가 텍사스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할 때는 화면이 흑백으로 바뀐다.

"날 사랑하죠? 난 네밖에 없어, 죠. 네가 가장 좋아..." 하며 애니와 같이 잠자리를 하던 때나,

키워준 할머니가 죠한테 "넌 정말 잘 생겼어. 네가 정말 대견해..." 할 때나,

어른들이 두 사람을 반기지 않아 죠와 애니가 싫어하는데도 마구 떼어놓을 때다.

 

그런데 이 세 가지가 뉴욕까지 오게 된 죠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애니가 잠자리에서 한 말에 따라 죠가 제 잠자리 솜씨를 믿게 되었고,

할머니의 손주 사랑이 겉모습만 봐도 아낙네들이 저한테 빠질 것이라고 죠가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사랑하던 애니와 죠를 어른들이 억지로 떼어 놓았기 때문에 죠가 참사랑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닐까?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착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죠를 맡은 존 보이트는

어리숙하면서도 시골 사내 같아 보여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

물에 빠진 생쥐처럼 없어 보이는 리코 노릇의 더스틴 호프만은

영화 속에서 보기만 해도 불쌍해서 미워하기 어렵다.

죠가 마이애미로 가는 버스에서 바닷가에서 입을 셔츠를 입혀주지만

그 모습이 슬프고 쓸쓸해서 보기에 안쓰럽다.

속이고 다투다가 기대며 사는 두 사람은 영화 속에서 참 잘 어울리는 짝이다. 그래서 끝마무리는 슬프다.

 

7.

나온지 벌써 마흔세 해나 된 영화지만 디브이디 화면이나 소리는 그런대로 괜찮다.

보너스론 예고편밖에 없다. 감독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로서 아직 살아있는 존 보이트나 더스틴 호프만을 데려와서

영화를 만들 때의 이야기 따위를 들려주는 보너스를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 것을 보려고 디브이디를 사는데... 

 

디브이디 집에 나오는 존 보이트의 사진은 마치 안젤리나 졸리를 보는 듯하다.

그런데 영화 속의 존 보이트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뜯어보면 비슷하긴 하지만. 뽀샵인가?

 

열다섯 살이면 볼 수 있게 되어 있으나, 아낙네들의 젖가슴이 드러나고 마리화나를 피우는 모습이 나와

같이 보면 낯이 붉어질 영화다. 어른들만 보는 게 나을 것이다.



b******g 2011.02.01. 신고 공감 9 댓글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