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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철’ 화백은 <을지로 순환선>으로 만났는데 <을지로 순환선>은 아파트, 빌딩이 들어서기 전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 모습이 보고 싶어 산 책 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은 아니지만 자꾸 보니 정겨웠다.
관심이 더 생겨 검색하니 <최호철의 걷는 그림> 도 있었다. 부제가 '최호철의 크로키 북 1984-2010'이고 2010년에 발행된 스케치 모음집이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은 시간이 흐르면 절판되어 버린다. 살까 말까 망설이는데 놀러왔던 친구가 한마디 한다. “ 야 남들은 그림도 구입하는데, 책도 못 사니? 그것도 그림이 그렇게 많이 들어 있는데” 냉큼 샀다. 소장본으로... 두고두고 볼 것이다. 책이 도착하고 펼치니 차례의 배경이 <을지로 순환선>에서 컬러로 그려진 ‘나’라는 그림의 스케치 그림이다. 색칠 입히기 전의 그림인데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책에 그려진 그림들은 사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그리고 동물들까지 다양하다. 그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인물의 표정과 정겨운 풍경 등, 일상을 그림으로 표현한 기법을 배울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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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철의 걷는 그림: 최호철의 크로키북 1984~2010>은, 일단 어떻게 분류를 해야 할 지 조금 고민스러운 책이다. 그림 위주로 되어있으니 화보집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책의 성격과 그에 걸맞는 아담한 크기를 감안하자면 역시 그림으로 써내려간 일상수필집이라고 하는 편이 적당할 것도 같고... 이러저러 고민하다 보니 고민하거나 멀리 갈 것도 없이 책의 부제가 제 성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 크로키북.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걷는 그림'이라는 책 제목이 아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어느 한적한 동네 골목 어귀에, 지하철에, 버스에, 집에, 병원에 앉아 주위를 곁눈질하며 빠르게 손을 놀리는 작가의 시선이 1인칭으로 느껴지는 듯한 이 책에는, 1984년부터 2010년까지 작가가 일상 속에서 그려나간 그림들이 한데 엮여 있다.
책의 양쪽 가운데에는 빨간색으로 작게 '그린 년도,월(#크로키북 권수)/필요한 경우 설명'이 박혀 있어서, 스케치에 관한 정보 전달과 함께 오랫동안 쌓여온 시간이랄까 관록이랄까 하는 걸 느끼게 해 준다. 사진을 보면 책이 좀 과하게 펼쳐져 있는데, 일반적인 책이라면 이미 중간부터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처럼 보이지만 일반적인 떡제본이 아니라 제대로 튼튼하게 돼 있기 때문에 활짝 펼쳐놓고 봐도 문제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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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연히 최호철의 그림을 보고 참 한국적이고 소박하면서도 생동감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더랬다. 선 하나하나만 보자면 참 쉽게 그리는 것 같지만, 슥슥 그리는 것이 모여서 정말 굇수 그림이 나타난다. 꿈틀꿈틀 살아있기까지!
130여권의 크로키북에서 간추려낸 크로키들... 편안하면서도 살아있는 좋은 그림. 그림을 잘 모르는 내가 보더라도 참 멋진 그림책이다. |